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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과 창조의 시간 밀리언셀러 클럽 135
로렌스 블록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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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버번을 동시에 주문하는 매튜 스터너의 매력은 담백한, 현실적으로 별로 가진 것이 없음에도 하나도 아쉬움 없는 삶은 산다는 것이다.
무엇인지 모르겠다면서 늘 어떻게 행동할 지 명백히 알고 있는 삶. 내가 아는 삶에 맞아 떨어지는 삶을 사는 것. 돈이 생기면 교회든 성당이든 11조 헌금을 하고 기도가 아니라 생각하기 위해 앉아 있다 단골 술집으로 돌아오는 삶이 팍팍하긴 해도 별 아쉬움 없이 사는 삶은 군더더기가 없다.

‘경찰을 그만 둔 이유 중 하나는 그런 일들이 일어날 가능성이 계속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올바른 이유로, 옳지 못 한 일들을 할 수 있는 그런 상황에 처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그렇게 결심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진 않으며 그렇다고 수단이 목적을 정당화하지도 않는다는 말은 사실일 것이다.‘

‘그렇게 강한 사람이 되려면 자존심이 얼마나 있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 자존심은 가진 사람과 가지지 못한 사람, 이렇게 두 부류만 세상에 존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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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 나이트
커트 보니것 지음, 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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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명민함이 부러워서 다음 생엔 정말 머리가 좋았으면 하고 간절히 바래본다. 삶을 기쁘다고 살고 슬프다고 안 살기나 할건가? 그것을 블랙유머로 - 삶이 이것 아니면 또 뭐겠는가 ‐ 플어낸 그의 통찰력이 부러워서다.

‘나는 내 사고기계에서 단 하나의 톱니도 갈아 없앤 적이 없다. 빠진 톱니가 몇 개 있긴 하지만,
그건 맹세코 태어날 때부터 없던 것이니까 갈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또 어떤 톱니는 제멋대로 돌아가는 역사의 변속기에 물려 떨어져나기도 했다. 하지안 내 사고 기계의 톱니를 일부러 망가뜨린 적은 없다. 단 한 번도 스스로에게‘‘나는 이 사실을 외면해도 된다.‘‘고 말한 적이 없다.‘

‘내가 그 자리에 얼어붙은 것은 신이 잔인하다는 생각 때문이 아니었다. 나는 신에게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도록 나 자신을 훈련해 왔다. 나를 얼어 붙게 만든 것은 내가 어느 방향으로든 발걸음을 옮길 이유가 전혀 없다는 사실이었다. 내가 그토록 오랫동안 절망적이고 무의미한 세월을 헤치며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은 호기심 때문이었다.‘

‘악이 어디 있는 줄 아는가? 그건 적을 무조건 증오하고. 신을 자기편으로 끌어 들여 신과 함께 적을 증오하고 싶어하는 모든 사람의 마음 속에 있다. 그 때문에 사람들은 온갖 추악함에 이끌리는 것이다. 남을 처형하고, 비방하고 즐겁게 웃으며 전쟁을 벌이는 것도 백치 같은 그런 마음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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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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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일은 쉽지 않다. 식물조차도 한시도 가만있지 않는 게 세상이다. 그런 세상을 사는데는 ‘유치원 때 배운 것만으로 충분하다‘ 는 그 오래된 교훈을 잃지만 않아도 된다는데도 나는 수시로 실패한다.

‘그녀는 ‘‘뭔가 살아 움직이는 것을 봐야 한다‘‘고 언제나 말했다.‘

‘자기 생각엔, 그는 그저 보다 큰 견지에서 모종의 질서가 존재할 필요가 있다는 감을 갖고 있을 뿐이었다. 그는 모든 것이 교환 가능한 것인 양, 마치 헌신이 아무 가치가 없는 양 인생을 살아서
는 안 된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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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편소설. 그 많은 글을 쓰고도 아직 냉장고에 재료가 남아 있고, 조금씩 다른 조리법을 알고 있다는 것이 매번 신기하다.

‘강풍에 돌아가는 풍향계처럼 날뛸 때를 빼면 평소에는 청교도처럼 꼬장꼬장한 것이 바로 십대들 아니던가.‘

‘그러니까 디아시의 인생을 뒤바꿔 버린 것은 고작 건전지였다. 사랑은 누구나 하늘 위에, 그것도 저 높은 하늘 위에 사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엉뚱한 곳으로 한 발짝만 내딛어도 추락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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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드 44 - 1 - 차일드 44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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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에서 삶의 맥락을 예리하고 섬세히게 잡아가다 어느 순간 맥 풀리듯 스르륵 풀려나가는 듯 싶어서 1권만을 샀는데 읽고 나선 작가의 성품이 선하다 싶었다. 흩어 놓았던 모든 이야기를 다 끌어 모아 정리하고 그래야 할 것처럼 끝을 맺는다. 29에 쓴 첫 작품.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축복을 이 작가가 오래오래 지녔음 좋겠다.
레닌과 스탈린 시대의 공포가 배경이다.

‘하는 일의 성격을 보면 놀랄 일도 아니지만, 레오는 건물을 설계할 때 사람들을 두렵게 하는 요인을 넣기라도 한 것 처럼 건물 자체가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 건물은 혁명 전에 지어진 것으로 볼세비키 비밀경찰이 집수하기 전에는 보험회사 사무실이었다. 레오는 건물 크기 자체가 이렇게 사람을 심란스럽게 만드는 곳을 비밀경찰이 우연히 골랐을 거라고는 믿지 않는다. 이 건물은 높지도 땅딸막하지도 않았고. 넓지도 좁지도 않은 어중간한 크기의 그런 건물이었다. 건물의 외관부터가 사람을 감시하고 있다는 인상을 풍겼다고 할까. 창문들이 여러 개 몰려있는 건물을 층층이 올라가다 보면 결국엔 의심스런 눈초리로 도시를 노려보는 것 같은 시계가 맨 꼭대기에 달려 있었다.‘

‘지금은 새벽 네시, 체포의 시간. 자고 있는 사람들을 낚아채기에 최상의 시간이다. 이 시간에 들이닥치면 사람들은 무기력하고 혼란스러워 한다. 요원들이 집으로 떼를 지어 쳐들어가는 그 와중에 용의자들이 무의식적으로 내뱉은 말들이 조사받을 때 종종 불리하게 사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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