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회의 639호 : 2025.09.05 - #출판/공간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5년 9월
평점 :
품절


  세상은 이제 거의 대부분의 공간과 연결되어 있다. 공간이 주는 의미에서 단순한 "위치"는 덜 중요하게 되었다(부동산 얘기가 아니다). 사무실이 없는 회사라는 말이 유행했다. 팬데믹을 겪으며 재택근무가 자연스러워졌다. 공간을 할애하는 비용도 출퇴근의 혼잡함도 벗어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출판사의 공간들은 어떨까?

  대형 출판사의 경우에는 번듯한 건물이나 사무실이 있을 거다. 많은 부서를 거느리고 있을 것이고 유기적으로 소통해야 하기 때문에 직접 만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영세한 출판사나 일인 출판사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집이 곧 사무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유 오피스도 있다. 다른 상품을 팔거나 개발을 해야 하는 회사들과는 다르지만 정보를 교환할 수도 있고 같은 업종의 희비를 털어놓을 수도 있기 때문에 좋을 수 있다. 작가들의 경우에도 문학관처럼 작가들만 모인 공간이 있다. 그들만이 나눌 수 있는 무언가가 분명 있을 것이다.

  각자에 집에서 일을 하는 출판사가 가장 신선했다. 미팅이 필요할 때는 팀원들이 가보고 싶었던 핫플레이스에서 진행하는 것도 좋은 것 같았다. 번듯한 건물이나 사무실도 매일 가면 무덤덤해지는 데 매번 여러 장소에서 만날 수 있다니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천국이겠구나 싶었다.

  공간이 없는 기업이 존재하고 직장 없이 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각자가 능력 위주로 각자도생 하는 것이 가장 최적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공간이 주는 의미는 분명 있고 그 각각의 공간을 선택하고 활용하는 방법은 그들만의 철학이 있다. 책을 만드는 이들의 생각을 읽어 본다는 것은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광합성 인간 - 낮과 밤이 바뀐 시대에 우리가 잃어버린 생체리듬과 빛의 과학
린 피플스 지음, 김초원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태양과 함께 만들어진 태양계. 그 속에서 형태를 갖춘 지구. 그러고도 한참 뒤에야 생겨난 생명체. 어떻게 생겨났을지도 모를 하나의 생명체로부터 인간이 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약 40억 년을 태양과 함께 살았을 이름 모를 단세포.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모든 생명에게 빛은 중요하다. 모든 에너지는 빛으로부터 시작된다. 지구의 자전으로 만들어지는 낮과 밤은 생명체에게 주기적인 펄스를 만들어줬을 것이다. 신체의 시계는 그렇게 만들어졌을 거다. 우리 몸은 빛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한다.

  진화의 시간에서는 찰나의 시간에 인간은 너무 많은 빛을 만들기 시작했다. 태양이 만들어 준 낮과 밤으로 생활하던 것. 그 모든 것이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생체 주기는 그렇게 흐트러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뿐만 아니다. 인류는 빛 또한 편식하기 시작했다. 마치 농사를 짓기 시작했던 것처럼.

  빛은 우리 몸에 아주 중요하다. 가장 널리 알려진 비타민 D의 생성은 굳이 설명하지 않을 정도다. 빛으로 만들어낸 비타민D와 영양제로 섭취하는 비타민D 사이에는 다른 점이 있다는 것도 읽은 기억이 있다. 뿐만 아니라 빛으로 생성되는 멜라토닌이나 코르티솔이 있다. 멜라토닌은 수면을 유도하는 물질이지만 이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빛을 쬐여야 한다. 숙면하려면 햇빛을 많이 맞으라는 말이 사실이다.

  잠들었던 상태에서 깨어날 때 코르티솔이 활성화된다. 모순적이지만 이 역시 빛의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잠들기 전에 핸드폰을 보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 블루라이트 차단은 유행 중이다. 하지만 각성은 빛의 색보다 강도에 더 민감하다. 블루라이트를 제거하는 것보다 빛을 어둡게 하는 편이 낫다. 

  그렇다고 블루라이트 안경에 블루라이트 창문을 설치하는 것은 빛을 편식하겠다는 것과 같다. 이 청색 빛이 멜라토닌을 만들기 위한 에너지 원이기 때문이다. 잠들기 적어도 세 시간 전까지는 빛을 많이 쬐이는 것이 좋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우리는 점점 빛 편식을 하고 있다.

  태양 빛은 한 마디로 잘 차려진 밥상과 같다. 치유에 도움이 되는 적색 계열 빛, 호르몬에 영향을 주는 청색 계열 빛 그리고 우리가 가장 많이 보는 녹색 빛 등 엄청 많은 빛들이 산재하고 있다. 그리고 모든 빛들이 우리에게 필요한 빛이다. 빛은 무료이며 눈에 보이는 결과를 잘 내어놓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빛 차별에 대해서 둔감하다. 부자들의 고층 빌딩은 빛 차별의 대표적인 사례다.

  반대로 우리는 너무 많은 빛공해 앞에 있다. 어두어야 하는 밤은 너무 많은 불빛들로 넘쳐 난다. 잠들어 치유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 몸은 여전히 깨어있게 되는 것이다. 장기들은 모두 잠들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인간은 그렇지 못한 것이다. 이런 것은 건강에도 좋지 못하다. 생명체에는 모두 생체 리듬이 있는데 인간은 자연의 생체리듬마저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빛 공해 때문에 수많은 곤충들이 죽어 간다.

  책은 인간의 일주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몸은 주기에 맞게 동작한다. 밤이 되면 인슐린이 적어지고 침샘이 느려지는 것과 같다. 같은 양을 먹어도 저녁에 혈당이 더 급격하게 높아지는 이유다. 게다가 장기들은 소화 기능을 멈추고 치유의 시간을 돌입한다. 장기가 소화 기능을 멈출 때 치유가 시작되는 것이다. 저녁에 먹는 것은 여러모로 좋지 못하다 (특히 탄수화물). 

  생체리듬이라는 것은 현상은 파악이 되었는데 이론으로 나오긴 어려울 듯하다. 사람마다 생체리듬이 달라 어떻게 데이터를 내야 할지 알 수 없다. 그리고 일주기 이론 자체가 아직은 시작 단계인 듯하다. 그럼에도 이 얘기가 근거를 가지는 것은 여러 현상들이 존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연이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것이 가장 건강한 삶이라는 말이 아마 이 이론에 딱 맞지 싶다. 치유를 위한 치료에도 타이밍이 있다고 말하는 일주기 의학은 치료의 최적기를 찾으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아직은 많은 것이 알 수 없음이기 때문에 의문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대부분은 들어볼 만한 얘기였다. 하지만 마지막 챕터는 살짝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뭔가를 옹호하기 위해 작성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생체리듬은 존재하는 듯하고, 시차 적응이나 교대 근무에 많은 힘듦 또한 그런 이유라는 걸 알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을 어떻게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는 아직 갈 길이 멀겠구나라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획회의 638호 : 2025.08.20 - #출판계 IP 비즈니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5년 8월
평점 :
품절


  IP(지식재산) 비즈니스는 저작권, 상표권 등 지식재산권을 활용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원 소스 멀티 콘텐츠로 할 수 있고 같은 내용을 블로그에도 인스타그램에도 유튜브에도 올리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출판 시장이 협소해지고 있고 많은 출판사들이 IP비즈니스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출판계의 IP 비즈니스에 관해 다루는 기획회의 638호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영상이 대세라고 하지만 결국 소스라는 것은 텍스트에서부터 시작된다. 결국은 사람의 머릿속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콘텐츠의 시작은 텍스트다. 그것은 단순히 시놉시스 일 수도 있고 문학일 수도 있다. 그리고 출판계가 잘하는 것이 또한 텍스트를 다루는 일이다.

  많은 소설 혹은 웹소설들이 여러 플랫폼으로 확산된다. 글은 만화가 되고 애니메이션이 되고 영화, 드라마가 된다. 반대의 경우도 종종 있다. 콘텐츠는 껍데기만 바뀔 뿐 여러 매체를 통해 전달된다. 그 속에는 수익이 있다. 많은 기업들이 창작의 고통을 최소화하면서도,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인 것이다.

  하지만 그 속에는 여러 문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IP 비즈니스에 대한 원 저작자의 저작권 보호라든지, 원 소스를 훼손하는 변경에 대한 작가 혹은 팬덤의 저항등이 있다. 성공한 작품일수록 상품의 확장은 양날의 검이 된다. 원작의 후광을 업고 날아오를 것인지 단두대에 설 것인지. 그와 더불어 원 소스의 변경에 무감각한 작가와 예민한 원 저작자와의 트러블은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앞으로도 IP산업은 계속될 것이다. 이만큼 효율적인 비즈니스가 드물기 때문이다. 원작자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원작자에 대한 지식재산권에 대한 법률적 보호가 필요하다. 더불어 확장되는 콘텐츠에 대한 개인적 사회적 이해도 필요할 것 같다. 

  사정이 어찌 되었던 훌륭한 콘텐츠로 승부하는 것이고 훌륭항 콘텐츠가 성공하는 것이다. 그 형태가 변했을 때에도 그 훌륭함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는 또 다른 문제이지만 놓칠 수 없는 산업임은 분명한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획회의 637호 : 2025.08.05 - #지금, 역사 읽기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5년 8월
평점 :
품절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문장을 종종 쓴다. 하지만 우리에게 역사라는 카테고리는 쉽지 않다. 일단 즐거워야 할 역사 공부가 입시로 바뀌면서 힘들어진다. 그런 기억은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되고 역사는 어려운 학문으로 남아 있다. 

  성인이 되어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여러 역사 강의를 들으며 역사라는 것이 재미난 것을 알게 된다. 실제 일어난 서사보다 더 완벽한 서사는 없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링이 완벽하기 때문에 제대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도 당연하다. 그럼에도 출판에서 역사 카테고리는 쉽지 않다.

  역사라는 것은 모든 분야에 존재한다. 시간이 흐른다는 것 자체가 역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사라는 것은 누가 어떻게 기록하고 해석함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역사 중에서도 재미나게 분석해 주는 쪽이 인기가 많다. 때로는 정치적인 분석이 곁들여져 더 흥미롭기도 하다. 그래서 역사 관련 콘텐츠 역시 그런 쪽으로 치우치게 된다.

  하지만 사료처럼 있는 그대로를 기술해 내는 쪽은 참 어렵고도 힘들다.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라 관심을 받기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그런 역사 출판을 계속해서 해주는 출판사들의 의지 역시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지금 동북아시아의 역사는 전쟁과 같다. 중국은 동북공정으로 역사를 왜곡하며 세계의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주장하고 있고 일본 역시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고 있다. 가까운 이웃나라가 서로의 역사를 인정하며 도와가면 세계 어디와 붙어서 지지 않을 파워를 가지게 될 텐데 이 세 나라는 서로 견제하기 바쁜 듯하다.

  우리도 역사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것은 역사를 왜곡하려고 하는 존재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외부의 중국이나 일본을 넘어서 국내의 이익 집단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역사를 해석하고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도 많다.

  다양성은 중요하지만 현명해야 한다. 집단 지성은 대단하지만 군중심리는 나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깨어 있는 다수의 힘을 위해서라도 역사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획회의 636호 : 2025.07.20 - #2025 서울국제도서전 B side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5년 7월
평점 :
품절


  한 동안 열리지 못한 서울국제도서전은 작년 소위 대박을 쳤다. 출판 지원금을 모두 삭감하는 정부 아래서 좋지 못한 분위기는 한순간 반전된 것 같았다. 올해는 작년의 여파로 조금 부담스러워하는 경향도 있었지만 기대를 하는 눈치였던 건 사실일 것이다.

  올해 서울 국제도서전은 어땠을까? 기획회의 636호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서울국제도서전은 언제나 관심의 테두리 안에 있지만 지방에 사는 나로서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책은 굳이 도서전을 가지 않더라도 충분히 구할 수 있고 팬심 넘치는 작가가 있는 것도 사실 아니다. 그래서 이번 도서전에서 있었던 여러 이슈들에 대해서 무감각했던 것 같다 (물론 일이 너무 바빠 관심 쓸 새도 없었다).

  이번 도서전의 최대 쟁점은 '사유화'였다. 이는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주식회사를 설립하면서 반대했다. 도서전은 공공적 가치를 지닌 것인데 몇 번의 호황으로 지분이 나눠진다는 것과 그 수익이 일부 개인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반대한다는 것이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논리를 막을 수 없을지 모르겠지만 공공적 가치는 보존되어야 한다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이는 정부 보조금을 받으며 치러왔던 행사의 지원금이 끊어지면서 생겨난 해프닝으로 끝나길 바랄 뿐이다.

  또 하나의 논란은 티켓의 온라인 판매였다. 원래 얼리버드 티켓팅은 빠른 시일에 조금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이 목적이며 이는 수량을 제한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도서전의 주최 측은 이런 설정을 해놓지 않아 온라인으로 티켓이 모두 동나버리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이에 당일 티켓팅을 하려고 했던 사람들과 온라인이라는 것 자체가 생소한 사람들에 피해가 생겼다. 게다가 행사를 지켜보다가 '나도 한번 가볼까'라는 확산 효과를 차단해 버렸다. 이번 도서전 참관객의 90%가 여성이라는 점처럼 특정 집단에 쏠림 현상은 두드러졌다.

  부스의 배치 또한 문제가 됐다. 입구 바로 앞자리는 명당이지만 가장 핫한 브랜드가 입점하는 것은 좋지 않다. 입구부터 사람들이 몰려 동선이 막혀 버리기 때문이다. 전자전 같은 것을 가보더라도 LG나 삼성은 늘 맨 안쪽에 위치한다. 그것은 관람객의 동선을 깊숙이 유도하면 그 경로에 여타 작은 업체들을 배치하여 참관객들의 경험을 넓히고 작은 업체에 관심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이번 도서전은 그런 배려가 없었다는 것이다.

  단군이래 (매년 갱신) 최고의 불황이라는 출판계 현실에 호황을 겪는 도서전은 소중하다. 굿즈 장사나 한정판 장사를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결국 책을 팔아야 한다. 도서전 내부에서 팔리지 않더라도 서점의 매대나 온라인 매장의 베스트셀러에 들지 못해 소외받는 책들을 독자와 만나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도서전은 그야말로 브랜딩 싸움의 장인 것이다.

  매년 더 성장할 도서전을 기대하며 언젠가 한 번은 참가해 볼 수 있을 바라본다. 그리고 공공재로서의 책의 의미도 지켜지길 응원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