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을 걷다가 풀숲에 떨어진 깃털을 보았다. 되돌아가 손에 쥐었다. 깃털의 속이 빈 빳빳한 축과 털의 부드러움이 왠지 살아있는 것을 만지는 느낌이 들어 놀라서 던져 버렸다.
‘나는 존재(새)’는 늘 놀랍다.
“마법의 비행”은 이해하기 쉽게 이 경이로움을 알려준다. 곁들인 삽화도 원서의 것이고, 번역도 매끄럽게 읽혀서 재미있다.
" 칼새는 아주 빨리 날며, 빠른 여행 속도가 비행의 한 가지 주된 이점임을 우리에게 상기시킨다. 한 세기 전에는 대서양을 건너려면 대형 원양 여객선을 타야 했고, 건너는 데 여러 날이 걸렸다. 지금은 비행기로 몇 시간이면 건넌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주된 이유는 물이 공기보다 마찰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공중에서도 마찰의 크기는 높이에 따라 달라진다. 비행기는 더 높이 날수록, 공기가 희박해져서 항력이 줄어든다. 현대 여객기가 높이 나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더 높이 날지 않는 이유는? 한 가지 이유는 엔진에서 연료를 연소하는 데 필요한 산소가 부족해서다. 그래서 지구 대기 바깥에서 작동하도록 설계된 로켓은 사용할 산소를 지니고 간다. 아주 높이 나는 항공기의 설계에 영향을 미치는요인들은 더 있다. 8장에서 살펴보겠지만, 양력을 얻으려면 공기가 필요한데, 아주 높은 고도에는 공기가 희박하므로 양력을 얻으려면 더 빨리 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낮은 고도를 날도록 설계된 항공기는 높은 고도에서는 성능이 조금 떨어지며, 그 반대도마찬가지다. 로켓도 양력을 얻으려면 공기가 필요하지만, 날개를 쓰지 않는다. 로켓은 엔진의 추진력을 이용하여 직접 중력에 맞선다. 그리고 일단 궤도 속도에 다다르면, 엔진을 끄고서 무중력 상태로 떠 있을 수 있다. 여전히 극도로 빠르게 날아가면서다. " - P34
" 날개 덕분에 새는 아주 멀리까지 이동할 수 있다. 이주하는 조류 종은 많지만, 최고 기록은 북극제비갈매기가 갖고 있다. 해마다 약 2만 킬로미터를 날면서 번식지인 북극권과 섭식지인 남극권 사이를 오간다. 여행에 걸리는 기간은 두 달에 불과하다. 이 엄청난 거리를 그 짧은 시간에 오가려면 비행하는 수밖에 없다. 북극제비갈매기는 해마다 겨울 없이 여름을 두 번 보내며, 이 극단적인 사례는 이주하는 동물이 왜 그렇게 많은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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