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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인 - 온전한 나를 만나는 자유
서지현 지음 / 미다스북스 / 2022년 10월
평점 :
온전한 나를 만나는 자유. 아날로그 라이프란 단순히 감성을 중시하고, 느긋함을 지향하며, 옛것을 소중히 하는 삶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내는 매일의 삶이 바로 아날로그라고 이야기합니다. 삶의 중심을 지켜내는 생활인의 소신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지요.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며 불완전한 자신을 보듬게 되는 것이야말로 아날로그 라이프의 시작이라는 점입니다. 저자 서지현은 영어를 가르치다가 교단에서 내려와 이제는 밥을 짓고 글을 짓는 아날로그인이 되었습니다. 취미는 연필 깎기, 안단테 산책을 좋아합니다. 남들이 좋다는 것을 추구하는 삶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천천히 삶을 음미하는 것, 아날로그인의 삶을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 모습들이 보기 좋았습니다.
생의 감각을 되찾고, 나다움과 인간다움을 회복하기 위하여
삶의 디지털화가 이루어지고, 비대면 관계가 일상이 되고 있는 팬데믹 시대에 인간다움에 대한 갈증이 커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삶을 돌아보게 되는데요, 어지러운 책상을 치우고 서랍 속 잡동사니를 버리면서 삶과 생각을 정돈해봅니다.
거울을 보며 흰 머리칼 앞에서 드는 생각들을 적은 ‘흰 머리칼 앞에 서서’가 인상적이었습니다. 40대 초입에 들어선 여인의 모습, 흰 머리칼이 제법 보이기 시작하고 이제는 뽑는 것으로는 감당이 안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염색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이 때에 그냥 두겠다고, 그것이 바로 지금의 내 모습이니까,라면서 나이 듦의 자연스러움을 이야기 합니다. 흰 머리칼에 지레 겁먹거나 기죽지 말자고,말입니다. 은색으로 반짝이는 머리칼을 보며 염색 대신 자연스럽게 나이들겠다고 다짐하는 작가의 라이프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책 사이 사이로 아날로그 감성이 가득한 뜨개 사진, 몽당연필, 지우개 가루, 낙엽 사진들이 삶의 모습들을 고스란히 그려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것들이 바로 이런 일상의 소중함일지도 모릅니다. 무료 드림에서 빈 유리병을 받아오고, 그 안에 잼을 만들어 채워나가는 저자의 일상 속에서 진정한 아날로그를 생각하게 됩니다. 추운 겨울날, 포근한 이불 속에서 귤을 까먹으며 이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드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