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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올해의 문제소설 - 현대문학 교수 350명이 뽑은
한국현대소설학회 엮음 / 푸른사상 / 2025년 2월
평점 :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매년 <올해의 문제소설>을 기다립니다. 한국현대소설학회에서 현대문학 교수 350명이 뽑은 2025년의 단편소설은 무엇일지 기대가 됩니다. 소설은 시대를 반영하기도 하고 다가올 미래를 꿈꿔보기도 합니다. 해피엔딩일지, 새드엔딩일지는 읽어봐야 아는 것이지요. 2025년 문제 소설에는 내용도 소재도 신선하고 자극적인 불닭볶음면 같은 소설들이 돋보였습니다. 뭔가 평범한 삶을 살아가기에는 정상 범주를 넘어선 주인공들을 둘러싼 삶의 변주들이 웃기고도 슬프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맞아, 그런 사람이 있었지. 하며 소설을 읽으며 주변의 누군가를 떠올리기도 합니다.
강도희 작가의 <청의 자리>, 김지영 작가의 <여름이 없는 나라>, 노태훈의 <최애의 아이>가 2025 올해의 문제소설 (주관적인) 베스트 1, 2, 3위입니다. <청의 자리>에서는 딸기청, 레몬청 등 다양한 청을 만들어 팔게 된 휠체어를 탄 여자(윤)가 나옵니다. 그녀와 자매 관계이자 디지털 화면만 보면 욕지기와 구토가 나오는 여자(단)도 있습니다. 두 사람의 대환장 콜라보가 시작됩니다. 타인을 돕는 일에 최적화 되어 있는 윤과 7일 휴가에서 팀 업무에 지장이 초래되자 퇴사를 권유 받은 단은 함께 살면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진짜 장애인이 아닌데 장애인인 척 휠체어를 타고, 다양한 청을 만드는 모습에 단은 진저리가 납니다. 디지털 화면 공포증에 걸린 단은 급기야 효도폰을 어떤 할머니에게 거금과 청을 주고 거래하는 진정한 호구의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요. 윤과 단은 서로를 욕하지만 결국에는 서로가 돌봐야 할 애증의 존재임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김지영 작가의 <여름이 없는 나라>는 시애틀을 가고 싶어하는 스물여덟 미주와 물류센터 고객서비스팀에서 일하는 미주와 동갑내기 덕희가 나옵니다. 미주와 덕희는 한 집에 살고 있습니다. 물류센터 배송일을 하는 미주는 폭염에 너무나 힘들어하며 미국 시애틀에 가면 모든게 행복해질거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펼쳐진 현실은 너무나 야박하고 피로도가 높습니다. 각자도생의 시대에 여유를 가진 사람이 보이지 않습니다. 미주와 덕희는 과연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미주는 여름이 없는 나라에 갈 수 있을까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만듭니다. 스토리가 탄탄하고 흡입력이 있는 소설입니다.
노태훈 작가의 <최애의 아이>는 아이돌을 너무나 좋아해 굿즈로 판매된 아이돌의 정자를 구입해 아이를 임신한 한 여성의 이야기 입니다. 제목 그대로 최애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는 상황입니다. 아이돌의 정자를 판매한다는 것은 자본주의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지요. 생각지도 못한 소재에 독자는 당황합니다. 사유리도 정자은행에서 받은 정자로 임신을 한 것처럼 아이돌의 정자를 구입해 아이돌의 아이 이새를 임신한 것은 친한 친구 은정도 기함할 노릇입니다. 친구 은정이 바로 독자를 대변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하지만, 소설의 반전은 찾아오는 법. 책 속에서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2025 올해의 문제소설>에는 SF보다는 페미니즘/퀴어 문학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현실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과 함께 한국 문학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다양한 소설들을 만나게 된 것은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삶의 변주를 느끼고 싶은 당신께 <2025 올해의 문제 소설>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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