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어느날 갑자기 닥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지고 있다.


미래를 바꾸는 방법은 현재의 사회부터 바꾸는 것이다. 미래의 사회가 전통적인 관점에서의 ‘쓸모’가 없어진 인간을 어떻게 대우할지 궁금하면 지금 이 사회가 탑골 공원에 앉아 있는 노인과 편의점 알바 청년들을 어떻게 대우하는지 보면 된다. 미래의 눈부신 과학 발전이 낳을 부가 어떤 방식으로 분배될지 궁금하면 지금 사회의 분배 구조를 보면 된다. 더 먼 미래에 인공지능 또는 그와 결합한 신인류가 평범한 인간들을 어떻게 취급할지 궁금하면 지금 사회가 소수자들을 어떻게 취급하는지 보면 된다. 미래는 이미 만들어지고 있다. 지금, 여기서 인간을 어떻게 대우하는지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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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다양한 관점 기르기. 땅에 붙들린 두 발 대신 상상력에 날개를 달자.

새로운 접근 방식은 앞으로 우리가 떠날 여행의 목표와 완전히 부합한다.
다시 말해 새로운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발견하고, 수많은 가능성의 문을 열고, 생생하게 깨어 있기 위한 ‘신선한 방법‘을 찾는 것이다.

반드시 유념하자. 이 목표는 날개 달린 샌들이나 말처럼 영웅적인 노력이 있어야만 성취되는 것은 아니다.

칼비노도 언급했듯, 색다른 관점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는 보는 행위 그 자체에 대한 사유에서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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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작법Marvel Method은 텔레비전 방송이나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는 방법과 비슷한데, 중심 아이디어를 가운데에 놓고 똑똑한 작가 여럿이 모여 논쟁하고 대화하며 이야기를 쌓아나가고, 다 같이 내용의 깊이와 뉘앙스를 만드는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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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진이, 지니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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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탁월한 묘사력과 상상력으로 놀라움을 안겨 주는 정유정 작가의 최근작이다. 전작인 <종의 기원>에서는 사이코패스의 심리를 깊숙이 파고들며 보여주었다면, 이번 작품에는 보노보라는 영장류의 행태를 눈에 보이는 것처럼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이야기는 두 인물의 시점으로 진행되는데, 동물 연구자이자 사육사인 이진이와 집에서 쫓겨나 부랑자 신세로 살아가는 김민주이다. 소설의 전반부는 두 사람의 과거를 회상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그들이 왜 지금과 같은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독자로 하여금 납득할 수 있게 만든다. 늘 그랬듯 정유정 작가는 인물의 행동 하나하나를 촘촘히 채워 넣어 캐릭터를 만드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진이가 상대방의 언어와 행동을 분석하여 심리를 읽어내는 장면을 자주 등장시킴으로써 그가 동물의 언어를 이해하며 소통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어느 집안에나 한 명 쯤 있으며 어디에도 쓸모 없을 것 같은 민주 같은 인물도 그가 가진 것들을 최대한 활용하여 진이/지니의 조력자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데, 이것은 당장 눈에 보이는 조건이나 능력만으로 사람을 쉽게 평가하는 우리 사회의 편협함을 꼬집는 것도 같았다.

작중에도 언급되지만 보노보 지니의 행동과 표정을 상상할 때 영화 <혹성 탈출>의 장면이 자주 떠올랐다. 누군가의 머릿속에서 그의 꿈을 들여다본다는 설정에서도 여러 소설이나 영화들이 떠오르기도 했고. 비록 기시감이 든다는 것은 아쉽지만 누가 정유정만큼 이런 소재들을 잘 요리하여 개연성 있게 엮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마지막으로 책장을 덮으며 ‘인간답다’ ‘인간적이다’ 라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를 되뇌여 보게 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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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움직이는 기척은 없었다. 나는 내 머릿속 거울로 아이의 머릿속을 비춰봤다. 먹고 싶다는 욕망과 잡힐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시끄러운 충돌을 일으키고 있었다. 내 해결법은 기다리는 것이었다. 먹고 싶다는 욕망이 공포를 이길 때까지 잠자코. 서로 숨소리조차 내지 않는 정적의 시간이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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