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덮고 자는 냥이 초록달팽이 동시집 26
이오자 지음, 김순영 그림 / 초록달팽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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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덮고 자는 냥이>

우리는 잘 때 무엇을 덮고 잘까? 어젯밤에 나는 무엇을 덮고 잤지? 아, 냥이는 밤을 덮고 잤구나. 따뜻했을까? 포근했을까? 안전했을까? 혹시 차갑지는 않았을까? 아니면 무섭지는 않았을까? 무겁지는 않았는지~

이오자 시인의 동시집을 열기 전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밤이란 것에 대해, 너무나 많은 것을 품고 있는 밤.
깜깜한 밤이 되면 많은 것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밤이 되어야 보이는 것, 밤에도 보이는 것들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된다.

시집 속에 숨겨진 시들은 밤에도 낮에도 볼 수 있다. 짧고 선명한 동시들이 톡톡 튀어나온다. 어둠이 내리면 밤하늘에 별들이 하나씩 나오는 것처럼. 서로서로 나를 봐달라고 반짝거린다.
밤 같은 겨울이 지나고 오는 봄처럼, 봄비처럼, 봄풍경처럼, 봄꽃들처럼......

수많은 의태어, 의성어를 데리고 온다. 비틀비틀, 조마조마, 퍼드덕퍼드덕, 째조골 째조골, 반짝반짝, 초롭초롭, 아슬아슬, 쿠왕 쿠왕, 빙글빙글, 찰칵!

단짝 / 이오자

나비의 날개 같아
넌, 왼쪽
난, 오른쪽

척하면 척척 움직이고
착하면 착착 헤아리는

우리는 단짝


#밤 #고양이 #무꽃 #밤 #별 #외로움 # 반짝반짝 #나비 #단짝 #별 #제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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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베어먹은 늑대 초록달팽이 동시집 25
이상인 지음, 김지원 그림 / 초록달팽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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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베어먹은 늑대>

늑대가 먹은 달의 맛은 어땠을까? 달콤할까 고소할까 아니면 새콤할까 궁금해서 시집을 얼른 열어봐야 한다.

귀엽고 곰살맞은 그림 속 친구들이 자꾸 다음 페이지를 열어준다. 글의 소재가 우리 어린이들의 가방 속에 있거나 늘 옆에 있는 것들이라 쉽게 다가온다. 주변에서 늘 함께 하는 사물들과 이야기하고 그것들과 마음 바꿔보기를 하면서 새롭게 보게 된다.

가령 계단이 공부 열심히 하라고 친구들을 다독거린다고 생각하면 계단을 오르내릴 때 얼마나 마음이 따뜻할까? 또 필통은 어떤가. 내게 필요한 연필과 지우개를 잘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슥 내준다고 하니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가.

우리가 쉽게 지나치기 쉬운 것들에 눈길을 끌고 가는 동시 한 편 한 편이 너무나 다정하다.

늑대가 베어먹은 달의 맛이 각자 다르게 느껴지겠지만, 그 이야기를 들으며 행복한 꿈나라로 가는 것은 똑같을 것이다. 소근소근 동시들과 이야기 하다가 잠들어 보자.

#늑대 #보름달 #파도 #제주도 돌담 #가족사진 #도라지꽃 #장맛비 #빈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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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집중 왕 초록달팽이 동시집 21
신재섭 지음, 김순영 그림 / 초록달팽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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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집중 왕(신재섭 시, 김순영 그림)


지금 심심하니?
좀 우울하니?
아니면 지루하니?
그것도 아니면 웃고 싶니?

지금 바로 이 동시집을 펴 봐.
활짝, 아니면 반짝!

웃음이 팍, 팍, 팍, 퐉!
나온다니까.

이 책 속에 숨어있는 웃음 중
아주 조금만 보여줄까?
배꼽 꼭 잡고 봐야 돼, 알았지?


엄마 아빠 이모의 젓가락이
달려간다

입에 넣고
두어 번
오물거리자
여섯 개의 콧속이 뚫린다

어으 헉
오 헑
아으 핡

눈 코 입이 씰룩쌜룩

홍어튀김 한 접시를
얼굴로 먹는다

-홍어튀김 전문-


더 보여주면 안 될 것 같아.
네가 직접 집중해서 읽어봐.
너도 왕집중 왕이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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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병 초록달팽이 동시집 19
조기호 지음, 배순아 그림 / 초록달팽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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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병
조기호 시, 배순아 그림


<재미있는 병>이란 제목의 동시집이지만, 재미있다기보다 짠한 아이의 일상이 보인다.
팔베개로 서러운 마음을 달래며 잠드는 아이, 힘든 하루 일과에 샛길로 빠지고 싶은 아이, 그네가 되어 새처럼 날아보고 싶은 아이.
이 모든 아이들이 요즘 우리의 아이들 모습이라는 생각에 마음을 짠하게 한다.
반면 아주 따뜻한 아이도 있다. 형 상받는 날 박수쳐주고 돈가스 먹으러 가는 순박한 아이, 비 내리는 날 모든 사람들의 모든 사물의 우산이 되고 싶은 마음 넓은 아이.
따뜻하고 정겨운 풍경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동시집이다.
그러나 작가가 즐겨 쓰는 단어인 것 같은 '암두', 본문과 잘 어울리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 본문 전체에 사투리가 없는데, 달랑 하나의 단어가 도드라져 어색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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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초록달팽이 동시집 20
최명란 지음, 김순영 그림 / 초록달팽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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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최명란 시, 김순영 그림


보라, 보라, 보라!
그럼, 볼게.

이렇게 자그마하고 깜찍한 보라가 있었네.
동시집 한 권을 가득 채운 보라와 나의 시간, 그리고 공간.

짧지만 선명하고 경쾌한 동시들.
짧아서 더 선명해지는 순간들.

이것이 동시지~~
한 편 볼까요?


밖에서 놀다가
손도 안 씻고 발도 안 씻고
왜 내 방에 들어와?

ㅡ개미야, 전문ㅡ


내 방에 들어온 개미가 씻고 들어왔는지 안 씻고 들어왔는지 알 수는 없다. 그런데 개미가 내 방에 이미 들어왔다는 것. 조금전에 밖에서 분명히 개미를 봤다는 것. 지금은 내 방에 있다는 것. 그런데 혹시 너는 손 씻었니?

더 짧은 시 한 편 볼까요?


비 온 뒤 창가에 매달린 빗방울

햇빛을 만나니 저리 초롱 빛나요

ㅡ좋아하니까, 전문ㅡ


비가 그치고 창에 매달린 빗방울이 얼마나 햇빛을 기다렸는지, 눈이 마주치자마자 짠! 빛을 낸다. 이보다 더 생생하고 선명할 수 있을까

어떤 사물이 내 마음을 읽어내고 공감을 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다음 동시에서 보자.


유리창이 나 대신 울었네

어제 내가 혼나는 소리
창문이 다 들었거든
살짝살짝 조금씩 흔들렸거든

ㅡ아침 성에, 전문ㅡ


이렇게 작고도 조용한 것들이 우리의 마음을 가득 채운다. 갑자기 행복해지고 배가 불러진다. 동시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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