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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일의 신 택리지 : 살고 싶은 곳 - 두 발로 쓴 대한민국 국토 교과서 ㅣ 신정일의 신 택리지 1
신정일 지음 / 타임북스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조선시대 이중환의 택리지가 최고의 베스트 셀러였다면 2010년 현재 최고의 국토교과서는 아마도 신정일님의 신택리지가 아닐까싶어진다
멋진 내용들이 너무많고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은 풍경들이 한가득하기에 책을 읽는내내 난 이 좋은곳들을 언제 가나, 언제 다 갈수 있을까 조바심을 쳐야만했었다.
블과 몇년사이 제주 올레를 시작으로 지금 우린 걷기열풍속에 사로잡혀있는데 이책을 통해 비로소 난 세계 어느나라 못지않은 자연풍광을 지닌 우리나라를 제대로 조망하려면 걷는것만큼 좋은것이 없음을 알게된다. 자동차를 타고 획획지나가는 풍경은 금새 사라지지만 내 발로 한발 한발 뛰었던 땅은 오랜 기억으로 자리잡아 내내 나의 감성과 영혼을 채워주고 있는것이다.
우리 땅의 역사를 우리 흙의 정기를 이보다 더 소상하게 알려주는 이는 더는 없을것같다. 여행서로도 지리서로도 손색이 없고 역서서라해도 뭐라 할수없을 내용들, 내고장 내고향 내 나라를 더 사랑하게 만드는책이 분명했다.
사람이 사는곳이 살고있는곳으로 시대에 따라 삶의 기준이 달라지고 평가하는 척도가 달라져 살고있는곳은 달라진다 하더라도 사람이 살만한 곳이요 살고싶은곳은 변하지 않았다.
무릇 산수는 정신을 즐겁게 하고 감정을 화창헥 하는것이다. 거처하는 곳에 산수가 없으면 사람들이 촌스러웢니다..... 십리 밖이나 반나절쯤 되는 거리애 경치가 아름다운 산수가 있어 가끔씩 생각이 날 때마다 그곳에 가서 시름을 풀고 혹은 하룻밤쯤 자고 돌아올 수 있는곳을 마련해 둔다면 이것은 자손 대대로 이어져 나가도 괜찮은 방법이다 p39
그렇기에 그런곳에서 살수 있다면 최고의 선택일터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러할수없기에 그 아쉬움을 달래주는것이 여행이 아니었나싶다.
조선시대의 고산자 김정호를 닮은 이가 산을 걷더니 강을 걷고 바다와 들판도 걸어 이나라 구석구석을 돌아다녀 완성한책이 바로 신택리지였다.
총 10권의 구성이라는데 그중 첫번째 편이 살고싶은곳이었다. 살고싶은곳이란 타이틀을 달고있는만큼 보이는 풍경 하나하나 모두 절경이었다

[통영 미륵도 ]

[지금은 사천시로 명칭이 바뀐 삼천포 대교]
난세의 병화를 피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로 정감록에 기록된곳이 10곳이란다. 이를 십승지라 부르고 택리지의 이중환이 살아생전 꼭 살고싶어했던 경북 상주시의 우복동을 포함한것이 대한민국 11승지였다. 그곳은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의 북쪽지방은 빠져 있단다. 그 곳을 중심으로하여 250여년이 흐른지금 작가 신정일은 살고싶은곳을 다시 조망했다.
사람의 됨됨이는 인심과 풍속, 산수의 모습에서 풍겨져 나오는법 그렇기에 어디에서 사는가가 참으로 중요하다.
그건 현재 전라도 경상도로 나누어 극명한 정치색깍을 보여주듯 4색 당쟁이 뚜렷했던 조선시대엔 더욱 큰 문제였을터, 게다가 중앙의 벼슬에서 낙향 칩거라도 할라치면 선비들은 산수가 화려하고 주변경관이 빼어난곳을 찾아들었슴이다.
그렇게 해서 발단한것이 서원이요, 정자였으며, 풍수지리에 입각해 조성된 현재 고택이라 불리우는 전통가옥들이었다

[상주 낙동강]

[송강정]
[선교장]
이중환이 가장 살기 좋은곳으로 꼽았던곳이 강거로 강변마을이었고 가장 살기 힘든곳은 해거라하여 바닷가 마을을 꼽았는데 지금의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그래서 발달한곳이 배산임수 법칙으로 조성된 시냇가에 근접한 도산서원과 병산서원등이다. 책에서 거론되는 하나하나의 지명은 평소 여행을 좋아하며 접했던 유명지역이요 평소 가보고싶다 마음에 담았던 지역들이다.
또한 지금껏 많이 접했던곳들도 있었다.
어떻게 살것인가. 어디에서 살것인가. 시냇가에 살만한곳, 강가에서 살만한곳, 항구에서, 사대부들이 대를 이어 살았던곳, 명당중의 명당인 서원과 정자 등 그동안 발품을 팔어 직접 보고 느끼고 공부하여 알게된 사실들을 해박하게 풀어놓는 지식들에 나의 머리는 용량초과 현상이다. 오로지 더 사랑하고 더 많이 보자 마음속에서 아우성을 칠뿐이었다. 평소 역사와 문학과 연계된 기행을 좋아해 천천히 천천히 한발자욱씩 디디고있던 나에게 이책은 분명 충격이었고 완벽한 선생님이었다. 감히 어떠하다 평할수 없는 복잡함에 이 책을 덮으며 난 새로운 여행 목적을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