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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의 순례자 - 부암동 푸른 마당에서 누리는 고혹한 자유
서화숙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부암동 이라는 동네이름과 마당의 순례자라는 책제목에 끌려 무작정 선택했던책, 역시나 참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좀 더 풍성하고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게만든다.
아파트 생활 12년째에들어선 지금 난 한때의 모든 꿈이었던 그 생활을 청산할수 있음을 예고하고있었다.
참 살기 좋다는 지금의 지역에 보금자리를 틀 당시 복잡하고 답답한 서울을 조금만 벗어나도 이렇게 쾌적한 환경을 누릴수 있구나 감탄했었다. 넝쿨장미가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고있는 바로 앞에있던 공원과 어우러진 아파트화단이 넘 근사해보이는것이 그때는 이곳이 천국이구나 싶었었다.
아파트 생활이란것이 이웃은 물론이요 앞집과의 소통조차 단절되었다해도 나만 아니면 된다는 자만심이 있었는데 나와 다른 사람들의 모습에서 벽을 느끼던것도 잠시 어느새 나도 그 모습이 되어버린지 오래였다. 그래서 언젠가 보았던 이상적인 모습의 부암동은 내 뇌리에 콕 박혀있었다.
서울을 조금 벗어난곳의 쾌적한 환경에 감탄을 했던것이 12년전 하지만 그보다 더욱 멋지고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곳이 부암동이었고 인왕산과 북악산자락이었다. 청와대가 있는 지역적 특성으로인해 지금의 모습이 가능함을 알기에 그것조차도 감사해지는곳이다.
사람이 살아가는데있어 집이 차지하는 부분은 실로 엄청나다. 그사람의 모습이 가꾸어지는듯 어느 동네에서 사느냐 어떤 주거형태이냐는 사람을 평가하는 척도가 되기도한다. 그 가치척도에서 따져보자면 마당있는집은 부유하고 성공한 사람, 가진자의 특권이 되고있는게 지금의 현실이 아닐까 ?
그래서 일단은 부러운 마음이었다. 저자가 마당이 있는 집에서 꾸려가고있던 삶은 지극히 편안한것과 다소 폐쇄적인 사람이 아닌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능력이 된다면 꿈꾸는 집이고 삶이기에.....
그 책에서 난 볼때마다 아하! 하면서도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많은 꽃들을 만났고 나무를 만났다. 그리고 그 공간을 함께 공유하는 자연속의 생명체들을 만났다.
무엇보다 너무도 행복하게 자기만의 공간을 가꿔가고있는 저자를 만날수 있었다.
그곳에서 저자는 한참 돌아돌아 자신이 꿈꾸고 염원했던 공간속에 들어와 삶의 위안을 찾고 스스로에게 포상을 하고있었다. 고생끝에 낙이 오듯, 노력해서 스스로 쟁취한 인생의 즐거움을 완벽하게 누리고 있었다. 참 아름다워 보인다.
인왕산을 내려오며 저기엔 누가 살고있는걸까 부러운 시선을 보냈던 그곳 어디쯤에 있을것 같은 집, 숙정문을 오르며 아 서울에 이런곳도 있구나 감탄했던 산줄기가 끝나는 어딘가에 있을것 같은 집, 그곳에서 진짜 삶을 꾸려가고있을 부암동의 어느 단독주택이 왜그리 눈에서 아른거리는걸까?
솔직히 그 아름다운 마당을 가꿀 자신은 없지만 그 마당의 순례자는 되어보고싶다.
부암동의 역사와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니 가정의 진정한 행복을 이루어가는길이 역설적으로 강하게 밀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