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전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안성기 외, 김유진 / CJ 엔터테인먼트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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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의외로 괜찮다는 호평을 받았다는 걸로 기억하는데 잘못된 기억이었나 보다.
그냥 그렇고 그런 이류 영화라고 생각한다.
작품성이라는 걸 논할 수준이 못 된다.
주제의식이 너무 빈약해 뒷부분에서는 조승우랑 수애가 주연했던 <불꽃처럼 나비처럼> 보는 것 같아 피식 웃음이 났다.
그래도 어처구니 없었던 <한반도> 보다는 낫다.
명에 대한 사대가 절대로 부끄러워 할 일이 아니고 당시의 상황에 맞는 외교정책이었음을 이해한다는 게 그렇게도 어려운 일일까?
일개 영화 따위에 역사의식 운운하는 것도 웃기지만, 정말 이렇게까지 역사왜곡을 하면서 공상의 나래를 펴야 하는 건지 참 씁쓸하다.
영화의 매력을 굳이 찾자면 역시 연기 잘 하는 배우다.
정재영, 손꼽히는 잘 하는 배우들 중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특별히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뭘 맡아도 역시 기본은 한다.
영화 속 캐릭터를 잘 살렸고 주인공 답게 가장 돋보였다.  
허준호도 어색하진 않았지만 워낙 역할이 별 볼 일 없어서 그런지 특별히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한은정이야 뭐, 여주인공이라고 할 것도 없이 그냥저냥한 배역이었고.
그러고 보면 드라마가 아닌 영화에서 여주인공이 정말로 영화의 키를 쥐고 가는 진짜 주인공 역할을 한 게 몇이나 될까?
이런 걸 보면 주인공도 아니면서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준 타짜의 정마담, 김혜수나 <밀양> 처럼 극을 완전히 리드하는 전도연은 진짜 대단한 배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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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자 (2disc) - 일반판
김윤석 외 감독 /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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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유명세로만 알고 있던 영화인데 갑자기 마음이 끌려 보게 됐다. 
영화 보기 전에는 하정우가 주인공인 줄 알았는데 막상 보니까 이건 완전히 김윤석을 위한 영화다.
잘 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막상 보니 정말 잘 한다.
영화볼 때 연기에 감탄하는 배우 중 하나가 송강호인데 송강호만큼 잘 하는 것 같다.
이런 배우들 보면 내가 좋아하는 김명민은 더욱 노력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또 전우치 보면 김윤석 연기가 좀 뜨는 느낌이 든다.
거북이 날다에서도 그다지 impressive 하지 않았고.
어떤 배우나 자기에게 맞는 옷이 있는 모양이다.
하여튼 추격자 보면서 김윤석이라는 배우에게 감탄했다.
혹시 무슨 상 안 받았을까?
연쇄살인범 하정우는 유명세만큼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그냥 그런 평범한 느낌?
오히려 그에게 쫓기는 서영희 연기가 돋보였다.
하정우는 역시 국가대표에서 빛이 난다. 

<살인자들과의 인터뷰> 라는 미국 프로파일러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유영철 사건 나기 전에 번역된 책인데 거기 보면 온갖 유형의 싸이코패스들이 등장한다.
제일 기억에 남는 게, 다이어트 하는 사람이 음식에 대한 욕구에 시달리듯, 혹은 섹스 충동이 드는 것처럼 이 싸이코패스는 샤워하다가도 살인 충동이 들면 밖으로 뛰쳐나가 누군가를 죽여야 비로소 그 욕구가 가라앉는다고 한다.
그는 죽은 사람들의 머리들을 모아 가방에 넣어 두고 살인 충동이 생길 때마다 꺼내 보면서 욕구를 가라앉힌다.
그가 연쇄살인범이라는 건 같이 사는 어머니도 모르고 있었다.
이런 정신병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접해서 그런지 영화 속의 지영민이라는 살인범의 심리 상태도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됐다.
하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원한 관계가 없는 이들을 그냥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안타까웠던 점은 역시 희생자들은 사회의 가장 밑바닥 계층이라는 것이다.
죽여도 누가 찾지도 않고 관심도 없고 반항도 못할 사람, 매춘 여성들을 제물로 삼는다.
전직 경찰이었다가 쫓겨나 포주가 된 엄중호가 그래도 인간적이라고 해야 할까?
지영민은 덩치가 큰 엄중호에게는 꼼짝도 못하다가 미진이처럼 가냘픈 여성들에게는 야수가 되서 덤빈다.
그런 장면들이 너무나 역겹고 혐오스러웠다.
자기보다 강한 사람에게는 설설 기고, 약한 사람에게는 악마가 되어 심지어 죽이기까지 하는 사람.
체력적으로 약한 여자가 범죄자의 목표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정말 밤에 일찍 다녀야겠다.
사람이 죽어도 누가 나서서 찾아줄 사람이 없는 매춘 여성들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는 게 더 혐오스럽다.
저런 놈들이 변호사 잘 써서 정신질환 어쩌고 하는 걸로 빠져 나오면 사적으로라도 죽여 버리고 싶을 것 같다.
김윤석이 마지막에 지영민을 망치로 내리치려고 했던 그 분노를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여형사가 지영민의 살해 현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기다린 점은 선뜻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무릎팍에서 하정우는, 여형사가 슈퍼 밖에서 기다린 이유를 두고, 그녀도 무서웠던 것이라고 표현했는데 영화 속의 엄중호는 전혀 지영민을 두려워 하지 않는데 여형사가 정말 그런 이유로 사건 현장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여자라는 점이 결국은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한다는 얘기가 아닌가?
<GI 제인> 의 데미 무어처럼 여전사를 기대하는 건 역시 현실에서는 무리일까?
형사라면 여자라 할지라도 잔인한 범죄자를 두려워 하지 않고 제압할 수 있길 바라는 기대가 무리인가?
차라리 형사도 사람인지라 연쇄살인범 앞에 홀로 대항하려면 두렵다는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에 기대어 표현했다면 공감이 가겠다. 
여자 형사이기 때문에 살해 가능성 있는 현장에 들어가지 못했다는 설명은 공감하기 어렵고, 그게 정말 현실이라면 역시 남녀의 차이는 무시하지 못하는 것인가, 이런 절망감이 든다.
경찰서에 잡혀 있을 때 지영민이 여형사에게 생리 하냐고 비린내 난다고 하는 그 모욕적인 발언도 결국 우습게 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었을 것이다. 

교회에 걸린 십자가를 보고 지영민의 은신처를 찾아낸 엄중호의 추리는, 경찰의 직관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에서도 저런 순간적인 감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일이 있지 않을까?
물론 운이 좋아야 하겠지만.
끝까지 지영민을 잡으러 다닌 엄중호는 전직 형사라는 직업적 본능에서였을까?
혹은 살해당한 미진이를 좋아해서?
애가 불쌍해서?
지영민이라는 놈이 풀려난 게 너무 분해서?
이 엄중호라는 캐릭터가 포주로 나오고 아가씨들 돈 때문에 행방을 찾는 걸로 시작하지만, 결국은 나쁜 놈에게 분노하고 정당한 댓가를 치르게 하려는 나름대로 휴머니즘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진짜로 나쁜 놈은 아니었던 것이다.
서영희가 죽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
그 지옥의 소굴에서 빠져 나왔는데 결국은 어처구니 없게도 슈퍼 아줌마의 오지랖 때문에 죽게 된다.
다시 그 악한과 마주쳤을 때 얼마나 공포스러웠을까!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처럼, 징과 망치를 이용해 여자들을 죽이는 지영민이라는 캐릭터는 어쩐지 기독교에 대한 희화화처럼 보인다.
요즘 기득권화 되어 가는 기독교의 행태를 보면 일견 속이 좀 시원해지는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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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2010-04-21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김윤석은 2008년 추격자로 남우주연상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습니다. 대표적인 영화제 남우주연상 6개와 소소한 상까지 합친다면 10여개의 남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타짜때 아귀로는 남우조연상을 받았구요.
김윤석이 이름을 알리게 된 타짜에서 비롯된 이미지일지 모르겠으나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주로 하는 연기자로 각인된 가운데, 그는 카리스마의 이미지에 지배를 당하지 않습니다. 이준익 감독의 즐거운인생에서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삶에 지친 가부장적 가장 성욱역과 거북이 달린다에서 조필성역처럼 릴렉스한 연기를 보면 그는 한가지 이미지나 김윤석만의 연기에 국한하지 않는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줍니다.

언급하신 내용중 추격자의 엄중호가 처한 현실과 연기캐릭터는 전우치의 화담과는 또 다릅니다. 최동훈 감독 말로는 방방뜨는 조금은 정신 없는 전우치의 중심을 잡아주는 인물로 화담의 캐릭터를 잡았다고 합니다. 선에서 악으로 변해가는 그러나 세상에 회의감을 느낀 화담의 역에 딱 들어맞는 연기를 보여주었다고 봅니다. 가벼운 연기는 가볍게 무거운 연기는 무겁게 하는게 연기의 맛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모든 연기가 엄중호 같다면 이미 관객은 연기자 김윤석에게 질렸을겁니다.

올리신 글과 완전히 맥락이 같은 예는 아니지만 연기나 연기외적으로 비교가 되는 송강호를 같이 놓고 비교했을때
최근 송강호가 늘 송강호식 패턴의 연기를 한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그점이 김윤석과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두사람 모두 생활연기의 달인이나 송강호는 늘상 송강호만의 유머를 갖춘 인물을 연기합니다. 전혀 다른 영화의 캐릭터를 연기함에도 불구하고 딱 송강호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부분은 송강호만의 영화 고르는 방법중에 하나이고 또 그게 성공하고 있기도 하지만, 조금 질린달까요?
가장 최근작인 의형제에서는 '송강호식 연기'의 완전체를 보여줍니다. 그래서 관객은 즐겁고 가볍게 영화에 임합니다.
하지만 그게 끝입니다. 늘 같은 송강호였을 뿐입니다.

반면 김윤석은 각각의 캐릭터에 맞게 연기 변신이 좀 더 자유로워 보입니다. 아마도 상황에 더 몰입되는 김윤식의 연기 스타일 때문이겠지만 말입니다.

있을때잘해의 불륜남과 타짜의 아귀, 천하장사마돈나의 동구아빠, 즐거운인생의 성욱, 추격자의 엄중호, 거북이 달린다의 조필성이 다 다릅니다. 그렇듯 이번 전우치의 화담 역시 그동안 김윤석이 보여줬던 그 어떤 연기와도 다릅니다. 각각의 영화와 그 캐릭터에 맞춰 연기할줄 아는 영리한 김윤석이 그것을 보여줍니다.

추격자를 이제 보셨다고 하여 그전의 연기도 보지 못하셨을까봐 몇개 영화을 말씀 드립니다. 강한역이라도 그 차이가 얼마나 다양하게 나오는지, 같은 일상연기라도 맡은 캐릭터에 따라 얼마나 달라지는지 확인해 보셨으면 합니다.

marine 2010-04-26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윤식씨의 팬이신 것 같은데 동의하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캐릭터에 맞는 연기 변신은 제가 보기엔, 송강호가 훨씬 더 자연스럽게 역에 녹아들어 갑니다. 주관이 많이 들어있는 배우 사랑이라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드네요.
 
아바타 - Avata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역시 난 SF는 안 된다.
전혀 집중하지 못했고 영화 시작한지 얼마 안 돼서 잤다.
분명한 스토리가 있는 타이타닉이 훨씬 감동적이고 재밌었다.
마이클 셔먼이 이런 얘기를 했다.
왜 외계인은 꼭 인간처럼 두 손과 두 발이 있고 직립보행을 하는 걸까?
그것은 인간의 상상력이라는 게 자기가 속한 문화권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카메론이 만든 외계인 역시 키가 좀 클 뿐 우리와 똑같이 생겼다.
현실성이 없다고 느껴지는 순간 급격하게 흥미를 잃고 만다.
그렇게 말도 많고 시끄러웠던 3D 역시 자막이 앞으로 튀어나온 느낌 말고는 별다를 게 없었다.
역시 나는 휴 그랜트 나오는 로맨틱 영화가 딱 맞다.
스토리가 있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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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스캔들 (2DISC) - 통쾌한 그림복제 사기활극 [본편+스폐셜피쳐]
박희곤 감독, 김래원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한창 IPTV 볼 때 광고를 어찌나 많이 때리던지 볼까 말까 했던 영화다.
예고편이 별 재미가 없어 보이고 특히 안 좋아하는 엄정화가 나오길래 제껴 뒀었다.
오션스 일레븐이랑 비슷한 컨셉 같아서 어쩐지 아류작 느낌도 들었고...
그러나, 막상 보니 상당히 재밌다.
영화 상영 당시는 크게 주목을 끌지는 못했던 것 같은데 별 기대없이 봐서 그런지 그런대로 재밌게 봤다.
한국 영화의 맛은, 내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상황에 딱 맞아 떨어지는 대사에 있다고 생각한다.
번역물에서는 아무래도 줄거리 정도나 이해할까, 배우들의 대사가 주는 맛은 기대를 접게 된다.
확실히 영화는 제약이 적어서 그런가?
드라마 보다 훨씬 실감나고 맛깔스러우며 현실적이다.
이 영화에서도 미술계 사람들의 걸쭉한 입담이 관전 포인트다.
복원이라는 덜 알려진 세계에 대한 이야기도 재밌었고 배우들의 연기도 나름 괜찮았다.
드라마에서는 김래원이 그냥 저냥 별 느낌이 없는 배우였는데, 영화에서 보니 키도 크고 스타일도 괜찮고 연기도 곧잘 한다.
마이크 잡고 노래 부르는 것도 그럴 듯 해 보이고.
엄정화도 생각보다는 잘 했다.
배포 크고 악착같은 미술계 검은 손의 이미지를 잘 구현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약간 슬픈 생각도 들었다.
나름 당대의 스타였는데 나이가 드니 저런 완전한 조연 역할도 출연을 하는구나.
보통 주연까지는 안 되더라도 비중있는 배우가 조연을 맡을 때는 악역도 어느 정도는 매력적으로 그려지는데, 이건 뭐 어쩌고 저쩌고 할 것도 없이 완벽하게 악녀라 동정의 여지가 없다.
같은 악인도 사연 있는 악인, 고뇌하는 악인, 카리스마 있는 악인이라야 배우가 사는데 엄정화라는 이름값의 배우가 맡기에는 너무 전형적인 악녀였다.
그래도 섹시한 화장이나 몸매도 멋지고 미술계를 쥐고 흔드는 배포도 보여준다. 

다른 분의 리뷰에서 읽었는데 <타짜> 나 <범죄의 재구성> 과 비교가 많이 된다.
조승우의 연기를 김래원과 비교하기는 무리가 있을 것 같지만 하여튼 둘 다 실력은 최고지만 세상은 거칠게 살아가는 매력적인 캐릭터고, 정마담의 김혜수가 엄정화와 매치되고, 유해진은 임하룡 정도?
에이, 그건 너무 약하다.
임하룡 배역이 좀 될 줄 알았는데 너무 비중이 없어 살짝 실망스러웠다.
이 분, 코메디언에서 배우로 변신해 나름 감초 역할 잘 하시는데.
배짱 좋은 여형사 역의 홍수현은 너무 악을 많이 써서 다들 최고의 미스 캐스팅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확실히 안정적이지 못하고 튄다.
영화계에서 극을 이끌어 가는 주연으로 자리 잡기는 확실히 어려운 모양이다.
<영화는 영화다>에서도 비중 전혀 없는 여배우로 나오더니만, 그래도 이 영화에서는 소리는 목청껏 지른 것 같다.
아마도 여형사라는 캐릭터가 전형화 되서 자리를 잡기에는 너무 드물기 때문에 연기하기도 어려웠을 것 같다.
긴박감은 좀 떨어지지만 스토리가 늘어지지 않고 나처럼 집중 잘 못하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많이 안 꼬고 단순하게 가서 괜찮게 봤다. 

에피소드로 하나 더 첨부하자면, 자화상이나 누드화 한 점이 수 억을 호가하는데 서로 사겠다고 난리를 치는 걸 보면서 다른 세계의 일 같기도 하고 과연 예술의 가치는 무엇일까 생각해 봤다.
영화 속의 벽안도가 400억을 부르는 건 세월의 흐름, 안평대군과 안견이라는 역사적 중요성, 희귀함 등의 가치가 고려됐으리라 이해하지만 현대 미술 작품의 수 억이라는 가격은, 워낙 서민이라 그런지 전혀 공감이 안 갔다.
과연 그런 그림들은 수 억이라는 경제적 가치가 있을까?
어떤 작품이 시간의 흐름을 이겨내고 세월이 흘러 모든 세상 사람들의 존경과 추앙을 받는 위대한 명화로 남을 것인가?
하나의 유명 작품이나 유물들을 소장하게 되면 그것을 보기 위해 매년 수많은 관람객들이 미술관을 방문하게 되고, 소장처나 소장자는 끊임없이 인구에 회자될테니 확실히 매력적인 투자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예술 작품들의 놀라운 가격들은 마음에 와 닿지가 않는다.
미술도 결국은 시장을 통해 거래되는 재화인가?
그러므로 사고 파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인가?
아무래도 나는 자본주의라는 것에 너무 무지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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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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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생긴, 너무나 잘 생긴, 완벽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정우성의 매력이 빛난 영화.
<비트>에서 보고 반해 버렸는데 그 때보다 나이가 들어 이제는 약간 아저씨 느낌이 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일이 정말 좋다.
영화에서는 쭉 뻗은 수트 차림으로 등장해 보는 이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한다.
흠, 저건 정말 훈훈한 자태야, 대한민국 대표 미남일세...
감탄하면서 봤다.
여주공으로 캐스팅된 고원원도 무척 아름답고 곱다.
컷트 머리가 잘 어울리는 상큼한 중국 아가씨.
영화 속의 지사장이 사천미녀라고 한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다리도 어쩜 그렇게 날씬하게 쭉 뻗었는지.
그냥 평범한 원피스 하나 입었을 뿐인데도 완벽하게 아름답다.
난 영화 보면서 구혜선 닮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나중에 연예 프로그램에서 인터뷰 하는 거 보니까 또 다른 인상이고 영화 속의 청순한 이미지는 아니었다.
사천성 지진에 뭔가 사연이 있을 거라 생각은 했자만 설마 결혼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I'm married"  이 대사가 영화의 반전이 아니었을까 싶다.
유부녀라는 걸 알고 흠칫 놀란 정우성, 그녀의 어깨를 잡은 손을 깜짝 놀라 떼고 만다.
얼마나 충격이 컸을까...
배신감과 분노, 농락당한 느낌...
그러나 사실은 남편은 1년 전 지진 때 사망했다.
오히려 이미 남편이 죽었는데도 여전히 그에 대한 성실함을 지키고자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는 고원원은 진정한 도덕주의자, 마음이 아름다운 여자였던 것이다.
아마 그래서 처음 만났을 때 같이 잘까, 이런 말도 쉽게 했나 보다.
정우성은 깜짝 놀라 왜 이렇게 느끼해졌냐고 되묻는다.
사실 그녀는 아줌마였던 것이다! 

한 편의 동양화 같은, 대나무를 배경으로 한 중국의 아름다운 풍경과 정취가 한껏 빛난 예쁜 영화다.
그러나 솔직히 지루하다.
잔잔하고 사람의 심리 상태를 담백하게 잡아내긴 했으나 너무 밋밋하다.
눈치없는 지사장 때문에 몇 번 웃었을 뿐 너무 담담해 중간에 가끔 졸았다.
그러나 마지막에 서울로 돌아간 정우성이 고원원에게 노란색 자전거를 부쳐 오고 그녀는 다시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모습이 너무 맘에 들었다.
다시 장면이 바뀌면서 이제는 양복 대신 편하게 사복 차림으로 나타나 그녀를 기다리는 박동하!
둘의 사랑이 다시 이루어질까? 

누가 만든 영화인지도 몰랐는데 마지막에 엔딩 크레딧 올라가는데 감독 허진호 하니까, 역시, 하고 무릎을 쳤다.
보는 내내 어쩐지 <봄날은 간다>와 <외출>이 자꾸 생각났던 것이다. 
고원원은 꼭 이영애를 보는 것 같고, 영화는 <외출>의 특별한 줄거리도 사건 전개도 없는 분위기만 띄우는 담담한 스토리 전개와 무척 비슷했다.
한 가지 여담으로 말하자면, 광고만 얼핏 볼 때 정우성이 한국의 사업가고 고원원은 중국의 가이드인데 중국 여행 가서 눈이 맞아 사랑하게 되는데 언어 차이 문화 관습을 넘지 못하고 헤어지는 뭐 그런 내용인 줄 알았다는 것이다.
여전히 중국을 한 수 아래로 낮춰 보고 한국의 부잣집 도련님에게 차이는 가난한 중국 아가씨 이런 비극적인 설정인 줄 알았다.
나 역시 편견에 가득찬 인간이었던 것일까?
반성했다.
존대어 없이 서로 반말하는 영어로 진행되니 둘 관계가 완전히 평등해 보였다.
높임말 때문에 확실히 우리나라 보다는 서구권이 더 자유분방해 보인다.
대신 영어로 진행되니까 우리말 대사가 주는 살가운 잔재미들이 없어 밋밋하기는 했다.
스토리는 평범하지만 영상이 아름다운 영화, 혹은 분위기가 좋은 영화, 정우성을 위한 영화 이렇게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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