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내 곁에 - Closer to Hea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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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민 나온다고 해서 본 영화.
역시 내 스타일 아님.
<너는 내 운명>도 사실 별 감동이 없었는데 같은 감독이 만든 영화라 그런지 느낌도 그저 그렇다.
홍보는 김명민 위주로 했지만 실제로 영화를 보면 하지원이 주인공이다.
오히려 하지원의 연기력이 돋보이고 예쁘게 잘 그려진다.
김명민은 살 뺐다고 영화사에서 홍보 엄청 하던데 물론 빼기 힘들긴 했겠지만 영화 상에서 그렇게 큰 역할을 한 것 같지는 않다.
감동 포인트를 잘 잡아 내지 못한 느낌이랄까?
김명민은 처음에 착한 역할은 그저 그렇다가 나중에 까칠해지면서 빛이 나는 느낌이었다.
배우가 아무리 잘 하려고 해도 시나리오의 구조상 한계는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해바라기> 라는 안재욱 나오는 메디컬 드라마에서 신경외과 4년차 전공의가 루게릭 병 걸려서 병원을 떠나는 장면이 나온다.
사귀던 간호사에게 병명을 숨기고 헤어지자고 말한 뒤 병원을 떠난다.
마지막 장면에서 미국으로 떠나 치료받는 걸로 나오는데,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기막힌 스토리였나 싶다.
영화 속의 백종우 역시 변호사를 꿈꾸는 전도유망한 청년이었는데 불치의 병에 걸려 결국 젊은 나이에 죽고 만다.
점점 몸이 굳어가는 현실을 받아들인다는 게 얼마나 끔찍할지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정말 모를 것 같다.
옆에 있어 주는 아내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비참하고 그로써는 차라리 화를 내는 수 밖에 없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원을 정신적으로 학대하는 장면이 나온다.
처음에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장례식장에서 만난 하지원에게 프로포즈까지 할 정도였으나 결국 그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이 현실에 절망하여 서서히 무너져 간다.
마지막까지 존엄성을 유지한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결국 그는 혀를 깨물고 자살을 기도하고, 죽는 대신 인공호흡기를 단다.
그리고 결국은 뇌사 상태에 빠지고 사망한다.
당연한 병의 수순이지만 비극적인 결말을 맞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고 속상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어떤 기적도 기대할 수 없는, 마치 다큐멘터리와 같은 영화의 구조상 한계 때문에 가슴이 답답했다.
얼마 전에 병원에서 운동기구에서 떨어져 췌장이 파열된 정말 운이 없는 열 살짜리 꼬마를 봤는데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이 났다.
지금 건강한 것도 얼마나 큰 행운인가.
또 언제 병마의 불행이 우리에게 닥칠지 아무도 모른다. 
카리스마 있는 의사역의 김여진도 인상적이었다.
"박사님" 이라는 호칭은 좀 오버 같았다.
교수님이나 과장님 뭐 이 정도면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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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길 차마고도 : 극장판 SE (2DISC)
서용하 외 감독, 이규화 목소리 / 엔터라인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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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에서 차마고도 전시회를 보고 처음으로 이 말의 뜻을 알게 됐다. 
DVD는 꽤 유명했던 것 같은데 왠지 안 끌려 외면하고 있던 터에 마침 전시회가 열렸길래 둘러 보고 도록을 구입해서 나왔다.
그런데 이 도록을 분실해서 제대로 못 본 게 아쉬웠는데 도서관에서 이 dvd 가 대출이 되는 거다.
반가운 마음에 빌려서 보게 됐다.
솔직히 말하면 치마고도인 줄 알고 티벳어인가, 이랬다.
알고 봤더니 차와 말이 다니는 험한 길이라는 교역로를 뜻하는 말이었다.
실크로드처럼 말이다.
전시회에서서는 티벳의 문화나 분위기가 너무 낯설어 흔히 언론에서 접하는 라싸 궁전만이 전부가 아니다는 걸 느꼈는데 이 영상물을 보니 문화의 다양함에 새삼 놀랬다.
이렇게 험난한 곳에도 인간이 살고 있다니,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특히 티벳 남자들이 가난하기 때문에 형제끼리 아내를 공유하다는 말이 무척 슬펐다.
해설하는 사람이 말했으면 일종의 편견이다, 여성차별, 뭐 이런 느낌이 들었을텐데 인터뷰한 사람이 직접 그 사정을 설명하니까 마음이 아팠다.
그러고 보면 종족 번식의 욕구는 본능적인 것이고 한 남자에 한 여자도 어찌 보면 사치라는 생각이 든다.
그 남자의 말로는 형제 중 한 명이 장사를 떠나면 다른 형제는 남아서 농사를 지어야 하기 때문에 아내를 공유하면 믿을 수 있고 가계에도 큰 절약이 된다고 했다.
삼형제가 한 아내를 갖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어렸을 때는 페미니즘에 상당히 경도됐는데 나이가 들수록 한 사회가 발전해 오면서 가지게 된 여러 제도들에 대해 좀 더 열린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이슬람의 여성차별도 언젠가는 이렇게 이해할 날이 오려나? 

말을 타고 길을 떠나는 과정은 정말 눈물겹고 또 위대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 먼 옛날 길이 없을 때 산을 타고 강을 건너 이렇게도 먼 여정을 말에 의존해 물건을 운반했던 사람들.
비록 시대의 발전상에 뒤처진 사람들이 되고 말았지만 이 사람들이 있었기에 교통이 불편한 시절에도 교역이 이루어지고 오늘날 발전된 사회의 기반이 되었을 것이다.
말을 줄에 묶어 강을 건너는 모습은 정말 압권이었다.
그 험한 산길을 대체 어떻게 건널 생각을 했을까?
마방들이 위대해 보이기까지 한다.
이제 신작로가 생기고 여기저기서 다이너마이트가 폭발하는 장면을 멍하게 쳐다 보는 마지막 마방들.
그들은 더 이상 말을 타고 곡식과 차를 운반할 필요가 없어진다.
이제 마방들은 트럭 운전수로 취직해야 할까?
선조들로부터 배운 기술을 더 이상 써먹지 못하게 된 마지막 세대.
사라져 버린 산길을 멍하게 쳐다 보는 마방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잊혀져 간다는 것은 얼마나 쓸쓸하고 슬픈 일인지. 

 다음은 티벳 불교도의 오체투지 순례길이었다.
기독교에 대한 강렬한 거부감과 무신론에 경도된 요즘의 심정 때문인지 순례자들의 경건함 보다는 종교가 갖는 억압성에 더 먼저 눈길이 갔다.
활불이라는 사람의 축복을 받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 정작 그 활불은 자동차 타고 산마을에 와서 한 시간 만에 휙 가버리는데 마을 사람들은 마치 축제라도 되는 양 모여서 그 앞에 무릎을 꿇는다.
그냥 괜히 화가 났다.
종교가 권력의 모습을 띄면 인간의 삶을 억압하는 기제로 느껴진다.
오체투지를 하는 순례자들의 순수하고 경건한 마음에는 감동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 오체투지라는 수행법과 교리가 과연 얼마나 인간에게 의미가 있을지 회의가 든다.
중세 기독교도들도 죄를 씻는다면서 스스로를 채찍질 했다.
육체에 대한 혹사, 고행, 멸시.
오체투지 하는 신도들의 수레를 끄는 노인이 숨이 가빠 계속 헉헉대는데 정말로 죽음을 무릅쓰고 그 먼 길을 떠나야 종교적으로 축복을 받을 수 있는 것인지 답답했다.
아들을 잃은 가족이 순례의 길을 떠나면서 마음의 평안을 찾았다는 말은 감동적이었다.
마음을 비우고 평안을 얻는 것 이상의 종교적 강제는 정말로 혐오스럽고 그것을 마치 구원 운운하면서 도그마로 휘두르는 이른바 성직자들의 모습은 더더욱 역겹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문화가 있고 여러 가치관이 존재하므로 보다 열린 마음을 가지고 편견에서 벗어나야 함을 새삼 느꼈다.
티벳 문화에 대해 새로운 관심이 생긴다.
관련 서적을 좀 더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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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의 미스테리 - [초특가판]
기타 (DVD)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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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이런 기록물이 있을 줄이야...
아빠가 추천해 준 DVD 목록 중 하나인데 평소 좋아하던 화가라 아무 생각없이 틀었다가 형식에 깜짝 놀랬다.
설명없이 계속 피카소의 그림을 창작 과정부터 쭉 보여준다.
그리고 놀랍게도 피카소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워낙 오래 살았으니 20세기 후반부에도 그의 모습을 당연히 볼 수 있었겠지만 그 명성이 너무 대단해 굉장히 오래 전 사람일 거라는 느낌이 든다.
책에서 보던 것과 똑같은 사람이 붓을 들고 캔버스에서 그림을 그리는데 너무 신비로워 한참을 멍하게 들여다 봤다.
어쩜 이런 영화를 만들 생각을 다 했을까.
56년 깐느 영화제 특별상 수상작이다.
천재 음악가가 어떻게 음악을 만들었는지는 상상하기 어렵지만 천재 화가는 그 손끝을 보면 된다는 첫 멘트가 인상적이다.
대체 무슨 궤변인가 했더니 놀랍게도 그림이 그려지는 과정을 순차적으로 보여 준다.
존 버거의 책에서 봤던 미녀 앞의 난쟁이 그림이 있어 반가웠다.
책에서는 흑백 도판으로만 봤는데 색이 칠해진 원본은 훨씬 매력적이다. 

동양과 서양의 차이가 여백과 색감에 있음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림이 그려지는 과정을 하나하나 보여주다 보니, 안 돼, 그만, 그걸로도 충분해 자꾸 이런 소리가 나왔다.
동양화 같으면 여백으로 남겨 뒀을 것 같은데 계속 덧칠하고 형태를 채워 넣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그래서 더 강렬하고 입체적인 느낌을 주지만.
인물을 그릴 때도 단순히 한 번에 쭉 그리는데 아니라 일단 정교하게 데생을 한 다음에 두꺼운 붓으로 형태를 따라 그리는 걸 보고 감탄했다.
역시 쉬워 보이는 그림도 쓱 대충 문지른 게 아니었다.
작업 과정을 보여 주니까 무척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그 색감!
그리고 기발한 구상과 배치!
어쩌면 현대의 천재 화가란 바로 그 절묘한 공간 구성과 색감에 있지 않나 싶다.
실제와 똑같은 그림은 너무 오랫동안 봐 와서 이제 대중들은 시시해진 거다.
미의식을 충족시킬 수 있는 도발적이고 자극적인, 신선한 뭔가를 원하는 거다.
그리는 과정을 보면서 작품의 창조 과정을 약간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고 카메라가 도는데도 몇 시간 만에 뚝딱 하고 한 편의 작품을 만들어 내는 그 속도감에 깜짝 놀랬다.
무엇보다 실물의 피카소를 직접 본 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
나는 피카소가 90이 넘게 장수하고 죽기 직전까지 명성을 놓치지 않은 점을, 말하자면 그 엄청난 세속적 성공 때문에 화가에게 매력을 느꼈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드는 생각은 피카소처럼 강렬하고 자극적인 색감과 구도의 그런 스타일을 내가 선호하는 것 같다.
렘브란트의 명상적 그림 보다는 루벤스나 뒤러의 화려하고 정교한, 역동적인 그림을 선호하듯, 현대 회화에서는 단순하면서도 힘이 있고 무엇보다 강렬한 원색 계열의 색감을 좋아한다.
피카소 그림은 실제로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꼭 보고 싶다.
워낙 열정적인 인물이고 장수하다 보니 작품도 엄청날 거다.
참 인상적인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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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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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본 정말 재밌는 영화.
초반에는 좀 지루한 느낌도 있었지만 경기 출전하는 장면부터는 정말 재밌었다.
우와, 하면서 감탄하고 봤다.
스키점프대에서 내려오는 장면을 너무 잘 찍어 영화 보면서도 와~~ 이렇게 함성을 질렀다.
2시간 넘는 영화라 지루할까 봐 걱정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마지막에 엄마와 차헌태가 공항에서 만나는 장면은 솔직히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슈퍼마켓에서 차헌태가 물건을 집어 던지는 주인집 딸에게 영어 공부 똑바로 하라고 소리칠 때가 더 찡했다.
사실 영화 보기 전에는 하정우가 굉장히 연기를 잘 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스크린에서 보니까 멋지긴 한데 연기를 아주 썩 잘한다는 느낌은 못 받았다.
약간 어눌한 느낌이랄까?
설경구나 송강호 등의 연기를 볼 때 와, 진짜 잘 한다 이런 느낌은 없었다.
아직 신인이라서 그런가?
오히려 토크쇼 등에서 진지한 모습으로 얘기하는 그 스타일이 매력적이다.
김지석은 꽤 잘 생겼는데 너무 마른 것 같아 안타까웠고 영화에서 비중이 크지 않아 아쉬웠다.
눈보라가 몰아칠 때 출전하라는 불은 켜지고, 내려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스러워 하는 장면이 클라이막스였다.
영어도 못하고 메달 따서 군대 안 가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대회에 참가한 이 어리숙한 시골 청년은, 시야가 흐릿한 위험한 상황에서 결국 질주하고 만다.
얼마나 고민스럽고 두려웠을까...
스키점프 하다가 경기 중에 목뼈 부러져 사망한 사고를 뉴스에서 본 적이 있기 때문에 더욱 손에 땀을 쥐고 긴장했었다.
힘이 없으니 조직위원회에 강력하게 항의도 못하는 비인기팀의 설움이 느껴져 정말 많이 울었다. 

스키 활강대가 어찌나 높은지 아래를 비춰 주는데 무서워서 혼났다.
저렇게 높은 곳에서 질주한다는 것 자체가 용기인 것 같다.
하늘을 날 때 정말 새가 되는 기분일 것 같다.
스키를 탈 때도 마음을 단단히 먹고 중심을 잘 잡아 속도를 죽이면서 서서히 내려오는 나로서는 폴대도 없이 거의 일직선으로 하강하는 이 스키점프가 보기만 해도 심장이 벌렁거렸다.
난 절대로 못할 것 같다.
차헌태가 김지석 대신 출전하게 된 어린 동생에게 몸을 뒤로 실으면 절대 안 넘어진다, 무서워 할 것 없다 얘기하는 장면에서 너무 슬퍼서 막 울었다.
이제 겨우 열 네 살, 정신 연령은 더욱 떨어지는 소년에게 제대로 연습 한 번 못 해본 순진한 꼬마에게 그 높은 곳에서 질주하라고 가르치는 마음이 어땠을까 싶어 마음이 너무 아팠다.
깁스를 하고 동생 있는 곳으로 껑충껑충 뛰면서 달려오는 김지석.
귀머거리 할머니와 바보 동생을 먹여 살리기 위해 군대에 갈 수 없는 김지석.
자신은 다리가 부러져 뛸래야 뛸 수가 없고 두려워 하는 어린 동생의 등을 밀 수 밖에 없는 형의 안타까운 마음이 절절히 느껴지는 정말 명장면이었다.
얼마나 긴장하고 또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다.
군대에 갈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참 많은데 정작 잘 사는 사람은 빠지고 힘없고 빽없는 사람만 가는, 그리고 안 가는 것이 오히려 자랑이 되버린 대한민국 현실이 정말 서글프고 속상하다.
빨리 통일되서 아무도 안 갔으면 좋겠다.
군대를 안 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 이 엄청난 대회에 참가한 대한민국 선수들과, 희희낙낙 하며 좋아하는 스포츠 경기에 나온 미국 선수들이 너무 극명하게 비교가 돼 정말 속상했다.
아직도 대한민국은 슬픈 사연이 너무 많다. 

오랜만에 너무 재밌게 본 영화였고 스키점프라는 비인기 스포츠에 새로운 관심을 갖게 됐다.
금메달 따는 효자 종목 외에도 이렇게 재밌고 흥미진진한 스포츠가 있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알게 됐다.
동계 올림픽 열리면 더 재밌게 관람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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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 Haeund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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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자리 없어서 못 볼 뻔 했다.
거의 30분 간격으로 계속 상영해 주는데도 매진이라 같이 간 사람과 떨어져 앉아서 봤다.
달리 볼 영화가 없다는 것도 문제지만 일단 한국형 블록버스터, 그것도 재난 영화라는 게 먹힌 것 같다.
설경구는 참 연기를 잘 하는데도 송강호나 최민식처럼 해외 영화제에 왜 못 나가나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대중적인 작품들을 골라서 그런 것 같다는 결론을 이번 영화 보면서 내렸다.
의외로 어깨 근육도 있고 몸이 좋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역시 무난하게 잘 한다.
박중훈이나 엄정화는 조연 배역이고 엄정화에 대해서는 별로 기대하는 게 없어서 평할 게 없고 박중훈이 이런 역으로 출연한 게 의외였다.
역시 그는 코믹 연기가 어울린다.
마지막에 쓰나미 오는데 둘이 안고 죽는 건 딱 <딥 임팩트> 끝장면이었다.
패러디 한 건가? 아니면 대놓고 따라하기?
타이타닉과 기타 다른 재난 영화를 적당히 섞어 놓은 느낌, 그래서인지 마지막의 쓰나미 덮치는 장면 보다는 그 앞의 사랑 얘기가 더 아기자기 하고 재밌었다.
좀 긴 느낌은 있지만.
부쩍 성숙해진 하지원.
처음 나왔을 때는 상당히 떡대가 있고 연기도 오버스럽다 생각했는데 (특히 김하늘과 언니 동생으로 나왔던 김민종 사이에 두고 싸우는 무슨 비밀인가 하는 드라마) 노력을 많이 했는지 살도 많이 빠지고 연기도 좋아지고 하여튼 괜찮다. 

소방대원의 죽음은 너무 코믹하게만 처리해서 그런지 직업 의식에 대한 사명감이나 숭고미는 전혀 느껴지지 않고 완전 개죽임이라는 생각 밖에 안 들고 눈물 코드를 잘못 짚었다 싶다.
그래도 그 소방대원 신선했다.
이대생이 소방대원 하고 사귀면 말도 안 되는 얘기냐?
요즘 이대 입학 성적을 알고나 하는 소린지, 아니면 감독이 옛날 명성 왜, 그거 있잖아, 나, 이대 나온 여자예요, 이거 생각없이 따온건지 좀 웃겼다.
소방대원들이 항의 안 하려나 몰라, 9급 공무원도 다 4년제 대학 나온 사람들이 서로 들어가려고 박터지게 공부하는 이 판국에. 

같이 본 사람은 쓰나미 덮치는 게 CG 티가 너무 난다고 했지만 내 막눈에는 그런대로 실감났고 오히려 지난 번 동남아 쓰나미 때 신혼여행 가서 죽은 사람들 생각이 나서 나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되서 막 혼자 울었다.
제일 연기 잘 하고 자연스러운 분은 역시 관록있는 배우, 설경구 엄마로 나온 분이다.
박중훈 딸로 나온 여자애도 귀엽고.
타이타닉 보면서 펑펑 울던 생각이 나 옛날 생각에 젖었다.
이 영화, 대박 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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