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함께하는 세계의 토목유산 2 : 아시아 편 사진과 함께하는 세계의 토목유산 시리즈 2
사단법인 건설컨설턴츠협회「Consultant」편집부 엮음, 김정환 옮김 / 시그마북스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1권인 유럽 편보다 아시아 편이 훨씬 도움이 많이 됐다.

유럽 편은 그냥 역사적인 건축 유산 소개 정도였다면 아시아 편은 그 건축물에 담겨 있는 역사적 배경과 의의까지 깊이 있게 설명해 준다.

아무래도 필자들과 같은 아시아 문화권이라 더 그런 모양이다.

토목 유산이 도대체 뭔지 감이 안 잡혔는데 간단히 말해 건물 보다는 다리나 제방, 운하 같은 실제적으로 우리 생활에 도움을 주는 기술적 장치들을 말한다.

미적 외관이 중시되는 건물 보다는 실용적인 목적이 훨씬 크다 할 수 있고 이것이 시간이 흘러 문화적인 가치를 인정받는 경우에 토목 유산으로 지정이 되는 것 같다.

마치 독일의 공업지대에 세워진 루르 박물관처럼 지금은 기술 발달로 사용하지 않더라도 그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아 현대인들이 지키고 보존하고 있다.

가장 감동적인 것은 타이완의 우산터우 저수지였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에서 파견된 토목 기술자 핫타 요이치에 의해 만들어졌는데 이 저수지 덕분에 관개가 가능해져 타이완 전 농토의 1/6에 해당되는 자난 평야에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이 일본 기술자 이야기는 타이완 교과서에도 실렸다고 한다.

식민지인이 아무리 기술자라고 해도 교과서에 기록될 정도라면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는지 이해가 된다.

우리나라로 치면 조선 민예품의 가치를 알아 본 야나기 무네요시 정도의 의미려나?

예술가가 아닌 기술자들도 감동을 줄 수 있는 역사적 인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수나라 때 건설된 허베이 성 스자좡의 안제교도 기억에 남는다.

무려 1400년 전에 만들어진 아치형 석조교이다.

이런 다리는 막연히 유럽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역시 중국 문명은 대단하다.

고대로부터 창의적인 인간의 기술들이 조금씩 축적이 되어 오늘날의 현대 문명을 이룩한 것이고 보면 토목 유산의 중요성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오류>

99p

왕비는 비원에 남아 있는 서향각에서 양잠에 정성을 쏟았다.

-> 書香閣 은 한자에서도 보듯이 양잠이 아닌, 서책을 보관하던 곳이다. 다만 일제 강점기인 1911년에 이 곳에 양잠소를 설치하여 순정효황후가 친잠을 했다는 기록이 있어 일본인 저자들이 이렇게 쓴 것 같다.

100p

비원의 가장 안쪽에 있는 옥류천에서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용산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 인터넷 검색을 해 봐도 龍山亭 으로 기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籠山亭, 농산정이 맞는 표현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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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와 열정의 지구촌 축제 기행 - 세계 인문 기행 7 세계인문기행 7
허용선 지음 / 예담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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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시리즈는 아주 좋아하는 기행문 모음인데 이번 편이 마지막이면서 밀도가 가장 약해 아쉽다.

아무래도 다양한 지구촌 축제들을 한꺼번에 소개하려다 보니 수박 겉핥기 정도 수준으로 밖에는 표현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축제라고 하면 막연히 서양의 카니발 같은 화려한 행사만 생각하는데 일본의 마쯔리나 우리나라의 부처님 오신날 연등제도 축제로 소개하니 좀더 가깝게 느껴진다.

특히 삿포로의 눈 축제는 세계 3대 축제에 들어갈 정도로 유명할 뿐더러 마을에서 오랫동안 행해진 마쯔리가 기본이 되기 때문에 단순히 관광 효과를 노리는 축제 개념이 아니고 지역 사회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긴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미국의 마이애미 부근 키웨스트에서 열리는 판타지 페스티벌 같은 경우는 찾아보니 일종의 코스튬 플레이 같은 느낌이라 축제의 의미가 꼭 전통적인 것만 있는 건 아닌 모양이다.

잘츠부르크의 음악 페스티벌 정도 생각하다가 세계 각 지역의 명절 등도 축제로 소개되어 흥미롭게 읽었다.

이스라엘의 초막절도 축제라고 하니 먹고 마시고 즐기는 놀이만 축제는 아닌 셈이다.


<오류>

18p

뮌헨 맥주 축제는 1810년 바이에른 왕국의 황태자 루트비히와 작센의 테레사 공주의 결혼식을 축하하는 경마대회에서 비롯되었다.

->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제는 프란츠 1세로 따로 있고, 루트비히는 왕국의 세자 정도로 번역해야 할 것 같다.

86p

한국의 경상도만한 크기의 땅에 2200여 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이곳은(대만)

-> 2200만 명이다.

148p

미국 알래스카 모피 랑데부 축제

3세기 이래 매년 7월 7일부터 일주일 동안 열린다.

-> 바로 앞 장에서 이 축제는 1935년 2월에 처음 개최되었다고 나온다. 다른 축제 일정을 잘못 기재한 것 같다.

201p

팻삭 축제날에는 집 밖에 별도의 가옥을 만들어 그 속에서 생활하기도 한다.

-> 팻삭 축제, 즉 유월절에 별도의 가옥을 만드는 게 아니라 그 앞에 설명된 초막절에 임시 가옥을 만들어 생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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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함께하는 세계의 토목유산 1 : 유럽 편 사진과 함께하는 세계의 토목유산 시리즈 1
사단법인 건설컨설턴츠협회「Consultant」편집부 엮음, 김정환 옮김 / 시그마북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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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나온 책인 줄 몰랐다.

재미없어 보이는 표지와는 달리 내용은 괜찮다.

다만 사진이 좀 작아 아쉽다.

도판의 색감은 선명하고 좋은데 좀더 큰 크기로 실어 줬으면 훌륭한 건축물들을 많이 감상할 수 있었을텐데.

일본에서는 이런 아마추어 동호회에서 책을 많이 내는 것 같다.

아주 전문적이지는 않으면서도 일반인의 눈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지식을 전달해 준다는 점에서는 괜찮은 것 같고 대신 깊이 면에서는 약간 떨어지는 느낌이다.

토목 유산이라기 보다는 역사적인 건축물 소개 정도 될 것 같다.

유럽 편은 널리 알려진 것들이 많아 오히려 2편인 아시아가 기대된다.

맨 앞 장에 나온 로마의 아피아 가도는 무려 기원전 4세기에 만들어졌는데 지금도 도로로 사용되고 있다.

과연 로마는 건축 공학의 나라답다.

최초로 영국에 만들어진 아이언 브릿지도 기억에 남는다.

18세기에 최초로 철제교가 만들어졌다고 하니 과연 산업혁명의 나라답다.

또 파리의 센 강 유역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작년 여름에 파리를 가 보고 그 매력에 흠뻑 빠졌는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었다니, 그래서 뉴욕 같은 마천루의 대도시 느낌이 아니었나 보다.

이 아름다운 도시 경관을 유지하기 위해 높은 건물을 짓지 못하고 건축학적 제한이 아주 많다고 한다.

도시민들이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문화 유산을 지켜가고 있는 셈이다.

작년에 유람선 사고가 나서 한국인들이 사망했던 부다페스트의 세치니 다리도 나온다.

유럽은 석조 건축물이 많아 오래 보존이 가능해 참 좋은 것 같다.


<오류>

189p

과거에는 토지 소유가 엄격히 제안되었던 레치워스지만

-> 토지 소유가 엄격히 '제한'되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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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그리스에서 불볕천지 터키까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마쓰무라 에이조 사진 / 문학사상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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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만에 읽는 에세이이며 하루키인지.

막연히 표지만 보고 너무 산뜻하고 예뻐서 골랐는데 역시나 명불허전.

너무 줗다.

오래 전에 <먼 북소리>라는 에세이를 읽고 무척 좋았던 기억이 있어 한동안 열심히 다른 에세이도 읽다가 시들해졌었는데 근 십수 년 만에 읽으니 정말 좋다.

좋은 에세이를 쓴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많은 기행문이 나오고 있지만 지식을 주던가 수필 읽는 즐거움을 주던가 해야 하는데 대부분은 둘 다 만족을 못 시켜 줘서 요즘은 잘 안 읽고 있다.

요즘처럼 검색이 잘 되고 수많은 사진들과 영상을 구할 수 있는 시대라면 기행문의 본질은 역시 좋은 문장력, 글 그 자체에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기행문들은 함량 미달처럼 느껴져 어느 순간부터 안 읽게 됐다.

최근에 읽었던 책이 공지영씨의 <수도원 기행>이었는데 소설가의 에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평범해서 깜짝 놀랬던 적도 있다.

이 책은 왜 하루키에 열광하는지 이해가 금방 가는 좋은 에세이다.

흑백 사진들도 운치있고 좋았다.

그리스 수도원을들 화려하게 보여주는 건 아니지만 여행 중인 이 조그만 남자를 너무 맛깔나게 잘 포착했다.

이 작가의 글이 좋은 건 삶에 대한 가벼운 농담 같은 접근법 때문이다.

나도 이렇게 살고 싶은데, 이렇게 툭툭 지나가듯 설렁설렁 살고 싶은데.

원래 사람이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이 있나 보다.

그리고 이런 가벼운 삶은 이렇게 유명한 세계적인 소설가에게나 허락된 여유인지도 모르겠다.

정해진 시간에서 단 5분만 늦어도 스트레스 지수가 팍팍 올라가는 나로서는 이런 여유있는 여행은 꿈도 못 꿀 것 같다.

너무 재밌는 문장들이 많아 혼자 막 웃었다.


115p

베네치아의 토르첼로 섬에서 본 수난도는 이탈리아에서는 잔혹한 지옥도로 유명하지만 이것에 비하면 천국에 준하는 것처럼 보인다. 어쨌거나 이런 그림을 보고 있자니 나 같은 사람은 아직 수난을 덜 겪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문예비평 같은 건 수난이라고 부를 수도 없을 것이다.


바로 이런 식의 유머스러운 문장이 곳곳에 숨어 있다.

오히려 이 작가의 소설은 내가 생각하기에는 개연성이 부족한 것 같고 약간은 억지스러운 느낌이 있어 잘 안 읽게 되는데 에세이가 정말 좋다!

지식을 얻기 위한 책들은 독서대에 책을 올려 놓고 노트와 볼펜을 손에 들고 정자세로 한 시간에 겨우 50 페이지나 읽을까 말까 하는데 이런 에세이는 시간당 100 페이지도 문제없이 술술 잘 넘어간다.

이런 책이면 하루에 두 권, 세 권도 금방 읽겠다.

간만에 편안한 독서, 즐거운 독서였다.

그리고 번역도 아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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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와 기회의 나라 캐나다 기행 - 세계 인문 기행 8 세계인문기행 8
조성관 지음 / 예담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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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행문 시리즈는 사진이 너무 좋아 애정하는 책인데 캐나다 편은 역사가 짧아서인지 진짜 기행문처럼 캐나다의 아름다운 풍경들에 포커스를 맞췄다.

지역의 풍경보다는 인문학적 배경이 궁금한 나로서는 처음에는 아쉬웠지만 곧 캐나다의 매력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넓은 땅덩어리에 아름대운 대자연이라니!

록키 산맥이나 나이아가라 폭포 등은 말할 것도 없고 드라마 도깨비에 소개되었던 퀘벡, 튤립 축제가 아름다운 몬트리올, 앤 셜리의 프린스 에드워드 섬 등 하나같이 마음을 뺏는 풍경들이다.

오히려 훌륭한 자연 환경에 비해 관광지로서는 덜 알려진 게 아닌가 싶다.

이누이트들이 사는 북극 쪽의 국립공원 소개도 신선했다.

그들의 사진을 보니 과연 베링 해협을 건너 간 몽골로이드들이 확실하구나 싶다.

북서해로를 발견하려는 유럽인들의 이야기는 가슴이 뭉클했다.

그 놀라운 탐험 정신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캐나다에서 정책적으로 이누이트들을 지원하고 있지만 정작 청소년들은 TV 에서 보여지는 화려한 삶과 비교하여 우울증에 빠져 높은 자살률을 기록한다니 아이러니하다.

퀘벡 쪽의 분리 독립 움직임에 대한 비판도 인상깊게 읽었다.

엊그제 읽은 "최초의 인류" 에서는 평생 아프리카 땅에서 인류의 조상을 찾아 헤매는 열정적인 학자들의 삶에 감탄하고 무한한 동경심을 품다가도, 이런 여행 책자를 보면 돈 많이 벌어 세계 각지의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부유한 삶이 부럽기도 하다.

사실 여기 나오는 여행지를 다 가 보려면 일단 시간이 많아야 하고 중산층 이상의 자산이 필요할 것 같아 약간 좌절감이 든다.

그냥 눈으로 보는 것에 만족해야 하나.

그래서 책이 좋은 것 같다.

상상 속에서는 끝없는 지식과 감동을 공짜로 얻을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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