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성을 찾아가다 - 역사 속의 성城 문화
이정주 지음 / 일진사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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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도에 나온 책이니 벌써 16년이 지났구나.

세월 참 빠르다.

제목이 마음에 들어, 특히 그냥 성도 아니고 "옛 성"을 찾아간다는 제목에 혹해 보관함에 오래 넣어둔 책인데 드디어 읽게 됐다.

내가 원하는 책은 감상보다는 인문학적 지식을 전달하는 책이라 방향이 전혀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재밌게 읽었다.

지식을 전달해 주는 유홍준씨의 답사기 스타일은 아니고 옛 성을 오르는 소회를 밝히는 일종의 에세이라고 하겠다.

사진이 참 마음에 든다.

본인이 직접 찍은 것 같은데 전문 사진사 솜씨 같다.

색감이 아주 선명하고 구도도 좋아서 사진 감상하는 즐거움이 있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산성이 많았던가.

과연 국토의 80%가 산이구나 실감이 나고 삼국시대부터 내려온 오래된 곳 외에도 의외로 조선시대에 쌓은 산성도 있었다.

임진왜란 때 왜군이 쌓은 왜성도 꽤 된다.

얼마나 오래 머무르려고 성까지 쌓았을까 싶다.

일제 시대 때 일본인이 조선으로 자신들의 유적지를 찾아 관광하러 왔다는 기사도 생각난다.

역사는 정말 돌고 도는 모양이다.

주5일제 시대이니 주말에 산과 유적지를 찾아 답사를 다녀도 참 좋을 것 같다.

유명한 유적지가 아니라 해도 자연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멋진 여행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같으면 네비게이션 있어서 금방 찾아갈텐데 길을 멈춰서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장면에서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심지어 외국을 나가도 구글 지도앱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시대이니 확실히 다른 세상이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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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의 끝과 시작 - 책읽기가 지식이 되기까지
강유원 지음 / 라티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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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쓰기에 관한 내용인 줄 알았는데 서평집이다.

도서관에서 신간 신청 후 받아보고 분량이 상당해서 놀랬다.

간간히 서평 쓰기나 책 읽기에 관한 내용도 있어 발췌독 비슷하게 읽었다.

저자는 서평이 개인적인 독서 기록과 다르고 나만의 방식으로 책의 내용을 요약 정리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마도 저자는 서평을 책에 대한 개인적인 소회를 밝히는 에세이 보다는 일종의 소논문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확실히 리뷰를 쓰고 나면 책의 내용이 정리가 되고 글쓰기 실력도 느는 것 같아 좋긴 한데 서평 쓰는 것도 시간이 상당히 많이 걸린다.

그래서 늘 글쓰기에 대한 아쉬움이 있고, 특히 지식을 전달하는 인문학 서적의 내용을 과연 한 편의 글로 요약 정리할 수 있을까 의문이라 서평을 잘 쓰는 방법에 대한 책을 읽게 됐다.

그렇지만 책을 읽고 난 결론은, 아무리 서평을 잘 써도 남의 요약글 읽어서는 내 것이 될 수 없고 결국 직접 그 책을 읽는 게 가장 좋은 일이다.

그렇다면 좋은 리뷰란 독자로 하여금 읽고 싶은 생각이 들도록 소개하는 수준이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인터넷 서점이 활발하지 않았을 때는 주로 신문의 북섹션에서 소개하는 책들을 읽었다.

화제성도 있고 신문에 기자가 따로 소개할 정도면 어느 정도 수준이 보장되어 책 선택에 도움이 많이 됐다.

좋은 서평을 써 보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지만 이 책을 읽고 느낀 것은, 서평보다는 직접 원전을 읽는 것이 가장 좋고, 여전히 글쓰기는 내 개인적인 감상 위주로, 약간의 책 소개를 덧붙이는 정도의 편안한 에세이 수준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한 것들 몇 가지

1) 수준에 맞는 책 읽기

관심가는 주제를 정하면 입문서부터 시작해 개론서, 전문서 등으로 수준을 조금씩 높여 가는 게 좋다.

어려운 책을 읽으면 흥미가 떨어지고 독서의 원동력이 바로 알고 싶은 욕구인데 배경지식이 부족해서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면 독서의 의미가 없어진다.

내 수준에 맞는 책을 어떻게 고를 것인가도 중요한 문제 같다.

그런데 읽다 보면 자연스레 독서 수준이 올라가서 고르는 눈도 생긴다.

특히 요즘은 저자의 약력을 자세히 본다.

내가 관심있는 분야가 역사인데 해당 분야에 학위논문이 있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2) 어려운 부분은 건너뛰고 대신 시간차를 두고 다시 읽기

읽다 보면 막히는 부분이 있어 한정없이 시간이 늘어지고 흥미가 떨어져 진도가 안 나가는 순간이 있다.

책을 읽는 것도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빨려들어 가야 되는데 그 몰입이 안되는 순간을 잘 넘어가야 한다.

일단 건너 뛰고 잠시 후에 다시 읽어 보면 맥락이 이해가 되는 경우도 많다.

꼭 어려운 책이 아니라 할지라도 시간차를 두고 두 번 세 번 읽게 되면 내용이 훨씬 체계있게 각인이 된다.

간섭효과가 있으니 너무 빨리는 말고 적어도 1년 이상 시간차를 두고 다시 읽으면 이해도 빠르면서 새로운 기분이 든다.

재독하고 싶은 책이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3) 책 읽기도 중요하지만 내 경험도 중요하다.

정말 동의한다.

전에 책을 읽을 때는 그냥 본문의 내용만 이해를 했는데 요즘은 내 주변의 상황과 비교해서 이해를 하니 훨씬 도움이 된다.

역사서라 그럴 수도 있는데 전에는 피상적인 기록으로만 느껴졌던 사건들이 오늘날의 세계와 비교하게 되고 살면서 만났던 여러 인간 군상들을 생각하다 보면 좀더 깊이있는 이해가 되는 느낌이다.

배경지식이 중요하다는 것은 물론이고, 나이가 들면서 갖게 되는 통찰력도 독서에 간접적인 도움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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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브로브니크는 그날도 눈부셨다 -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 기행- 유럽편
권삼윤 지음 / 효형출판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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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에 나온 책이라니, 정말 오래 됐구나.

아빠 책장에 있던 책인데, 두브로브니크라는 도시 이름도 발음이 안 돼서 봐야지 하다가 드디어 읽게 됐다.

너무 옛날 책이라 시의성에 다소 떨어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런대로 지중해 주변 나라 소개가 괜찮은 좋은 여행 에세이다.

무엇보다 사진이 너무 선명하다.

흑백이 더 많아 정말 옛날책이구나 싶긴 한데 컬러 사진의 색감은 진짜 선명하고 훌륭하다.

개정판 나와도 좋을 것 같다.

유명 관광지만 가는 게 아니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들 위주로 가서 더 인상적이었다.

이를테면 이탈리아의 암각화 계곡인 발카모니카 지역이라던가, 몰타 섬의 간티야 거석 유적지, 불가리아 카잔주크의 트라키아 왕묘군, 마케도니아 오흐리드 호수 근처의 교회들, 이런 의미있는 문화유산 소개가 개성있고 참 유익하다.

오히려 책의 제목인 두브로브니크는 로마 시대부터 휴양지 정도로 짧게 넘어갔고 발칸 반도 역사를 곁들여 좋았다.

여행 컨셉을 세계문화유산 탐방으로 잡아도 참 좋을 것 같다.


<오류>

251p

우리가 '지혜의 인간'이라 보르는 크로마뇽인이 앉아 있었다. 사람과 원숭이의 중간쯤으로 보이는 이 괴상한 존재가 아름다운 벽화를 그렸다는 설명을 들으며 인류는 진화한다는 주장은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생물학적 진화는 의식의 진화와 아무런 상관이 없단 말인가.

-> 크로마뇽인은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로 현생인류이다. 크로마뇽인에서 현생인류로 진화한 것이 아니라 곧 우리와 똑같은 사람 종이기 때문에 당연히 의식도 우리와 같고 예술적 감수성도 이렇게 풍부한 것이다. 

300p

그렇다면 소수의 귀족들만 즐기던 홍차가 어떻게 해서 국민적 음료가 되었을까.

 첫 번째 계기는 네덜란드 출신의 메리 2세 여왕의 등극으로 이루어졌다. 그녀가 친정인 네덜란드 왕실의 차 마시는 풍습과 함께 일본, 중국산 고급 찻잔을 영국 귀족 사회에 소개하자~

-> 메리 2세는 제임스 2세의 딸로 네덜란드의 오라녜 공, 즉 윌리엄 3세에게 시집갔다. 그 후 명예혁명으로 아버지가 쫓겨나자 남편과 함께 다시 영국으로 와 메리 2세로 등극한 것이다. 그녀의 친정이 바로 영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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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여행자를 위한 파리x역사
주경철 지음 / 휴머니스트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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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철 교수의 책은 언제나 독자의 기대에 잘 부응한다.

어쩜 이렇게 재밌는 도시 안내서를 쓸 수 있는지 감탄하면서 읽었다.

프랑스 역사를 파리라는 도시 안내서에 이렇게 잘 녹여낸 책을 본 적이 없다.

내가 역사를 좋아해서 그럴 수도 있는데, 갈리아 지방에 사람이 살기 시작했을 때부터 21세기 오늘날의 파리까지 일목요연하게 시대별로 잘 설명하고 있어 마치 한 권의 역사책을 읽은 기분이다.

파리가 이토록 오랜 역사를 가진 도시인가 새삼 감탄했다.

작년 여름휴가 때 파리에 갔었는데 벨 에포크 시대의 수도답게 너무나 문화적이고 아름다운 곳이라 정말 좋았다.

뉴욕의 마천루와는 비교할 수 없는 정말 매혹적인 도시였고 볼거리도 너무나 풍성했다.

파리가 그냥 만들어진 도시가 아니라 이렇게 긴 역사를 가진 투쟁의 현장이었는지 책을 읽으며서 새삼 느꼈다.

수준있는 학자들이 대중들을 위해 이런 교양서를 많이 펴내면 좋겠다.

책에 실려 있는 사진들도 무척 잘 나와 책 자체가 참 예쁘다.

마지막에 레지스탕스의 신화에 대한 비판 부분이 인상적이다.

희생을 숭고히 여기는 것은 좋지만 그것 때문에 해방됐다고 여기는 것은 다른 문제 같다.

친일파 없애라고 지금도 상대방을 공격하는 명분으로 생각하는데 대중의 감정과 역사적 평가는 다를 수밖에 없는 듯하다.



<오류>

149p

루이 16세의 사촌인 오를레앙 공작 필리프(후일 필리프 에갈리테)가 돈이 필요해지자~

-> 루이 14세의 동생인 오를레앙 공작 필리프 1세 이후로 두 가문이 갈라져 루이 16세는 필리프 에갈리테의 11촌 조카이다.

204p

루이 16세는 사촌인 에스파냐의 왕 카를로스 4세에게 보낸 비밀 편지에서~

-> 루이 14세의 후손들인 이 둘은, 루이 16세가 카를로스 4세의 9촌 조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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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 포츠담 풍월당 문화 예술 여행 5
박종호 지음 / 풍월당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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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이 시리즈를 다 읽고 있다.

여행서로서는 인문학적 예술적 내용이 많아 기획 의도는 신선하다.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들은 감상하기 좀 어려운 수준이지만 전체적으로 도판의 질은 괜찮은 편이다.

베를린은 독일의 수도인데 왜 바로 가는 직항이 없을까 의아했는데 책을 보면서 의문이 풀렸다.

분단 시기 동안 서독의 중심지가 아니었고 1990년 통일 이후에 비로소 수도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고 있었던 것이다.

베를린은 박물관섬이라는 훌륭한 미술관들이 있어 꼭 가 보고 싶은 곳이다.

통일 후 여러 새 건축물들이 많이 들어서 보는 즐거움이 있는 듯하다.

벌써 통일을 이루고도 30년이 다 됐다니, 우리로서는 부러운 나라다.

과연 북한의 세습왕조는 무너질 수 있을까?

중국이 뒤를 봐 주고 있으니 소련이 무너진 후 독일이 통일된 것처럼 중국 공산당이 무너지지 않은 이상 통일은 힘들지 않을까 싶다.


<인상깊은 구절>

25p

예술은 문명 속에 있고 대부분의 문명은 도시에서 피어나니, 결국 '좋은 도시'는 대부분 예술의 도시일 수밖에 없다. 즉 풍성하고 다양하게 발전한 도시가 예술의 도시가 되는 것이다.

 시민계급이 형성된 이후로 예술의 주도권은 궁정의 성벽을 넘어서 도시의 한복판으로 들어왔다. 그 후로 도시의 품격은 물론이고 도시의 기능과 규모 역시 예술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그러니 사실 그 나라에서 예술적으로 가장 뛰어난 도시란 곧 최대의 도시일 수밖에 없다. 런던, 파리, 로마, 빈, 뉴욕, 도쿄 다 그러하지 않은가? 물론 큰 도시는 아니더라도 유달리 예술의 비중이 강하고 예술에 의존하는 도시들도 있지만 말이다.

(결국 예술은 풍성한 생산력의 바탕에서 꽃피우는 것이니, 자본주의와 밀접한 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280p

니도 80년대에 대학을 다니면서 민중예술을 접했지만, 거칠고 투박한 민중화들은 솔직히 내 심장을 흔들지 못했다. 그렇게 80년대가 지나면서 우리나라의 참여미술도 함께 시들어갔다. 나에게 민중미술의 기억을 되살려준 것은 콜비츠 미술관이었다. 실로 충격이었다. 80년대 민중미술에서 감동할 수 없었던 나는 3층까지 가득 채운 그녀의 많은 작품들 속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왜 우리의 민중 미술은 그러지 못했을까? 그것은 테크닉의 부족이었고, 진실함의 부족이었으며, 인류애의 부족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일 30년 전에 콜비츠를 만났다면, 내 가슴은 뜨겁게 타올랐을지 모른다.

(예술의 보편적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 본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이 예술로 남지 못하고 사라진 것은 구호가 훌륭하다고 예술적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미술이 어떤 내용을 주장하든 내용과는 상관없이 관람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야 비로소 예술 작품이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오류>

112p

<두 공주> 이 2중 초상 조각의 주인공은 프로이센의 프리데리케 황태자비와 그녀의 동생으로 역시 왕자비가 되는 루이제 자매다.

-> 황태자비가 훗날 프리드리히 빌헬름 3세의 왕비가 된 루이제이고 여동생이 프리데리케이다.

271p

이 교회는 독일 황제 빌헬름 2세가 선친 빌헬름 1세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이어서

-> 빌헬름 2세의 아버지는 프리드리히 3세이고, 빌헬름 1세는 할아버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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