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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 ㅣ 인문학 인생역전 프로젝트 5
이권우 지음 / 그린비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이다.
참새가 방앗간 못 지나가듯 이런 종류의 책이 나오면 마치 자기 계발서가 맨날 같은 내용이어도 혹시나 싶은 마음에 열어 보듯, 꼭 집어 들게 된다.
책에 관한 책, 독서법에 대한 책, 서평집 등은 대체적으로 독자를 만족시키기가 어려운 것 같다.
일단은 저자 자체가 전문성을 가진 필자가 아닌 경우가 많아 수준 있는 글쓰기를 하기가 어렵다.
이 책 같은 경우도 내용이 너무 부실하다.
분량 자체가 겨우 200 페이지를 넘었고 전반적으로 봤을 때 저자의 글솜씨도 썩 좋은 편은 아니다.
나름 몇 권의 책을 낸 사람이라고 하는데, 평균 이상은 아닌 듯 하다.
이런 점에서 표정훈씨는 확실히 글을 잘 쓴다.
<책을 읽는 방법>의 저자 역시, 간략하지만 전문적인 글쟁이답게 소설을 읽는 방법에 대해 핵심을 짚어 준다.
나에게 제일 실제적인 도움을 줬던 독서법에 대한 책은 다치바나 다카시의 책이었다.
<호머 부커스>에서도 나온 바지만 다치바나는 뛰어난 다큐멘터리 작가이고 그 사람의 독서법은 확실히 독서인들이 따라가고 싶은 모범이 된다.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여러 관점의 책을 읽으라는 조언은 무척 유용했다.
읽고 나서 글을 쓰라는 조언도 마찬가지.
사실 열심히 책을 읽다 보면 나중에 감상문 쓸 때 머릿속이 뒤죽박죽 되서 완전한 글쓰기가 되기 어려울 때가 있다.
나로서는 글쓰는데 시간 소모를 최소화 시키는 쪽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읽기 쪽에 더 투자하는 편이다.
논술 시험을 안 봐도 되는 직장인이라는 게 다행스럽다.
독서 인구의 감소는 하도 문제점이고 떠들어 대서 이제는 새롭지도 않다.
영상 세대에게 책이 얼마나 어필할 수 있는지는 어려운 문제다.
그러나 이번 와우북 페스티벌에서도 느낀 바지만 여전히 읽고자 하는 이들의 수요는 충분하고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필자진의 확보가 우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도 청소년 눈높이에 맞춘 교사 필진의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사실 교사들이야 말로 학생들을 일선에서 가르치는 집단인 만큼 훌륭한 필자가 될 자질이 가장 풍부하다는 생각이 든다.
번역에만 골몰하지 말고 각 계층과 세대에 맞는 훌륭한 필자들을 많이 개발하면 훨씬 독서 인구가 많아질 것 같다.
영상문화가 아무리 발달한다고 해도, 여전히 책읽기는 영상 매체에 비해 매우 능동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훨씬 더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
번역물은 일단 그 나라에서 성공한 것만 소개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반면, 한국의 현실과는 아무래도 거리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한계점이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국내 필자진을 확보하는 것이다.
아니면 얼마 전에 읽은 <레 미제라블>의 일본판 해설본처럼 국내 독자들을 위해 당시 상황을 풀어 써 주는 것이다.
하여튼 독서 인구의 증가를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왔으면 한다.
무엇보다 도서관과 서점의 변화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청소년들이야 입시 과목에 논술 등을 집어 넣으면 그만이지만, 승진이나 돈벌이에 아무 도움도 안 되는 직장인들은 어떻게 책읽기에 끌어 들일까?
독서 문화의 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도서관을 늘리고 홍보나 지역 행사를 자주 해서 도서관에 취업 준비하러 가는 게 아니라 책 읽으러 가는 분위기를 형성해야 한다.
요즘은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도서관의 중심 기능은 종합자료실의 대출 업무가 아니라 열람실의 수험생들 관리인 것 같다.
지역 주민들이 언제라도 도서관에 들려 가벼운 마음으로 책 한 권 빌려서 읽을 수 있는 공간의 확보, 독서 인구 증진에 중요할 것 같다.
또 서점 역시 단순히 책만 파는 곳이 아니라 만남의 장소로 이용되고 기분 전환 할 수 있는, 마치 쇼핑의 공간처럼 문화 공간으로 변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값만 생각한다면 누가 굳이 서점에 나가겠는가?
인터넷에서 주문하면 값도 싸고 편한데 말이다.
고르는 즐거움, 신간을 만나는 즐거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보다 편안하고 즐거운 문화 공간으로 변모해야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먹고 사는 경쟁이 더 완화돼야 한다.
시간이 있어야 책도 읽을 게 아닌가?
직장인들은 너무 바쁘고 치열하다.
주 5일제가 된 후 여가 시간이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자기계발이 아니면 즉 영어 공부가 아니면 교양으로서의 인문학 공부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도 요즘은 문화 재단 같은 데서 교양강좌를 많이 여는 것 같다.
보다 문화에 투자할 수 있는 여유로운 사회 환경이 되길 기대해 본다.
전체적으로 상당히 실망스러운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