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음모론은 사라지지 않는가 스켑틱 SKEPTIC 22
스켑틱 협회 편집부 엮음 / 바다출판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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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을 때는 중구난방인 것 같고 여러 글들이 실려 통일성이 부족해 보였는데 몇 권 읽다 보니 아주 괜찮은 잡지 같다.

다행히 도서관에서 정기구독 해 주고 있어서 다 읽어 볼 생각이다.

이번 호의 주제는 음모론이다.

세월호 인신공양설이니 미국 잠수함 폭격설이니 하는 음모론에 질렸는데, 이제는 우파에서도 부정선거론을 펴고 있으니, 음모론은 책에 나온대로 고통을 인지적, 감정적, 도덕적으로 설명하는 이론인 모양이다.

부정적인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든 사람들의 고통을 위로하고 설명하는 게 음모론인데 문제는 말 그대로 음모, 즉 사실이 아니라는 데 있다.

어떤 필자는 과거의 신정론, 즉 신의 섭리라고 해석한 것을 요즘은 온갖 잡다한 지식을 합쳐서 음모론으로 만든다고 한다.

인간은 어떤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원인을 필요로 한다.

대부분 부정적인 결과에 대해 원인을 찾으려 한다.

그런데 대체적으로 원인 규명이 힘든 경우가 많다.

인과관계를 찾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 그리고 이야기 만드는 능력이 탁월한 인간의 특성상 음모론은 확산되기가 매우 쉬운 듯하다.

더군다나 요즘 같은 소셜 미디어가 판치는 세상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비판적 사고 방식과 입증할 수 있는 증거일 것이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상대 주장의 허점을 지적한다고 해서 반대로 내 주장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진화론의 맹점을 지적한다 해도 바로 그것이 창조론을 입증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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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먹어야 하는가 - 한국 스켑틱 Skeptic 2015 Vol.2 스켑틱 SKEPTIC 2
스켑틱 협회 편집부 엮음 / 바다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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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스켑틱 잡지를 읽고 있다.

한 권의 잡지이면서도 읽어 볼 만한 다양한 주제들을 싣고 있어 일단 재밌다.

이번 책의 주제는 제목처럼 음식 혹은 영양학에 관한 내용이다.

음식이 곧 보약이라는 식약동원 사상을 갖고 있는 우리 정서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들도 있다.

음식이 약이 되는 경우는, 특정 영양소가 부족한 식이 결핍성 질환에서만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괴혈병에 걸린 사람에게 비타민 C가 풍부한 음식을 주는 경우에만 음식이 약으로서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외 우리가 막연히 생각하는 밥이 보약이다는 말은 그저 관념적인 서사일 뿐 의학적으로 의미가 있지 않다고 한다.

다들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이 많지만 저자들의 말에 따르면 인간은 구석기 시대 이래 잡식성으로 지구의 모든 환경에 잘 적응해 왔기 때문에 어떤 식생활을 영위해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한다.

육식 위주든 채식 위주든 극단적인 영양 결핍 상태가 아니라면 몸이 알아서 잘 적응하니 사실 먹거리 논쟁 자체가 의학적으로 크게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처럼 보약 좋아하는 문화권에서는 거부감이 들만한 주장들이다.

서양에서 유행하는 온갖 다이어트 방법들의 허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관점에서 설명한다.

요즘 유행하는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비롯 온갖 다이어트법의 핵심은 총 칼로리를 줄이는 것이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라는 게 핵심이다.

포만감을 느끼는 게 좋으니 가급적 요리를 해서 천천히 먹는 정도면 괜찮다고 한다.

비법을 주장하거나 상식을 벗어나는 이야기들은 결국 상업성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공포 마케팅에 대한 칼럼도 인상깊게 읽었다.

주제는 9.11 테러 이후 미국 정부의 과도한 정부 개입이지만 오늘날 코로나 사태와 비슷한 느낌도 든다.

저자들은 계속 미국 정부가 테러의 위험을 과대평가해 국민들의 생활을 억압하고 지나치게 과도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테러로 죽는 피해자 수가 교통사고의 1/10도 안 되는 게 현실인데 정부는 공포심을 과도하게 부추긴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코로나는 어떤가?

이 책은2015년에 나왔는데 최근호를 보면 한국 필자가 쓴 글에서 코로나 사태를 관리하기 위해 정부의 통제에 잘 따라야 하고 격리야 말로 가장 중요한 전염병 회피법이라고 심지어 중세 페스트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다.

정말 이것은 과도한 공포 마케팅에 해당되지 않는 것일까?

몇년 후에나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할테니 좀더 기다려 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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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진화심리학 - 한국 스켑틱 Skeptic 2015 Vol.4 스켑틱 SKEPTIC 4
스켑틱 협회 편집부 엮음 / 바다출판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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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잡지가 출간됐을 때 정기구독 할까 고민하다 차일피일 미루게 됐고 갑자기 읽고 싶은 욕구가 생겨 도서관에 신간 신청을 해서 받게 됐다.

잡지라는 형식답게 한 권의 책이 주는 안정감이 없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기사들이 많아 흥미로우면서도 약간 정신산만 하다.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회의주의 혹은 진화론에 관한 이야기들이라 계속 출간되고 있다는 게 반갑다.

잡지는 도서관에서 희망도서 구입을 안 해 준다는데 다행히 내가 다니는 도서관에서 몇 권을 비치해 줘서 쭉 읽어 볼 생각이다.

특히 이번 호는 내가 좋아하는 주제인 진화론에 입각한 심리학이라 메모할 부분이 아주 많았다.

위약 효과, 남녀의 질투와 외도 메커니즘의 차이, 사이비 오디오 과학의 실체, 젠더의 차이에 대한 일반인들의 오해 등을 흥미롭게 읽었다.

특히 발행인인 마이클 셔머의 "회의주의란 무엇인가"를 가장 인상깊게 읽었다.

우리가 과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혹은 회의주의적 자세를 견지하는 까닭은 삐딱한 비판론자가 되고자 함이 아니고 인간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 혹은 인간이라는 종의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진짜 지식을 얻기 위함이라는 말에 깊이 공감한다.

과학은 '진실'을 찾아가는 가장 유용하고 정확한 방법이기 때문에 우리는 과학을 신뢰하고 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보려고 한다.

종교나 정치적 올바름 같은 신념의 눈이 아니고 말이다.

'올해의 과학책 10선'은 다양한 책 소개는 좋았는데 국내 필자가 늘어야 한다는 말에는 공감하지만, 단지 편집북 수준의 책이 늘어나는 것은 질적 향상이 아닌 듯하다.

이정모씨의 "공생 멸종 진화"를 재밌게 읽었는데 그 중 한 꼭지가 다른 번역서에서 그대로 베낀 걸 보고 너무 실망스러워 한마디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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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인류 - 인류의 기원을 찾아나선 140년의 대탐사, 뿌리와이파리 오파비니아 5
앤 기번스 지음, 오숙은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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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들어도 너무 흥분이 된다.

최초의 인류라니, 수메르 문명 같은 역사적 인간의 기원이 아니라 말 그대로 인류의 시작, 유인원에서 갈라져 사람과가 생기면서부터의 진짜 우리 조상을 찾는 이야기다.

400 페이지 정도로 두껍고 어려울까 봐 걱정했는데 본격적인 학술서라기 보다는 화석을 찾아가는 과정, 화석 찾기와 인간의 기원을 밝히겠다는 열정에 넘치는 세계적인 과학자들의 이야기라 인문학 저서 같기도 하다.

과학적 연구와 발굴이 체계화된 나라들이라 그런지 이런 르포 형식의 발굴 이야기도 많이 출간되는 것 같다.

내 지식의 한계는 비틀즈 노래에서 따왔다는 그 유명한 루시가 우리 인간의 조상이다는 선까지였다.

루시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로 우리 인류와 같은 호모 속은 아니고 300만 년 전의 호미니드다.

지금은 그 윗대 조상들까지 밝혀져 있고 DNA 를 이용한 분자시계가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복잡한 인간의 계보는 하나의 깔끔한 단일선의 진화가 아니다는 정도까지만 이해했고 좀더 많은 책을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인류사적 지식 습득보다는 화석을 찾아다니는 세계적인 과학자들의 그 열정에 더 관심이 가고 감동을 받았다.

미국이라고 하면 자본주의의 최첨단이라 전부 뉴요커처럼 살 것 같은데, 과학자들의 이런 저서를 읽어 보면 말 그대로 드넓은 자연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정말로 자연 자체를 연구하게 되는 것 같다.

우리처럼 시골에서 물장구 치고 음풍농월을 읊는 도가적 자연이 아니라, 자연에서 화석을 발견하고 생태에 관심을 갖고 지질층을 분석하는 그런 과학적 호기심이 어린 시절 자연환경에서 생긴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정말로 동서양의 자연에 대한 접근법은 판이하게 다른 느낌이다.

우리 조상들의 화석은 아프리카에 묻혀 있는데 아프리카의 내전 때문에 발굴 허가를 얻지 못해 전전긍긍 하는 모습들이 안타깝다.

학문이 국경을 초월하기는 아직은 어려운 모양이다.

다른 것도 아니고 인류의 조상을 찾는 과학자들이라면 기독교인은 아닐 것 같은데도 대자연의 한가운데서 신을 찾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적어도 성경 근본주의자들이 말하는 그런 하나님은 아니겠지?


인상깊은 구절들을 옮겨 적다 보니 어디서 많이 본 문장이다 싶어 찾아 봤다.

아뿔사! 얼마 전에 읽었던 이정모씨의 <공생 멸종 진화>에서 내가 옮겨 적었던 바로 그 부분들이다.

눈으로 대충 읽을 때는 몰랐는데 한 문장씩 옮기다 보니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똑같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버젓이 번역이 되어 있는 책을 이렇게 그대로 옮겨서 자신의 책이라고 출판해도 되는 것인가?

인터넷 검색을 하다 보니 이 부분은 이정모씨가 중앙선데이라는 잡지에도 똑같이 베껴서 썼고 출처 표시도 안 되어 있다.

원래 대중 독자를 위한 책들은 이렇게 막 갖다 써도 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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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 멸종 진화 - 생명 탄생의 24가지 결정적 장면
이정모 지음 / 나무나무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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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대멸종에 대한 맛보기로 좀 쉬운 책을 골라 봤다.

그래도 어렵다.

진화의 생물학적 고찰 부분이 한번에 확 이해가 안 된다.

책 수준 자체는 과학 잡지에 연재된 거라 어렵지 않은데 내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

반복해서 자꾸 읽어봐야 할 듯.

우주의 탄생은 138억년 전이고 태양은 50억년 전에 태어났고, 지구는 46억년 전에 등장한다.

책에서 나오지만 내가 학교 다닐 때는 원시수프 이론을 가르쳤다.

유기물이 있는데 번개 같은 에너지가 가해져 생명이 탄생했다는 것이다.

요즘은 이런 학설이 폐기되고 깊은 대양의 열구에서 마그마가 끓어 오르는 곳에서 생겨난 암석 주변의 박테리아가 생명의 기원이라고 한다.

바다와 유기화합물, 에너지원이 있으면 어느 행성에서나 생명 활동, 즉 자가 복제가 가능하다고 하니 과연 화성의 생명 탐사 활동은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물에서 육지로 올라오는 이른바 발 달린 물고기, 잃어버린 고리 같은 틱타일락의 상상도가 흥미롭다.

흔히 새의 조상이라 알려진 시조새는 새하고는 관련이 없고 그냥 따로 진화해 온 다른 종류의 동물이라고 한다.

오히려 깃털 공룡이 곧 새라고 할 수 있다.

새는 곧 조류형 공룡인 셈이다.

이 깃털 공룡은 아주 오래 전부터, 새와 공룡의 공통 조상 때부터 있어 왔다고 한다.

새의 결정적인 특성이 바로 깃털인데 의외로 비행의 목적 보다는 보온, 구애 등이 먼저라고 하니 신기한 일이다.

두 발로 설 수 있는 육상 파충류만 공룡이라고 부른다.

멸종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아 재밌게 읽었고 역시 다른 책들을 좀더 많이 읽어봐야 개념이 잡힐 듯하다.



인류의 기원에 대한 부분은 방금 읽은 <최초의 인류>를 거의 흡사하게 베꼈다는 사실을 알고 좀 허탈하다.

이미 번역되어 있는 책을 이렇게 막 가져다 써도 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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