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명화 깊이 읽기
스광 외 지음, 탕쿤 외 옮김 / 민속원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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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값이 45000원이라 사기는 좀 부담스럽지만 도서관에서 빌려 읽을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책 판형도 크고 인쇄 상태도 아주 좋다.

특히 고굉중의 <한희재야연도>의 도판은 그림 자체도 화려한 색감이 돋보이지만 확대해서 구석구석 선명하게 보여줘 감상하는 즐거움이 크다.

장훤의 <도련도>의 색감도 놀랍다.

당나라 시대 작품이니 무려 1400년 전에 그려진 것인데 아직까지 이렇게 선명한 색감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송나라 휘종이 모사했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가 궁금하다.

휘종은 대단한 예술가였음이 틀림없다.

휘종이 직접 가르쳤다는 왕희맹이 18세 때 그린 <천리강산도>도 그 화려한 채색감이 놀랍다.

동양화라고 하면 먹으로 그려진 흑백 느낌이 나는데 채색화의 전통도 유구하고 화려함을 미처 몰랐던 것 같다.

대충 보고 지나치는 명작들을 꼼꼼하게 부분마다 확대해서 설명해 주는 방식이 아주 마음에 든다.

문화가 국력인가 이제는 서양화 말고도 동양화의 놀라운 매력을 알려주는 책들이 많이 나와 참 좋다.

그림의 기법이나 실력도 시대가 갈수록 발전하는 모양이다.

당나라 시대의 산수화를 보다가 오대의 산수화를 보면 입체감이나 묘사력, 채색감이 훨씬 세련되고 청나라로 오면 현대화와 다를 바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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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뮤지엄 건축 - 여섯 가지 키워드로 읽기
이관석 지음 / 열화당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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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중에서 미술관을 콕 집어서 서술한 책.

200 페이지 정도의 얇은 책이지만 내용이 알차다.

현대 건축에 관한 책을 읽을 때마다, 특히 건축가가 직접 서술한 책을 읽으면 마치 미학서를 보는 느낌이 들 정도로 현학적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현대 건축은 또 하나의 예술이 아닐까 싶다.

다행히 이 책은 아주 현학적이지는 않고 미술관 건축이라는 한정된 주제를 갖고 여러 미술관의 예시를 들어 이론을 설명하고 있어 이해하기가 좋았다.

솔직히 다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널리 알려진 미술관을 대상으로 해서인지 직관적으로 와 닿은 점이 좋았다.

정말 아쉬운 부분은 도판이다.

기왕이면 미술관 사진들을 컬러로 실었다면 얼마나 책이 풍부해졌을까.

아주 작은 흑백 도판들만으로도 미술관의 특징이 잘 보이긴 하지만 기왕이면 컬러 사진들도 바꾸어 다시 출간하면 훨씬 많이 읽힐 것 같다.

미술관은 단순히 소장품을 전시하는 건물이 아니라 어떤 책에서 본 것처럼 종교의 기능이 약해진 현대에 성스러운 예배당 역할을 하는 게 아닐까 싶다.

미술관 산책이라는 개념이 인상적이었다.

단순히 소장품을 보기 위해서만 가는 게 아니라 미술관과 그 주변의 공간까지 함께 즐긴다는 개념이 좋았다.

이제 미술관은 여행의 중요한 랜드마크가 된 것이다.

건축가들의 개성적인 표현이 매우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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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의 시대 탐미의 발견 이지은의 오브제 문화사 1
이지은 지음 / 모요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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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나왔던 책인데 개정판으로 다시 나온 모양이다.

처음으로 오브제 아트라는 것을 알게 해 준 책, 사진이 많아 무척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책이 두꺼워 시간이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사진이 1/3은 차지하고 글 수준도 평이해서 쉽게 잘 읽힌다.

루이 14세 시대부터 나폴레옹 시대까지 프랑스 가구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용준씨가 쓴 도자기 책에 이어 가구도 그림처럼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고 보니 유럽 박물관에 가면 공예관에서 오래 머물렀던 것 같기도 하다.

회화와는 달리 예술가의 이름은 잘 모르지만, 눈부신 공예품들에 마음을 뺏기고 한참을 봤었다.

책에 나온 저자의 말대로 당대 최고의 장인들이 평생에 걸쳐 갈고 닦은 실력으로 제작한 가구들이니, 과연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숭배될 만하다.

공예품은 특히나 나라의 부유함과 관련이 있지 않나 싶다.

루이 14세 시대부터 루이 16세에 이르기까지 혁명으로 왕정이 망해버릴 정도로 왕실의 사치는 대단했지만, 그런 화려한 문화가 가능했던 것도 그만큼 부유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조선의 사대부 문화가 검약을 강조했던 것과 달리 중상주의를 추구했던 프랑스에서는 화려함이 미덕이었고 그것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국력이 있어 우아하고 사치스러운 로코코 문화가 만개했던 것이다.



<오류>

120p

프롱드의 난을 뒤에서 조종한 야심만만한 콩데 왕자(앙리 4세의 종질)은 수시로 루이 14세를 감시했고

-> 콩데 왕자는 루이 2세 드 콩데인데, 앙리 4세의 종질, 즉 당조카는 그의 아버지인 앙리 2세 콩데이다. 루이 2세는 앙리 4세의 조카가 아니라 손자뻘, 즉 재종손이다.

282p

루이 15세는 유모 마담 방타두르와 삼촌 오를레앙 공을 제외하면 고아나 다름없는 유년기를 보냈다.

-> 오를레앙 공은 루이 15세의 삼촌이 아니라 재종조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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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본 중국명화
스광 지음 / 민속원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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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마음에 들어 중국 명화를 감상해 보고 싶어 도서관에 신간 신청한 책이다.

표지 그림은 북송 황제 휘종의 <선학도>이다.

아, 정말 번역본이 이렇게 훌륭하게 잘 편집되고 도판이 선명했던 책이 근래 있었나 싶을 정도로 정성이 가득 담기고 매우 개성적인 책이다.

오랜만에 별 4개 준다.

서너 명의 저자들이 같이 쓴 책인데 주제와 형식의 통일성도 좋고 무엇보다 도판이 깜짝 놀랄 정도로 너무 좋다!

이렇게 좋은 상태로 감상할 수 있다니 색채의 선명함에 감탄하면서 봤다.

역자가 한국인이 아니라 중국 대학의 한국어과 교수인데 번역도 아주 매끄럽다.

중국에서 좋은 책들이 많이 번역되는 것 같아 참 좋다.

지난 번 읽은 청나라 이야기도 비판 의식이 아주 돋보이는 훌륭한 책이었는데 이 책도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들과 그를 둘러싼 배경과 작품에 대해 찬찬히 짚어주는 좋은 책이다.

송나라 휘종 황제의 그림들은 본인이 직접 그렸다기 보다 나중에 어제라는 낙관만 찍었다는 얘기도 들은 적이 있어 약간 의구심이 들긴 한다.

워낙 훌륭하고 뛰어난 그림들이 많아 이런 의심이 드는 것 같다.

황제가 이렇게 프로 화가처럼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다는 말인가?

그래서 북송이 망했나 싶긴 하다.

북송 시대라고 하면 무려 천 년 전 그림인데도 상태가 너무 좋아 믿기지가 않을 정도다.

동양화는 서양화에 비해 밋밋하고 입체감도 떨어진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몰라서 하는 소리였다.

오히려 검은 색 먹 하나만으로 엄청난 대작을 그려내는 중국 화가들의 솜씨가 참으로 대단하다.

검은색 먹의 농담 속에 간혹 등장하는 옅은 채색이 훨씬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조맹부의 대표작인 <작화추색도>가 그렇다.

글씨는 어쩜 그렇게 잘 쓰는지, 이런 게 바로 서예라는 예술이구나 싶다.

그래서 조선 시대 때 조맹부체가 유행했었나 보다.

휘종의 뾰족한 수금체도 개성있고 인상적이었다.

서예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옛 사람들의 글씨를 보면 왜 중국에서 붓글씨를 예술의 경지로 추앙했는지 알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금나라와 화친하고 악비를 죽인 무능한 임금으로 알려진 남송 고종의 서첩도 아주 훌륭하고 멋지다.

그러고 보면 황제나 고관대작들은 다들 문화적 엘리트였던 것 같다.

귀족문화라고 하면 막연히 사치와 낭비만 떠올리지만 사실은 높은 수준의 심미안을 가진 교양계층이었던 모양이다.

수묵화의 매력은 그림과 어우러지는 제화시에 있는 듯하다.

그것을 해석하면서 그림 감상의 깊이가 훨씬 깊어진다.

안타까운 것은 중국을 그렇게 떠받들고 살았으면서도 왜 조선에는 문화적 교류가 극히 드물었는지다.

개자원화보 같은 목판 인쇄물 말고 직접 이런 그림들을 중국으로 건너가 감상할 수 있었다면 우리의 유명한 화가들 정선이나 김홍도 등의 실력이 훨씬 발전할 수 있었을텐데 이런 점이 참 의문이고 아쉽다.

루벤스도 스페인 궁정 화가였던 벨라스케스에게 이탈리아를 여행하고 오라고 충고하지 않았던가.

직접 명작을 접할 수 있다면 대가들의 경지가 더 높아질텐데 문화적 교류가 없었다는 사실이 참 아쉽다.



<오류>

237p

왕감은 명대의 유명한 문인인 왕세정의 증손자로, 마찬가지로 동지창으로부터 직접 가르침을 받았다.

-> 동지창이 아니라 동기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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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 할 52가지 - 음악평론가 최은규의 클래식 감상법
최은규 지음 / 소울메이트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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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산 책은 아닌 것 같고 책장에 꽂혀 있어 읽게 됐다.

아빠가 샀던 책인가?

너무 특색이 없고 밋밋해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게 없다.

악기에 대해 찬찬히 설명해 주는 부분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

교향악만 있는 게 아니라 다양한 실내악들도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연주회장에 가서 직접 들으면 훨씬 감동이 클 것 같은데 아쉽다.

확실히 나는 듣는 것보다는 보는 게 좋다.

보이지 않은 추상적인 음악을 창조해 내는 작곡가들은 확실히 천재들이다.



<인상깊은 구절>

145p

세레나데가 시간이 갈수록 점점 쇠퇴한 데 비해서 녹턴은 쇼팽이라는 뛰어난 작곡가 덕분에 19세기와 20세기까지 많은 사랑을 받는 음악이 되었다. 그런 걸 보면 훌륭한 작곡가의 존재가 음악형식의 발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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