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아파트였던 건 알지? 내가 젊었을 때 이런저런일을 하며 자주 들렀던 곳이야. 그때 내가 언제 이런 집에 살수 있을까 좌절하면서, 절망에 빠져서 저기 담벼락에 기대서담배를 피우던 기억이 생생해. 근데 이거 봐. 여기 와 있잖아.선 넘지 않고 함부로 꿈꾸지 않은 대가로 돈 한 푼 들이지 않고서! - P149
어제의 행복이 비참함과 불행으로 전환되는 오늘이 진저리나게 서글프다.희망과 절망 사이의 줄다리기가 버겁다. - P146
꿈을 따른다는 이유만으로 불행해진다면 어떤 목적으로 살아야 할까. 나는 한동안 답할 수 없는 질문에 갇힌 채 방을 빠져나가는 할아버지의 뒷모습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어야 했다. - P132
오후에 상담을 온 할머니는 나이가 드니 습진 때문에 손끝이 자꾸 갈라져 생활 속에서 겪는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했다.삶의 끝자락에 다다라 마음에 품은 고민이 손끝의 습진 정도라면 성공한 인생 아닐까? - P90
가슴속에 켜켜이 쌓인 단어가 너무 많을 때, 마음의 다락방에 처박힌먼지 쌓인 실타래가 너무 단단하게 얽히고설켜 도무지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알 수 없을 때, 사람들은 침묵을 택한다. - P28
순식간에 접속이 끊기고나는 어두운 창에 비친 현실의 나와 마주했다. 좁고 깜깜한 방안에서 땀에 젖은 헝클어진 머리로 앉아 있는 진짜 나 말이다.이상과 현실의 격차는 사람을 한없이 작고 남루하게 만든다. - P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