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잔을 석양에 가져다 대자 와인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석양을 마시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름답다는 수식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그런 분위기였다. - P157
나 또한 나중에 죽고 나면 다른 이가 이집의 주인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집의 진짜 주인은 누구인가? 그에 대한 답은 아무도 주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집은그렇다. 잠시 자신의 생을 사는 동안 빌려 쓰는 공간이다. 누구의 것도 아니지만 동시에 모두의 것이기도 하다. 그 공간에 수백 년에 걸쳐 여러 사람의 흔적이 남는다. 그 흔적은 차곡차곡 쌓여 그 집의 역사가 된다. - P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