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문장으로 자기를 소개하면 되는데, 그중 하나에는반드시 거짓말이 들어가야 해. 소개가 끝나면 다른 친구들이 어떤 게 거짓인지 알아맞힐 거고. 그럼 나머지 네 개는자연스레 참이 되겠지? - P14

바람돌이는 채운이 실수할 때마다 ‘배움이란 원래 그런 거‘라며
‘세상에 틀리지 않고 배울 수 있는 언어는 없다‘고 했다. - P23

꼭 경치가빼어나거나 유서 깊은 장소가 아니어도 괜찮았다. 자신이다른 이름으로 살 수 있는 곳, 검색이나 추적이 안 되는 곳이면 족했다. 거기가 어디든 지저분한 소문이 못 건너오는곳, 아버지도 하느님도 못 따라오는 곳이라면 모두. - P26

-그래? 넌 이야기가 왜 좋은데?
지우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끝이...... 있어서?
소리가 신기한 듯 목소리를 높였다.
-난 반댄데
-뭐가?
-난 시작이 있어 좋거든. 이야기는 늘 시작되잖아.
지우가 잠시 먼 데를 봤다.
-이야기에 끝이 없으면 너무 암담하지 않아? 그게 끔찍한 이야기면 더.
소리도 시선을 잠시 허공에 뒀다.
-그렇다고 이야기가 시작조차 안 되면 허무하지 않아?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잖아. - P66

-가난이란.....
지우는 문득 교실 안이 조용해지는 걸 느꼈다.
-가난이란 하늘에서 떨어지는 작은 눈송이 하나에도 머리통이 깨지는 것.
지우는 여전히 떨리는 목소리로, 그렇지만 조금 의연해진투로 다음 문장을 읽어나갔다.
-작은 사건이 큰 재난이 되는 것. 복구가 잘 안 되는...... - P85

채운아, 어제 너는 여기 왔지. 지도에도 잘 안 뜨는 곳에기댈 만한 어른 하나 없이 너 혼자 왔지. 네 또래 아이들은잘 모르고, 또 몰라야 하는 장소로, 환기가 잘 안 돼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냄새가 고인 곳으로, 나를 만나러. - 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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