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가 되고 싶어 - 읽고 옮기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개정판
이윤정 지음 / 동글디자인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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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면, 정말 행복할까?”

책을 읽기 전, 옮긴이를 보게 된다. 가끔씩 번역가라는 직업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하면서 책을 옮긴다는 행위가 멋지게만 느꼈다.


그런데 이윤정 작가님의 『번역가가 되고 싶어』는 그런 환상을 조용히 걷어낸다. 대신, 진짜 번역가의 삶을 솔직하게, 하지만 다정하게 보여준다.


📚 작가님은 두 아이의 엄마이자, 집에서 일을 하는 프리랜서다. 샘플 번역을 준비하고, 메일을 보내고, 마감에 쫓기고, 다시 고치고 또 고치는 삶을 꾸밈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이 책은 그런 반복적인 하루하루를 아주 담백하게 풀어낸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단단함은 절대 평범하지 않다.


📚 책을 읽는 동안 가장 많이 밑줄 그은 말은 “번역은 숲을 옮기는 일”이라는 구절이었다. 단어 하나를 옮기는 데 몇 시간을 쏟기도 하고, 작가의 의도를 오롯이 전달하기 위해 수없이 고치는 일. 번역이란 말 그대로 ‘자기 자신을 지워내고 남의 목소리를 빛내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이 고되고 외로워도, 멈추지 않는 사람만이 번역가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그저 걱정 없이 번역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생겼다. 


📚 특히, 이 책이 특별했던 건, ‘꿈’이라는 단어를 빌려 자기애를 포장하지 않았다. 현실적인 번역료 이야기, 일감을 받지 못했던 날들, 작업 중간에 스스로를 의심했던 순간들. 하지만 그러면서도 계속 손을 놓지 않았던 작가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좌절하고 포기할법한 순간도 있을 법한데 작가님은 계속해서 번역가 문을 두드렸고, 이뤄내신 것이다. 그게 바로 작가님이 보여주는 번역가의 모습이었다. 진심 멋졌다.👍 


📚 나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살고 싶다고, 자주 말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그 말 앞에 ‘얼마나 견딜 준비가 되었는지’를 먼저 묻고 싶어졌다. ‘좋아한다’는 마음 하나로는 부족한 세계. 하지만 그 마음만으로도 시작할 수는 있는 세계인 것이다.


삶의 방식으로서 ‘번역’을 택한 한 사람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겐 충분한 나침반이 되어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 만일 번역가를 준비하고 있다면 좌절하지 말고, 작가님의 책을 통해 희망을 가지고 계속 도전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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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사랑
문녹주 지음 / 고블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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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탁월한 상상력으로 동양적 세계관의 대체 현실을 설계해 온, 문녹주 작가의 첫 소설집 『지속 가능한 사랑』.


어떤 사랑은 오래가는 게 아니라, 오래 기억되는 거였다.

문녹주 작가의 『지속 가능한 사랑』은 사랑과 관계, 연대와 단절에 대해 묻는다.


책을 외우는 노예, 엄마의 가상 세계, 좀비와 기후 위기.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야기마다 아프게 박히는 건 결국 ‘사람’이었다.


🌿 이 책을 읽으면서 특히, 「어머니의 도원향」, 「금서의 계승자」, 「지속 가능한 사랑」, 이 세 편은 오래 마음에 남았다.


「어머니의 도원향」에서는 죽은 엄마가 남긴 비밀스러운 가상공간이 나온다. 현실에선 다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가상 세계에서는 흐릿하게 울린다. 딸은 엄마의 환영을 따라 걷고, 끝내 도달한 곳엔 말보다 깊은 감정이 있다. 기억은 끝나도 사랑은 계속된다는 걸, 그렇게 조용히 말해준다.


「금서의 계승자」는 목소리와 기억, 책이 가진 힘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지식을 지닌 노예를 ‘책’이라 부르는 세계. 그 세계에서 소년과 소녀는 책을 넘기듯 서로를 이해하려고 애쓴다. 이야기가 끝났을 때, 관계란 건 얼마나 쉽게 찢기고 또 어떻게든 이어지는지를 곱씹게 된다.


그리고 「지속 가능한 사랑」.

‘엄마’라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복잡해지는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는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사랑은 때로 오래가는 게 아니라, 끊어졌던 걸 다시 마주할 수 있는 용기에서 시작된다는 것. 모녀가 겪은 단절과 마주침은, 너무도 낯익고 아프다. 읽는 동안 여러 번 숨을 고르게 했다.


🌿 ‘지속 가능’하다는 말이 자꾸 마음에 걸린다.

감정은 쉽게 닳고, 관계는 균열이 생기고, 사람은 바뀌는데 그럼에도 이 책은 말한다.


지속 가능한 건 결국 마음이라고.

잊지 않으려는 의지, 이해하려는 시도, 말 대신 남은 침묵 속의 감정.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면, 그리고 그 사랑이 언젠가 끝날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안고 있다면, 이 책은 그런 우리를 조용히 껴안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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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사람들 - 보이지 않는 곳에서 청와대를 받치는 사람들의 이야기
강승지 지음 / 페이지2(page2)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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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사는 집,

저는 청와대에서 일합니다”

뉴스에는 나오지 않는 청와대의 진짜 하루


📜 강승지 작가님은 청와대에서 7년 넘게 근무하며 정권이 세 번 바뀌는 동안 자리를 지켰다.


『청와대 사람들』은 스물다섯 번의 계절, 세 번의 정권 같은 자리에 남은 한 사람이 기억하는 청와대의 풍경과 사람들을 담은 에세이.


정치, 외교, 경호, 의전, 기록, 조경, 행사, 보안, 통신 등 수많은 기능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거대한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청와대' 안에서 근무하는 수많은 '사람들' 이야기를 통해 그곳에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를 느끼게 된 도서.


📜 『청와대 사람들』. 처음 책 제목을 보고, 평생 접할 일 없을 것 같은 청와대 사람들의 이야기라니..!! 너무 기대되는 도서가 아닌가?!!! 서평에 선정되어 읽을 수 있다니 너무 행복하다. 🥰🍀


📜 책을 통해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일상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청와대에서 일하니까 막연하게 편하고 좋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보안 때문에 폴더 폰을 사용하고, 스마트폰의 카메라는 보안상 사용불가. 배달은 내부까지 안된다는 점 등 보안으로 인해 많은 현대문물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그 느림의 미학을 여전히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 낭만 있어 보였다. 예전에 폴더폰을 쓰던 시절 문자를 보내더라도 덜어내고 정제해서, 급한 건 통화를 통해 전달하고, 그리고 대면 회의까지..! 보안 때문이지만 따스한 문화처럼 느껴졌다.


📜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청와대 사람이라면 고위급 공무원들과 대통령을 그래도 자주 접할 수 있겠지 생각했었다. 


대통령께서 점심에 직원 식당에서 함께 식사한다는 방송으로 식사를 했음에도 한 번 더 하러 간다는 것도. 너무 신기했다. 진짜 모든 게 생소하고 신기한 이야기뿐이었다.✨


거기에 각 정권마다 특색이 다른 도장까지.. 청와대에 대해 1도 몰랐는데 살짝 찍먹한 느낌은 마치 환상의 유니콘을 만난 느낌이었다. ㅎㅎㅎ


📜 마지막 청와대가 개방되면서 겪은 혼란스러움까지 읽으며 확실히 느꼈다. 그 당시 나도 청와대에 구경 가고 싶단 생각은 막연히 했었는데 이 글을 보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그저 작가님께서 평온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계시길 바랄 뿐이다.


📜 청와대 그 안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들이라면 그리고 청와대에 호기심이 있는 분들이 이 도서를 읽는 다면 정말 흥미 있게 읽을 것이다. 진심 존잼 에세이!! 완전 내 취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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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살아도 괜찮은 걸까? - 손으로 그린 봉구의 생각 노트
서범강 지음 / 휴먼큐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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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웹툰산업협회장 서범강 작가님이 직접 쓰고 그린 『이대로 살아도 괜찮은 걸까?』는 '봉구'라는 친숙한 캐릭터의 일상 만화다. 이 도서는 제목 그대로 살아가도 괜찮은지 고민하던 저자가 자기의 감정과 생각, 나름의 답을 한 획 한 획 손으로 직접 표현한 에세이 툰.


작가님께서 아날로그 방식으로 그림을 그린 이유는 언제 어디서든 그릴 수 있는 자유, 각오와 집중을 이끌어내는 방식, 손 그림만의 희소성과 가치에 대한 믿음이었다.


그래서 시간이 생길 때마다 어디서든 종이를 꺼내 그림을 직접 그리셨는데 펜마저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1000원짜리 펜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셨다. '전문가는 도구는 거들 뿐이구나'를 느끼게 했다.


📜 신중하게 화면을 구성하고, 그리고 싶은 주제의 메인 이미지를 그려 넣었을 작가님을 상상하며 읽었다. 한 컷 한 컷 모두 주옥같았다. 이 모든 게 수작업으로 이뤄진 거라니.. 존경심이 생기면서 멋지다란 생각이 들었다.


작가님께서 너무 뼈 때리는 말이 많아 정말 공감하면서 읽었다. 추후 시리즈물로 『병원에 산다』도 출간된다고 하니 기대하고 있어야겠다. 



📜 정말 많은 컷들이 있었는데 틀린 말 1도 없었다. 다 사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싶었지만.. 한계가 있어 고르고 고른 사진 몇 장만 올려 여전히 아쉬운 마음뿐이다. 아직 이 책을 안 읽었다면 강추!!


인생 선배의 값진 조언을 정말 유쾌하게 읽을 수 있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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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한국사
김재완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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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는 살아 있는 이야기’라는 말을 진짜로 실감하게 해주는 책. 김재완 작가님의 『기묘한 한국사』는 우리가 교과서에서 보지 못했던, 기묘하고 인간적인 역사 에피소드들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내고 있다.


세한도, 정감록, 광개토대왕비를 둘러싼 외교 논쟁, 박문랑&박효랑 자매의 효를 기리는 이효각 등. 역사적 사건을 다루되 정제된 서술보다는 진짜 인간의 감정과 욕망이 살아 있어서 몰입감이 엄청났다. 읽는 내내 도파민 장난 아님!👍


📜 인상 깊게 남는 에피소드가 3가지 정도 있다.


먼저, ‘파평 윤씨와 청송 심씨’의 묘소 분쟁. 단순한 땅 싸움이 아니라, 조상의 명예를 건 체면 싸움으로 번졌고, 결국 관에서 내린 곤장형으로 인해 윤씨 측 사람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까지 벌어졌다. 조선 사회의 '가문 중심 문화'가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였고, 사람 사는 모습은 시대가 달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건 세한도 이야기. 일본에 넘어갔던 그 그림을 되찾기 위해 손재형이라는 인물이 보여준 집념이 진짜 감동적이었어. 문화재 환수의 과정이 단순한 외교 문제가 아니라, 누군가의 평생에 걸친 고집과 애정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 마지막, 박문랑과 박효랑의 아버지 박수하가 취조 중에 사망하게 된다. 박수하 집안에서는 난리가 난다. 박문랑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박경여 조부의 시신을 관에서 꺼내 불을 질러 태운 후 자결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여동생은 남장을 하고 임금 행차에 억울함을 호소하여 모습을 보며 그녀의 당참에 혀를 내둘렀다.


📜 책은 짧은 에피소드 형식이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고, 역사에 큰 관심이 없던 나 같은 사람도 한 편 한 편 순식간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소설보다 재밌고 영화보다 흥미진진한 한국사 미스터리'라는 소개문구가 이보다도 찰떡으로 잘 어울리는 도서가 있을까? 한국사 흥미 없는 사람이 읽어도 완전히 몰입하게 되는 마성의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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