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양이에게 GPS를 달아 보았다 - 한밤중의 숲, 반경 2킬로미터의 대모험
다카하시 노라 지음, 양수현 옮김 / 하루(haru) / 2020년 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고미를 뿜뿜하며 고양이가 한마리 앉아있다.
어떤 이야기가 숨겨있을지 휘리릭 넘겨본다.
책을 열어 본 순간 내 눈은 반짝였다.
오호~ 아이들의 실사가 담겨져있다. 이런 횡재가 하하하하
너무나 귀여운 아이들의 생활이 궁금해진다.
도시에서 살던 집사는 오이타현의 구니사키반도로 이사를 하게되고 그 해 6월 4마리의 고양이 가족을 만나게 된다.
도쿄에서 이미 고양이 자매를 키웠던 집사였다.
하지만 아이들이 고양이별로 돌아간 후로 마음이 아파 다시는 고양이를 키우지 않겠다고 맹세를 했던 집사다.
고양이를 안 키워 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키워 본 집사는 없다.
어디선가 주워들었다.
집사들 사이엔 간택이라는 표현이 있다.
고양이와 집사 사이에서 사람의 의지따윈 중요하지 않다 그저 냥님의 의지로 모든게 결정된다는 함축적인 표현이다 후훗
그렇게 집사는 4마리의 고양이에게 선택당해진 것이다.
하지만 간택 되었다고 해서,
집사가 준 사료를 먹는다고해서,
집사가 제공한 잠자리를 맘에 들어한다고해서,
끝나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집 안에 들여 키우고 싶은 마음이 천장을 뚫지만 일단은 집 밖에서 기르는 고양이다.
아직 그들과 적당한 거리를 두는 와중에 새로운 가족이 등장한다.
이번엔 4쌍둥이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부터 보내고 싶지 않았다. 이렇게 나는 새끼 고양이들을 정식으로 받아들였다. _1장 여섯마리 고양이와 만나다 p42
2년전 베리의 다섯 아이들을 분양보내고 당시 미호[현 베리] 분양글을 올렸을때 생각이 난다.
솔직히 다섯 아이들이 너무 순식간에 입양이 되고 베리마저 보내면 난 너무 허전할 거 같았다.
하지만 다섯 아깽이와 다르게 미호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난 장여사에게 아무래도 성묘는 매력이 없나보다 하면서 미호가 우리 가족이 되도록 많은 어필을 했다.
결국 분양글따윈 우리 기억에서 사라지고 중성화까지 했는데 우리가 데리고 살아야지뭐 하는 장여사의 결정이 났다
그렇게 미호는 베리로 우리 집 막내로 들어와서 상전으로 군림하고 계시다.
저 문장을 보는 순간 마치 그때의 내 마음을 들켜버린걸 감추려는듯 과하다 싶을정도로 웃어제꼈다. 장여사 미얀! 사실 그럴 마음이 1도 없었어 하하핫 사실은 장여사도 알고있었지?
엎어져서 킥킥 거리고 있는 집사가 대췌 왜 이러는지 궁금한 베리님께서 오셨다가 이내 흥미를 잃고 잠을 청한다.
책 읽으라고 배려해준다며 집사는 고마워한다. 책을 읽게 해주신 베리님께 충성을 맹세한다!
그렇게 8마리의 고양이와의 동거인듯 동거아닌 동거가 시작이 된다.
즐거운 나날들만 이어지던 어느날,
집사에게 찾아온 쿠로의 죽음.
너무나 갑작스런 쿠로의 죽음으로 고양이별로 돌아간 베리의 아이가 생각나서 펑펑 울고 말았다.
쿠로처럼 올블랙이었던 그 아이는 에리카처럼 좀처럼 곁을 주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좋았다. 아침마다 찾아오는 그 아이들이 난 그냥 좋았다.
날이 조금 풀린 겨울날,
아침을 챙겨주고 돌아와 밥을 먹는둥 마는둥 그 귀여운 아일 보겠다며 문을 열었는데 발코니 끝에 아이가 누워 있었다.
급히 다가갔는데 그 잠깐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초점을 잃은 아이는 버둥대며 누워있었다.
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병원으로 데려갔는데. 아무래도 힘들거같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아이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게끔 진통제 처방을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는 계속해서 버둥댔고...잠시 눈을 뜨는것 같더니 잠시후 고양이 별로 돌아갔다.
병원에서 이름이 뭐냐는 말을 들었던게 갑자기 생각이 나서 이름도 없이 가버리는게 안타까워 불사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길고양이에게 밥을 준다는건,
언제나 이런 갑작스런 슬픔도 감당해야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많은 이유들로 집고양이가 된 6마리의 아이들, 시마시마, 쿠츠시타, 히데지,치,시마형,푸
육남매가 된 그들의 하루하루가 소개된다.
멍멍이 경찰 아저씨
멍멍이 경찰 아저씨라는 제목은 쿠로의 죽음 이후로 너무 즐겁기만 했던 나는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건 아닌가 긴장했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다른 이 반전은 무엇?
즐겁고 사랑스러운 규칙이다.
아 이렇게 사람 가지고 장난치기 있나요?
마치 내 눈 앞에 있는 듯 그들의 일상이 나의 고단한 하루에 기쁨이 되어준다.
하루종이 같이 지내면서도 그들의 하루가 궁금한 건 어쩔수 없는 집사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그들이 일상을 웃고 즐기며 공감하는 사이 드디어 책의 제목이 등장했다
고양이에게 GPS를 달아보았다.
정말 이렇게까지 정교할 일이냐며 혀를 내둘렀다.
돌아다닌 고양이도 대단하지만 집사의 이 정교함은 대췌 무엇?
이건 마치 범인을 잡는 경찰?
가끔 나는 왜 이렇게 고양이가 좋은지 궁금해질 때가 있다.
그들은 내게 아무것도 해 주지 않는다. 나 역시 그들에게 필요이상의 일은 하지 않는다.
제2장_매일 고양이와 산책을 p124
집사라면 한번쯤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그리고 모든 집사들의 마음이 아닐까?
그저 그들과 함께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 사진은 나에게 전혀 뜻밖의 삶을 꿈꾸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