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다시 벚꽃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2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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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621페이지, 24줄, 24자.


(본 블로그의 글은 줄거리가 포함되거나, 감추어진 비밀 등이 묘사될 수 있습니다.)


때는 대략 1836-7년 경입니다. 지방 호족의 작은 무사가 호족 내의 세 겨루기에 희생되어 할복하게 됩니다. 죄목은 뇌물죄. 그래서 멸문되었기에 아내는 작은 아들을 에도로 보내 복권을 하려고 노력중입니다. 아무튼 그런 명목으로 에도 대행에게 와 보니 다른 명령이 떨어집니다. 시키는 대로 서적상에게 붙어서 필사를 하면서 살아갑니다. 본래 임무(남의 글을 완벽하게 흉내낼 줄 아는 사람 물색하기)는 개점휴업 상태.


그래서 이야기는 대충 주변을 소개하거나 단서를 흘릴까 말까하는 그런 정도이면서 술술 흘러갑니다. 미야베 특유의 솜씨이지요. 사람 사는 이야기가 슬그머니 흘러가는 것.


결과는 중편이 넷입니다. 쇼노스케가 공통으로 등장할 뿐인 별개의 이야기 네 개. 따라서 [도미칸 나가야] [미야노 애향록] [납치] [벚꽃박죽]은 각각 쇼노스케가 에도 도미칸 나가야에 살게 된 연유, 동명이인 쇼노스케를 찾는 미야노 무사가 들고 온 암호문 이야기, 대여점 딸의 납치 자작극 이야기, 쇼노스케를 앞에 세운 시게히데의 미끼 작전의 종료를 다룹니다.


그나저나 밥을 77공기나 먹어치우다니 말이 됩니까? 대망 같은 걸 보면 노부나가나 이에야스가 싸우다가 돌아와서는 4-5 공기를 더운 물에 말아 먹고 다시 나가죠. 한 되가 800그램이고 대략 8-10공기 정도 나올 테니 한자리에서 8kg나 먹어치운다는 걸까요? 서너 되를 한자리에서 먹어치운다는 이야기는 종종 들어봤지만 1말이나 먹다니 대단하군요.


등장인물(가나다순)


사카자키 시게히데(번저 에도 대행, 사토에의 첫 남편의 숙부, 호=도코쿠), 와카(19살, 재봉점 와다야 딸), 지헤에(서적도매상 무라타야 차남, 대여점 운영), 후루하시 쇼노스케(낭인, 22세), 


나가호리 긴고로(오슈 미야노 번 무사, 전 번주 가즈마사의 수발인), 미마스 효고(나가야 근처에서 죽은 무사, 본시 야마가타 가), 부베 곤자에몬(글방 훈장, 낭인), 오다시마 가즈마사(미야노의 전 번주), 오다시마 가즈타카(미야노의 현 번주), 오시코미 고멘로(익명 대서인의 필명), 이가키 리쿠(쇼자부로의 아내), 이가키 쇼자부로(대서인), 지바 아리쓰네(도가네 번주), 후루하시 가쓰노스케(쇼노스케의 형), 후루하시 사토에(쇼노스케의 어머니, 니지마 가 출신, 1사별, 2이혼), 후루하시 소자에몬(쇼노스케의 아버지, 가즈사 국 도가네 번 소속, 할복사)


가나에(와카의 어머니), 가쓰에(기치의 어머니), 가요(히데의 딸, 7살), 간에몬(도미칸 나가야 관리인), 간타로(장어구이집 도네이 주인), 고로베에(미마스가 묵은 나가야 관리인), 고베에(무라타야, 지헤에의 형), 구로다(지바 가 가로), 기치(대여점 미카와야 딸), 긴(도라조의 딸), 다쓰(쇼로쿠가 말하는 와다야의 우두머리 하녀, 용이란 뜻), 다쓰(다쓰키스의 어머니), 다쓰키스(입주민, 고물 노점상), 다이치(골목대장, 12살), 덴지로(유키의 현 남편의 아들), 도라조(도붓장수, 다이치의 아버지), 리에(가와센 주인), 마키(가와센의 하녀), 미치(간타로의 아내), 사에키(노사, 번 겟쇼칸), 쇼로쿠(필묵장수, 로쿠스케), 시즈에(노래 선생, 동명이인 후루하시 쇼노스케의 옛 연인), 시카(채소행상, 시카조의 아내), 시카조(채소행상), 신스케(가와센의 요리사), 쓰타(와다야의 하녀 우두머리, 담쟁이넝쿨이란 뜻), 유키(기치의 생모), 주에몬(미카와야, 기치의 아버지), 후쿠토미야(목재상, 나가야 주인), 히데(나가야 입주민, 세탁부)


160509-160509/16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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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등, 닫힌 문, 출구 없음
김비 지음 / 산지니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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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256페이지, 23줄, 25자.


(본 블로그의 글은 줄거리가 포함되거나, 감추어진 비밀 등이 묘사될 수 있습니다.)


동반 자살을 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아이에게 추억을 남기자는 아내의 제안에 남수 일가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다는 160층 빌딩에 옵니다. 갑작스레 내몰려 비상구라고 생각되는 곳에 들어섰지만 붉은 등만 있는 이상한 곳이여서 되돌아 나가려 했으나 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그다지 높은 층이 아니었다고 생각되어 아래로 내려가 보았지만 16층이나 내려가도 똑같은 구조일 뿐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그래서 올라왔더니, 13층 만에 머물러 있던 아내와 환이를 만났습니다.


노력하였으나 제자리에도 도달하지 못한 남수입니다.


아래가 막막하니 올라가는 길을 선택합니다. 먼저 만나게 된 사람은 여기서 물품 정리 아르바이트를 했었다는 수현. 불룩한 배낭이 수상합니다. 결국 정리 덜 된 건물이라 창고에서 값비싼 물품을 빼돌려놓았다고 하네요. 반값에 팔아도 몇 천이라면서. 하지만 한참을 내려가도 제일 밑층인 지하 12층은 보이지 않아 도로 올라가게 됩니다. 다음에 만난 사람은 구두를 사러 온 정화. 겨우 취직이 되었더니 기초생활수급자에서 탈락하여 더 궁핍해졌다고 말합니다.


수상해 보이는 수현 때문에 주머니에 넣어둔 -- 이 건물 들어오기 직전에 구입한 것이다. -- 칼을 자꾸 만지작거리게 되는 남수입니다. (집에 가서 죽을 사람이 칼은 왜 샀죠?) 이제 두 사람을 더 만나게 됩니다. 치매에 걸린 것 같은 노인과 면접하러 왔다는 목정이란 남자. 그런데 방송이 나옵니다. 아래로 내려가서 기다리라고. 권위에 복종하는 건 조직사회 구성원의 특성이니 다들 내려갑니다. 내려가다 보니 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네요.


몇 사람이 말하기를 고위층이 탈출하기 위하여 일반인들을 아래로 보내는 것이라는 설을 주장합니다. 윤중토가 대표 격입니다.


아무튼 모두의 공통점은 들어가지 말라고 표시된 빨간 띠 너머의 공간으로 들아온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한참 오르다 다시 아래에 문이 열렸다기에 달려가자 조롱하는 말이 들려옵니다. 여기도 마찬가지인데, 쉬자고. 기다리다가 탈출하자고. 그래서 다시 올라갑니다. 가다가 수현과 정화는 그냥 여기(이 세상)를 즐기겠다면서 아래로 천천히 내려갑니다. 더 오르니 공통 통로가 열렸다는 사람을 만나고, 더 가니 사람들이 어떤 사람에게 축복을 받은 다음 허공으로 몸을 던집니다. 다시 살아난다면서.


금이는 파란 트레이닝 복을 입은 남자를 따라가며 칼로 찌릅니다. 그녀는 회복하는 듯해 보이네요.


한참 올라가던 그들에게 이번엔 빨간 띠로 막힌 문이 보입니다. 다시 선택의 시간입니다. 열어 볼까 아니면 그냥 무시하고 계단을 오를까?


<모르는 공간에서 믿을 것은 무엇인가>가 주제 중 하나일 것 같은데, 그건 사람에게 '왜 사냐?'고 묻는 것과 비슷합니다. 정답은 '태어났으니까 산다.'겠죠. 그건 선택의 차원이 아니니까요. 마지막 부분을 다르게 해석하면 이들은 이미 죽은 자들일지도 모릅니다. 죽은 걸 모르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뭐 목적없이 살면 그게 죽은 거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등장인물(호칭순)

김해숙(허명식의 국민학교 동창), 남수, 목종(자칭 면접남), 송금이(얼굴에 흉터가 있는 여자), 수현(천수현), 정화(윤정화), 중토(윤중토), 지애(남수의 아내), 파란 트레이닝 복 남자(금이를 따라와 유린한 남자), 허명식(명퇴 대기자), 환이(김달환, 남수의 아들)


160425-160425/16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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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의 에로틱한 잠재력
다비드 포앙키노스 지음, 김경태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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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4.0


197페이지, 20줄, 25자.


(본 블로그의 글은 줄거리가 포함되거나, 감추어진 비밀 등이 묘사될 수 있습니다.)


음, 미안하지만 책이 얇아서 빼들었습니다. 다른 책들이 도서관용 가방을 가득 채우고 있어서 여유가 별로 없었거든요. 프랑스 문학 쪽에 가면 다른 데와는 달리 얇은 책이 많습니다. 겉껍질은 제거하고 진열하기 때문에 제가 본 표지색은 노란색입니다. 그래서 눈에 띄었습니다. 집에 가져갔더니 제목 때문에 아내가 들춰보았습니다. 금세 내려놓더군요. 갑자기 읽는 게 두려워졌습니다.


몇 페이지를 넘기니 태연하게 과거나 다른 주제로 가는 문장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고수입니다. 뭐랄까요? 비꼰다고 해야 하겠죠? 그런 문장들이 줄지어 나옵니다. 그래서 웃으면서 -- 그게 때로는 쓴웃음이라고 할지라도 아무튼 웃으면서 -- 글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그러나 내용은 때로 유쾌한 게 아닙니다. 엑토르는 수집벽이 있습니다. 자칭 수집가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자살을 시도하려고 지하철 역으로 갔는데 용기를 돋우기 위해 먹은 호르몬제 때문에 기절해서 병원으로 실려 갔다가 6개월간 요양하고 나왔습니다. 주변인들에게 미국여행을 다녀왔다고 거짓말을 한 다음 (그 동안 여행한) 미국에 대해 거짓말을 하기 위하여 도서관에 가서 자료를 들추다 같은 목적으로 온 아가씨를 만나 사랑에 빠져 결혼했습니다.


어느 날 아내가 유리창을 닦는 모습을 보고 감격하여 그것을 재현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다가 잠시 외출을 하는 사이 아내가 유리창을 닦는 장면을 녹화해 두려고 카메라를 숨겨뒀는데, 아껴뒀다가 얼마 뒤 켜 보니 아내가 웬 남자와 섹스를 하네요.


낙담에 낙담을 한 엑토르는 처남에게 사이클 대회 우승이 거짓 아니냐고 했다가 한참 얻어 맞아 엉망이 된 상태로 집에 돌아옵니다. 왔더니 깜짝 생일 파티를 열어줘서 달아나다 층계에서 구르고 맙니다.


브리지트가 먼저 이야기를 꺼냅니다. 비디오 테이프는 거짓이다. 즉, 숨겨져 있는 걸 보고 거짓으로 외도를 하는 척했다는 말이지요. 이제 엑토르가 말할 차레입니다.


그런데, 아내의 유리창 닦는 모습을 촬영해 두려고 설치했다는 말이 당신은 믿어지나요?


등장인물(이름순, 엑토르 중심)

로랑스(마르셀의 아내, 전 국가대표 탁구선수, 로랑스 르루아), 뤼시(조카, 14살 차이), 마르셀 슈베르(제랄딘의 시가 조카, 수집벽), 미레유(엑토르의 어머니, 42년 차이), 베르나르(엑토르의 아버지, 엑토르와 50살 차이 남), 브리지트(도서관에서 만난 아가씨, 아내), 에르네스트(엑토르와 20살 차이 나는 형), 엑토르(수집벽), 제라르(브리지트의 오빠), 제랄딘(빨강머리 비서), 쥐스틴(형수), 클라리스(에르네스트의 애인)


160425-160420/16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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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살의 인턴십 - 프랑스의 자유학기제를 다룬 도서 반올림 12
마리 오드 뮈라이유 지음, 김주열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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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232페이지, 22줄, 26자.


(본 블로그의 글은 줄거리가 포함되거나, 감추어진 비밀 등이 묘사될 수 있습니다.)


중3인 루이는 학교에서 1주일간의 인턴십 프로그램을 걱정합니다. 아버지의 친구 아들인 루도빅은 라디오 방송국에 아는 줄이 있어 가기로 했다고 합니다. 집에서도 거길 추천합니다만, 장난처럼 말이 나왔던 미용실에 가기로 합니다.


원장인 마이테는 앉아서 지시만 합니다. 누구야 뭐해라, 누구야 뭐해라. 루이는 심사가 뒤틀립니다. 자긴 손이 없나? 투덜투덜.


다른 이들에게 지어내서 이야기 했었던 <금발 미녀>는 미용실에 실재했습니다. 클라라. 그런데 밖에서 본 클라라는 내동댕이쳐진 여신처럼 우중충합니다. '왜 뚫어지게 보니? 여자를 처음 보니?'


자그마한 남자 미용사는 피피라고 불리웁니다. 알고 보니 동성애자. 그런데 집에 가서 이야기하다가 이런 저런 핑계에 써먹을 때 그만 피피랑 놀러다는 것처럼 해버렸습니다. '피피라는 애, 예쁘냐?, 사귀지 마라!'


두어 살 많아 보이는 여자애도 있습니다. 갸랑스인데, 솜씨가 형편없습니다. 그래서 온갖 허드렛일은 혼자서 다합니다. 공부가 싫어서 미용을 배우고 있지만 이것도 별로라고 생각해서 매일 지각하고 또 나갈 일만 있으면 꾸물대면서 늦게 들어옵니다. 한 시간이 걸려 점심을 사오곤 했는데, 루이란 녀석은 15분 만에 주문대로 사오네요. '아, 짜증 나는 놈 같으니라고.'


학교 공부에 취미가 없던 루이는 학교를 슬쩍 빠집니다. 학교가 파업을 한다고도 거짓말하고. 결국 모두 진실을 알게 됩니다. 무서운 아버지만 빼고. 학교에서는 융통성을 발휘하여 등교하지 않아도 되는 수요일과 토요일은 미용실에서 일해도 된다고, 대신 나머지 날은 꾸준히 학교에 나와서 공부해야 한다고 합의안을 제시합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여전히 모릅니다. 누군가가 알려주기 전에는 모르는 게 당연하지요.


알고 난 페리에 씨는 화가 머리 끝까지 치솟습니다. 그래서 자기를 향해 바보라고 하는 루이에게 주먹이 나가고 맙니다. (이해가 되는 장면입니다. 아버지라고 해서 인간이 아닌 것은 아니니까요.)


뒤의 '모두가 행복해졌습니다.'는 빼기로 하겠습니다.


모두가 있을 수 있는 일이긴 합니다. 피피가 느낀 것처럼 루이는 운이 좋지요. 이해해 주는 사람들이 주변에 잔뜩 있으니까요.


플로리안의 나이 설정이 조금 잘못된 게 아닐까 싶네요. 7살치고는 말을 지나치게 잘하거든요. 사리분별도 마찬가지이고. 열 살 정도로 해도 마찬가지겠습니다만.


등장인물(호칭순)

갸랑스(보조 미용사), 나딘(나딘 장송, 루도빅의 엄마), 루도빅(루이의 동급생, 마취과 의사의 아들), 루이(아들, 14살, 중3), 마이테(미용실 원장, 롱바르 부인), 멜리사(루도빅의 여동생), 장송 씨(마취과 의사, 루도빅의 아버지), 클라라(금발 미녀 미용사), 팝(건달, 클라라의 전 애인), 페리에 부인(베라, 베로니크),  페리에 씨(브리스, 루이의 아버지, 외과의사), 플로리안(루이의 여동생, 7살), 피피(필립, 남자 미용사), 할머니(루이의 외할머니)


160425-160425/16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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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살고 싶어
클레어 메수드 지음, 권기대 옮김 / 베가북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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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495페이지, 21줄, 25자.


(본 블로그의 글은 줄거리가 포함되거나, 감추어진 비밀 등이 묘사될 수 있습니다.)


음, 미묘한 차이겠지만, 이상하게 글이 잘 읽혀지지 않았습니다. 어렵거나 그런 건 아니고 문장 하나하나는 잘 읽히는데, 글은 안 그랬다는 것입니다. 초반부에야 큰 사건이 없는 편인 데도 그랬으니 뭔가 번역자나 작가와 (제가) 짝이 안 맞았나 봅니다. 그리고 제가 만족하지 못한 책에 좋은 평점을 부여할 수도 없는 법이지요.


<아직 하지 못한 일이 두고두고 마음을 괴롭힐 것>


이것은 노라의 오빠가 대학에 가기 직전에 가족 외식을 할 때 엄마의 포츈 쿠키에서 나온 문장입니다. 하지만 그게 노라가 시레나의 작업 스튜디오 계획에 찬성하기 직전에 배치된 걸 보면 (작가가 의도한) 노라의 심정이겠지요.


누구나 하지 못한 것, 다른 말로는 과거에 자신이 이런저런 이유로 선택하지 않았던 일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갖기 마련입니다. 사람마다 그 강도가 다를 터인데, 강하면(아니 강하게 느끼면) 일탈이 일어나게 됩니다. 주변 사람들이 알 정도로 말이지요. 일탈은 대체로 강한 충격(그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을 주게 되고 특히 실패로 끝났다고 생각하면 좌절감이나 책임 전가로 변합니다.


잠시 헷갈렸던 점은 서두엔 노라 자기 나이를 말하면서 42살이라고 했는데, 본문으로 가면 37살이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긴 이모가 뇌동맥류 파열로 쓰러져서 5년간 의식이 없다고 한 다음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대목이 있는 걸 보고도 시간의 간극이 있었음을 깨닫지 못한 제 탓이죠.


그래서 다시 생각해 보니 대체로 37살 때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짝사랑의 이야기가 되고요. 왜 샤히드 일가가 노라에게 깊은 관심을 안 보였느냐는 건 간단한 해석이 부여될 수 있겠습니다. 노라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한 적이 없으니까. 그냥 해외에 교환 교수로 간 일가가 현지민 중 하나를 다른 이보다 더 사귄 것에 불과하다고 보면 그만이거든요. 노라가 화자이니까 배반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지, 시점을 바꾸면 역시 그럴 수 있는 것입니다.


다만 시레나가 노라의 스튜디오 내에서의 일탈적인 행동을 담은 사진을 그냥 사용한 것은 좀 어긋나 보입니다. 이건 다른 해석을 가해야 하니까요.


등장인물(이름순)

노라 머리 엘드리지(전직 교사, 현재 42살, 당시 37살, 미혼), 디디(노라의 절친), 레자 샤히드(3학년 해외 전학생), 쇼나 맥피(교장), 스칸다르(팔레스타인계 레바논인, 레자의 아버지, 역사학자, 교환교수), 시레나(레자의 어머니, 이탈리아인, 설치 예술가), 오언(가해자, 5학년)


160414-160414/16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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