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일의 겨울 사거리의 거북이 10
자비에 로랑 쁘띠 지음, 김동찬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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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167페이지, 18줄, 24자.

 

헌정문에 몽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북몽고(외몽고. 내몽고 외몽고라니 너무 중국적이지 않습니까? 북몽고 남몽고라 해야 상식적인데 말이지요.)로 추정됩니다. 북몽고는 러시아령이고, 남몽고는 중국령이었죠.

 

엄마 다알라는 습관성 유산 때문에 절대안정이 필요합니다. 집이 좁은 관계로 처제를 데려다 놓으면 딸을 어디론가 보내야 합니다. 그래서 차궁에 있는 할아버지에게 보내기로 리함은 결정합니다. 할아버지 바이타르는 모두가 떠난 산야에서 홀로 양을 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말을 탈 줄 안다는 손녀이기에 덜 미운가 봅니다. 그리고 검독수리와의 인연을 마련해 줍니다. 할아버지의 독수리는 크하르이고 갈샨은 쿠다야란 독수리를 얻었습니다. 쿠다야는 택일의 시기에 떠나지 않았습니다.

 

한편 교육감독관 힐방은 의무교육이기에 갈샨이 학교에 출석해야 한다고 통보합니다만, 바이타르는 글을 읽을 줄 알고 셈을 할 줄 아니 갈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합니다. 최후통첩을 하러 오자 이제 날씨가 나빠질 것이라고 바이타르가 예고합니다. 미친 노인네의 헛소리로 치부하지만 그날밤부터 엄청난 눈보라가 닥쳐 차궁은 고립됩니다.

 

바이타르에겐 3백 마리의 양떼와 몇 마리의 말 그리고 두 마리의 개가 전부인데 모든 게 얼어붙은 다음에는 곰(으로 추정됩니다)까지 와서 초토화됩니다. 눈보라 때 (얼어죽지 않기 위하여) 식량까지 모두 태웠기 때문에 이제 모두 굶어죽을 위기에 처합니다. 게다가 바이타르는 곰에게 상처를 입어 사경을 헤매고 있습니다.

 

처음에 할아버지에게 가야 한다고 했을 때 갈샨은 "미친 늙은이."라고 말하였습니다. 몇 번 본 적도 없으니 이 호칭은 갈샨의 것이 아니라 리함 내지 다알라의 대언이겠지요. 하지만 다른 데서는 그걸 뒷받침할 만한 부분이 없으니, 어쩌면 작가가 그냥 자극적인 문장을 필요로 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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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잊지 말아요 - 아들이 써내려간 1800일의 이별 노트
다비트 지베킹 지음, 이현경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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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giss mein Nicht: Wie meine Mutter ihr Gedachtnis verlorund ich meine Eltern neu entdeckte (2013)

 

3.3

 

320페이지, 21줄, 28자.

 

글은 정해진 순서 없이 그냥 나열됩니다. 저자는 영화감독이랍니다. 본인의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치매에 걸리지 않은 사람도 이해하기 어려운 줄거리'라고 하는 대목이 앞에 나오는데 글도 비슷합니다.

 

어떤 부분에서는 어머니의 치매 진행을 알지 못한 것처럼 기술하지만 다른 곳에서는 꾸준히 살펴본 것처럼 되어 있고요.

 

아무튼, 우리는 잘 아는 사람에겐 색안경을 쓰고 보기에 올바로 판단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변했을 경우에요.

 

당사자는 변했는데 우리의 마음에(또는 머리에) 있는 그 사람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같은 사람으로 보고, 또 (행동을, 생각을, 이야기를) 기대합니다. 맞지 않는 부분은 내가 잘못 알고 있었나? 또는 오늘따라 좀 이상하네, 등으로 해결하고요.

 

자연히 모르는 사람이라면, '당신 어머니가, 아버지가, 남편이, 아내가 이상해요' 라고 할 수 있는 것을 '아닐 거야'로 넘기기도 합니다.

 

더 큰 비극은 본인이 변하고 있다는 걸 본인이 부분적으로는 알고 부분적으로는 모른다는 것입니다. 상대는 어디에 장단을 맞춰야 할지 모르니 자주 충돌이 일어나게 됩니다. 스스로, 그리고 주변인의 외면으로 고립화되는 것이죠. 물론, 비극은 주변인이 느끼는 것입니다. 당사자가 어떤 심정인지 누가 알겠습니까? 당사자를 제외한다면. 대체로 밖으로 드러난 것은 주변인이 '네가 변했어'를 주입한 결과일지도 모르잖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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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부탁해
레나테 아렌스 지음, 서유리 옮김 / 레드박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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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72페이지, 23줄, 25자.

 

혼자라면 어떤 생각을 하든 상관없습니다. 그 생각 속에서는 자신이 항상 옳아도 되고, 또 그걸 문제 삼는 사람도 없지요. 둘이 되면, 좀 달라집니다. 옳다고 생각했던 내 생각이 틀리다고 말하기도 하고, 다르게 생각한다고 하는 말도 들을 수 있습니다. 물론, 동의하는 말도 있고요. 셋이 되면, 아주 달라집니다. 여전히 내 생각이 옳을 수도 있지만, 다르다는 의견이 많아지고, 틀렸다는 지적도 늘어납니다. 하지만 더 심각한 것은 때로 나라는 존재가 무시된다는 것이지요. 소외. 내가 고집을 부린다면 더 심각해집니다.

 

프랑카는 독신의 40대 여류작가입니다. 드라마를 주로 쓰나 봅니다. 얀이라는 피아니스트를 애인으로 두고 있습니다. 얀의 아들 그레고리는 20살이 넘은 성인입니다. 어느 날 아침에 느닷없이 여동생 리디아와 조카인 메를레가 나타납니다. 벌써 30년 정도 전부터 사이가 안 좋았는데 말이지요. 역시 사이가 틀어져서 떠나려던 리디아가 현관 앞에서 졸도합니다. 병원으로 옮겨 진찰 받으니 C형 간염이 간경변이 되었다고 합니다. 간이식만이 사실상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리디아는 마약을 한 지 30년 가까이 됩니다. 아마 그 여파겠지요. 메를레의 신상이 문제가 됩니다. 리디아는 날 선 상태이고, 메를레는 아무런 말도 안합니다. 기껏 하면, 엄마가 말하기를 이모는 마녀래요 정도. 애를 키워 본 얀이나 프랑카의 친구 에스터도 두손 들 정도입니다.

 

하지만 미운 정도 정이라고 같이 살면서 지내다 보니 말문이 트입니다. 학교에 가고 싶다고 하여 엄마의 동의를 얻으러 갑니다. 반대하지만 곧 굴복합니다. 아무래도 사회복지사의 입김을 당할 수는 없겠지요. 독일이니 아마도 전액 지원이 가능할 것입니다. 학교에 다니자마자 엘리자라는 짝쿵을 사귀는 메를레는 크게 달라져 보입니다. 리디아도 일단 반대 후 굴복 내지 타협 패턴이고요.

 

이야기는 수시로 과거의, 즉 어렸을 때 둘 사이의 이야기를 비추면서 회상하는 장면이 삽입됩니다.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자매가 같이 살다 갈라서고, 따로 살다 만나게 되는 이야기인데 이해는 해도 용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요. 결국 제 3자인 메를레에 대한 공통 교감만이 둘을 연결해 주는 단서입니다.

 

리디아의 경우 제도권에서 보면 이단아입니다. 제도권은 현 사회가 유지되는 걸 지상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리디아 입장에서는 제도권이 자기를 질식시키고 있다고 느끼겠지요. 그 말도 옳습니다. 제도권에 잘 적응한 것처럼 보이는 프랑카 입장에서는 리디아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입니다. 반대로 보면 갖혀 사는 동물과 비슷한 것이고. 자기의 시각에서 보면 주변인들이 다 결함이 있지요. 그리고 그 주변인도 그의 주변인들에 대해 같은 생각을 갖고 있고요.

 

어쨌거나 리디아가 프랑카 앞에 나타난 것은 나름대로의 화해의 몸짓이었겠죠. 그리고,  메를레에 대한 미안함일 수도 있고. 왜냐하면 현 사회에서 기댈 수 있는 곳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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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 살 베이비시터 사계절 1318 문고 65
마리 오드 뮈라이 지음, 김영미 옮김 / 사계절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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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120페이지, 19줄, 25자.

 

편모 슬하에서 자라고 있는 에밀리앵은 제목처럼 열여섯입니다. 친구가 가진 것과 같은 컴퓨터를 사달라고 하자, 돈을 벌면 절반을 보태주겠다고 엄마가 말합니다. 그래서 엄마의 대녀인 마르틴느 마리의 소개로 베이비시터를 시작합니다. 마르틴느 마리는 모든 면에서 엄마가 비교대상으로 이야기하는 일명 엄친딸입니다. 약간의 거짓말을 붙여서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이야기는 제목과 달리 잘 나가는 베이비시터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뒷부분에 갑자기 전환이 일어납니다. 네 살 때 뭘 훔친 이후엔 전혀 없었던 아이라면, 그런 전환이 있기 힘듭니다. 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비현실적이지요.  게다가 엄마가 도난당한 천에 대한 의견표명을 남들 앞에게 잘한 직후에 말이지요. 주인공이 나쁜 짓을 했기에 점수를 깍은 게 아니고 느닷없는 이야기여서 그렇습니다. 그나마 나은 설정은 첫번째 현장에서 잡혔다는 것이지요. 앞으로 훔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제목이 영어인데, 프랑스 작가가 영어 제목을 사용했을 리는 없으니 원제가 뭐였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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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와 로테
테사 데 루 지음, 윤미연 옮김 / 푸른숲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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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566페이지, 24줄, 30자.

 

로테와 안나는 이란성 쌍둥이입니다. 엄마는 대략 세 살쯤에 유방암으로 돌아가셨고, 아빠는 여섯 살 때 폐결핵으로 돌아가셨습니다. 할아버지는 튼튼한 안나를 데리고 가시고, 아빠를 알던 엘리자베스 할머니가 로테를 데리고 가서 누군가에게 맡겼습니다. 알고 보니 아빠의 사촌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는 독일에서 하나는 네덜란드에서 살게 됩니다. 대략 1차 세계 대전 직후쯤에 태어난 이들이므로 2차 세계 대전은 성인이 되어서 맞게 됩니다.

 

안나는 하인리히 삼촌이랑 같이 살았는데, 삼촌은 부자집 딸과 실연한 다음에 마르타란 정반대의 여성과 결혼하였고, 아이들을 줄줄이 낳았답니다. 그리고 다큰 조카딸은 일꾼으로 제격이었습니다. 하인리히는 부지런히 안나를 장애아로 묘사하여 보고하였기에 보조금을 받았고, 나중에 성인이 되고 나치가 정권을 잡자 우생학적 관점에서 불임 시술을 하기 위해 찾아온 공무원에 의해 안나도 그 사실을 알게 됩니다. 당시 안나는 가정부로 일하던 중입니다.

 

한편 로테는 보살핌을 받아 건강을 회복하였고, 전쟁 직전엔 유대인 남자와 약혼까지 합니다.

 

전쟁은 모두를 흔들었고, 다양한 전쟁중의 삶을 거쳐 이제 70대 노인으로서 어느 휴양소에서 만나게 됩니다.

 

한 핏줄이지만 오랜 기간 서로 떨어져 살았기에 남이나 마찬가지죠. 하지만 원래 진취적이었던 안나의 적극적인 손내밈으로 둘은 남들이 보기에 친구 정도로 보일 만큼 붙어 다니며 둘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합니다.

 

소설이니, 있을 수 있는 일이면 됩니다. 따라서 아마도 전쟁을 겪었던 수천의 사람들 이야기를 차용했을 수도 있습니다. 뭐 특이한 삶이라는 느낌이 안 나는 건 워낙 많이 접해보았기 때문이겠지요.

 

안나든 로테든 그냥 사람으로 살았을 뿐입니다. 로테네가 숨겨준 유태인 내지 숨어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나중에 보은을 하든 배은망덕한 일을 하든 다 인간이니까 있을 수 있는 일이고, 독일에서 살았기에 오스트리아 남자와 결혼하고 그 남자가 친위대에 들어가는 것도 인생에서는 있을 수 있는 일이지요.

 

전쟁에 휘말렸던 사람들을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비판하는 건 자격 미달입니다. 당사자들은 어쨌든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거든요. 만약 비판을 한다면, 살아남은 모두를 비판해야 할 것입니다.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몇 년이나 살아남았다면, 역시 비정상적인 방법이 조금이라도 개입했을 테니까요. 순수한 0의 오류를 가진 사람부터 순수한 악의 동맹자 100까지로 나눈다면 모든 사람이 다 0이 아닌 그 이상의 수치를 보일 테니까요. 얼마까지 처벌해야 할까요? 95는 처벌해야겠지요. 39는 어떻습니까? 50은요?

 

우리도 35년간 일제 치하에서 살았습니다. 그러니 친일이 어느 정도는 있었을 것입니다. 그 사람은 친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도 말이지요. 사실 그 사람은 그냥 살았을 뿐인데 말입니다. 그러니 뚜렷하게 잘못이 있고, 그 잘못이 평범한 다수가 보기에 처벌할 만한 수준이면 처벌을 하고, 아니면 적당히 주의를 주고 묻어둬야 합니다. 모든 이를 만족시킬 만한 기준이란 인간 세상에선 전혀 없는 법입니다.

 

150501-150502/15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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