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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드 KIND - 아주 작은 친절의 힘
도나 캐머런 지음, 허선영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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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들어서 친절함에 대해 고민하곤 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무관심으로 대응하는 삶을 쭉 살아오다가

배려와 오지랖 사이에서 혼자 갈팡질팡하다가

결국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던 때가 몇 번 있었다.

친절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가 분명 있었음에도

그 행동이 낳는 귀찮음과 당황스러움,

오지랖, 나댐 과 같은 생각들 때문에

아무 행동도 하지 않고 멀리서 바라보며

지나가곤 했다.

그런 일들이 몇 번 있고 나서야

아, 이렇게 사는 건 좀 그런 것 같다.

좀 더 친절해질 수 있는데, 와 같은 생각이 들어

좀 더 상냥해지자

좀 더 친절해지자

를 막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생각 속에서

만나게 된 책이 바로 이 책

<카인드>였다.




<카인드>는

아주 작은 친절의 힘을 다루고 있는데,

내 생각보다 더 친절 파티였다.

아주 작은 친절의 힘보다는 친절의 큰 파티 같은 느낌이었다.

친절에 대한 이야기를 한 권으로 꽉꽉 채워놓았는데,

문장들을 쭉쭉 읽어나가면서

그 안에 담긴 배려심이나 생각들을 같이 보며

기분도 같이 좋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선한 영향력, 이라는 말을 종교 쪽에서 들어본 적이 있는데

이 책이 바로 그 힘, 선한 영향력이 있는 느낌이었다.

평소 친절에 대해 홀로 고민하던 나였는데,

이 책에 담긴 친절에 대한 글들을 통해서

어떤 영향력을 받은 느낌이고,

친절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좋았던 문장들은,

나는 항상 친절한 사람들을 존경해 마지않았고, 그들처럼 되고 싶었다. 내 눈에 그들에게는 일종의 품위 같은 것이 있어서, 지나는 곳마다 즐거움과 평온함을 남기며 하루하루를 순탄하게 살아가는 듯 보인다. 친절한 사람 옆에서는 그냥 기분이 좋아진다.

9

친절한 것은 남을 배려한다는 뜻이고, 그러려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친절은 누군가와 소통을 하면서 미치게 될 영향을 생각한다는 뜻이고, 그 소통을 풍부하고 의미 있게 만들려고 노력한다는 뜻이다. 친절은 대가를 받을 수 있을지 걱정하지 않고 상대가 필요한 것을 적절한 순간에 내주는 것이다.

21

그런 와중에 누가 친절해질 시간이 있겠는가? ... 나는 그저 친절함을 베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을 뿐이다.

27

친절을 베푸는 데 방해가 되는 가장 큰 장애물은 두려움이다.

91

우리가 관점을 바꾼다면 많은 일이 달라진다. 조바심을 내지 말고, 친절을 우리의 첫 번째 일로 생각한다면 말이다.

104

친절이 호기심과 동일시된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깜짝 놀랐다.

171

친절함은 매우 다르다. 친절함은 관계를 맺는 것을 의미하고, 우리의 말과 행동이 미치는 영향을 잘 알고 의도적으로 선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에너지와 노력을 쏟고, 결과에 신경을 쓴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178

뭔가 공감이 되고 공부가 되는 문장들이었다.



친절을 생각해 보는 것을 넘어서

친절을 실천하겠다고 마음먹는다면,

그다음에 필요한 것은

어떻게 친절을 실천해야 하는가 가 될 것이었다.

솔직히

친절을 실천한다는 것은

뭔가 구름 같은 이야기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는 부분이 많았다.

그러다가 만난 페이지가 몇 있었는데,

289페이지부터 다루고 있는

줄리아나 브레인스의 '당신의 삶에 더 많은 친절을 가져올 세 가지 전략' 이 그중 하나였다.

친절의 느낌을 연마하고 (연결된 느낌, 지지 받는 느낌 등을 연습하며)

친절에서 행복을 늘리고 (무작위로 친절을 베풀고 친절을 베풀 때 그 행위를 더 기분 좋게 하며)

남들에게 친절을 격려하는 것 (좀 더 넓고 큰 친절을 향한)

이러한 친절 촉진 전략이

작은 친절부터 큰 친절까지

그 방향을 제시해 주는 느낌이라 좋았다.



친절해질 방법을 또 다룬 페이지.

쉽고 작은 친절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특히 요새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가 어색한 나인데

그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절 성명서 또한

친절을 실천할 수 있는 좋은 안내서가 되었다.

주의를 기울이는 것, 정중하게 받는 것, 고마워하는 것이

특히 내게 와닿는 부분이었다.

누가 회사를 나가도 그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때가 많고,

누가 무엇을 주어도 진짜 영혼 있는 감사를 표하기가 어렵고,

고맙다는 인사가 뭔가 어색하고,,

그런 게 바로 친절을 생각 안 하는 나라고 생각하기에

특히 와닿았던 것 같다.

친절에 대한 글들을 담은 <카인드>를 읽으며

뭔가 인간관계, 사회생활에 대한 공부도 되는 느낌이었다.


--


포레스트북스에서 나온 도나 캐머런의 <카인드>.

요새는 친절한 사람을 만나기가 힘들어서

우연히 친절한 사람을 만나게 되면

정말 놀랍고 기분이 좋게 된다.

그래서 나 또한

친절한 사람이 되자, 같은 생각을 해왔던 것 같다.

정말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친절한 사람으로

스쳐 지나가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

이 책 <카인드>를 통해서

친절에 대한 공부가 된 것 같다.

친절에 대한 생각, 그다음은 친절을 실천하는 것인데

작은 친절부터 하나하나 해봐야겠다.

뭔가 앞으로

계속 기분 좋은 날들이 시작될 것만 같은 느낌이다.

:D


--


* 이 글은 위 도서 추천을 목적으로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제공받아

주관적 견해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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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만큼의 행복 - 사소하고 평범하지만 빛나는 날이 되기를
김유영 지음 / 북스고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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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영 에세이 <오늘만큼의 행복>을 읽었다.

항상 소소한 행복으로 인생을 살아간다고 생각하고,

인생을 살면서 험난한 인생을 버티는 것이

일상 곳곳에 있는 반짝이는 조각 덕분이라고 생각을 해왔는데,

책을 쓴 김유영 작가도 같은 생각을 해왔던 것 같다.

그럼에도 이 세상이 살 만한 이유는 삶 자락 구석구석마다 행복의 조각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29

나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을 만나 반가웠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이

곧 내게 행복의 조각 하나로 다가왔던 것 같다.


--



김유영 <오늘만큼의 행복>은 이런저런 인생의 과정을 담은 에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청춘 에세이보다는

어른의 지혜가 담긴 인생 에세이 느낌이었다.

그래서 책에서 말해주는 이야기들이

인생을 향한 위로와 충고로 다가와 읽혔다.

그중에 공감 갔던 페이지 중 하나는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이 사는 세상'을 다룬 페이지였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좋아한다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것까지는 알고 있어서

그렇구나, 해오면서

인생을 살아왔던 것 같다.

그런데 내가 잘 몰랐던 부분은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보통의 경우

다른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든지 말든지 하는 성격이라

나만 챙기기 바쁘고,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해야되는지를 잘 몰랐는데

이 페이지를 읽으며

뭔가 새로운 생각을 갖게 되었다.

여태까지는 그냥 막 했다면,

나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

내가 어떻게 잘 해봐서

좋은 관계를 만들어볼 수도 있을 것만 같다.

항상 다른 사람에게 별 관심이 없다가도,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문득문득 깨달을 때가 있다.

내가 변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내가 좋은 행동을 또 한다면

좋은 사람을 또 붙잡을 수도 있다는 것은 잊고, 놓치고 살아왔던 것 같다.

그래서 되게 인상깊게 읽은 페이지였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내 곁에 오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또 좋게 읽은 내용은

'껍질과 속살'에 관한 이야기였다.

어렸을 때부터

슈퍼우먼인 어머니 밑에서

의존적으로 자라왔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내가 그 '껍질'을 벗어나지 못하고

오래 감싸져 있던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라는 열매는

속살이 달콤하거나 어떤 특별한 맛을 가지고 있을 텐데.

그 맛을 여태껏 못 내고

여름이면 여름, 가을이면 가을

그 어떤 계절의 맛을 못 보여준 느낌이다.

'껍질과 속살' 이야기를 읽으며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세상 밖으로 나와

나라는 사람의 진면목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잔뜩 들었다.


--


<오늘만큼의 행복>을 읽으며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

한 층 다져진 느낌이다.

그것이 좋은 글의 힘인 것 같다.

물렁해진 나를 한 번 다져주는 것.

이 책을 통해서 위로와 응원을 얻고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어가는 것 같다.

그리고 인생 곳곳에 피어있는 행복의 조각들을 찾아나서고 싶은 마음 또한 생겨났다.

:)


--


* 이 글은 위 도서 추천을 목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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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삼천아살 1~2 - 전2권
십사랑 지음, 서미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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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사랑의 <삼천아살> 1, 2권을 읽었다.

요새 무협을 넘어서 선협 이라고, 신선이 나오는 장르쪽 소설이

읽는 맛이 있어서 <삼천아살> 또한 재밌게 읽었다.

신선들이 나오고, 로맨스가 나오고, 공주도 나오는 등의 줄거리를 먼저 읽고 나서

책을 읽어나갔는데,

내가 기대한대로

신비롭고 다른 세상 이야기 같은 느낌이 잘 느껴졌다.

두 남자 사이에 낀 한 여자의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

숨겨진 이야기들이 많아

그 속이야기를 알아가는 재미도 있어서

2권까지 읽는 내내 재밌게 읽어나갔다.


<삼천아살>의 주 내용은

과거 공주였던 여자(제희=담천)

나라가 망하는 것을 보게 되고,

더 이상 그런 끔찍한 일이 없도록

복수를 하려고 하는 내용인데

그 사이에 얽힌

역적의 자식 첫사랑 좌자진,

천년동안 응어리진 직진남 부구운,

그 두 남자가 이 소설의 중심이었다.

그래서 인물 중심으로

소설을 읽어나가면서

메인 부구운이냐, 서브 좌자진이냐를

혼자서 고민했던 것 같다.

사실 나는 서브 좌자진, 자진 대인이 좋았다.

뭔가 청초하고, 연약한

그 선비 같은 느낌이 좋았다.

약간 슬프기도 한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다.

첫사랑, 이라고 할 수 있는

소녀와 소년의 사랑 이야기부터

나중에 만나서도

서로에게서 느껴지는 알 수 없는 그 슬픔까지.

애틋한 그 느낌이 사랑을 간질이는 느낌이라 좋았다.

"내 생각에, 너는 나를 슬프게 하는 사람인 것 같구나."

1권, 200

"구운과 엮이지 마!"

좌자진이었다. 이번에는 그가 불평할 차례인가 보았다. 그는 굉장히 불쾌해보였다.

담천은 괴로운 듯 머리카락을 쥐어 잡았다. 안 그래도 죄다 엉망진창으로 꼬여 있는데 거기에 또 하나 더하려는 것이 아닌가.

1권, 216

"기억이 모두 돌아오면...... 담천아, 그때 우리는 어떻게 될까?"

담천은 그만 멍한 표정이 되어 그대로 굳어버렸다.

'정말 그날이 오면 내가 어찌할 수 있을까?'

담천 자신도 알지 못했다.

1권, 217

"내가 원래 미련한 사내잖소. 그대를 놓을 수가 없소."

2권, 21

옮겨 적은 문장들처럼

내 상상 속 자진 대인은

뭔가 희고 예쁜 꽃 같은 남자였다.

그래서 이루어졌으면 좋겠는데,

자꾸 기억을 지우는 등

이어지지 않는 인연이 안타깝고,

또 안타까웠던 것 같다.



서브를 응원했던 나의 마음과는 다르게,

이 소설의 메인은 부구운, 구운 대인이었다.

늑대 같은 남자 주인공인 구운은

강하고 멋있고 잘난,

위험한 매력을 가진 인물이었다.

원래부터 구운은 풍류를 즐기는 사내였다. 한 여인에게 부드럽게 대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 여러 여인에게 똑같이 부드러운 것은 더더욱 정상적인 일이었다.

1권, 215

"천아, 나는 이기적이고 자랑하기 좋아하는 사내라서 늘 최고만을 원하지. 그 여인이 원한다면 난 이번 생에는 평생 그 여인을 떠나지 않을 것이야. 그 여인이 원하지 않는다면...... 아니, 원하지 않는대도 그녀는 반드시 내 사람이 될 것이다....... 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1권, 238

소설이 진행되면서

구운과의 관계와 사랑이 깊어지는데,

그 흐름 자체가 정말 빠져드게 만드는 흐름이라

결국 이렇게 되는구나, 하면서도

그 둘의 사랑을 지켜보며 함께했던 것 같다.

구운이 워낙 잘해주기도 하고,

그 희생과 절절함 등의 감정이

읽으면서 점점 와닿아

서브를 응원하는 독자로서도

사랑을 허락하게 되는 쪽이었다.

로맨스 소설 읽는 재미는

이렇게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인 것 같다.

꺄르르캭캭.



인물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빠져서 읽었던 것 이외에도 좋았던 것들은,

선협계 로맨스 소설인 만큼, 신선 이야기를 다루었던 내용들도 좋았는데

특히 만보각 풍경 묘사가 좋았다.

그리고 1권 10장에서 풀어낸 옛 이야기가

정말 소설의 이야기를 꽉 채워주는

중요하면서 예쁜 부분이었다.

2권에서는

국사와의 싸움이 생각보다 더 현장감 있어 읽는 재미가 가득했고,

부구운의 정체에 대한 이야기도 좋게 읽었다.

외전 1편도 재밌게 읽었는데,

뭔가 해리포터 결말 같은

그런 귀여움과 훈훈함이 있는 외전이라서 좋았다.


--


<삼천아살>이 중국 드라마화되었다고 해서,

관련해서 찾아보기도 했는데

<삼천아살> 책을 읽고 좋았던 사람이라면,

또 드라마도 같이 보는 게 또 다른 재미로 다가올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신선 이야기를 담은 선협 장르는

무협 장르와는 또 다른 신비한 재미가 있어

읽을 맛이 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도 기회가 될 때마다 찾아 읽을 것만 같다.

<삼천아살> 속 인상적인 장면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음악과 함께 춤을 추는 느낌이 드는 것 같다.

책을 읽었는데,

뭔가 좋은 꿈을 꿀 것만 같은 느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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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플레이 트리플 6
조우리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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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모음 TRIPLE 시리즈 중 한 권으로

조우리 작가의 <팀플레이>가 세상에 나왔다.

조우리 작가는 트리플 시리즈를 통해서

자신의 메시지가 나누어진 세 편의 단편 소설을 꺼냈다.

페이지수 자체가 127페이지로, 굉장히 짧은 편인데

여기에 세 편의 단편 소설이 담기고

거기에 더해 에세이와 해설이 담겼다.

짧고 굵은, 알찬 책이었다.



작가를 소개하자면,

제10회 대산대학문학상 출신으로

경장편소설, 소설집 등으로 독자와 만났던

조우리 작가였다.

다양한 직장 경험을 통해

직장인 언니가 건네주는 다정한 위로와 응원 등이

빛나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하는 여성, 으로서의 위치를 알고 읽거나

읽은 후에 알면

더 좋아지는 작가.


--


<팀플레이>는

세 편의 소설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언니의 일', '팀플레이', '우산의 내력' 이렇게 세 편이었다.

'언니의 일'은

세 자매의 맏이인 은희가 이곳저곳에서 언니 역할을 하며 살아오다가

어떤 전화를 받게 되는 것으로 시작되는 소설이었다.

우연히 걸려온 전화는 잘못 걸었다는 전화였고,

그 이후에 벌어지는 일들, 그리고 생각과 대화로 이어지는

이상함과 혼란스러움이 인상적인 소설이었다.

주변이 이상한 것인지, 주인공이 이상한 것인지

독자에게 혼란을 주는 것이 의도적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직장에서 일하다 보면

이상한 사람들을 한두 번씩 만나게 되는데,

그런 만남 중 특히 극적인 만남을 다루며

미스터리한 느낌, 스릴러적인 느낌을 주는 소설이었다.

--


표제작인 '팀플레이'는

현재진행중인 감염병 이야기를 꺼내오는 소설이었다.

'팀플레이'라는 말은

비슷한 기사들을 연달아 발행해 노출 순위를 높이는 기사 작성 전략 같은 것이었는데,

조우리 작가는 이를 통해

피해자인 기자가 기사로 고발하는 사건을 다뤘다.

무력한 피해자 느낌이 많이 나는 소설이라

읽는데 약간 불편함이 들었는데,

그게 진정한 사회의 이면을 드러내는 부분 같아서

그 불편함이 와닿는 느낌이었다.


--




'우산의 내력'은

뭐든 안 되는 날로 사건을 시작하는 소설이었다.

이야기를 열어가는 부분이

딱 청춘 느낌 나고 좋았다.

이 나이대에서만 쓸 수 있는

딱 젊은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우산의 내력'은

뭐든 안 되는 날로 하루를 시작하는 지우가 등장하고,

그런 지우를 보며

직장 선배인 희진은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게 되고,

둘 사이의 어떤 유대감 같은 것이 느껴지게 되는 소설이었다.

지우와 희진 사이의 유대감 이야기는

일하는 언니로서의 이야기로 확 와닿는 느낌이 들었다.


--


세 편의 소설을 다 읽고 나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는데

그 생각을 더 정리해주는 것이

바로 이 책에 담긴 에세이와 해설이었다.

에세이 '쓰지 않는 일에 대해 쓰는 일'에서는

조우리 작가의 속이야기가 담겼는데,

직업인과 작가 사이의 일 이야기를 다루기도 하고,

각 소설들의 시작점에 대한 이야기, 어떻게 쓰게 되었는지와 같은 이야기를 하기도 하며

일하는 여성으로 살면서 일하는 여성들의 이야기(105),

우리는 어떻게 서로를 지킬 수 있을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싶어서(106)

와 같은 메시지를 풀어주기도 하였다.


--



문학평론가 선우은실의 해설 '좋은 사람 되는 방법'도 잘 읽었다.

'도움'과 '좋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 좋았다.

소설을 읽고, 머릿속으로 정리를 해보며

'도움'과 '도움 요청', '언니' 등의 생각이 있었는데

해설을 통해서 더 잘 정리되어 고개를 끄덕거리며 읽었던 것 같다.

해설의 핵심은 이것이었다.

누군가의 선배이자 언니로서 살아가는 나는 늘 다른 이에게 더 다정하지 못했던 것을, 더 용기 내지 못했던 것을, 좀 더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했던 것을 후회한다.

126


--


이 책을 정리해보면

'누군가의 선배이자 언니로서' 라는 해설의 정리를 따라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일하는 언니로서 이야기해주는

조우리 작가의 말들이

세 편의 소설을 통해 잘 느껴졌던 것 같다.

시의성 있는 독서를 할 수 있어 좋았고,

다음에는 더 좋은 작품으로 만나고 싶은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한 권 자체의 페이지 수가 짧다 보니,

세 편의 이야기에 빠져 금방금방 다 읽고 나니

오히려 약간 아쉬움도 들어서

다른 트리플 시리즈나 조우리 작가의 다른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짧고 굵은, 알찬 독서였다.

: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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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떠난 뒤 맑음 상.하 + 다이어리 세트 - 전2권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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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의 장편소설 <집 떠난 뒤 맑음>이 상, 하 권으로 나뉘어진 채

소담출판사를 통해 세상에 나왔다.

미국을 배경으로

사촌 지간인 두 소녀의 가출기 혹은 여행기를 담은

이 소설은 '彼女たちるの場合は' 라는 일어 제목으로

두 소녀의 여행 이야기를 담았으며,

'집 떠난 뒤 맑음'이라는 한국어판 제목으로

여행을 통해 맑음이 피어나는 장면들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항상 맑지는 않더라도)

기존 작품에서 여행을 재료로 로드 무비, 로드 트립 느낌의 이야기를 몇 번 한 적이 있었던

에쿠니 가오리의 이번 여행은

독자들을 멀리 데려가고 싶었다는 어느 인터뷰에서처럼

미국의 이곳저곳으로 읽는이를 데려가주며

열일곱, 열넷의 소녀 둘을 따라가게끔 해준다.

아이의 시선이 두드러지는 책 내용 속으로

여행하듯 읽어나갔던 것 같다.



이 소설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열네살 레이나, 그리고 열일곱 살인 사촌 언니 이츠카는

아직 어린 아이 같지만,

둘만의 여행을 떠나게 된다.

직속 친언니가 아닌, 사촌 언니라는 거리감이 처음엔 있다가도

점점 가까워지고, 유대감이 깊어지는 그 사이가 읽힐 때면

여행이 가진 그 힘을 느끼게 되었다.

이 소설을 읽어나갈 때

어린 레이나의 시선으로 읽어나갈 때면

아이의 시선으로 동심 가득하고, 호기심 가득한 세상이 펼쳐지는 것 같았고,

이츠카의 시선으로 읽어나갈 때면

어른과 아이의 중간 지점이 느껴지며, 좀 더 현실적이어서 오히려 덜 멋진 세상이 읽히게 되었다.

그저 '치-크!' 하며

어린 아이 같은 밝은 이야기만 펼쳐졌음 좋겠다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여행 중간에 이상한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고,

신용카드가 정지되기도 하고,

갑작스레 일을 하게 되는 등의 이야기가 있어서

이 둘의 여행에 대해 상당한 염려감이 들기도 했다.



나와 같이 걱정되는 마음을 가진 건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독자들도 그랬겠지만,

이 소설 속의 가족들이 물론 더 했다.

좋은 미국의 모습과 좋지 않은 미국의 모습이 있다면

걱정되는 부분은

좋지 않은 미국의 모습일 것이었다.

일상에서도 느껴지는 위험인데,

소녀 두 명의 여행이라니.

나는 처음부터 아버지와 같은 마음으로 레이나와 이츠카의 여행을 쭉 지켜보았던 것 같다.

아이들은 마냥 즐겁기만 할 때도

어른들은 그저 걱정 가득이었다.

이 소설이 가출기가 아닌 여행기로 읽히길 바랄지라도,

그만큼 현실은 낭만적인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그래서 이 소설을 전전긍긍하며 더 몰입해서 읽었고,

여행이 맑기만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꺾일 때면

가뭄처럼 마음이 쩍쩍 갈라졌다.



여행에서 맑지 않았던 부분들이 더 가깝게 읽힌 건

작가의 의도 때문일까, 요새 좀 더 현실적인 고민으로 가득한 나 때문일까.

결국 신용카드가 정지되고,

돈이 떨어져

급작스럽게 일을 하게 된

열일곱의 이츠카.

당장 오늘 밤부터 일하게 되는

그 불편한 상황이었다.

그래도 다행인 건

동네 사람들이 대부분 착해서

이야기가 잘 풀려나갔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중에는

일했던 곳에서

이츠카의 사촌 동생 생일을 축하해주기도 하는데,

이 장면이

너무 영화 같고 예뻐서 인상적이었다.

우당탕탕 여행이더라도,

이런 예쁨이 있어서 여행이 그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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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소녀의 여행을 따라가며,

좋은 문장들도 많이 만났다.

"난 다 좋아, 뭘 하든 안 하든."

이츠카짱이 말한다.

"왜냐면,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도 여행은 하고 있는 거니까."

상 50

"그건 말이지, 거짓말을 하면 쓸쓸해지기 때문이야."

상 102

"또 일기 쓰는 거야?"

옆에서 이츠카짱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묻는다.

"써 두지 않으면 사라져 버릴 것 같아서."

그렇게 대답하자 이츠카 짱은 더더욱 이해하기 어렵다는 듯한 얼굴이 되었다.

"안 사라져. 사실은 사라지지 않아."

라고 말한다. 사실은 사라지지 않는다. 레이나로서는 그 말이 진짜인지 알 수 없었다. 만약 사라지지 않는 게 맞다면, 그것들은 일기 말고 대체 어디에 계속 남아 있을 수 있다는 걸까. 하지만 그 감정을 말로 하기엔 너무 복잡했다. 그래서 레이나는,

"그래도, 사라져 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라고만 말했다.

상 112-113

"가출은 아니야."

레이나는 힘주어 말한다.

"이건 여행이야."

하 101

이어폰을 끼고, 가게에서 연주되는 류와는 전혀 다른,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다. 아주 작은 볼륨으로, 소리가 작아도, 익숙한 노래가 귀에 닿으면 금세 이츠카는 자신이 원래대로 돌아가는 느낌이 든다. 원래의, 이츠카가 잘 아는 자기 자신으로.

하 132

관광객에 대해 앤이 뭐라고 말했더라. 그들은 왔다가, 가지. 다 그래. 왔다가, 가.

하 154

이 책이 담은 여행은

정신적인 여행,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까지 담은 것 같다.

이 책에서 만나는 문장들이 그런 느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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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의 소설도 그렇고, 에세이도 그렇고

작품들을 좋아한다.

에쿠니 가오리는 '울지 않는 아이'에서

'소설을 쓴다는 것은, 내게는 그곳에 가보는 행위 바로 그것이다.'라고 말했다.

에쿠니 가오리가 데려간 미국은

때로는 거칠지만, 전체적으로 맑음 가득한 곳이었다.

'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에서는

'누군가 현실을 비우면서까지 찾아와 한동안 머물면서, 바깥으로 나가고 싶지 않게 되는 책을, 나도 쓰고 싶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했는데,

그 말에 맞는 책이 바로 이 책 <집 떠난 뒤 맑음> 같다.

코로나 시대에 이 책을 만나며

미국 생각에 머무르게 되는, 그 느낌이다.

두 어린 소녀의 가출이 아닌 여행을 따라가며

광활한 미국 대륙을 구경하는 느낌도 들었고,

빛나는 순간들도 함께 해서 좋았다.

에쿠니 가오리가 말하는 아이와 어른, 그리고 성장.

이 책이 말하는 여행 이야기와 함께

에쿠니 가오리의 그 속마음을 같이 들을 수 있어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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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위 도서 추천을 목적으로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제공받아

주관적 견해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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