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와 0수
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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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발상과 일상의 소소함이 지닌 중요함을 잘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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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와 0수
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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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김영탁의 소설을 처음 읽는다.

처음이라고 하지만 출간된 소설은 두 권이 전부다.

첫 작품 <곰탕>은 오랫동안 읽고 싶었지만 시기를 놓친 후 뒤로 밀렸다.
이번에 새로운 작품이 나왔는데 천선란의 소개글이 인상적이다.

죽기 위해 살려야만 하는 독특한 이야기!”

솔직히 이 문장을 읽고 이해가 전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책을 펼쳐 읽기 시작한 후 이 기묘한 문장이 이해되었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장면들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김영탁 감독의 영화를 극장에서 본 적이 없다.

내가 영화를 잘 보지 않던 시기이기도 하지만 취향과도 동떨어져 있다.

하지만 한두 편 정도는 집에서 방영되는 영화를 조금씩 본 적이 있다.

TV로 잠시 본 영화들은 무난한 재미를 주었다.

사실 이 영화들도 검색을 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니 영화감독보다 소설 <곰탕>의 작가로 더 익숙하다.

이 익숙함은 이번 소설을 통해 더 강해진 것 같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한동안 영화보다 소설을 더 기다릴 것 같다.


작가가 창조한 미래 시대는 굉장히 자극적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노동과 삶의 구조를 완전히 바꾼다.

모든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대체가능해지면서 사람들의 자살율이 높아진다.

우리가 흔히 로봇 등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면서 취미, 문화 생활을 할 것이란 것을 뒤집었다.

처음에는 그랬지만 조금씩 나태해지다 무력해지고 끝내 우울해져갔다.

그리고 바이러스 때문에 전 국민이 외출할 때는 방호복을 입어야 한다.

높은 자살율은 인구 감소를 불러오고, 정부는 황당한 정책을 펼친다.

그 정책은 가족의 누군가가 죽으면 다른 가족의 일주일 근무 일수가 늘어나는 것이다.

영수도 아버지가 죽으면서 주 6일 동안 일해야 한다.

만약 그가 죽으면 그의 엄마가 주 7일 동안 일해야 한다.


자살 정보가 들리면 자살방지국이 가장 먼저 달려온다.

영수의 엄마가 영수에게 죽지 마라고 한 것은 국가의 페널티 때문이다.

영수는 자살방지국 산화 트라우마 관리센터에서 일한다.

트라우마 관리는 기억을 지우는 것인데 인상적인 기억은 거대대상이다.

영수는 편집을 하면서도 모니터에 목을 매어 죽을 상상을 한다.

이때 함께 일하는 동료가 복제인간이 대신 일하게 한 후 자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삶이 우울하고 자살의욕의 가득한 영수는 돈을 빌려서라도 복제인간을 만들려고 한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고 하는데 필요한 돈이 이미 통장에 들어 있다.

자신이 복제인간이란 사실을 모르는 복제인간을 만든 후 자살하려고 한다.

하지만 우습게도 복제인간이 먼저 목을 매고 죽으려고 한다.


영수의 복제인간을 0수라고 부른다.

자살이력은 자살방지국의 관심을 더 높이고, 0수의 삶의 의욕을 북돋우려고 한다.

그리고 이때 영수가 판 기억의 중요성에 대하여 상사 오한이 알려준다.

그 기억을 찾으면 0수가 자살하지 않을 것 같다.

여기에 0수의 자살 소동으로 먼 친척 기특이 영수의 집에 찾아온다.

영수가 죽으면 아직 미성년자이자만 성인이 되어 주7일 동안 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4명은 기특의 차를 타고 영수가 판 기억을 산 사람들을 찾아간다.

이 여행은 네 명 모두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참여했다.

하지만 여행을 하면서 삶을 지속하는 것이 작은 것들이란 것을 깨닫는다.

소소한 일상의 중요함을 이렇게 표현하다니 대단하다.


단순히 기억 찾기 여행이라면 조금 더 잔잔했을 것이다.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작가는 미스터리를 심어 넣으면서 긴장감을 불러온다.

자신이 편집한 영수의 기억 찾기에 동행한 오한의 존재가 다른 모습이다.

영수에게 빠진 기특의 모습과 영수와 0수를 구분하는 장면은 재밌다.

방호복과 우울증 때문에 대인 관계가 거의 없는 사람들.

자신의 복제인간 0수를 살려 자살하려는 영수의 의지.

기억의 일부가 돌아오고, 관계가 꼬이면서 앞과 다르게 흘러간다.

무력하고 우울증에 빠진 사람에게 값 비싼 기억이 어떤 의미인지도 알려준다.

그리고 차근차근 관계를 쌓고, 복선을 깔아두면서 마지막 한 방을 크게 날린다.


#장편소설 #SF소설 #디스토피아 #영수와0 #김영탁 #아르테 #리뷰어스클럽 #리뷰어스클럽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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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일리언 클레이
에이드리언 차이콥스키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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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국내에 처음으로 출간된 SF 소설가다.

그의 대표작을 보고 제목이 낯익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간단한 소개글만 읽고 클레이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아니다.

영화 <에일리언>의 이미지가 순간적으로 나를 사로잡은 것이다.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다가갔는데 생각보다 무겁게 다가왔다.

기존의 SF소설과 다른 방식으로 외계 행성에 온 인류의 모습을 담았다.

외계 행성 임노 27g은 지구에서 30년을 날아와야 도착이 가능하다.

이 행성은 지구의 범죄자들을 행성 탐사와 개척 등을 위해 보낸다.

그런데 이 범죄자들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살인범 등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구의 통치부에 반대하는 정치 세력이 주로 유배되는 곳인데 호주가 떠오른다.


호주의 탄생과 닮은 시작이지만 더 파고들면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범죄자를 보내 행성을 개척한다고 하지만 환경이나 상황이 다르다.

성간 이동이 가능한 미래이지만 여전히 비용 문제는 무시할 수 없는 모양이다.

이 소설에서 지속적으로 다루는 부분 중 하나도 자원 재활용과 비용 문제다.

성간 이동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30년이나 걸리는 긴 여행이다.

지구의 통치부는 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최소한의 장비로 보낸다.

인간을 건조해 수면 상태로 목적지까지 보내는 것이다.

이 우주선은 목적지에 도착하면 산산조각나고, 사람들은 이때 깨어난다.

하지만 제대로 깨어나지 못하거나 낙하산 등의 문제가 생기면 죽는다.

성간 이동에 대한 이런 접근은 이전 SF 소설에서 거의 보기 힘든 장면이다.


글로벌 정부 통치부는 외계 행성 개척을 주도한다.

하지만 강력한 권력을 쥐면서 체제에 문제를 제기하는 조직을 제거한다.

주인공이자 생태학자인 아턴 다데브도 혁명 세력의 일부였다가 체포되어 이 행성으로 강제 이송되었다.

그가 도착한 이곳에는 그와 함께한 동지들이 있지만 그의 배반을 의심하는 사람도 있다.

교수 이력 등은 킬른이라 부르는 이 행성에 지적 생명체가 만든 듯한 구조물 탐사에 필요하다.

단순히 구조물만이 아니라 킬른의 생명체와 문자인 것 같은 것도 연구해야 한다.

공기는 사람이 숨을 쉴 수 있지만 대기 중에 어떤 바이러스가 들어있는지 알 수 없다.

외부로 나갈 때 경비원들은 완전 무장을 해서 돌아다닌다.

테롤런 사령관은 자신의 방에서 나오지 않고, 완벽하게 통제된 환경에 머문다.

왜 이렇게 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변화를 봤기 때문이다.


다데브는 사령관의 호의 속에 외계 생명체와 구조물 조사에 투입된다.

연구실에 있지 않으면 탐사팀에 보내 야생으로 나가 생태계와 구조물 등을 조사해야 한다.

1세대 연구자 라스무센의 모습은 외계생명체에 오염된 인간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라스무센 이외 다른 사람들도 오염되어 미친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람들은 외부로 나갔다가 돌아오면 몸에 붙거나 속에 들어온 세균을 없애야 한다.

아주 위험해 보이는 환경이라 탐사팀은 필터가 벗겨지는 것을 두려워한다.

방호복을 입고 일하러 나가지만 이 재질도 종이로 되어 있다.

보급이 원활하지 않은 환경이고, 인간의 목숨을 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구조물과 문자에 대한 호기심만 가득한 사령관은 자신의 안전이 우선이다.

이 낯선 장면과 상황 등이 기존 SF에 익숙한 나에게 아주 낯설었다.


이해하기 조금 어려운 상황과 장면들이 꾸준히 나온다.

딱딱한 문장과 전혀 예상하지 못한 행성의 모습은 쉽게 읽히지 않는다.

킬른성에 대한 설명이 점점 세밀해지고, 낯선 환경을 자세히 설명할수록 머리는 복잡해진다.

괴생명체의 등장, 인간의 공격, 괴물의 반격, 무사 귀환.

무사 귀환이 반복되면 좋지만 아닌 경우가 생기면서 이야기는 더 깊어진다.

이 소설의 재미는 바로 여기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작가는 직선적으로 달리기보다 교차하면서 속도를 조절한다.

킬른의 생태계 속에서 살아남으면서 이 킬른성의 법칙을 알게 된다.

이 변화가 만들어낸 거대함은 지구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혁명적인 진화다.

하나가 전체이고, 전체가 하나이지만 개별성은 존재하는 진화.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다양한 생각들로 머릿속이 복잡해지지만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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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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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선물로 받았던 책이다.

옆에 늘 놓아두었지만 왠지 모르게 손이 잘 나가지 않았다.

이번에 검색하니 개정판이 새롭게 나왔다.

목차를 비교해보니 한 장이 추가되었다.

<여행이 불가능한 시대의 여행법>이란 장이 추가되었다.

보자마자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떠올랐다.

이 부분은 나중에 찾아서 한 번 읽어봐야겠다.

오랜만에 읽은 김영하의 글은 재밌고, 옛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한때 김영하의 팟캐스트를 재밌게 듣던 시절이 있었다.

팟캐스트 초창기에 좋아하는 작가가 들려주는 책 이야기는 좋았다.

한쪽으로 기울던 나의 독서 편향을 살짝 바로잡아주는 역할도 했다.

물론 그때 듣고 산 책들을 모두 읽은 것은 아니지만 나의 취향을 더 넓혀주었다.

그의 소설도 열심히 모으던 시절이었다.

아마 이때가 그가 뉴욕으로 간 시절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때의 상황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잠시 추억에 잠긴 것은 즐거웠다.

첫 장 <추방과 멀미> 이야기는 솔직히 말해 황당했다.

중국 비자를 받지 않아서 푸동 공항에서 돌아온 사연 때문이다.

실제 이런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 못했는데 여행 고수가 이런 일을 하다니.


TV를 잘 보지 않는 내가 아내와 같이 보던 프로그램이 몇 개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었다.

이 <알쓸신잡>의 출연진들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때는 그냥 재밌게 봤을 뿐인데 제작과정의 이면이 나와 흥미로웠다.

아내가 이 방송을 보고 김영하의 소설을 달라고 했던 것도 기억난다.

프로그램 성격에 대한 것보다 여행자의 시선이 아닌 삼인칭의 시선으로 본 여행자란 부분이 눈길을 끌었다.

사실 한 번도 여행을 하면서 제3자의 시선으로 나의 여행을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동행자가 말하는 나의 여행 스타일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학생운동 시절의 그의 경험을 풀어낸 여행.

월가 점령운동 시기에 그곳을 방문한 경험.

출간된 책의 연극 공연에 초대받아 가는 길에 생긴 에피소드.

배낭여행 시절 경험했던 일들의 다양한 에피소드와 이면들.

삶의 경험이 여행을 대하는 생각 차이를 보여주는 이야기.

그 와중에 최근에 재밌게 읽었던 <호메로스>에 대한 글과 다른 해석이 주는 재미.

그리고 어느 순간 여행을 가서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는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특유의 문체와 다양한 사유와 경험과 인용으로 깊이와 재미를 더했다.

오랜만에 그의 책을 읽었지만 사놓고 묵혀둔 그의 책들이 다시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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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쑤기미 - 멸종을 사고 팝니다
네드 보먼 지음, 최세진 옮김 / 황금가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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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식 블랙 코미디가 주는 재미와 기후 위기가 초래한 근 미래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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