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 글리코
아오사키 유고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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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낯익은 이름이라고 생각했는데 우라조메 덴마 시리즈의 작가다.

사실 우라조메 덴마보다 <체육과의 살인> 같은 관 시리즈로 더 익숙하다.

현재 이 시리즈는 모두 절판이라 더 궁금하고 눈길이 간다.

이전에 이 작가의 소설을 읽은 적이 없다.

사실 책 내용에 대해서도 잘 몰랐다.

화려한 수상 이력과 착각이 곁들여져 선택했다.

앞의 정보는 저자 이력과 출간된 책 제목 때문에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 소설을 읽은 후 작가의 다른 작품들에도 관심이 훨씬 늘어났다.

도서관에서 빌려서라도 한두 권 정도는 더 읽고 싶다.


다섯 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 다섯 장은 다섯 개의 게임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게임과 닮아 있지만 변형되어 있다.

첵 제목인 지뢰 글리코는 가위바위보로 계단을 먼저 오르는 게임을 변형한 것이다.

단순한 승자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방식에 오르는 계단 숫자가 다르다.

여기에 각자 자신이 원하는 숫자에 지뢰를 설치해 밑으로 떨어지게 했다.

이 지뢰의 위치를 파악해야 하고, 이기는 방식도 생각해야 한다.

고도의 심리전과 속임수 등이 섞어 있고, 살짝 방심하는 순간 반전이 일어난다.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잘 짜인 구성은 다음 게임으로 빨리 넘어가게 한다.

그리고 어느 부분에서는 <도박묵시록 카이지>가 떠오른다.


시작은 학교 문화제 인기 장소인 옥상을 둔 승부였다.

늘 학생회의 카페가 사용했는데 올래 1학년 4반의 카레점이 결승에 올라왔다.

이 경기에서 1학년 신입생 이모리야 마토가 4반 대표로 참여한다.

이 첫 게임에서 처음에 마토는 그 존재감이 희미했다.

친구 고다의 시선으로 그 게임을 보는데 생각보다 복잡하다.

지뢰의 위치를 안 후 상대방의 지뢰를 피해야 한다.

이 지뢰를 어디에 설치해야 효율적인지도 생각해야 한다.

게임의 의도와 상대방의 성격 등도 같이 파악해야 한다.

온갖 방법을 다 사용하고, 지뢰의 위치를 피해 정상까지 올라간다.

그리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지뢰가 작동하면서 마토가 승리한다.


이때만 해도 소설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예상하지 못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카드 짝을 맞추는 게임인데 상대방이 속임수를 쓴다.

첫 장에서 마토에게 진 학생회 구누기 선배가 학교 앞 카페에 사죄하러 가면서 생긴 일이다.

이 게임에서도 마토가 보여주는 뛰어난 관찰력과 판단력은 놀랍다.

놀라운 자신감,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전략 등은 과연 어떻게 이길까? 하고 기대하게 한다.

그리고 전형적인 더 강한 적과의 대결이란 구성은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여기에 간단하지만 변형되면서 복잡해진 게임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한다.

이 복잡한 게임은 더 많은 수읽기가 필요하다.

순간적으로 상대방에게 진 것처럼 보이지만 마토는 반전의 수를 숨겨두고 있다.

이 수가 마지막 복기를 할 때 그 기발함에 놀란다.


읽다 보면 간단한 듯한 게임이 지닌 매력이 새롭게 드러난다.

마토의 과거가 조금씩 흘러나오고, 그녀가 바란 목적이 마지막에 밝혀진다.

그 목적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고, 그 과정에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계속 나온다.

이 캐릭터들과 벌이는 게임은 상대의 허점을 노린다.

하지만 마토는 게임 규칙과 주변 상황 등을 철저하게 파악하고 분석한다.

단순히 게임뿐만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분석까지 같이 곁들인다.

주변을 아무 생각 없이 다니고, 게임도 대충하는 나와는 완전히 다르다.

이런 관찰력과 치밀함이 뛰어난 두뇌와 엮여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낸다.

물론 현실에서 항상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렇지만 소설 속에서 잘 짠 구성에 이렇게 두뇌를 쓴다면 정말 재밌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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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우주에서 우리 만나더라도
마크 구겐하임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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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서 죽은 아내를 평행우주 속에서 다시 만나길 바란다.

현실의 분기점에서 갈라져 나간 다중우주에서 그녀의 생존을 확인하고 싶다.

자신이 발견한 평행우주의 존재에 대한 수학적 증명은 가능성을 높인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너무 낮고, 다른 평행우주는 어떤 모습일지 알 수 없다.

살아있는 아내를 만나기 위한 입자물리학자 조너스의 활약은 위태위태하다.

그가 도착한 평행우주는 자신이 살던 우주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 자신의 이론을 훔쳤다고 믿는 빅터의 추적과 방해는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읽는 내내 기존에 본 영화나 소설의 장면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뛰어난 가독성과 빠른 장면 전환 등은 눈을 떼기 힘들다.


조너스는 평행우주의 존재를 수학적으로 증명해 노벨상을 수상한다.

수상식이 펼쳐지는 곳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려고 기다리고 있다.

이때 기대하지 않았던 아내 어맨다의 임신 소식을 듣는다.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일지도 모를 그날 교통사고가 일어난다.

이 사고로 아내 어맨다는 죽고, 조너스만 살았다.

보통 사람이라면 실의에 잠기고, 술을 마시거나 다른 삶을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평행우주의 존재를 수학적으로 증명한 입자물리학자는 다른 생각을 한다.

그것은 다른 평행우주 속 어맨나를 찾아 만나는 것이다.

단순히 이것만 놓고 보면 굉장히 로맨틱하게 보이지만 현실은 아니다.


다른 평행우주로 가기 위해서는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유럽입자물리연소의 대형 강입자 충돌기를 돌리면 가능할 수도 있다.

당연히 이곳에 들어가서 이 기계를 돌려달라고 한다고 해서 돌려줄 리 없다.

용병을 고용해 그는 몰래 침입하고, 그 기계를 돌리려고 한다.

함께 간 용병들이 죽고, 겨우 그만 다른 평행우주 속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다른 평행우주에서 그는 갑자기 떨어져 큰 부상을 입는다.

공식을 팔에 문신한 것을 본 의사가 물리학을 공부한 심리학자 에바를 소개한다.

에바의 도움으로 이 평행우주에서 어맨다를 찾지만 그녀는 남편과 함께 죽었다.

다른 평행우주로 넘어가기 전 함께 탄 차를 누군가 트럭으로 밀어붙인다.

이 교통사고로 어맨다는 죽고, 조너스는 다른 평행우주로 넘어간다.


조너스는 트럭 운전수가 누군지 봤고, 그가 빅터의 하수인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빅터는 질투와 집착에 사로잡혀 조너스가 어맨다를 만나는 것을 방해한다.

수학적 계산을 통해 이 평행우주에서 살아 있는 어맨다를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은 하나다.

조너스가 얼마나 많이 평행우주를 돌아다녀야 어맨다를 만날 수 있을까?

이 과정에 더 뛰어난 기술로 조너스를 쫓고 방해하는 빅터.

빅터의 방해는 우주가 바라는 특정 결과일 수도 있다.

어맨다가 죽은 평행우주, 어맨다의 존재가 희미한 평행우주.

대체역사물 같이 뒤바뀐 평행우주, 또 다른 조너스를 만나게 되는 평행우주.

무수히 많은 평행우주 속에서 다른 조너스가 노벨상을 받고, 새로운 가능성을 알린다.


다른 평행우주 속에서 조너스는 어맨다를 만나기 위해 사기도 친다.

죽은 조너스가 살아 있는 것처럼 행동해서 아멕스 카드와 여권도 만든다.

어떤 평행우주에서는 만들지 못해 밀항과 노동으로 옮겨 다녀야 했다.

같은 정보를 공유하는 평행우주에서는 조너스처럼 행동하거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다.

이 중에서 가장 큰 도움을 주는 사람은 에바다.

에바가 조너스에게 느끼는 감정, 조너스가 에바에게 느끼는 감정은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리고 평행우주 속에서 다른 조너스를 만났을 때 도플갱어란 단어를 사용한다.

도플갱어에 대한 반감 때문인지 이 용어가 개인적으로 조금 거슬린다.

빠른 전개 속에 예상하지 못한 상황과 장면들을 넣어 놀라게 한다.

도플갱어의 존재는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놓는데 과연 어떻지 모르겠다.

의문 한 가지. 논문이 실리고 난 다음에 이렇게 빨리 노벨상을 주는 경우도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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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강박 - 행복 과잉 시대에서 잃어버린 진짜 삶을 찾는 법
올리버 버크먼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플레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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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행복이란 단어를 많이 말하고 있다.

행복하게 사는 것은 실제 좋은 일이다.

하지만 행복에 너무 집착하는 듯한 모습을 주변에서 자주 본다.

실제 우리의 삶은 평범한 일상의 연속인데.

일상의 중요함을 말하는 일도 늘어났지만 행복과 즐거움이란 단어에 더 집착한다.

아이들에게 선행학습을 시키면서 미래의 행복을 말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이때의 행복은 다른 사람보다 좀더 좋은 직장과 높은 연봉이다.

행복하면 모든 일이 다 잘 되고, 밝은 미래가 펼쳐질 것 같이 말한다.

그러나 현실은 행복을 목적으로 살려고 발버둥 칠수록 불행해지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가장 많이 듣는 평가 중 하나가 부정적이란 것이다.

나는 상황의 다른 면을 본다고 생각하는 데 사람들은 나의 반대를 부정적이라고 표현한다.

낙관적인 성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비관적인 성격은 아니다.

아주 현실적으로 상황을 보려고 하는데 다른 면들이 보일 뿐이다.

이때 사람들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일을 진행하라고 한다.

준비가 잘 되고, 현실 파악이 제대로 되었다면 이 긍정성은 좋은 결과로 나온다.

하지만 수많은 가능성 검토와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지 않으면 돌발상황에 대처할 수 없다.

많은 자기계발서적들이 무조건적인 긍정을 외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주장을 한 사람조차 자신의 교회가 파산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저자는 행복하지 말자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행복 만능주의에 사람들이 사로잡혔고, 이렇게 해도 불행해지는 사람들의 이유를 찾고 싶었다.

이 과정 속에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자기계발서를 읽고, 명상하는 등의 행동을 했다.

이 과정을 하나씩 풀어낸 것이 책 속의 내용이자 우리가 쉽게 놓치고 있는 부분이다.

각 장에서 내가 살면서 느끼고 경험했던 것들이 풀려나온다.

물론 나의 착각이나 이해 부족도 적지 않다.

하지만 다른 시각에서 행복과 부정적인 생각을 들여다보는 것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읽는 내내 이 부분에서 고개를 끄덕이고, 감탄하고, 의문을 품었다.

스토아 철학과 불교의 교리 몇 가지는 더 공부해야 할 부분이다.


가장 인상적인 이야기는 목표에 대한 집착이다.

1996년 에베레스트 참사와 목표 정의론에 대한 사례 연결이다.

이 참사는 정상 등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행동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등반가들은 정상 등반 성공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수록 자신이 선택한 전략에 집착한다.

이 집착은 위험한 순간에도 멈추지 못하고 나아가면서 큰 사고로 이어진다.

실제 이런 일들은 우리가 마주하는 수많은 사업이나 선택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리고 너무나도 유명한 예일대학 졸업생의 구체적인 목표 작성이 거짓이란 것이다.

실제 예일대학은 이런 연구를 한 적이 없다고 한다.

자기계발서 저자들이 만들어낸 이야기가 서로의 출처가 되고 있다.


저자는 현재의 순간과 삶의 또 다른 모습인 불안정과 실패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는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걱정하면서 현재의 순간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9.11 이후 강화된 규칙들은 시민들의 불편과 거대한 비용을 불러오지만 더 늘어나기만 한다.

미래를 준비한다는 이유로 현재의 삶을 억제하거나 무시한다.

많은 돈이 있으면 더 행복할 것처럼 말하지만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들은 부자 나라가 아니다.

실패작 박물관은 현실에 존재하고, 제품개발과 마케팅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한다.

마지막 죽음을 기억하라는 이야기는 우리가 너무 쉽게 잊고 사는 것이다.

책 전체가 부정적인 내용으로 가득하냐고 묻는다면 아니다.

자신의 삶을 조금씩 바꾼 경험과 철학과 현실을 잘 담고 있기 때문이다.

긍정과 행복을 강요하는 세상에서 현실적이고 좀 자유롭게 자신을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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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태국에 빠지다! - 방콕 in 치앙마이 out 온 가족의 리얼 여행기
우미 지음, 서진 그림 / 미다스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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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해외 여행지가 태국이었다.

한참 방콕을 기점으로 배낭여행을 할 때는 최고의 여행지로 추천했다.

사실 두세 번의 배낭여행으로 방콕의 중요 관광지를 다 둘러봤기에 관광지는 별로 관심이 없다.

1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쇼핑몰의 풍경이나 유행하는 장소는 많이 바뀌었다.

이제는 아이와 함께 가는 여행이다 보니 수영장과 쇼핑몰 위주가 된다.

길거리를 나가 유명하다는 음식점을 찾아가지만 생각보다 못한 경우가 많다.

조식을 모두 먹으니 아침에 나가 태국 로컬 음식을 먹을 일도 없다.

저자의 남편이 저렴하고 맛있는 태국 음식으로 배달해 먹는 것을 보고 입맛을 다신다.

아이를 영어 학원 등에 보내는 것을 보고 놀라기도 했다.

태국 한 달 살기로 시작한 이야기이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새로운 정보다.


책의 구성은 간단하고 직선적이다.

삼대의 방콕 한 달 살기, 치앙마이 홈스테이, 방콕과 치앙마이 여행의 기록이다.

저자는 일자 별로 그 날 한 일들과 경험을 간단하게 적었다.

사진은 많지 않고, 일지처럼 기록들로 가득하다.

이 간결한 기록들이 내가 경험한 곳과 만날 때 갑자기 풍성한 기억과 이어진다.

그리고 지난 여행에서 하지 못했던 것들이 떠오르면서 방콕 여행을 부추긴다.

바쁜 일정이 아닌 여유로운 일정은 나의 취향과도 맞아떨어진다.

혼자 다닐 때 나라면 생각조차 하지 않을 장소와 음식들이 눈에 들어온다.

바뀐 환경이 다른 시각에서 방콕 등을 새롭게 보게 한 것이다.

아마 어릴 때 돌아다닌 방콕의 뒷골목이 이제는 별로 매력적이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도착하자마자 저자 어머니가 코로나19에 걸렸다는 글은 약간 충격이다.

작년 방콕 갈 때 가기 전에 걸린 가족들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다른 조건이지만 쉽지 않은 해외여행에서 이것은 큰 변수다.

아이와 함께 가는 여행에서 아이의 건강은 언제나 민감할 수밖에 없다.

물론 본인의 건강 상태도 여행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나도 어떤 원인 모를 이유로 팔에 두드러기가 나서 고생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이 가족은 한달 살기이고, 그 시간에 맞춰 남편이 호텔을 잡았다.

저자의 부모님 두 분이 짧은 간격으로 같이 걸린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완전 격리가 아닌 상태라 마스크를 쓰고 주변을 돌아다닌 것도 눈길이 간다.


치앙마이 홈스테이 이야기는 나도 긴 휴가를 뺄 수 있으면 해보고 싶다.

늘 호텔만 다녔는데 이런 경험이라면 아이에게도 좋을 것 같다.

처음 치앙마이 님만해민에 도착했을 때와 지금은 너무 달라졌다.

더 다양한 카페와 볼거리 등이 살짝 마음을 흔든다.

짚라인에 대한 부분은 그 당시는 유행이 아니었는데 한 번 타고 싶다.

일일투어의 기억이 솟아나고, 맛도 모르고 주문한 음식들도 생각난다.

도이창 커피 숍에서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흘러 보내던 순간도 떠오른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고, 아이와 할 거리를 찾아야 한다.

홈스테이의 좋은 주인 플로이 때문에 저자 모녀의 여행은 풍성해진다.

저자의 태국 친구와 함께한 순간들은 보통의 여행객들은 할 수 없는 경험이다.


아이콘시암. 내가 홀로 다닐 때는 없던 쇼핑몰이다.

작년에 가면서 처음 들어갔는데 전형적인 동남아 거대 쇼핑몰이다.

볼거리보다는 먹을 거리가 내 눈에는 더 들어왔다

차오프라야강 디너 크루즈는 탈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 한 번 고민해봐야겠다.

쇼핑몰 푸드코트도 이전과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혼자 무작정 거리를 걸어 다녔던 나의 과거와 다른 방식의 여행을 생각하게 한다.

화려함이나 기발하거나 멋진 풍경과 경험 등에 대한 부분은 없다.

하지만 현실의 여행과 엄마의 바람 등이 잘 녹아 있다.

나와 다른 조건 속에 같은 곳을 여행한 가족의 기록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나와 다른 방식의 여행에 멈칫하면서 재밌게 읽었다.

올해도 다시 태국에 한 번 다녀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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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늑대의 피
유즈키 유코 지음, 이윤정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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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읽고 싶었던 책들 중 한 권이다.

먼저 제목에 끌렸고,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과 영화의 원작이란 것은 그 뒤의 이야기다.

그 외의 화려한 찬사들은 귀가 얇은 나를 흔들기에 충분했다.

개인적으로 경찰소설을 좋아하고, 야쿠자와 엮인 이야기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일본의 야쿠자 조직들이 1988년 폭력단 대책법 시행 이후 많이 변했다.

이 소설은 아직 폭력단 대책법이 발표되기 전 이야기다.

그리고 이 소설의 사건 이전에 야쿠자들의 히로시마 항쟁이 있었다.

야쿠자들이 총을 들고, 상대 야쿠자 조직을 향해 발포하는 현장은 시민들에게 공포 그 자체다.

경찰은 어떻게 해서라도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

이 항쟁을 막는 데 최전선에서 최고의 능력을 보여준 인물이 바로 오가미 형사다.


오가미 형사는 탁월한 실적을 가지고 있지만 문제도 많다.

단순히 실적만 놓고 보면 높은 지위로 가야 했지만 구설수들이 그의 승진을 막았다.

오가미가 소속된 구레하라 동부서 수사2과의 폭력단계에 신입이 들어온다.

바로 이 소설의 화자인 히오카다.

그는 당시 경찰에 드문 학사 출신의 경찰이다.

보통 학사 출신들은 시험을 봐서 고위직인 커리어가 된다.

하지만 히오카는 이런저런 이유로 일반 경찰이 되었다.

이런 그가 폭력단계 최고의, 최악의 형사인 오가미의 부하가 된다.

오가미를 만나러 간 곳에 그가 느낀 첫인상은 야쿠자 같다는 것이다.

실제 오가미는 폭력계 형사는 야쿠자와 같은 분위기가 있다고 말한다.


오가미와 한 조가 되어 그는 야쿠자들을 만나러 다닌다.

야쿠자를 만나 술을 마시고,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눈다.

수사를 위해 어느 정도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와 함께 다니면서 형사가 가져야 할 것과 배워야 할 것 등을 배운다.

이 만남과 경험은 다른 장소에서 야쿠자 등을 만났을 때 도움이 된다.

이들이 현재 담당하고 있는 사건은 구레하라 금융회사 경리 우에사와 지로의 실종 사건이다.

이 금융회사는 폭력단 가코무라구미 계열이다.

이 악덕 배부업체가 저지르는 불법들은 이미 수많은 소설 등에서 다루어진 것들이다.

우에사와는 어떤 사건에 연루된 것일까?


구레하라 시의 이권을 두고 가코무라구미와 오다니구미가 서로 다툰다.

오가미는 오다니구미와 상대적으로 더 가깝고, 그들을 밀어준다.

물론 그들의 불법 행위를 모두 눈감아 줄 정도는 아니다.

베테랑 실력자 형사 한 명의 존재는 이 두 조직의 균형을 맞추는데 중요한 역할은 한다.

하지만 한 조직의 욕심이 거대해지고, 도발을 한다면 상황은 바뀐다.

우에사와 실종 사건과 함께 진행되는 야쿠자 조직 간의 대결도 이야기의 한 축이다.

이 사건들을 해결하기 위해 오가미는 불법적인 행동도 마다하지 않는다.

경찰의 실적 속에는 이런 불법 행동이 있어 왔다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원칙적인 순둥이 형사라면 절대 할 수 없는 행동이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오가미의 대담한 행동은 결국 문제가 된다.

하지만 더 문제는 야쿠자 조직 간의 대립과 총질이다.

시민들의 불안을 잠재워야 하는 경찰의 입장에서는 이전 같은 항쟁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이런 현실에서 현장과 경찰 수뇌부의 생각은 다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생기는 문제와 사건은 후반부의 긴박함과 상황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그리고 작가는 이야기 사이사이에 등장인물들의 개인사를 집어넣고 풀어낸다.

문제 많은 형사 오가미를 현경에서 잘라내지 못하는 이유도 나온다.

경찰과 야쿠자 세계를 현실적으로 파고들어 하나씩 풀어내었다.

그 과정에 등장인물의 개성과 매력들이 한 명 한 명 살아난다.

마지막의 반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고, 약간은 전형적인 패턴이다.

영화는 또 어떤 느낌일지 한 번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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