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메인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유재영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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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시리즈 중 한 권이다.

제목 ‘도메인’의 첫 번째 뜻은 분야, 영역이라고 한다.

인터넷 주소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 왜 이런 제목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인터넷 서점의 책소개에 이 설명이 나오고, 두 단편의 제목이 각각 <영>, <역>이다.

유재영이란 이름을 각인하게 된 데는 <당신에게 죽음을>이 큰 역할을 했다.

이 경장편이 풀어가는 이야기 방식과 마무리가 상당히 좋아 관심을 두고 있었다.

<영>의 경우가 앞에서 이야기한 경장편의 구성과 비슷한 대목이 있다.

이 단편집은 단편의 매력이 강하지만 개인적으로 좀 더 분량을 늘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영>은 캠핌장으로 가는 도중에 생긴 충돌 사고를 먼저 보여준다.

무언가 일이 일어날 전조처럼 다가온다.

캠핑장에 도착했어도 그들 외에는 다른 손님이 없고 관리인이 불친절하다.

친구 커플과 만나 흔한 일상의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다 시체를 본 적이 있느냐? 는 물음이 나온다.

한 스토커의 자살 이야기와 차에 치인 개 이야기가 윤색되어 풀려나온다.

읽다 보면 계속 이 캠프장에서 무슨 일이 생길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

그런데 이 분위기는 계속 유지되면서 큰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허탈한 부분이 있지만 이 찜찜한 잔영이 오랫동안 남는다.

이 단편의 분량을 더 늘이면 과연 다음 전개는 어떨지 궁금하다.

 

<역>은 온라인 소설 창작 강의를 듣는 나와 선배의 유튜브 내용을 다룬다.

창작을 위한 레퍼런스로 고등학교 선배 영역의 유튜브 채널을 본다.

영역은 번역 일을 하다 유튜브 세계로 뛰어들었다.

초창기라 그런지 많은 영상이 올라 있지 않다.

이중에서 ‘크리에이티브 캐슬: 사라 윈체스터의 성 아티스트 레지던시’가 시선을 끈다.

이 시리즈가 다루는 아티스트들의 기묘한 사연이 간결하게 요약되어 있다.

그리고 영역과 자신의 만남과 숨겨진 사연이 흘러나온다.

이 단편 속 선배는 책 속 두 단편인 <영>, <역>과 영어 번역의 이중적 이미지로 이어진다.

이 단편 또한 화자가 사라진 선배를 찾아가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경험을 풀어낸 장편을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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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우리를 벌할 수 없어 꿈꾸는섬 청소년문학 3
알프레드 고메스 세르다 지음, 엄지영 옮김 / 꿈꾸는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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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지만 묵직하고 무거운 소설이다.

하나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청소년 범죄를 다룬다.

그 범죄가 타인으로 향할 때 그냥 웃고 즐기는 재미난 게임 같다.

하지만 그 피해자가 자신과 가까운 사람이 되면 분위기가 바뀐다.

이전에는 그냥 잡히지 않으면 되는 사건이 불안으로 가득 차게 된다.

작가는 이 과정을 빠르고 정확하게 그려내고 보여준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 오게 되면 양심과 현실의 문제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결코 단순하게 상황만 보면서 지나갈 수 있는 소설이 아니다


마드리드 도시고속도로 위에서 세 아이가 위험한 장난을 계획한다.

달려오는 차 앞에 돌덩이를 던져 차들이 보여주는 모습을 휴대 전화로 촬영한다.

첫 번째 차는 떨어지는 돌덩이를 보고 잘 피해 큰 피해 없이 지나갔다.

그 다음에 온 차는 떨어진 돌덩이를 피하려다 차가 뒤집어진다.

아드리안을 비롯한 세 아이는 이 영상을 찍고 인터넷에 올린다.

익명 뒤에 숨기 위해 학교 컴퓨터를 사용한다.

학교란 장소가 누구나 와서 영상을 올릴 수 있다는 허점을 노린 것이다.

그리고 이 영상을 자신들만 보지 않고 인터넷에 올려 그 반응을 즐기려고 한다.

악질적인 이들의 놀이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로 번진다.


소년들은 단순히 장난이었지만 현실은 큰 교통사고다.

아드리안에게는 누리아라는 여자 친구가 있다.

이른 새벽 그녀에게 전화를 하지만 받지 않는다.

그녀의 엄마가 아드리안 등이 친 장난의 피해자였기 때문이다.

병원의 의사는 누리아의 엄마가 가능성이 없다고 말한다.

아드리안 등이 올린 영상은 이미 넓게 퍼져 모두가 봤다.

피해자 가족의 분노는 그 장난질의 대상에게 향한다.

하지만 경찰도 학교에서 영상을 올렸다는 것 외에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물론 이 사고 때문에 자수하자는 아이도 있지만 그 아이의 목소리는 묻힌다.


아드리안이 늦은 밤 돌아다닐 때 여동생도 밖에 있었다.

이 사고를 보고 여동생이 누가 범인인 줄 안다는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누리아는 아드리안에게 학교 안에서 범인을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자신이 범인이란 사실을 숨긴 채 어떻게 이 위기를 벗어날까 고민한다.

이 고민의 과정과 심리의 변화, 남매 사이의 갈등 등은 뛰어난 가독성과 어우러진다.

자신의 아이가, 남자 친구가 범인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사람들의 반응은 또 어떤가.

이 소설의 진짜 매력은 범인이 밝혀진 후 이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이야기들이다.

도덕과 윤리는 가족의 안위를 위해서 사정없이 무너트린다.

이에 대한 반발을 의미하는 전화 한 통, 그 결말은 열렸지만 예상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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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지키는 아이
마야 룬데 지음, 리사 아이사토 그림, 손화수 옮김 / 라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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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그림과 동화 같은 이야기가 어우러진 책이다.

보통 판형보다 크고, 생각보다 많은 그림이 들어 있다.

단순히 그림 동화라고 하기에는 이야기의 내용이나 분량이 너무 많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잠깐이나 오랫동안 그림에 눈길이 머무는 순간도 많다.

그림을 그린 화가의 지명도도 상당히 높은 모양이다.

이 두 사람이 함께 작업한 책이 또 있는 모양인데 기회가 되면 한 번 읽고 싶다.

그리고 이 책은 노르웨이에서 상당히 많은 상을 수상했다.


태양이 사라진 세계의 이야기를 다룬다.

쉴 새 없이 비가 쏟아지고 나무도 꽃도 살 수 없는 황량한 세상이다.

빛이 없으니 채소나 과일 등을 재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런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아이들은 재밌게 논다.

그리고 이 마을에 과일과 채소를 가져다주는 릴리아의 할아버지가 있다.

어느 날 릴리아는 할아버지가 가져가지 않은 빵을 발견하고 가져다주려고 한다.

할아버지가 운영하는 온실에 가지만 그 안에서는 말라비틀어진 식물만 있다.

왜 할아버지가 온실에 출입금지란 표시를 했는지 이해할 수 있는 순간이다.

그렇다면 할아버지는 어떻게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가지고 오는 것일까?


릴리아는 온실 뒤에 난 길을 따라 걸어가다 할아버지를 발견한다.

들고 간 바구니 놓아두고 과일 등이 담긴 바구니를 들고 마을로 간다.

릴리아는 좀더 나아가 한 번도 보지 못한 아름답게 가꾸어진 정원을 본다.

그 안에서 편안하게 쉬는 소년과 귀여운 개 한 마리.

그 소년은 해를 관리하고 있다. 아이가 철문을 열면 해가 나와 정원을 비춘다.

이때 정원에서 과일과 채소와 꽃 들이 화려하고 풍성하게 자란다.

그리고 소년은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철문을 닫는다.

이 소년이 이 정원에서 자란 과일 바구니를 할아버지에게 전달한 것이다.

소년은 해를 지키는 여인의 명령에 따라 행동하고 살아간다.

그런데 릴리아를 만나면서 삶에 변화가 생긴다.


해가 갇힌 세계, 어둠으로 뒤덮인 세계, 계절의 구분도 없는 세계.

이런 극한의 상황에서 삶을 이어가는 마을 사람들.

이 마을 사람들의 생존에 필수적인 과일과 채소 바구니.

만약 철문에 갇힌 해가 세상 밖으로 나오면 어떻게 될까?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 두 소년소녀가 갇힌 해를 풀어주면서 시작한다.

어둠으로 뒤덮인 세계에 해가 나타나면서 생기는 활력과 아름다운 변화.

꽃과 식물들이 자라고 축축했던 대지는 마르고 풀이 자란다.

행복한 미래만 남은 듯한 세상에 해가 점점 더 커지는 문제가 생긴다.

하늘 높이 날아가지 못한 해, 점점 더워지는 날씨와 말라가는 식물들.

해가 더 높았던 원래 자리로 가게 하기 위한 두 아이의 모험이 시작한다.


읽다 보면 현실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란 생각이 먼저 든다.

꽉 막힌 나의 상상력이 과학과 사실이란 담벼락 속에 갇힌 것이다.

우화나 동화로 이해하고 조금씩 이야기에 다가가면 좀더 쉽게 재미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이야기가 아닌 그림으로 조금씩 문을 열고 마음을 열었다.

그림이 보여준 황량하고 회색 빛 세계와 숨겨져 있던 비밀의 열쇠.

예상하지 못한 장면의 연속, 강인한 의지로 무장한 용감한 행동.

뻔한 설정과 장면이지만 아주 멋진 그림과 앞에서 깔아둔 이야기들이 감동을 준다.

처음 예상한 것과 다른 방식의 전개이지만 읽고 난 후 이야기와 색감이 강한 인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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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임수의 섬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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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소설이 처음인가 싶어 검색하니 이전에 읽은 기록이 있다.

사 놓고 책들을 묵혀두고 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저질 기억력이다.

출간된 책이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많다.

이 출간된 책들 중 여러 권을 사 놓은 것 같은데 정리가 되지 않는다.

놀라운 점은 이 책을 포함해서 두세 권을 제외하면 모두 절판이다.

언젠가 다시 몇몇 권은 재간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기록을 적는 이유는 이 소설이 재밌기 때문이다.

황당한 캐릭터와 예상조차 하지 못한 설정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시간이 되면 이 소설과 연관이 있는 <저택섬>을 읽고 싶은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프롤로그에서 비탈섬 근처 바다에서 중학생들의 낚시 모험이 펼쳐진다.

만선을 이루고 좋아하던 그때 물속에서 사람이 솟구친다.

배가 뒤집어지고, 물속에서 이상한 무엇인가를 본다.

그리고 현재로 넘어와 이상한 탐정과 변호사의 기묘한 만남이 이루어진다.

이들은 외딴섬에서 있을 유언장 파트 2를 위해서 가는 관련자들이다.

유언장을 가진 변호사 사야카, 사람을 찾아달라는 요청을 받은 탐정 고바야카와.

고인의 유언장에 언급된 쓰루오카, 법회를 위해 참석한 이상한 스님 한 명.

배를 타고 무사히 비탈섬에 도착한다.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한다.


섬이란 공간은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거대한 밀실이 될 수 있다.

많은 추리 작가들이 섬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역의 유력한 출판계 대표의 죽음은 그가 가진 만큼 관련자들의 관심을 끈다.

유언장 파트 1에서 이미 모여야 할 사람을 지시했고, 이번에는 모두 모였다.

변호사가 유언장 파트 2를 꺼내 재산 분할에 대해 말한다.

특별한 내용이 없는 평범하고 상당히 공정한 분배다.

하나 특이한 점이 있다면 파트 2를 위해 불러온 쓰루오카가 받게 되는 3천만 엔이다.

유족들은 이것을 쉽게 납득하지 못하지만 당사자는 횡재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쓰루오카가 다음 날 집 뒤 정자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쓰루오카의 시체가 발견되기 전 새벽에 미사키가 창문 밖에서 붉은 도깨비를 본다.

그녀의 비명에 놀란 인물은 변호사 사야카.

둘은 혹시 무엇이 있나 하고 둘러봤지만 아무것도 없다.

아침이 되어 모두 모였지만 나타나지 않은 사람은 딱 한 명 쓰루오카 뿐이다.

이 일을 두고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두고 유족들 사이에 의견이 오간다.

그때’처럼이란 단어가 나와 탐정과 변호사 등의 신경이 곤두선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경찰에 신고하는 것으로 결론이 난다.

하지만 태풍이 와서 경찰은 바로 섬에 올 수 없고, 나갈 수도 없다.

거대한 밀실 속에서 범인을 찾아내야 한다.


누가 범인인지 찾아내는 과정 속에 주연 둘과 조연들이 빛난다.

사야카와 고바야카와의 티격태격하면서 만들어가는 콤비의 모습.

생뚱맞은 행동과 모습을 보여주는 고바야카와와 스님.

이전 소설에서 사건을 해결한 어머니 탐정의 말 한마디에 돌변한 고바야카와의 능동적인 행동.

비일상적인 모습을 보면서 속으로 이 부분을 지적하지만 탐정과 어울리는 사야카.

그리고 그 무엇보다 기이한 모양으로 설계된 저택.

이런 조사 과정에 흘러나오는 묘하게 연결되는 두 개의 과거 이야기.

예상 가능한 설정을 넘어선 거대한 설계와 조금씩 이어지는 이야기들.

탐정과 변호사 사이에서는 소소한 재미가, 이들의 조사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사실이 나온다.

개성 강한 등장인물들의 예상하지 못한 행동과 말 또한 큰 재미다.

모두 읽고 나면 현실 속에서 이런 일들이 가능한지 한 번 검토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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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24-02-16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게 물리적으로 가능한건지 궁금했어요. 가능하니까 작가가 쓴 거..겠죠? ㅎㅎ
 
블루아이
염기원 지음 / 아이들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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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챔프 아서왕>이후 두 번째로 만났다.

전작처럼 필력이 좋아 잘 읽힌다.

아프리카 대륙을 기반으로 인간과 동물의 이야기를 풀어내었다.

제목이자 주인공 동물인 블루아이는 낯선 동물인 리카온이다.

아프리카 들개인 리카온은 무리를 지어 다니면서 사냥을 한다.

최상위 포식자들의 영역 밖에서 사냥을 하고 무리를 이루고 살아간다.

개인적으로 ‘동물의 왕국’ 같은 방송을 좋아하지 않아 이 동물은 정말 낯설다.

하지만 소설 속에 묘사된 이들의 왕조와 활동은 시선을 끌기 충분하다.


이야기를 이끌고 나가는 두 존재는 인간이자 화자인 나와 리카온 블루아이다.

서로 교차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나’와 ‘블루아이’의 서술 방식이 다르다.

화자는 현재의 삶을 풀어내면서 과거를 회상한다.

반면에 블루아이는 생존을 위해 아프리카 내륙을 휘돌아 다닌다.

무리를 지어 다니는 리카온 블루아이가 왜 홀로 돌아다니는지는 후반부에 나온다.

야생의 삶에서 혼자 다닌다는 것은 큰 위험을 안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블루아이는 몇 번의 위기를 넘기면서 살아남는다.

그리고 작가는 리카온 왕조의 역사를 넣어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 왕조가 지극히 인간적인 관점으로 풀어낸 것이라 살짝 의문이 생긴다.


화자는 방송국 촬영 감독이었다가 부조리한 현실 때문에 퇴사했다.

그가 이곳에 온 것은 한중 합작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서다.

그가 맡은 부분은 드론 촬영이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드론을 계속 개조했다.

한중 합작은 잘 되지 않았고, 문제도 많이 생겼다.

두 나라의 합작팀이다 보니 조율해야 하는 것도 많았다.

이런 과정 속에 아프리카의 풍경과 광활한 자연이 배경으로 흘러나온다.

이 배경 속에서 살아가는 짐바브웨 블랙의 이야기는 우리의 역사와 엮인다.

화자의 폭력과 사랑에 대한 기억은 솔직하게 드러나고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블랙의 말에 사실대로 말할 수 없는 화자 모습은 결코 낯설지 않다.


인간의 관점에서 리카온의 이야기를 풀어가고 보여준다.

어떤 대목에서는 다큐의 한 장면처럼 보이지만 이 관찰 또한 인간의 시각이다.

가끔 리키온의 행동을 인간의 말 등으로 엮어 비유로 풀어낸 몇몇 부분은 솔직히 눈에 거슬린다.

관찰자의 시점이나 블루아이에게 화자의 위치를 부여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작가는 의도적으로 시간을 뒤섞고 둘의 직접적인 만남을 자제했다.

그리고 ‘나’의 심리와 행동을 앞으로 내면서 현실의 부조리한 모습을 드러냈다.

아프리카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과 그 속에서 살 수밖에 없는 사람들.

시간이 되면 떠나는 사람과 그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과 동물들.

거대한 아프리카 대륙의 일부를 보면서 왠지 모르게 많이 봤다는 착각을 하는 나의 모습.

삶은 멈추어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싸우고 버티면서 나아가는 것이란 것을 보여준다.

마지막 장면은 왜 이렇게 마무리했을까 하는 의문을 계속 던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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