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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 - 인터뷰와 일러스트로 고전 쉽게 읽기 ㅣ 고전을 인터뷰하다 1
최유리 지음, 나인완 그림 / 브레인스토어 / 2020년 12월
평점 :
최근 일년 이상 경색된 한일관계 속에 NO JAPAN 운동 등 다양한 움직임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배경에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일본인들의 사고방식이 숨어 있습니다. 우리가 보기엔 전혀 상관없는 두가지를 묶어서 본다던가, 아무도 모른다면 그 일은 애초에 없던 일이라고 생각하는 등 우리의 사고방식과는 너무도 다른 독특한 사고에 흠칫 놀라게 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이런 일본인들의 독특함에 대해 최초로 대중에 전달한 고전이 있습니다. 국화와 칼이라는 유명한 책입니다. 미국인 문화 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에 의해 쓰여진 국화와 칼은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일본왕실을 상징하는 하얀 국화와 일본 군부를 상징하는 칼을 함께 배치해놓고 있습니다. 일본의 양면성에 대해 최초로 지적한 책으로 큰 의미가 있지만, 책 자체가 오래되었고, 미국인의 시선에서 쓰여졌기 때문에 현재 대중들이 읽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이번에 브레인스토어에서는 고전을 인터뷰 하다 라는 주제로, 특정 고전의 저자를 한국인이 인터뷰하는 컨셉의 시리즈를 기획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첫번째 책으로 바로 이 국화와 칼이 선정되었습니다.
이렇게 출간된 신간,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은 1948년의 뉴욕으로 건너가 루스 베네딕트와 만나는 유리센, 나작가 두 명의 한국인들에 의해 진행되는 인터뷰 모음집입니다. 나작가와 유리센은 한국인의 관점에서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을 콕콕 짚어 질문하며 원작 국화와 칼의 모든 것을 심층 해부해나갑니다.
루스 베네딕트는 일본인들을 처음 만났을 때 굉장히 당황했다고 합니다. 모순적으로 느껴질만큼 괴이한 양면성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일본군인들은 일왕에 대해 종교적인 충성심을 보였지만 정작 연합군에 사로 잡히고 나면 연합군에 절대충성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대상만 바뀐 것이지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상부에 해야할 도리를 하는 것입니다. 일종의 자기 자리와 신분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는 계급정신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자신의 위치에서 갚아야 하는 의리와 자신의 이름을 지키기 위해 복수해야 하는 명예가 혼재합니다.
언젠가 기독교를 비롯해 유일신 종교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 국가의 국민들은 은연중에 절대자의 시선을 의식하기 때문에 내가 무슨 잘못을 하면 그것이 주변에 드러나지 않더라도 신은 알고 있다는 사실을 마음 깊숙한 곳에 인지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그렇지 않습니다. 일본인들은 선과 악, 실제 행위와 그로 인해 내 안에서 일어나는 죄책감보다도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서 오는 수치심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런 여러가지 요인들, 의리, 명예, 수치심 같은 서로 상반되어 보이는 것들이 복잡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일본인들의 결정과 행동은 다른 나라 국가의 그것과 괴리가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그들을 제3자의 시선으로 보고 있으면 무언가 우리와 다르다느 느낌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이 책은 이 모든 과정을 현대적으로 풀어 설명해줍니다. 원작에는 나와 있지 않은 현대 일본인의 내용까지 연결하여 설명해주기 때문에, 오히려 원작만 읽는 것보다 훨씬 더 풍성하게 주제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현대 일본의 도장문화가 어디서부터 이어진 것인지 등은 원작만 읽어선 알 수 없고, 이 책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을 읽었을 때 큰 그림으로 그려질 수 있는 것입니다.
미국인의 시점에서 쓰여졌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쓰여진 책이라 시대와 국가적 관점이 불일치로 우리에겐 너무도 어려웠던 책 국화와 칼. 그러나 혼란한 한일관계를 거치며 일본인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한번은 읽어보아야할 필독서로 불리는 국화와 칼을 2021년 현재의 시점과 한국인의 관점으로 읽어나갈 수 있도록 구성한 놀라운 신간,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을 통해 완벽하게 분석하여 읽어나가보세요.
황당하게만 느껴졌던 일본인들의 사고방식, 그 뿌리에는 무엇이 있는지 이 책을 통해 상세하게 파헤쳐볼 수 있습니다. 모든 한국인들에게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의 정독을 권합니다.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을 읽으며 저들의 행동의 밑바탕에 깔린 정서를 디테일하게 들여다보고, 좀더 발전적인 한일관계를 만들어가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을 꼭 읽어보세요.
본 리뷰는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