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해외 여행지는 단연 일본입니다. 저렴한 항공권과 확실한 치안, 부담없는 접근성으로 인해 직장인과 가족여행 모두 최고의 선택지가 되어줍니다.
하지만 모두들 떠나는 일본 여행임에도 의외로 선택지가 다양하지는 않습니다. 누군가 미국 여행을 갔다왔다고 한다면 어디를 갔는지 짐작할 수가 없지만, 일본 여행을 갔다왔다고 하면 대충 어디를 갔는지 감이 옵니다. 도쿄, 오사카와 교토, 후쿠오카 이 셋 중에 하나겠지요. 계절 별로 확장해보아도 겨울엔 홋카이도, 여름엔 오키나와 정도일 것입니다. 한국사람에게 일본이란 이정도가 전부입니다.
그 많은 한국 사람이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로 몰려가니 휴가철 일본은 한국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오죽하면 일본에 일본사람보다 한국사람이 더 많다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입니다. 큰 마음먹고 해외여행을 갔는데 주변에 온통 한국 사람밖에 없으면 여행 온 기분이 나질 않습니다. 우리는 이제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를 찾아봐야 하는 걸까요? 비행거리가 길어 부담되는 먼 나라 말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여행책자를 전문적으로 펴내는 꿈의지도에서 놀라운 신간이 출간되었습니다. 세토우치 홀리데이가 그것입니다. 세토우치? 일본을 10번 이상 다녀왔지만 세토우치라는 곳은 처음 들어봤습니다. 세토우치는 어디를 말하는 걸까요?
핵폭탄이 떨어졌던 히로시마는 들어보셨을 겁니다. 히로시마 원자폭탄은 그 자체가 고유명사처럼 느껴질 정도로 자주 들어본 표현입니다. 세토우치는 히로시마 현을 비롯해 다섯 개의 현이 모여있는 일본의 지역을 뜻합니다.
가장 유명한 도시가 히로시마라고 하니 참 지명도가 떨어집니다. 그런데 그렇기에 세토우치 여행은 더 특별해집니다.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에선 느낄 수 없었던 일본의 소도시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도시는 외국인도 많고, 기본적으로 일본 고유의 색 자체는 상당히 옅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소도시는 교통, 치안, 쇼핑 등의 인프라는 모두 갖춰져 있으면서 동시에 일본적인 색깔이 상당히 잘 유지되고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한국인 관광객이 적은 지역이라는 말입니다.
이미 시중에 충분한 정보가 풀려 있는 대도시와 달리 세토우치 여행에 가이드북은 필수입니다. 세토우치 홀리데이는 세토우치라는 지역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이 지역만의 특징을 상세히 소개해줍니다.
히로시마 풍 오코노미야키부터 양파 버거, 굴 요리 등을 보며 세토우치의 특산품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2박 3일로 여행을 갈 땐 무엇을 꼭 봐야 하는지, 4박 5일 이상의 긴 여행을 갈 땐 거점을 어느 도시에 잡아야 하는지 등 낯선 여행지로 떠나기 전 꼭 알아야 할 정보들이 책에 가득합니다.
일본 라이더들이 가장 사랑하는 지역이 세토우치라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홋카이도 얼음축제처럼 세계적인 페스티벌은 없지만, 일본스럽고 소소한 축제와 명소들이 상세하게 소개됩니다.
이 책이 세토우치의 지역에 대해 얼마나 자세히 소개해주냐면, 오코노미야키라는 대중적인 요리를 두고도, 히로시마의 오코노미야키는 어떤 재료가 들어가며, 구레, 히나세, 다케하라, 오카야마, 마쓰야마의 오코노미야키에는 각각 어떤 재료가 들어가는지를 모두 나누어 설명해줍니다. 간단한 요리 임에도 각 지방의 특산품을 넣어 차별화된 요리를 한다는 것이 신선했고, 무엇보다 요리 소개를 보는 것만으로도 지방의 특징과 주요 재료에 대해서도 배워갈 수 있었습니다.
세토우치 홀리데이를 읽다보면 텍스트가 참 많다는 느낌은 받게 됩니다. 하나의 스팟, 하나의 맛집을 이야기할 때도 그에 담긴 다양한 스토리와 주의할 점, 좋았던 점 등을 꼼꼼하게 전달해주기 때문에 책을 읽는 것 만으로도 일본 소도시 여행을 이미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일본 소도시를 이해하는 데 참 좋은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단언컨대 세토우치에 대해 이토록 자세히 소개한 책은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한국인 관광객이 없는 일본 여행을 하고 싶으신 분들은 이 책, 세토우치 홀리데이를 꼭 읽어보세요. 가장 일본스러운 일본의 모습을 살펴봄과 동시에 낯선 곳을 향한 새로운 로망이 불끈불끈 솟아오르는 것을 경험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디테일의 끝판왕 세토우치 홀리데이를 통해 세토우치를 완벽 정복하시길 바랍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