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꾸물거릴까? - 미루는 습관을 타파하는 성향별 맞춤 심리학
이동귀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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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일을 빠릿빠릿하게 처리하는 편입니까? 미루지 않고 제때, 아니 여유를 가지고 미리 해결해 두는 편인가요? 그렇다면 이 책이 필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대부분은 그런 삶을 살지 못합니다. 미루고 미루다 데드라인이 임박해서야 허겁지겁 일을 완성하곤 합니다. 도대체 이 게으름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연세대학교 상담심리연구실 이동귀, 손하림, 김서영, 이나희, 오현주 연구원이 집필한 신간 나는 왜 꾸물거릴까?는 당신의 문제가 게으름이 아니라는 파격적인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우린 왜 게으를까요? 라고 누가 묻는다면 게으르니까 라는 당연한 대답밖에는 할 수 없습니다. 게으르니까 게으르죠. 그런데 이 책은 우리의 문제에 그렇게 쉽게 접근하지 않습니다.

 

이 책은 미루기나 게으름이라는 표현보단 꾸물거림이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합니다. 단어를 가만히 살펴보면 미루기, 게으름과 꾸물거림은 어감이 아주 다릅니다. 꾸물거리는 상태는 게을러서도 아니고 완전히 미뤄버린 상태도 아닙니다. 하려는 의지도 있고 뭔가 하는 것 같기도 한데 실제론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애매한 상태입니다. 그야말로 이도 저도 아닌 상태입니다.

 

이 책을 이것을 접근 동기와 회피 동기가 동시에 나타나는 양가적인 상태라고 정의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것을 원하면서도 원하지 않는다는 게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국어 적으로 모순적인 문장을 써놓은 것 같지만 사실 우리의 꾸물거림이 정확히 이런 상태입니다. 우리는 하고 싶지만, 하기 싫습니다. 두 마음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두 마음을 품고 있습니다. 머뭇거리고 꾸물대고 불안하고 무기력해집니다.

 

이 책은 각각의 사례를 통해 꾸물거림을 분석합니다. 막연히 언젠간 될 거라는 마음을 품고 있는 비현실적 낙관주의와 미루는 자신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자기 비난 경향성, 마음 깊숙이 해야 할 일을 거부하는 반항적인 저항성과 하고 싶은 마음만 기다리는 자극 추구 성향, 그리고 완벽주의 성향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각각의 경우는 비슷하지만 조금씩 원인과 과정에 차이를 보입니다. 이 책은 각 성향의 원인을 분석하고 어떻게 하면 하고 싶다는 마음에 불을 붙일 수 있는지에 대해 탐구해 갑니다.

 

원초적인 욕구에 굴복하다 보면 고통을 회피하는 데 우선순위가 넘어가게 됩니다. 이 책에선 내 마음속에서 무엇이 중요한 일인지를 이미 알고 있으며, 나에 대해 충분히 많은 정보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이 정보들을 통해 욕구를 넘어선 현명한 선택을 내릴 수 있습니다. 꾸물거리고 불안해하는 것이 아니라, 분명한 자기 결정의 영역으로 들어설 수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왜 꾸물거리는지 알고 싶으십니까? 이 책, 나는 왜 꾸물거릴까?를 통해 내 마음의 깊은 갈등의 실체를 확인해보세요. 평소 꾸물거리는 태도로 고민이 많은 분들이라면, 책을 읽으며 마치 발가벗겨진 것 같은 충격을 받으시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시작할 수 있고, 오늘 변화할 수 있습니다. 내 감정을 이해하고 마침내 새로운 것을 선택하는 계기가 되시길 응원합니다. 이 책을 꼭 읽어보세요.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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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고 다 괜찮아지진 않았다
이경희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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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이들이 심리적인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불안과 상처로 인해 괴로운 마음을 부여잡고 어디에도 토해내지 못하는 울분을 쌓아두고 있습니다.

 

내마음심리상담연구소 이경희 소장님께서 이번에, 어른이 된다고 다 괜찮아지진 않았다 라는 책을 통해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마음의 문제를 다루십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호흡으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각각의 챕터는 각각의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상담소를 찾은 내담자의 상황과 고민에 맞는 소장님의 답이 적절하게 진행됩니다. 그래서 이 책은 책이라기보단 라디오 같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혹은 내 마음 속 깊이 감춰놓은 사연들이 세상에 공개됩니다. 그리고 목소리 좋은 DJ가 사연과 함께 자신의 생각을 전해줍니다. 사연자의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도 라디오와 같고, 청취자와 독자들이 사연을 통해 자신의 상황을 비추어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라디오 같습니다. 하나하나 복잡하고 어려운 이야기이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세상에 치이고 관계에 짓눌려 있을 땐 드러나지 않던 내 마음이 자신을 돌아보고 내 마음을 탐구하면서 조금씩 그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숨겨진 상태에선 고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 책의 내담자들이 그러한 것처럼 우리 마음을 낱낱이 드러낼 각오를 해야 합니다. 다른 누구에게 보이라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속이지 말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마음에 얼마나 솔직하신가요?

 

실패 앞에 무너지고 절망하는 청춘들이 있습니다. 이 책은 무엇을 잃어야 무엇을 얻을 수 있다고 청춘을 위로합니다. 실패는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우리는 실패를 통해 나에게 부족한 점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됩니다. 잃지 않고 변화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우리가 변화하고자 한다면 우리의 문제를 인식하고 직시해야 합니다.

 

이것은 나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내 아이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할 방식입니다. 내가 실패를 통해 성장했듯이 내 아이도 적절한 좌절을 통해 부족함을 인지하고 더 나은 방법을 스스로 찾아가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부모들이 아이에게 모든 것을 해주려 합니다. 그뿐 아니라, 아예 부모가 되지 않으려 하기도 합니다. 아이에게 모든 것을 해줄 자신이 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여러분은 실패를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가요? 실패는 무조건 피해야 하는 것, 마냥 두려운 것으로 보고 계십니까? 이 책을 통해 실패와 고통, 불안과 무기력을 보는 여러분의 관점이 바뀌길 바랍니다.

 

무조건 나쁜 것은 없습니다. 우리에게 벌어진 모든 일에 대해 우리는 더 나은 다음 선택을 내릴 수 있습니다. 여전히 부족하지만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투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책 안에 담긴 수많은 아픔을 통해 더 건강한 내가 될 계기를 찾게 되시길 바랍니다.

 

어른이 됐지만 어른이 되지 못한 우리 시대 많은 어른들이 이제 다시 성장의 기쁨을 경험하게 되기를, 이 책이 여러분의 전진과 함께 할 것입니다.

 

불안에 떨고 있는 다 큰 어른이들에게 어른이 된다고 다 괜찮아지진 않았다 를 적극 추천드립니다.

 

 

본 리뷰는 몽실북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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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찬란하고 자주 우울한 - 경조증과 우울 사이에서, 의사가 직접 겪은 조울증의 세계
경조울 지음 / 북하우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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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국에서 우울증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대중적인 질병이 되었습니다. 우울증이 무슨 병이냐 맛있는 거 사 먹고 기운 내라 소리를 듣던 게 불과 수년 전인데 이제는 대부분의 사람이 우울증이 질병임을 인정합니다.

 

그런데 대중성은 딱 우울증까지입니다. 그 이상 나아가면 여전히 일반인에겐 미지의 영역입니다. 조울증이 그러합니다. TV 뉴스에 종종 나오는 조현병과 헷갈리기도 하고, 우울하다는 건지 좋다는 건지 정확한 증상을 알 길이 없습니다.

 

현직 전문의이면서 조울증을 앓고 있는 경조울 작가님께서 이번에, 가끔 찬란하고 자주 우울한 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하셨습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조울증 환자의 심리를 가감 없이 묘사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현직 전문의의 책이라길래 당연히 정신과 전문의가 의료인의 입장에서 쓴 의학 서적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조금 당황했습니다. 일단 저자는 정신과 전문의가 아닙니다. 아무 상관 없는 전공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의료인의 입장에서 쓰인 책이 아닙니다. 환자의 입장에서 쓰인 책입니다.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 이 책은 놀랍게도 엄청난 몰입감을 안겨다 줍니다. 책의 도입부만 해도 잠깐잠깐 독서를 멈춰야 하는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우울 삽화가 뭐야? 발생 기전은 뭔데? 왜 당연히 안다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거야? 그래도 의사가 해주는 말이니 의학적 도움을 얻을 수 있으리란 기대감으로 계속 책을 읽어갔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의학적 지식이 아닌, 환자의 심리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전해주는 책이었습니다.

 

필명으로 쓰인 책이기에 가능한 일이겠지만 그만큼 이 책은 솔직합니다. 저자의 속내와 성장 과정에서의 상처, 찌질한 속상함, 집착과 연약함, 사생활들이 숨김없이  전해집니다.

 

병실에서 사선을 넘나들며 사투를 벌이는 투병기는 아니지만, 평범해 보이는 사람이 2형 양극성 장애를 겪으며 어떤 어려움을 맞이하는지, 마음속에 숨겨둔 핵심적인 감정에 어떻게 접근하게 되는지, 얼마나 연약하고 취약한 상태인지가 고스란히 표현되어 집니다. 누가 봐도 인정할 만한 싸움은 아니지만, 그 자신에게는 자살의 문턱을 넘었다 돌아오기를 반복하는 인정받지 못할 싸움에 대해 상세히 묘사합니다.

 

엄마와 남자 친구에 대한 애착의 문제,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인식의 문제 등 수많은 것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습니다. 저자가 그러했듯 이 책의 독자들도 자신의 마음속에 벽을 쌓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오늘을 보내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울증을 앓고 있는 분들, 그 주변의 가족들, 2형 양극성 장애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 그 누구보다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탐구해보고 싶은 분들께 이 책, 가끔 찬란하고 자주 우울한 을 추천합니다. 마음에 답이 있겠냐마는 그래도 우리보다 먼저 자신의 마음에 답을 물어온 선배의 삶이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부유하던 우리 마음을 조금은 이해하고 보듬어 줄 수 있기를, 여러분의 인정받지 못하는 싸움을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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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세계의 괴물들 - 아무나 이해할 수 있는 IT 이야기
아무준수 지음 / 생능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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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안 쓰시는 분? 컴퓨터 안 쓰시는 분? 아마 단 한 분도 손 드는 분이 없을 겁니다. 우리는 IT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우리의 모든 것은 IT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정작 IT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삶을 장악하고 있는 IT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계십니까?

 

아무준수 엔지니어께서 출간하신 신간, IT 세계의 괴물들은 부제목 그대로 아무나 이해할 수 있는 IT 이야기를 담아낸 IT 입문 서적입니다. 아무나 라는 표현이 조금 과격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렇기에 그렇다고 한 것뿐이라 더 토를 달 수도 없습니다. 이 책은 정말 아무나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미중간의 무역 갈등은 극에 달했고, 그 중심엔 당연히 반도체가 있습니다. 온 세상이 반도체로 난리인데 정작 반도체가 무엇이며 어디에 쓰이는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그냥 중요한 부품인가보다 생각할 뿐입니다.

 

이 책에선 트랜지스터부터 출발해 반도체를 설명해 갑니다. 트랜지스터는 들어본 적 있으실 겁니다. 전류가 흐르거나 흐르지 않거나, 즉 흐르면 1 흐르지 않으면 0으로 표현하는 쭈꾸미처럼 생긴 녀석을 말합니다. 우주선의 궤도를 계산하고, 복잡한 게임을 구동하는 컴퓨터도 결국 근본엔 0이냐, 1이냐의 싸움이 있을 뿐입니다. 이 책의 설명 방법은 간단합니다. 트랜지스터를 설명하고, 얘가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를 알려주며, 동일한 방식을 확장해 모스펫, IC, 반도체를 설명해 갑니다.

 

이 모든 과정은 일러스트를 통해 표현됩니다. 텍스트로 줄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캐릭터와 시각적으로 선명한 그림을 통해 독자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컴퓨터는 CPU라고 불렀는데 스마트폰은 왜 GPU라고 부르는지 궁금하셨나요? 이 책은 왜 CPU와 GPU의 차이를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왜 어떤 영역에서 이것이 사용되는지, 이것들은 어떻게 공조 되는지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줍니다.


책의 전개 과정도 거침이 없는데, 트랜지스터에서 출발해 CPU, 메모리 등 하드웨어를 거쳐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까지 막힘없이 진행해 갑니다. 도중에 어디에서 멈춰야 할지 타이밍을 잡기 힘들 정도로 몰입감을 주는 엄청난 책입니다. 단언컨대 IT 무식자도 일단 읽기 시작하면 단번에 끝까지 읽게 될 것입니다. 400 페이지가 넘는 볼륨감이 무색해질 정도로 재미와 지식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낸 놀라운 책입니다. 현재 IT의 상황을 넘어 AI와 딥러닝이 어떻게 나아가고 있는지를 조명하며 책은 마무리됩니다.

 

공돌이는 자기만 아는 지식을 혼자만 재밌게 떠드는 빅뱅이론 셸든 쿠퍼 같은 이미지로 생각하고 계셨다면 이 책 IT 세계의 괴물들을 꼭 읽어보세요. 공돌이의 세상이 얼마나 재밌는 것인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얼마나 다이나믹한지 이 책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분을 초대합니다. IT 세계의 괴물들을 읽으면 뭐 좀 아는 여러분이 되실 수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재밌는 셸든 쿠퍼가 되어 봅시다. 세상 모든 IT 무식자에게 IT 세계의 괴물들을 적극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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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세계문학 첫 문장 111
열린책들 편집부 지음 / 열린책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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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이 가장 고민하는 것은 시작 5분이라고 합니다. 그 5분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담아냅니다. 시작을 보면 영화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는 말은 과언이 아닙니다.

 

소설가 역시 그러합니다.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 문장입니다. 첫 문장을 읽으면 이 소설이 나아갈 바를 알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엔 첫 문장만으로 책의 모든 것이 압축되기도 합니다. 첫 문장을 어떻게 쓰느냐에 작가의 역량이 드러납니다. 명소설의 첫 문장이 필연적으로 명문장인 이유입니다.

 

이번에 열린책들에서 놀라운 기획을 선보입니다. 세계문학 111권의 첫 문장을 모아 책으로 출간한 것입니다. 그냥 책이 아닙니다. 언제고 분권하고 뜯어낼 수 있는 엽서의 형태를 한 엽서 북입니다. 앞면엔 책의 표지가 있고, 뒷면엔 그 책의 첫 문장이 있습니다. 가끔 상상해 보았던 기획이 실제 실물이 되어 출간되니 놀라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누군가에게 내 마음을 전할 때, 시의적절한 문장을 담고 있는 한 장의 엽서로 전한다면 얼마나 낭만적인가요? 정말 아름다운 기획입니다.

 

책의 내용을 모르는 데 첫 문장을 보는 게 무슨 의미냐고 물을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책의 줄거리를 몰라도, 첫 문장은 나름의 의미가 있습니다. 이어질 책의 내용을 상상하게 하기도 하고, 뒤 내용과 무관하게 그 자체로 문장의 힘을 발산하기도 합니다. 첫 문장 때문에 해당 소설을 찾아보게 되기도 합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첫 문장 111을 읽으며 말의 맛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잘 쓰인 말에는 말의 맛이 있습니다. 어쩔 땐 씁쓸하게, 어쩔 땐 달콤하게, 어쩔 땐 허무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묵직한 한 문장을 곱씹다 보면 생각의 지경이 넓어지고 어휘력도 더 풍성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읽었던 소설의 첫 문장 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작품이 있습니다. 당연히 이번 열린책들 세계문학 첫 문장 111에도 포함되었습니다. 바로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입니다. 이 소설은 이런 문구로 시작합니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어떤 느낌이 드십니까? 단 한 줄의 글귀를 읽자마자 독자는 엄청난 몰입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 첫 문장만 읽고 책을 덮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단언컨대 단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아니 대뜸 이게 무슨 소리지? 무언가에 홀린 듯 뒤 내용을 찾아 읽게 됩니다.

 

인류를 대표하는 거장들이 뽑아낸 글의 정수가 여기에 있습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첫 문장 111을 읽으면 기라성 같은 천재들의 액기스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가장 사랑하는 문장을 뜯어 소중한 사람에게 전해보세요. 그 한 문장을 곱씹으며 그 사람은 어떤 감정을 느낄까요? 내가 느낀 그 몽글몽글한 감성을 한 장의 엽서로 함께 공유하게 될 것입니다.

 

너무 소중해 한 권은 소장용으로, 한 권은 낱장으로 뜯어 기분에 따라 나눠주고 싶은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180도로 쫙 펴지는 제본이라 책처럼 읽기에도 참 유용합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첫 문장 111을 통해 시대를 넘어 영원히 존재할 인류의 위대한 유산을 영구 소장하시길 바랍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모든 분께 열린책들 세계문학 첫 문장 111을 적극 추천해 드립니다.




 

 

 

 

본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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