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먹은 에너지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아무래도 내 뇌 중 언어 영역은 특히 가소성이 너무 높은 것 같다. 


 올해 연초에 1년 반만에 복직했을 때는 언어를 하나 잃어버린 것 같았다. 말문이 터지질 않아서 답답하고 힘들었다. 11년이나 매주 50시간 이상씩이나 매일같이 했던 일인데도 1년 반만에 까맣게 잊었다. 


 1년만에 다시 일기를 쓰려고 하니 또 언어를 잃은 기분. 갑갑한데 손가락이 움직이질 않는다. 그래서 매일 한줄씩만 쓰다보니 어떤 날은 두줄도 쓰고 어제는 몇줄 쓰고. 책도 하나씩 하나씩 읽고 싶은데 읽히질 않아 가벼운 책들부터 한줄씩 다시 읽어나가는 중. 
















나는 그들이 얼마나 완벽한지, 얼굴의 좌우대칭은 얼마나 정확한지, 잡티가 하나도 없는 피부는 얼마나 윤기가 흐르는지에 대해 중세의 기사처럼 혈관 하나하나를 풀어헤쳐 길게 노래하길 원했다. 끊임없이 성벽을 타고 올라가 끝내는 정복하고 마는 담쟁이처럼, 온 힘을 다해 그 아름다움을 설명할 말을 찾고 싶어했다. 17p

 

 요즘은 나에 대해 설명할 말도 못 찾고 헤매는 중이다. 설명하지 못하는 건 아는 게 아니라던데.. 빠니보틀에 빠져서 덕질을 시작했고, 작년에 본 최애 타오르다에 이어 덕질 2부작 환상통을 봤다. 음악 소비량이 급격하게 늘었다. 유튜버 팬이라 유튜브에 빠져있는 시간도 급격하게 늘었다. 덕질하려고 인스타도 다운받고 계정도 만들었다. 


나는 내가 알 정도로 유명한 연애소설들, 여기에 다 적을 수는 없지만 누구나 알고 있는 그런 고전을 읽었고, 눈에 띄거나 인상깊은 구절을 기록했다. 어떤 것은 문맥 파악을 위해 문단 전체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나는 지금도 욀 수 있는 몇 개의 좋은 문장을 건졌지만, 당시 내가 강하게 느꼈던 건 '사랑하는 이들'이라는 이름 아래 나와 근친성을 주장하는 화자들이 대부분 거짓된 인물이거나 혹은 이해 불가능한 변태라는 사실이었다. 독자인 내가 화자와 동일시될 수 없으니 독서가 제대로 될 리 없었다. -40p


 작가는-뒤에서 경험에 기반한 소설이라고 나온다- 덕심을 이해하고자 각종 연애소설을 탐독하고 분류했다고 한다. 이렇게 창조적인 방법이 있었던가? 당장 따라해보고 싶다.


만옥을 만나기 전, 마음속에 사랑이 넘쳐 담아둘 길이 없을 때면 나는 귀중한 이 얘기를 사람들에게 했었다 -10p


 무심코 자기전에 영상을 보다 하나마나한 얘기를 했다. 

 빠니보틀 잘생겼지 않아? 

 그건 아닌것 같다 

 잘생겼는데 이거 봐봐

 아 근데 인터넷에 이런 얘기가 있더라 사주에서 연애운이 들어올때 연애를 안하면 덕질에 빠진다 하던데

 오 그래? 

 덕질도 사랑이 맞긴 하지

 듣고보니 맞는 말 같기도 했다. 아무튼 빠져있는 00 00하지 않아? 라는 질문은 묘한 데가 있는데. 물어보는 사람은 돌아오는 답이 예든 아니오든 즐겁고 행복하다. 예면 예~~! 진짜 00하지? 진짜 진짜~~ 라서 신나고, 아니오면 그래? 그렇군 진짜 00한데~~? 입꼬리 올라가면서 행복하다. 나는 덕질하는 사람을 별로 못 만나봐서 나한테 물어보는 사람은 없었던 거 같아서 답해본 기억이 없어서 몰랐는데.. 답하는 사람은 예든 아니오든 귀찮고 의미없는 것 같다. 


 사랑의 힘으로 뭔가 괜찮은 걸 쓸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별로 아닌 것 같다. 참고문헌이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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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부터 옷장 정리를 했다. 이번 주 계획이 한참 틀어진 김에 또 그동안 여러 우연이 쌓인 김에. 어제 집에 도착했을 때 책도 같이 도착하게끔 주문해둔 책과 굿즈들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오늘 아침에야 뜯어봤다. 책을 사서 가까운 곳에 던져둬야 차근차근 따라하면서 정리가 될 것 같아서 같이 시켜둔 '주말엔 옷장 정리'. 아침에 놀이방타임으로 가벼운 책 한시간 정도 보고 지역분석하려고 했는데, 잘못 골라서 이 시간까지 옷장 정리. 
















 작가 소개를 보고 찾아보니 옷 정리와 스타일 코칭까지 같이 하시는 분이어서 설득력이 있었다. 책은 주말에 하는 옷장 정리 컨셉에 충실하다. 나는 옷장 정리가 주말 이틀로 된다고? 힘들어서 못한다 는 생각으로 가득했는데 직접 해보니 가능했다! 함정은 내가 일요일에 시작했다는 거. 토요일에 옷장을 비우고 남길 옷 남기기. 일요일에 있는 옷으로 매치해보고 채울 템 정하기 구성이다. 


 9시 반에 시작해서 중간에 밥도 먹고 힘들면 쉬고 4시까지 비우고 남기기 끝. 비밀은 이번 계절의 옷만 정리하는 것. 옷장 정리 하면 엄청 거대 프로젝트 같아서 언제나 손댈 수 없었는데 한 계절은 생각보다 할만 했다. 모든 변화는 현 상태 파악으로 시작하니까 이번 계절 모든 옷을 바닥에 꺼내기로 시작한다. 코칭 경험상 모든 템 개수 40~80개가 대한민국 평균이라고 한다. 옷, 속옷, 양말, 가방, 신발, 액세서리까지. 오늘 요근래 받은 충격 중 상당히 큰 충격을 받았는데 옷만 꺼냈는데 80개였다. 120개 이상은 연예인 혹은 쇼퍼홀릭 등급. 난 둘다 아닌데. 옷 좋아하지 않는데. 옷 입는것도 좋아하지도 않는데. 새삼 시간과 누적의 힘이 무섭다. 꺼내다보니 나머지 기타템까지 하려고 하면 오늘 다 못 끝내고 온갖 짐이 다 나와있는 정신없는 상태로 일요일 밤을 맞이하고 싶지 않아서 빠르게 포기. 옷만 먼저 정리하기로 한 선택이 정확했다. 

 

지금 나는 사람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비춰지고 있나요? 나는 어떤 이미지를 가진 사람이 되길 원하나요? 내 신체 부위 중에서 강조하면 좋을 매력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내가 좋아하는 옷 컬러는 무엇인가요? 내가 일하는 곳에서는 어떤 옷차림이 적절한가요? 나는 어떤 옷을 입었을 때 몸과 마음이 편안한가요?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부터 찾은 다음에 '그런 걸 표현해줄 수 있는 옷이 무엇일까'를 생각해야 하는 것이죠. 사람은 스스로를 더 잘 알게 될수록 자신감이 생기고 자존감도 커져요. 나를 잘 알고, 나에게 맞는 옷을 당당하게 고를 때의 만족감은 생각보다 정말 크답니다. - 68p


 나는 옷은 몇 개 정해놓고 생각없이 그 중에서 꺼내입는 게 좋은데. 대체 무슨 옷이 80개나 있을까? 기가 막혔는데. 집에서 입는 옷 16개, 운동용 옷이 18개, 외출용 옷이 45개였다. (세다보니 왜인지 개수가 계속 달랐다.) 의아했던 건 나는 출근하고, 먹이를 포장해오고, 도서관에 다녀오고, 분기에 한번쯤 나들이 가는거 말고 외출이 없는데 왠 외출용 옷이 이렇게나 많을까? 비율이 잘못 됐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다음은 운동용 옷은 한번 입고 세탁하니까 많이 필요하긴 한데 저렇게나 많이 있었나? 싶고. 집에서 입는 옷도 야금야금 저렇게나 많아졌었나 싶고. 근데 이건 솔직히 외출용 옷들이 슬금슬금 전환되었겠지 싶긴 하지. 


 버리기는 

1. 딱봐도 버릴 것 

2. 사이즈가 안 맞는 것 

3. 입었을 때 불편한 것 

4. 최근 2년동안 한 번도 입지 않은 것 

5. 비싸서 못 버렸던 것 

6. 입었을 때 왠지 자신감이 떨어지는 옷 

순서대로 버린다. 


 딱 봐도 버릴 옷 9개. 

 사이즈가 안 맞는 것 2개. 

 입었을 때 불편한 것 3개. 

 최근 2년동안 한 번도 입지 않은 것 18개. 

 비싸서 못 버린 것 0개. 

 입었을 때 왠지 자신감이 떨어지는 것 1개. 


 버릴 옷이 총 33개였다. 딱 봐도 버릴 옷을 9개 들고 있었다는 것도 충격. 의외로 사이즈가 안 맞거나 불편한 옷이 5개라서 그동안 몸에 맞고 편한 옷 중심으로 들고 있었구나 안도했다. 최근 2년간 한 번도 입지 않은 옷은 더 있지만 그 중에서 버려야될 옷이 18개로 가장 많았다. 최근에 생활이 극단적으로 너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2년으로 잡으면 대부분 옷을 다 버려야 한다. 다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야 되니까 다 버릴 수는 없지. 18개 중 대부분은 나이대가 변하면서 입는 옷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제는 안 입을 옷들. 비싸서 못 버리고 있는 옷이 하나도 없어서 기분 좋았다. 버린 옷 중에는 오래된 티셔츠가 가장 많았다.  


 비우기 다음은 남기기. 바닥에 남아있는 옷들 중 옷장으로 다시 들어갈 옷을 고른다. 옷장정리에도 4분면이! 정리가 안 될 때는 4분면 사이언스로.

 1. 좋아하고 자주 입는 옷

 2. 좋아하지만 자주 안 입는 옷

 3. 좋아하지 않지만 자주 안 입는 옷

 4. 애매한 옷


 남기기를 마치고 남긴 여름 옷은 전부 45개. 집용 16→8개. 운동용 18→10개. 외출용 45→27개로. 남긴 옷은 의외로 원피스가 11개로 가장 많다. 최근 2년간은 대충 한 번도 안 입은 것 같은데도. 현재 상태에서는 버리기, 남기기가 충분하게 된 것 같지는 않은데 이건 라이프스타일이 아직 불안정한 탓 같다. 생활 스타일이 안정되어야 나를 반영하는 옷장도 자연스럽게 안정될 것. 그 전까지는 우선 반반 다이어트로 만족~


 남기기를 해보면서 충격받은 점은

 1. 좋아하고 자주 입는 옷 7개

 2. 좋아하지만 자주 안 입는 옷 13개

 3. 좋아하지 않지만 자주 입는 옷 14개

 4. 애매한 옷 11개

 로 여름 옷 전체 중에 내가 정말 좋아하면서 자주 입는 옷이 7개 밖에 안 된 다는 것. 또 자주 입는 옷 중에 좋아하지 않는 옷이 저렇게나 많다는 것. 자주입는 옷 중 좋아하는 게 적으면 매일 옷을 입을 때마다 만족스러움보다 그저 그런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다행인 건 자주 입는 옷을 좋아하는 옷으로 골라서 채워두면 1번 옷 비중을 올릴 수 있다는 점. 2번의 좋o 자주x 인 옷이 많을수록 옷장은 꽉 차있고 입을 옷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입을 때 기분이 좋긴 한데 일상에서는 잘 입지 않고 특별한 날에만 입는 옷들이라서. 


 좋아하는 옷, 아무거나 꺼내입어도 만족스러운 옷만 가득한 꿈의 옷장도 바라고 노력해야 구현될 것. 책에서는 환절기에 다음 계절 옷장 정리를 하는 걸 추천한다. 세 번 정리하고 한 바퀴 돌고나서 2~3번 반복하다 보면 점점 그런 옷장에 가까워질 것 같다.


 당장 버릴 옷은 버리고, 아직 쓸만한 옷은 다음에 외출할때 아름다운가게로 보낸다. 달아보니 전부 5kg. 분명 매치와 채우기가 더 어려울 것 같은데. 목적에 집중하면서 레버리지를 적당히 쓰면서 가보자.




+이제는 사진으로 가지고 있으면 충분하지~ 싶어 버릴 수 있었던 옷.(=1년 반 전 이사올 때까지만 해도 못 버렸던 옷)

 1번은 타이베이 놀러갔을 때 산 치파오. 입고 돌아다니려고 무난한 디자인으로 샀었다. 여행지에선 재밌었는데 한국에선 입을 일이 없고. 대만 언제나 다시 놀러가고 싶지만 자주 가는 건 아니고. 이제는 간다고 해도 저런 불편한 옷 입고 놀 생각이 없다. 가끔 옷장에서 보면 즐거웠는데 이제는 입을 수 있는 즐거움으로 자리를 바꿔줘야지. 

→체험형, 추억형 옷은 가능하면 대여해서 입자!


 2,3번은 대학생 시절 드라마 굿즈로 산 티셔츠들. 이제 절대 다시는 못산다고!!+이 드라마 너무 최고라고 흐엉헝ㅠㅠ 콜라보된 마음으로 언제나 버릴 수 없었고.. 프린트는 점점 갈라져가서 입고 외출이 어려워졌다. 이제는 왠지 보내줄 수 있게 됐다. 닥터 하우스도 빅뱅 너드들도 영원히 내 마음속에. 

→굿즈 티셔츠는 좋은데 못 입게 되면 버리자!


 4번은 17년 해프닝 콘서트 굿즈. (사실 다른 티셔츠는 덕질 박스에 들어가있는듯. 얜 왜 일반 옷장에 들어와있는지..?) 재질이랑 사이즈가 좋았던 굿즈인데 한 번도 안 입음. 사진이 등 뒤인데 사실 멤버들 눈 한 쪽이 터지는 디자인이 맘에 안 들었음. 처음부터 입을 생각은 없었고 그냥 17 해프닝 기념이니까 갖고 싶어서 샀는데 이제는 보내줄 수 있다. 하면 덕질 박스에 있는 다른 굿즈 티셔츠는 보내줄 수 있는가 하면 그건 아직 아닌 것 같다. 그건 항목이 다르니까. 

→진짜 공연 때 입고 갈 거 아니면 사지 말자!


 4번은 아직 회개가 부족한 것 같지만. 차차 개선되겠지. 일단 하나 버렸으니까 오늘도 참 잘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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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단식 일기 - 서박하

보통 사람의 비범한 실행과 솔직한 기록.

잘 보고 있는 자기만의 방 시리즈X브런치의 콜라보 책. 


 작년에 담아두고 안 봄 - 연초 책모임 투표때 밀어넣음 - 최재천의 공부에 밀림 - 재선정으로 결국 같이 보게 된 책. 


 책은 빚 공개로 시작한다. 카드빚이나 각종 대출 종류가 여러가지라는 면에서는 비범. 금액 규모는 소소해서 평범하게 느껴지는 기묘한 빚이었다. 초중고에 경제 금융교육이 필수가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다시 들고. 공감이 안되는 빚에 기대와 책이 좀 다르다는 느낌이었지만 꾸준하고 솔직하게 성찰하고 기록하는 모습이 멋있었다.


 목표하는 방향으로 인생을 180도 바꿔나가는 것도 멋있었다. 역시 보통 사람이 일정 경지에 이르는 방법은 한 가지인 것 같다.

 모든 단계가 하나하나 혼자서 해나가기 참 어려운 일이다. 스스로 세운 목표를 두고 이 모든 과정을 1년 동안 실행하고 기록하면서 이뤄가는 과정이 얇은 책 한권에 담겨있다. 

 내가 약한 건 매일 기록하고 복기하는 것. 휴식하는 것. 그래서 성장이 느리고, 그래서 이 부분에 신경쓰면 레벨업할 수 있다. 


 책에서 내가 적용해보고 싶었던 건 

1. 바로 성취를 느낄 수 있는 작은 행동 리스트 만들기

2. 내 옷으로 계절별 착장 파워포인트로 만들어두기

 읽은지 일주일쯤 됐는데 둘다 아직. 미뤄둔 작년 갭이어 가계부 결산과 옷장정리도 덤으로 숙제. 이사오면서 옷을 상당히 버리고 왔는데도 작년 한해 안 입은 옷이 많다. 대인관계 외출을 안해서기도 하지만. 


 내가 같이 읽으며 궁금했던 건

1. 다들 어떻게 읽었는지

2. 지출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3. 지금 하고 있는 지출 관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ex 만족한다라거나 많이 쓰고 있는거 같다면 왜 그렇게 느끼는지. 조절이 안되는거 같다면 주로 어떤 항목이나 어떤 상황에서 그런지 등등 이 질문에서 각자 떠오른 모든 다양한 방면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4-1. 책처럼 어느 날 갑자기 충격으로 다가온 자기 일상, 그 사건에서 이어진 목표나 변화, 목표를 한단계씩 이뤄가본 경험, 그 변화가 가져온 새로운 삶

4-2. 또는 어떤 모든 변화의 시도의 실패, 흐지부지했던 경험. 왜 그렇게 됐을까(스스로)와 보완할 수 있는 아이디어 떠올려보기(모여서 같이)

 였는데 뜻밖에 요즘 책 추천이 뜸했던 M언니에게 주제선정이 넘어가서 아쉽고 좋았다. 멤버 중 대부분은 돈공부를 같이 하며 지출 관리 정리를 해본 경험이 있는데 M언니와는 처음이라 어떻게 받아들일지 어떤 주제가 나올지 궁금했다. 무지출데이도 같이 가볍게 1주일에 하루를 제안했는데 지출 관리도 잘하고 의욕도 충만한 이 사람들이 또 더 할 수 있다고 해가지고ㅋㅋ 할수 있는 만큼 하고 모이는걸로.   


 M언니의 주제는

1. 28쪽 "다 정리하고 보니 사야 할 이유거 없는 물건들이 참 많았다"

사고 나서 후회했던 물건은 무엇이었나요? 돈 낭비를 줄여줄 후기를 공유해 주세요

2. 소비를 통해 본 나는 어떤 사람인가요? 여러분의 정체성을 들려주세요

3. 나에게 경제적 자유란 무엇인가요?

 언제나처럼 M스러운 주제.


 1. 돈낭비에 도움이 안되는 후기. 상반기에 사고 나서 후회했던 물건은 딱 하나인데 출근용으로 샀던 티셔츠. 뭔가 스포츠용 재질이지만 스포츠웨어 느낌이 아니면서 시원하고 땀 흡수도 잘되면서 베이지 계열인 티가 필요해서 인터넷에서 급하게 사봤는데 왕 실패였다. 총장이 너무 짧고 옷이 땀에 바로 젖음. 외부용으로 전혀 쓸모없는 걸 사게 됐다. 집에서도 기존에 편한 옷을 두고 저걸 굳이? 옷 인쇼 똥손.. 급하게 대충 보고 산 잘못+패션 이해도 떨어짐 콜라보의 결과.

 기본적으로 구매한 물건에 대해 후회하는 일은 거의 없다. 내가 소비했을 때는 당연히 필요해서 샀다는 생각만 당연하게 있다.+어떤 일에 대해 돌아보지 않는 성향.이 합쳐진 결과.. 소비에 대해 자존감이 높은 건 좋은 일인데 복기하지 않는 건 늘 부족한 부분. 작년 한해 스페셜 복기의 해-이 악물고 복기-를 보냈는데도 습관이 안 돼있다. 

 내가 떠올렸던 주제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는 것이 문제지 늘리는 것으로 고민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대부분의 문제는 사실 그 문제가 포함된 더 상위 문제를 해결하면 저절로 해결된다. 일한지 1년되가는 동생에게도, 3개월된 Y샘에게도 지출로 고민하는 사람에게 내가 해줬던 말은 "돈쓸 시간은 없애버려요" 풀어서 말하면 "재밌는 걸 찾아봐요. 아님 운동이나 새로운 공부나 취미. 아님 전공 공부. 아님 투잡. 바쁘게 지내면 돈쓸 시간이 없어요. 사는 게 재밌고 만족스러우면 불필요한 소비를 할 필요가 없어지고. 지출 문제로 스트레스 받을 일 자체가 사라져요. 바쁘니까." 이 솔루션으로 해결되지 않는 지출 문제는 아까 위의 프로세스 중 1.현상태 파악과 5.내탓 남탓을 치밀하게 해야한다.


 2. 작년 지출을 보면 한달 지출 중 가장 높은 비율은 당연히 투자 관련 항목. 강의를 듣고 돈공부 책을 사고, 임장을 가는데 30~40% 정도를 쓴다. 쉬다 하다 반복하긴 했지만 투자 공부를 시작한지 햇수로는 3년 반이 되어가니 당연한 일. 

 소비로 내 정체성을 가늠할 수 있겠다니 신선했는데 책 소개에도 내가 소비한 것이 나를 보여주는 사회라는 표현이 나온다. 낯선 개념이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당연한가? 싶다. 내가 먹은 게 내 몸이 되고, 내가 읽은 게 내 정신이 되니까. 자본이 제한된 상황에서 원하는 만큼 소비할 수 없다면 어떤 것은 포기하고 어떤 것은 살 테니까. 결국에 산 것들의 모임이 현재 내 상태를 의미할 수 있겠다. 하지만 역시 반쪽인 것 같다. 원하는 만큼 소비할 수 있다면 샀을 것. 지금은 사지 못하는 것도 자기 정체성에는 반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은 더. 8할쯤?

 ㅋㅋ 왜냐면 나는 투자공부에 집중하고 있을 때 돈공부책 외에 다른 책은 제한하고 있는데 숨겨둔 마음속에 항상 문학책, 뇌과학책을 안고 제한식이에 괴로워한다. 반반도 아주 후하지.  


 3. 이 책에 경제적 자유까지 언급이 됐던가? 하고 다시 들춰보니 정말 있었다. 내가 목표로 하는 경제적 자유는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 시간의 자유, 지적인 자유를 누리는 것. 구체화해서 흥미로운 것을 충분히 가지고 놀면서, 원하는 만큼 책을 읽고, 쓰고싶은 글을 쓰고, 소소하고 재밌는 이벤트를 만들면서 행복을 지으며 사는 것. 내 일상과 삶 자체가 인연이 닿은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이 될 수 있는 것.


 마지막 화상모임때 잡음도 있고, 끊기기도 하고 해서 이대로는 애매하다고 생각했는데 2안도 괜찮은 것 같다. 최근 몇 년간 모임 기록이 안 남아서 아쉬웠고, 개인적으로도 모임책을 간단하게라도 기록하고 싶었는데 늘 추가 시간은 내기 어렵고. 당분간은 모임시간에 이렇게 간단하게라도 남겨보는 걸로. 장점은 같은 시간을 쓰면서 책에 대한 느낌이나 모임 주제나 주제에 대한 내 생각이 대충 남는 것. 단점은 모임 참여가 안되고 다른 멤버 얘기가 남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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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9일. 18개월만에 갑자기 복직했다. 너무 오랜만이라 5일부터 8일까지 예비 근무를 했다. 피곤한데 불안해서 잠을 잘 못 잤다. 쉬어야 되니까 일찍 자려고 누워있으면 잠이 안 오고, 겨우 잠들면 새벽에 확 깼지만 눈감고 누워있다 일어났다. 평생 자신만만하게 살아온 나한테도 이런 모습이 있는 걸 알았다. 그러던 게 연초였는데 오늘이 22일. 돌아볼 새 없이 보름이 순삭. 





 저 날 뭔가 중간정리를 하고 싶었는데 겨우 저만큼 써보고는 더 쓸 수 없던 기억이 난다. 23년 1월 22일과 7월 15일 사이에 뜻하지 않은 일들이 나를 성장시켰다. 오늘 깨달은 새로운 사실은 [마르지않고] 폴더에 최근 몇 년간 사사로운 글이 조금 쌓여있는데 그게 꼭 장마~늦여름 사이라는 것. 쓰기가 나에게 꼭 필요했던 시기가 반복되는 게 신기했다. 덕분에 그래서 글도 조금 남고. 아무튼 그래서 다시 손에 익을만 하면 회복되거나 현세로 돌아가야해서 늘 용두사미로 스르르 소멸하는 일기 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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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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