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19년도 반이 지났다. 여전히 일을 마치고 집에 오면 책읽기와 글쓰기 중 시간 배분에 실패하는 날들이 이어지는 중이다. 6월에는 글쓰기를 너무 게을리 한 것 같아 반성한다.


 6월에는 소설 5권, 책읽기와 글쓰기에 관한 책 2권, 인문 2권, 과학 1권, 예술 1권을 읽었다. 책모임에서 몇달 동안 소설을 안 읽은 후폭풍으로 소설의 달이 되어 세권이나 읽었고, 2권은 선생님 수업책이었고, 내가 보고싶던 소설까지 볼 짬이 안났다.. 다섯권 모두 재밌게 읽어서 용서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인어가 잠든 집>은 역시 이름값을 했고, 최근에 나온 신간을 보면 요즘 작가가 꽂혀있는게 뇌와 신경 이쪽인가 싶다. 보나마나 또 재밌겠지..? 언제든 재밌게 볼 수 있어 미뤄두면 안 본 책이 엄청 쌓이는 작가.<파우스터>도 정말 재밌었는데, 리더가 던졌던 주제에 대한 반응들이 흥미로웠다. 이거 따로 쓸려고 빼두었는데.. 6월이 지나가버렸네.. <넛셸>은 선생님 강의책 리스트중 골라 내가 추천했던 책인데 모임이 좀 폭망해서 속상했었다. 4월에 클래식 클라우드 셰익스피어 편을 같이 읽어서 햄릿과 연결지어 나름 신경쓴 리스트였는데.. 내탓이오 내탓이오..


 <채털리 부인의 연인>도 정말 흥미롭게 잘 읽었다. 결말도 마음에 들었다. 5월에 안나 카레니나에 이어 읽어서 그런지 나는 채털리 부인이 자아를 발견해내는 스토리로 읽었다. 민음사판 뒷부분의 역자 해설에는 기계화된 현대문명을 비판하며 인간성 회복을 주제로 한다는 부분이 나온다. 채털리 부인의 여성해방이 무대위에 펼쳐지고, 탄광과 기계들은 무대뒤 배경 정도로만 보여졌다. 그런데..! 수업에서 선생님도 그렇게 강의하셔서 소오름.. 너무 기뻤다. 안나 카레니나와 비교하면 대동소이하기도 하지만 조금씩 달라지는 부분도 있어 흥미로워서 부인 연작으로 쭉 읽고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3작품 정도는 되어야 부인 시리즈 읽기라 이름붙일 수 있을거 같아서.. 다음 만나고 싶은 부인을 물색중인데 러시아의 안나부인, 아일랜드의 채털리 부인에 이어 프랑스의 보바리 부인으로 넘어가볼까 한다. 아님 댈러웨이부인..? 부인 시리즈 읽기의 마지막은 적절한 작품이 있다면 역시 한국의 부인을 읽고 싶다. 


 <다시, 책으로>도 따로 글을 쓰고 싶어서 빼놓았는데.. 이 책을 읽고 내 인생의 책읽기를 바꾼 중대한 변화가 있었는데, 지금 조금씩 쓰고 있는 장마편에 이어서 쓰려고 했지만.. 암튼 한마디로 종이책 깊이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 책을 읽고 나는 머리털 나고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밀리의 서재를 한달체험신청을 했다. 암튼 한마디로 일단은 대만족중. 올해 들어 서평을 써볼거에요! 글을 조..조금씩 써보고있어요! 라고 지인들에게 말하게 되어서 몇 가지 들었던 조언들이 있었다. 사실 창피해서 비밀로 하고 싶었지만 요즘 책보고 글쓰기밖에 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할 말이 없어서.. 그중 잘 기억해뒀던 두가지가 있는데 글을 쓰고 입을 한번 읽어보라는 것과 다양한 길이의 글을 써보라는 것. 그런데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 모두 나오는 팁들이었다..! 그리고 정말 유용했다. 서평수업에 제출하는 서평의 분량이 A4 한장으로 정해져 있어서 거기에 맞춰 쓰다보니 다른 글을 쓰려고 하니 갑자기 어려웠다. 그래서 아.. 다양한 길이의 글을 써야하는구나.. 하고 절절이 느꼈다. 그래서 일기 겸 상반기 정리 겸 책얘기 겸 장마를 써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역시 다른 타입의 글인데도 A4 한 장 분량을 쓰고나니 지쳐 나가떨어졌다.


 <자동화된 불평등>은 서평으로 써서 생략. <사피엔스>는 올해 전에 책모임을 같이 하던 멤버 2명과 하라리읽기를 하기로 해 먼저 읽은 책이다. 다들 하는 게 많아서 3개월에 한권씩 읽기만 하기로 했다. 4월부터 하루에 열쪽 정도씩 3개월에 한권씩 읽기로 해서 7월에는 호모 데우스로 넘어간다. 요즘 한달 한달 읽을 책들을 미리 정해두고 되도록 그 책들을 먼저 읽는데,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워 읽는 건 처음이라 새로운 기분이다. 그것도 같이라서 더 새로운 기분. 다른 활동은 하지 않고 읽기만 하기 때문에 부담이 없어 다들 만족한다. 빅픽처는 다른 멤버들도 옆에서 슬슬 좋아보여서 끼고 싶어하게 되는 건데 분위기는 아직 요원하게 느껴진다.


 <마음의 과학> 이 책도 정말 멋진 책이었다. 18개 꼭지 모두 마음에 쏙 들었다. 의식을 다루는 파트들은 조금 어려웠다. 관련 책들을 접하다 보면 좀 나아지겠지 하면서 조금 기대되기도 하고. 엣지시리즈에 반해서 다음 편들도 천천히 꼭 읽으리라 다짐했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도 추천되있었고 뒤표지에 선생님 추천사도 있어서 너무 반가웠다. <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도 정말 좋았다. 조금 아쉬운 점은 할머니의 그림들이 소소한 부분들이 정말 사랑스러워서 페이지 양쪽에 걸쳐서 그림들이 좀더 크게 실려있었으면 좋았을 뻔했다.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을 다룬 책이 국내에 한 권 더 있던데 다음에 위로가 필요할때 보려고 아껴둔다. 


 6월에 다 읽지 못한 책들 마무리를 하고 7월읽기를 시작하려 했지만 깨끗이 포기했다. 못 읽고 지나간 책들은 너무 아쉽지만, 7월에 읽으려고 골라둔 책들도 다들 기대된다. 올해 상반기에 읽은 책들 목록을 쭉 봤더니 별다섯개를 준 책들이 80% 이상이었다. 타율이 좋아 정말 놀라웠다..! 돌이켜보면 정말 책을 읽을때마다 대부분 크게 만족했고, 감탄했다. 계획독서로 책을 고르는데 공을 많이 들이기도 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좋은 책들을 골라 추천해주신 선생님 덕분이다. 내 눈이 느려 다 따라읽지 못하는 것이 한스럽지.. 아무튼, 책읽기는 계속되고 글쓰기는 조금씩 누군가 끝까지 읽어보는 글에 가까워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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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밖은 사정없이 비가 내리는 중이다. 점심에 인스턴트 쇼유라멘을 끓여먹고 차 한잔을 우려 앉았다. 차는 Taylor’s of harrogatelapsangsouchong 티백을 골랐다. 역시 비오는 날에는 훈연향과 나무향나는 랍상소우총이기도 하고, 상미기한이 다가오기도 해서. 중국의 정산소종을 서양 브랜드에서 만든거라 찻잎이 가진 훈연향은 아니고 흉내내어 입힌 훈연향이긴 하지만, 그래서 향이 강해 좋아한다. 작년만 해도 이 타이어태운 연기내가 나는 차를 내돈주고 사서 직접 우려 마실 거란 생각은 할 수 없었다. 하긴 작년만해도 비오는 날이면 가게에서 잔치국수에 소주 한병쯤 마시고 일어나 편의점에 들러 캔맥주를 좀 사서 집에 들어올때에나 컴퓨터 앞에 앉았을 것이다. 나같은 사람도 변하긴 변한다.


 요며칠 장마기간이긴 했지만 비가 오다말다 하기도 했고, 집이나 사무실이나 차나 우산이 한 개쯤 있으니까 빈손으로 다녔다. 그런데 차에 우산이 없었던 것이다! 우산이 없다는 걸 깨닫는 건 언제나 우산이 꼭 필요할 때다. 요즘 경험하는 바로는 틀림없다. 책을 가장 읽고 싶을 때는 바로 책을 읽을 수 없을 때다. 책을 가장 읽기 싫을 때는 바로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을때다. 암튼 그렇다. 아침에 집을 나올 때는 괜찮았지만 중간부터 비가 오더니 도착하니 장대비가 내리고 있었다. 교복처럼 메고 다니는 크로스백 가방과 <다시, 책으로>가 들어있는 약간 빳빳하고 약간 코팅이 된 에코백을 가져가야 했다. 그때였다. 그때 나는 내가 어릴 적 꿈꾸던 내 모습 중 일부분으로 성장했다는 걸 알았다


 세상물정에 밝은 친구가 하나 있는데 그 친구랑 대학 다니던 시절 커피 마시며 했던 얘기가 떠올라서다. “명품가방 진짠지 아닌지 구분하는 법 알아?” 나는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 당시 나는 가방을 보고 그게 명품가방 브랜드의 디자인인 것도 몰랐으니 진짠지 가짠지 알 수도 없고, 알아보고 싶은 욕구마저도 없었다. “비올 때 머리위에 가방을 들고 뛰면 가짜고, 가방을 안고 뛰면 진짜래ㅋㅋㅋㅋㅋㅋㅋㅋㅋ우리는 그때 그 얘기를 하며 같이 신나게 웃었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나는 아까 웃자고 한 얘기긴 하지만 아무리 급비가 쏟아지고 우산 살 곳이 없어도 가방을 안고 뛰는 존재는 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에코백에 들어있는 책은 요즘 읽고 있는 책 중에서도 표지가 정말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책 은 종이책과 디지털 매체로 읽을 때 작동하는 뇌 회로가 다르니 앞으로의 세대들이 두 가지 방식으로 유연하게 읽을 수 있도록 해줘야한다는 내용이다. 그 중 단어 하나를 볼 때 뇌에서 일어나는 부분을 자세히 설명한 게 좋았는데, 그 중 촉감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처음에 책을 받았을 때부터 약간 뭐 묻히면 내가 너무 싫을 것 같고 애지중지하고 싶은 표지라고 생각했는데, 촉감 부분이 나오면서 더 그런 마음이 강해진 상태였다. 표지 소재 고른 사람 오구오구 기특해~~ 하고 있었는데? 그런 책이 에코백 속에 있는데? 우산이 없고, 비는 쏟아지는 것이다. 다시 한번 에코백은 약간 두께감이 있고 약간은 코팅처리가 되있었다는 걸 말하고 싶다.



 나는 뛰었다. 한손으로는 머리위에 손우산을 하고, 한손으로는 에코백을 둘둘 말아 가슴에 품고. 사람인자 모양으로 최선을 다해 뛴 덕분으로 책은 다행히 무사했고, 머리카락과 티셔츠는 조금 젖었다. 열심히 뛰었기 때문에 호흡이 조금은 가빴고, 약간 가쁜 호흡은 어쩐지 인생에 대한 만족감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었다. 이제야 일기를 쓰다보니 생각난 건데 메고있던 크로스백이 별로 비싼 것도 아니었는데. 요즘 영화를 좀 보긴했다. 주성치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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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된 불평등 - 첨단 기술은 어떻게 가난한 사람들을 분석하고, 감시하고, 처벌하는가
버지니아 유뱅크스 지음, 김영선 옮김, 홍기빈 / 북트리거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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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됐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미래

 

 2002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당신이 만약 살인을 하려한다면, 살인직전 체포되어 감옥에 수감된다. 범죄예방수사국에 의해 예방되지 않는다면 예정된 살인이 일어나기때문이다. 영화의 배경은 2054년의 워싱턴이다. 영화에서는 최소한 살인이 임박했을 때 예언자에 의해 예고된다. 그런데 지금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1974년부터 아동학대방지및처리법에 따라, 아동 학대와 방치를 예방하고, 조사하고, 기소할 수 있다. 효율적으로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주의 앨러게니 카운티에서는 통계모형 AFST를 도입했다. AFST는 앨러게니 가정 선별 도구의 약자로, 이 자동화된 전산시스템을 통해 각 가정을 20개 등급으로 나눠 아동학대 발생률이 높은 가정을 주시한다. 지역의 의료진들, 심리상담사들은 위험해보이는 아동의 발견시 신고가 의무적이다. 주변 이웃들도 어떤 아이가 위험에 처한 것처럼 보인다면 익명으로 신고할 수 있다. 부모가 아동을 학대하거나 학대위험발생률이 높게 예상된다면 기관은 아이를 부모에게서 분리해 안전한 가정에 위탁한다. 아동학대는 한 사람의 인생에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기기 때문에 이 시스템은 합리적이며 정의로워 보이기까지 한다.


 문제는 이 아동학대라는 개념의 범위와 판단이다. 위의 법에서는 아이의 건강 또는 복지가 손상되거나 위협받고 있음이 드러나는 상황에서 그 아동의 복지에 책임이 있는 사람에 의한, 아동에 대한 신체적 또는 정신적 위해, 성적 학대, 치료 태만, 또는 가혹 행위.” 이 모두를 아동학대라고 말한다. 실제 조사된 아동학대의 대부분은 신체적 학대나 정서적 학대보다는 방치이다. 여기에는 음식을 충분히 주지 않거나, 위생적인 집을 제공하지 않거나, 아플 때 병원에 데려가지 않거나, 일하느라 아이를 혼자 두는 것이 포함된다. 만약 당신이 이혼하고 혼자 아이를 양육한다고 가정하자. 돈을 벌기 위해 직장에서 일을 하는 동안 아이가 학원에서 돌아와 혼자 동네에서 놀고 있는 걸 이웃들이 발견하고 신고한다면 아동학대가 된다. 집에 돌아와 밀린 빨래를 돌려놓고 설거지를 하고, 아이가 먹을 김치찌개를 끓이는 동안 아이가 마당에 나가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만약 당신이 흑인이라면 아마 이웃의 백인들은 더 열심히 신고할 것이다. 한 번 신고가 접수되면 기관에서 조사를 하러 나오고, 조사에 협조적이지 않으면 그 자체로 등급의 위험도가 올라간다. 기관에서 조사나온 사람들이 현관에 있는 걸 본 이웃들은 그 집을 더 주시한다. 이 나쁜 되먹임의 모든 기록들은 자동화된 전산시스템에 저장되고, 삭제되지 않는다. 심지어 나의 아이에게도 기록이 남는다. 나의 아이가 자라 꾸린 가정에 대해 위와 같은 신고가 접수된다면, 같은 신고를 당한 기존 기록이 없는 가정보다 높은 위험등급이 매겨진다. 아이가 성인이 되어 부모가 되기 전부터 낙인이 찍히는 것이다. 과장하면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아동학대예정자라는 낙인을 사회에서 받는 것이다.


 AFST는 통계모형이기 때문에 사람이 만든 알고리즘에 의해 작동하고, 사람의 편견으로 입력된 데이터를 학습해 시스템을 점점 완벽하게 만든다. 이 자동화된 전산시스템은 쉬지 않고 아동학대를 일으킬 확률이 높은 가정을 추적한다. 작은 실수라도 포착되면 자동화된 나쁜 되먹임의 과정을 거쳐 사회적으로 아동학대범으로 만들어진다. 썩은 사과를 찾으려던 스크리닝 시스템은 기계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으로 썩은 통으로 변신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예정된 살인을 앞두고 주인공은 자기를 죽이려는 살인예정자에게 말한다. ‘당신은 미래를 알고있으니 미래를 선택할 수 있소.’ 자동화된 불평등한 미래를 안다면 우리는 다른 미래를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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