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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지음, 정현종 옮김 / 물병자리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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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20세기 최고의 영적 지도자라 불리운 지두 크리슈나무르티의 저서이다. 그의 깊은 명상이 담겨있다. 나는 이 책을 팟캐스트 <지대넓얕>을 통해 알게 되었다. 김도인님이 저자와 함께 이 책을 소개해주셨다. 읽고 싶어서 금방 구입했지만, 왠지 선뜻 손이 가지 않아서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읽게 되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이 책의 표지가 문제인 것 같다. 도무지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아니 눈꼽만큼의 욕망도 사라져버리게 하는 표지이다. 책을 읽기 위해서는 목욕재계하고 물 떠놓고 무릎꿇고 읽어야 할 것만 같다. 요즘 책들이 너무나 이쁘기 때문에 더욱 이 책은 세상과 동떨어진 느낌을 준다. 그 내용이 아무리 훌륭해도 포장도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좀 더 책의 표지를 이쁘고 읽고 싶게 만들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읽게 되었으면 좋겠다. 

 

 역시나 쉽지 않은 책이었다. 얇지만 무거웠다. 사고의 전환, 사고의 확장을 가져오는 책이다. 매우 좋았지만, 모든 내용을 다 이해하긴 어려웠다. 그렇다고 절대 어렵게 쓰인 책은 아니다. 아주 쉽게 잘 쓰인 책이다. 아주 좋은 책이다. 하지만, 낯설다. 그의 글들은 우리에게 기존의 관념에서 벗어나서 모든 것을 새롭게 볼 것을 권유한다. 낡은 생각에서 벗어나 모든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새롭게 인식해보도록 한다. 때문에 쉽지만 어려웠다. 잘 따라가다가도 조금만 집중을 잃으면 금세 예전의 생각들로 되돌아가 버리기 때문이리라.

 

 이 책은 자아, 공포, 폭력, 관계, 자유, 사랑, 생각, 명상 등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기존에 우리가 가지고 있던 편견에서 벗어나 처음부터 새롭게 인식해보는 시간이었다. 마치 철학수업과도 같았다. 깊은 명상이란 이런 것이 아닌가 싶다. 사물의 본질에 대해 탐구해 나가는 것. 어떠한 굴레와 속박에도 얽매이지 않고 보다 자유롭고 명료하게 사고하는 것. 이 책은 그것을 위한 책이다.

 

 한 번 읽어서는 도무지 소화할 수 없는 책이다. 여러번 읽어서 낡은 생각을 버리고 새로운 생각들로 정화해나가야겠다. 그리고 저자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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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유목민 여인 - 알타이 걸어본다 6
배수아 지음 / 난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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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골, 울란바토르, 알타이. 그녀가 알타이로 떠난 이유는 단순하다. 바로 갈잔 치낙이 그곳이 있기 때문이다. 여행이란 본래 그러한 것이다. 어느 순간 문득 내 머리 속에 북소리가 둥둥하고 울리는 것이다. 먼 곳에서 들려오는 북소리. 나를 부르는 소리. 이 소리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그곳에 가야만 한다. 그 소리 속으로 들어가야만 소리를 잠재울 수 있다.

 

 척박한 땅 몽골, 대초원, 아직 사람이 닿지 않은 땅, 문명이 미치지 못한 땅, 마치 거대한 동물의 등뼈를 연상시키는 갈라진 산맥들. 그 동물의 눈같은 푸른 호수. 그리고 휘몰아치는 거센 돌풍. 바람과 추위. 추위를 피하기 위해 야크 똥을 모으는 유목민들. 불. 유르테의 꺼지지 않는 불의 여신.  

 

 책을 읽으면서 나는 거의 알타이에 있었다.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알타이의 정령이 되어 저자의 주위를 맴돌았다. 배수아씨가 알타이에서 느낀 정령의 정체가 실은 나였다. 나는 그녀와 여행을 함께 했고, 그리고 묵묵히 그녀를 지켜보았다. 아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알타이를 유목민들을 배수아씨를 마리아를 갈잔 치낙을 지켜보았다. 거의 알타이와 사랑에 빠졌다. 그곳은 생명이 숨쉬고 있는 곳이었다. 자연과 내가 엄격히 분리되고, 때로는 혼란스럽게 뒤섞인 공간이었다. 유목민들이 수줍게 미소짓는 곳이었고, 알타이를 지극히 사랑하는 그리고 그리워하는 마리아가 있는 곳이었다. 갈잔 치낙이 너스레를 떨면서 때론 진지하게 농담을 내뱉는 곳이었다.

 

 아름다운 글들이었다. 솔직하고 담담하게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글들이었다. 너무 과하지 않게, 차분하고 고요하게.

 

 그녀가 알타이를 묘사하는 글들을 읽을 때면 나는 어김없이 알타이의 정령이 되었다. 그녀의 글이 나를 그곳으로 강제 소환했다. 야크의 정령을 보았고, 이글거리는 불의 여신도 만났다. 물 속에 뱀처럼 구불거리며 빛나는 정령도 볼 수 있었다. 그곳의 장엄함을 느낄 수 있었고, 혹독한 추위와 자연이 가진 거친 아름다움들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신비로움도. 

 

 이 책을은 나에게 아주 강렬한 여운을 남겼다. 담담하게 진행되다가 얼음이 쩍하고 갈라지는 듯한 충격이 책의 거의 끝에 있었다. 열심히 야크 똥을 주워모았는데 마지막 순간에 갑자기 거기에 불의 여신이 찾아와서 큰 불꽃이 두 번이나 일었다. 너무나도 멋진 마무리였다.

 

 그 마무리 중에 하나를 소개하며 나도 이 글을 마친다.

 

 그 때 나는 생각했다. 마리아, 너는 내가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 중 가장 열렬한 그리움의 열광자이다. 그리움만으로 너는 거의, 알타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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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니체 - 예술가적 철학자 New 니체 100배 즐기기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유진상 엮음 / 휘닉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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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체는 언제 만나도 즐겁다. 비롯 아직 그를 직접 대면하진 못하고 간만보고 있지만, 니체의 글귀들은 나를 미소짓게 만든다. 그의 망치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가 경쾌하고 시원하다. 때로는 광대역할까지 마다않는 그의 재기가 몹시도 흥겹다.

 

 니체는 철학자이자 예술가이다. 때문에 그의 글들도 철학에만 머물지 않고, 예술적으로 춤을 추는 듯 하다. 종교, 도덕, 국가 그 외에도 권위를 가진 모든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그 허구를 드러내는 그의 시선은 날카롭다. 그의 시선은 분명 시대를 앞서간, 아니 시대를 초월한 철학자의 시선이다.

 

 이 책은 니체의 저서들에서 발췌한 아포리즘을 단순히 보여주는 책이다. 부연설명 같은 것은 없다. 그저 맘껏 니체의 글에 취하면 된다. 다양한 저서 속 니체의 글들을 접해서 좋았다. 비록 모든 내용을 이해할 순 없었지만 말이다. 더 많이 이해하게 된다면 더욱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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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과 철학 - 영혼의 다크 나이트
마크 D. 화이트 엮음, 남지민 외 옮김, 김민훈 감수 / 그린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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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코믹스, 마블의 양대산맥 속에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영웅 바로 다크나이트 배트맨에 관한 책이다. 나는 마블시리즈를 좋아하지만(영화부분에선) 가장 좋아하는 영웅은 DC코믹스의 배트맨이다. 크리스토퍼 놀란감독의 영화 배트맨시리즈가 너무도 훌륭했기 때문이리라. 아니 그보다 배트맨이 안고 있는 철학이 너무나 많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놀란감독의 <다크나이트>를 보면서 그 안에 깃든 철학적인 부분이 너무나 좋았다. 조커가 내놓는 수수께끼, 거기에는 항상 철학이 있었다. 배트맨의 고민, 그리고 투페이스의 혼란.

 

 그런 배트맨에 관련된 책, 더구나 철학에 관한 책이라니 이미 환상에 가까운 조합이다. 그리고 이 책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난해한 철학이 아닌 쉽고 재미있는 철학교양서였다. 이 책을 보면서 너무나 배트맨 만화가 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예전 배트맨 영화들도 보고 싶어졌다. 언젠간 꼭 보리라.

 

 이 책에서 다루는 철학 주제들은 방대하지만,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부분은 실존주의다. 배트맨은 실존주의에 대한 만화고 영화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배트맨의 실존적 고민에서부터 영화는 시작하지 않는가? 웨인은 배트맨이 되기로 결심하고 배트맨이 된다. 그리고 또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정의에 관한 문제이다. 법과 정의, 법을 어기면서 정의를 지키는 배트맨. 법이 우선인가? 정의가 우선인가? 수단은 목적에 의해서 정당화 될 수 있는가?

 

 나는 보고 싶은 책들이 너무 많다. 정말 그 목록이 끝도 없이 한가득이다. 특히나 북플때문에 더욱 그렇다. 보고 싶은 책을 항상 '읽고 싶어요'로 체크해 두는데, 실상 그 목록 중에서 찾아보는 책은 거의 없었다. 왠지 그래선 안될 것 같아서 최근에 그 목록에서, 그리고 북플 친구분들이 추천해주는 도서들을 찾아서 보았다. 역시나 모두 만족스럽다. 좋은 책, 재미있는 책이 너무 많다. 이런 책이라면 언제든지 두팔벌리고 환영이다! 나도 이런 좋은 책, 재미있는 책을 추천할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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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3 - 승자의 혼미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3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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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권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재미있었는데 3권은 많이 아쉬웠다. 1, 2권이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이리라. 4권이 카이사르 이야기여서 4권을 읽기 위해 약간 억지로 읽었다. 물론 3권도 재미있다. 술술 읽힌다. 하지만 먼가 결정적인 한 방이 부족하다. 잽을 계속해서 맞지만 데미지가 금방 회복되는 느낌이다. 2권에서는 K.O를 끊임없이 당했었는데, 3권은 멀쩡하게 두발로 걸어나왔다.

 

 3권의 부제는 승자의 혼미이다. 2권에서 지중해 패권을 제패한 로마의 뒷이야기다. 원래 패권을 차지하게 되면 문제는 그 때부터 발생하는 법. 3부는 그러한 승자가 꼭 겪고 넘어가야할 혼미를 다루고 있다. 그라쿠스 형제의 개혁, 슐라, 폼페이우스 이야기 모두 재미있었지만, 이미 한니발과 스키피오를 거친 뒤라서 그들의 이야기가 평범하게 느껴졌다.

 

 <로마인 이야기>를 다 읽을 수 있을지 의문을 갖게하는 책이었다. 4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나를 완결까지 이끌고 갈 수 있을지 확인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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