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5,6월 '이달의 책' 은 추후에 소개하겠습니다. 우선 7월에 즐겁게 읽은 책들을 소개합니다. 순위는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입니다. 


1. 레이먼드 챈들러 <기나긴 이별>
















 1위는 고민할 필요가 없이 레이먼드 챈들러의 <기나긴 이별>입니다. 챈들러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영웅입니다. 멋진 탐정 필립 말로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문장이 놀랄만큼 좋습니다. 하루키의 소설을 읽는 듯한 즐거움을 줍니다. 문체, 서사, 인물, 비유, 유머, 묘사 등 무엇 하나 빠질것없이 초일류입니다. 다음 필립 말로 시리즈를 어서 만나보고 싶습니다. 


2위부터는 순위를 정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모두 비슷비슷해서 큰 의미는 없을 것 같습니다. 추천하고 싶은 책들 순으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2.  <책, 열권을 동시에 읽어라나루케 마코토 지음, 홍성민 옮김 / 뜨인돌 / 2009년 9월

 














 읽고 도움을 많이 받았던 책이라서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재독이었지만 다시 읽어도 배울점이 몇몇 있었습니다.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주는 책입니다. 책을 동시에 여러 권을 읽는 방법에 대한 책입니다. 초병렬독서법이라고도 하는데요. 어떤 장점이 있는지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3. <나는 한 번 읽은 책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다>, 카바사와 시온 지음, 은영미 옮김 / 나라원 / 2016년 1월

 



  











 2, 3위 모두 독서법에 관련된 자기계발서입니다. 이 책도 읽고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아웃풋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4. <아홉살 인생>, 위기철

















 김형수작가가 <삶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에서 추천해서 읽게 된 책입니다. 예전부터 알던 책이지만 그렇게 끌리지 않았던 책입니다. 이번엔 김형수 작가를 믿고 보았습니다.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한국의 <자기 앞의 생>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재미와 감동 모두있는 책입니다.  



 5.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 재레드 다이아몬드
















 퓰리처상을 받은 <총, 균, 쇠>의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최신간입니다. 그의 강의를 수록한 책입니다. 인류의 미래와 자신의 건강을 걱정하는 노교수의 조언이 듬뿍 담긴 지혜로운 책입니다.



 5위 안에 들지 못했지만, 1위를 제외하면 순위에 큰 의미는 없습니다. 다들 즐겁게 읽은 책들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씨와 다치바나 다카시씨는 제가 좋아하는 작가, 믿고 보는 작가입니다. 한 마디로 팬입니다. <하루키씨를 조심하세요>는 일본의 인문학자가 하루키씨의 문학에 대해 쓴 책입니다. 팬심을 듬뿍담아 쓴 책이니, 하루키 팬이시라면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하루키씨의 책을 많이 봤지만 미처 깨닫지 못했던 점들과 몰랐던 점들을 알 수 있어서 굉장히 행복했습니다. <멸망하는 국가>는 일본의 저널리스트이자 '지의 거인' 다치바나 다카시씨의 일본 사회, 정치에 대한 견해와 비판이 담긴 책입니다. 일본의 이야기를 읽으면 저는 항상 우리나라의 모습이 데칼코마니처럼 겹쳐보입니다. 단순한 일본의 사회, 정치이야기만이 아닌 다치바나 다카시씨의 심층적인 통찰이 돋보이는 좋은 인문서입니다. 두 권 모두 개인적인 취향이라서 5위권 안에 들지는 못했지만, 좋은 책들입니다. 

















 최근에 즐겨보고 있는 작가 마스다 미리의 책들입니다. <주말엔 숲으로>, <어른 초등학생> 모두 힐링이 되는 책들입니다. 그녀의 책들을 읽으면 공감이 많이 되고, 마음도 정화 되고 가벼워집니다. 그녀와 함께, 초등학생이 되어보고, 숲으로 떠나보시기 바랍니다. 

 

















 <치매, 걱정마>는 일본의 의사가 쓴 책입니다. 건강서로서 추천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둔 저자의 진솔한 고민과 이야기, 의학에 대한 견해가 담겨 있습니다. 요즘 유시민씨의 책들도 즐겨보고 있습니다. <표현의 기술>도 매우 재밌습니다. 쥘베른의 <해저 2만리 1>을 읽었습니다. 초반부, 후반부가 재미있었습니다. <80일간의 세계일주>에 비해 재미가 떨어져서 아쉬웠습니다. 중화권 대표적 인문학자 양자오씨도 제가 좋아하는 저자입니다. <장자를 읽다>를 비롯한 그의 고전읽기 시리즈 모두 추천합니다.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과 밀란 쿤데라의 <무의미의 축제> 모두 전에 한 번 읽었던 책들입니다. 처음에 읽었을때처럼 몰입이 되진 않았습니다. 다시 보니 전에는 놓쳤던 부분들이 몇몇 보였습니다. 두 책 모두 훌륭한 책들이고 좋은 책들입니다. 특히 <책세상>의 <일러스트 동물농장>은 삽화와 저자 서문이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7월에 읽은 책들과 아래 2월에 읽은 책들을 비교해보니 별점5개짜리 책들이 더 적습니다. 8월에는 더 재밌는 책, 더 좋은 책을 읽어야겠습니다. 모두 좋은 연휴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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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6-08-14 19: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직접 읽으신 책들을 소개해 주시니 더 믿음이 갑니다^^ 고양이라디오님 일목요연하게 설명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8-14 20:51   좋아요 1 | URL
대부분 두껍지 않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들입니다^^
연휴 잘 보내시고 즐건 독서되세요ㅎ

이야기꾼 2016-08-15 22: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나긴 이별과 아홉살 인생이 땡기네요~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8-15 23:02   좋아요 0 | URL
탁월한 선택이십니다^^b
 














 사이토 다카시씨의 <철학 읽는 힘>을 즐겁게 읽었습니다. syo님의 이 책에 대한 비판가득한 리뷰를 읽고 이 책을 알게되었습니다. 읽고 싶다고 생각하던 차에 도서관에서 우연히 책장에 꽂혀있는 것을 보고 빌렸습니다.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syo님은 사이토 다카시씨가 철학을 너무 쉽게 설명하고 쉬운 것만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하셨습니다. 사이토 다카시씨는 책에서 "서양사상의 각 산맥을 1분씩, 총 3분에 걸쳐서 설명할 수 있다" 고 단언한 부분을 비판하셨습니다. 저는 syo님이 비판한 부분을 오히려 칭찬하고 싶고 좋았습니다. 사이토 다카시씨는 서양철학을 독자에게 쉽게 설명해주었습니다. 제 나름대로 판단했을때 쉬운 부분만이 아닌 핵심적인 부분들만 쉽게 잘 전달했다고 생각합니다. 어렵고 낯설기만 했던 서양철학을 흐름과 맥을 집어서 개괄적으로 설명해주었습니다. 독자의 눈높이에 따라서 책의 호불호도 갈린다고 생각합니다. 제 눈높이에 딱맞는책이었습니다. 


 책 속에 좋은 글들과 책들을 소개합니다.


  하이데거의 사상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포함한 철학을 만들어냈다. 그 전까지 철학은 '본질적=일반적' 이라는 전제 아래 물음을 던졌다. 그래서 '인간이란' 또는 '행복한 삶이란' 하는 명제를 문제 삼았다. 하지만 보다 본질적인 것을 추구했을 때 하이데거는 철학은 개별적일 수밖에 없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당신의 인생, 당신의 세계는 당신 자신이 각오하고 살지 않으면 안 된다. -p191


 이런 식으로 사이토 다카시씨는 중요한 철학자들의 사상을 쉽게 설명합니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입문>은 꽤 읽기 쉬운 책이라고 합니다. 한 번 도전해봐야겠습니다. 프로이트와 그의 책, 그리고 그의 이론들을 너무도 많이 들었지만, 정작 그의 책은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마르크스의 사상을 더욱 발전시킨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의 <구별 짓기>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이런 것을 알면 자신이 어떤 사회적 관계를 갖고 있고, 어떤 계층에 속하느냐에 따라서 사회를 보는 관점이 크게 달라짐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마르크스는 프로이트가 성적 무의식을 정신의 하부구조에 두는 것으로 개인을 말한 것에 비해, 경제적인 문제를 사회의 하부구조에 두어 사회와 인간의 관계를 파헤쳤다고 할 수 있다. 즉, 프로이트와 마르크스에 의해 인간의 하부구조, 사회의 하부구조에 있는 것이 결국 '성과 돈(경제)' 이라는 인간의 욕망임이 밝혀졌다. 그리고 이런 욕망은 누구나 갖고 있는 알기 쉬운 것이라서 '이것은 현실이다' 하는 실감과 함께 세계로 널리 퍼진 것이다. -p236


 















 사회학자 노베르트 엘리아스는 <문명화 과정>이라는 책에서 문명화되는 것은 매너가 진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저는 예술에 대해서 문외한입니다. 그래서 사이토 다카시씨의 <명화를 결정짓는 다섯가지 힘>을 한 번 보고 싶습니다. 사이토 다카시씨는 제 눈높이에 잘 맞습니다. 개념이나 지식들을 쉽게 설명합니다. 개괄적으로 보여주고 통찰력이 있습니다. 넓고 얕게 훑어줍니다.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가지 힘>도 같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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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6-08-12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언급되었군요! 요즘 북플에 읽은 책만 등록하고 사라지느라 이웃님들 글 읽을 틈이 없었는데 어떻게 지나가다 보게 됐습니다ㅎㅎ

저자에 대한 저의 뿌리깊은 편견이 작용하지 않았다고는 못하겠네요^^

저도 독서가 깊지 않고 철학에 조예도 없어서 무슨 말도 다 조심스럽네요.

음, 고양이라디오님 견해에 저는 동의할 수 없지만 만약 정말 저자가 ˝핵심˝만 뽑아서 설명한 게 맞다손 치더라도 평생에 걸친 철학자들의 사유 결과물을 3분용으로 핵심만 뽑아 암기하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물론 독자가 이 책을 출발점으로 해서 깊이있는 독서를 이어나간다면 이 책이 무용하다고는 못하겠지만, 저자의 취지는 그런것보다 어디가서 3분동안 지식을 뽐내는데 있는 것 같고, 또 홍보 자체를 그런식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영 마음에 안 들더라구요. 그런 풍조가 만연하는것도 저는 원하지 않구요.ㅎㅎ

고양이라디오 2016-08-13 10:12   좋아요 0 | URL
syo님이 보실줄 몰랐는데요ㅎ 함부로 언급해서 죄송합니다^^;ㅎ 보실줄 몰랐는데 닉네임색기능이 있으신가요ㅎ?

저도 syo님이 어떤 취지에서 비판을 했는지 이해하고 공감합니다. 암기하는데 의미가 없다던가, 그 지식을 뽐내는데 의미가 없다는 부분 동의하고요.

하지만 저는 저자에 대한 호의가 애초가 깔려있어서 그런지 사이토 다카시씨가 자신의 지식을 뽐낸다던가 그 지식을 알려줄테니 암기하고 다른데가서 뽐내라라고 하는 뉘앙스는 전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만약 칼이 범죄에 사용되었다면 칼을 만든사람에게 죄가 있을까요 칼을 사용한 사람에게 죄가 있을까요? 저는 사이토 다카시씨가 알려준 지식을 암기해서 뽐내는 사람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사이토 다카시씨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대넓얕>이나 <사피엔스>, <코스모스>, <이기적 유전자> 모두 새로운 정보나 지식을 제공하진 않습니다. 기존에 알려진 지식들을 잘 정리해주고, 다른 관점, 새로운 관점에서 조명한다는 점이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책도 서양철학사의 흐름을 잘 정리해주고, 저자의 생각이 들어갔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주고 싶습니다.

만약 사이토 다카시씨가 책에 ˝3분 만에 서양철학을 설명할 수 있다.˝ 같은 문구를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syo님이 이 책에 대한 평가가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요ㅎ?


syo 2016-08-13 11:00   좋아요 1 | URL
맞아요! 그렇게 안했으면 정말 좋았을텐데요.

음, 조금 초점이 흔들린것 같아요. 저는 새로운 지식이 들어있는지 여부는 고려한 적이 없어요. 오히려 매사에 새로운 것이 불가능하다고 믿는 쪽이거든요.

고양이라디오님이 쓰신 칼 비유를 빌리자면, 이 저자의 문제점은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고 별다른 특색도 못갖춘 칼을 팔면서 이 칼만 있으면 남들 삼십년 걸리는 요리도 3분만에 핵심적으로 조리할 수 있다는 광고문구를 칼날에 새겨놓고 판다는 점이겠지요.

내용이야 이 책도 나름 분량에 비해 알차고 사이토 다카시만의 시각도 물론 들어있지요. 지대넓얕도 그렇구요. 차이점은 한 쪽은 3분 어쩌구저쩌구 하는동안 다른 쪽은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라고 표방하는데 있습니다.

이게 단순히 작가의 겸손 문제만은 아닌것 같아요. 그 작가가 이상적이라고 여기고 자기 책을 통해 구현하려 시도하는 지적대화나 지적대화의 풍토가 여실히 드러나니까요.

고양이라디오 2016-08-13 12:06   좋아요 0 | URL
저는 저자가 3분 어쩌고 하는 부분이 전혀 거슬리지 않았어요ㅎ

누군가가 30년에 걸쳐 연구한 결과물을 삼분에 정리해서 말하면 안될 이유가 있을까요?

뉘앙스의 문제겠지만 저는 그 부분이 허영이나 자만심으로 느껴지지 않았어요. 서양사상의 개괄을 크게 세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정도만 느껴서 별로 문제될게 없다고 생각해요. 표현이 다소 거슬릴 수는 있겠지만 표현의 자유라고 생각하고 나머지는 취향문제 라고 생각해요.

조금 엇나간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아인슈타인도 자신은 할머니나 어린아이에게도 상대성 이론을 설명해서 이해시킬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독자의 눈높이에 맞게 쉽게 설명하는 방식도 좋다고 생각해요.

사이토 다카시씨가 3분 어쩌고를 광고문구로 사용했다고 해서 그게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물론 광고에 비해서 제품이 형편없다면 문제가 되겠지만요. 저는 제품에 크게 하자가 없고 광고가 거짓이나 허위 과대광고가 아니라면 괜찮다고 생각해요. 광고는 광고일뿐이니까요.

혹시라도 제 글때문에 기분이 나쁘시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저는 이렇게 syo님과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어서 기쁘고 즐겁거든요^^

고양이라디오 2016-08-13 12:14   좋아요 0 | URL
syo님의 글을 다시 한 번 꼼꼼히 읽어보니깐 syo님이 말씀하신 초점이 좀 더 명확하게 보이는 것 같네요. 자꾸 초점이 엇나가서 죄송합니다. syo님이 비판하시는 부분은 3분 어쩌고에서 드러난 저자의 가치관이 맞나요? 저는 그 부분에서 syo님의 의견과 달리하는 것 같습니다. 저자가 단순 주입식 암기식 지식을 전달하고 그러한 지적대화를 장려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그동안 저자의 책을 많이 읽었지만 어디에서도 그런 뉘앙스를 발견하진 못했습니다.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고요.

syo 2016-08-13 13:25   좋아요 0 | URL
기분나쁘다니요 ㅎㅎㅎ
1도 그렇지 않습니다^^ 그럴일도 아니구요.

저도 고양이라디오님 댓글 보고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서 좋은걸요. 서로의 견해야 어쨌든, 대화나 토론 자체는 즐거운 일이기도 하구요.

이 책은 `원래 3분만에 설명할 수 없는 것`을 3분만에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아니죠. 제 생각에 저자는 `3분 안에 설명할 수도 있는 것들`을 사람들이 3분 안에 설명을 못하니까 내가 할 수 있게 도와주겠다- 라고 하는 것 같아요. 저는 3분안에 설명할 수 없는 것을 3분 안에 설명할 수 있다고 하는 말은 폭력이라고 봐요. 그럼 그 3분안에 들어가지 못한 이야기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제 능력으로는 서양사상사에 등장한 굵직굵직한 인물들의 이름만 한 번씩 발음하는데도 3분을 초과해버리는걸요.

저는 제 30년 인생을 3분만에 설명할 수 있다는 사람이 나타나서 정말 핵심만(자기가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것들만) 추려서 3분만에 뚝딱 설명한 다음, 내가 너를 3분만에 정리했노라, 내가 정리해준 것만으로도 너의 인생은 충분히 설명된 것이다- 라고 주장하면 진짜 그런지 여부와는 무관하게 굉장히 화가 날 것 같은데 고양이라디오님은 어떠세요?

고양이라디오 2016-08-14 11:39   좋아요 0 | URL
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른거 같아요. 뉘앙스나 태도도 중요한 것 같고요. syo님의 말씀대로 남의 30년 인생을 3분만에 정리한다음 ˝너의 인생은 충분히 설명되었다.˝ 라고 말하면 기분나쁘겠죠. 하지만 누군가 제 인생을 3분으로 요약정리해보겠다 라고 나서면 홍차 한 잔 따라주면서 ˝해보세요.˝ 할 것 같아요. 재미도 있을 것 같고, 저랑 상대방이 무엇을 중요시하게 생각하는지 차이도 궁금하고요. 3분 만에 정리한 내용을 가지고 서로 이야기를 나눠볼 수도 있겠고요.

사이토 다카시씨도 저는 이런 의미에서 별로 거슬리지 않았어요. 그도 서양철학사를 3분 만에 정리한 것 가지고 `서양철학을 충분히 설명했다.` 라고 생각할 것 같지 않고요. 단순한 자신만의 요약정리하고 생각해요. 앞서 말씀드렸던 책들도 저자만의 요약정리라고 생각해요. 누군가 제게 <코스모스>를 요약하라고 하면 한 마디로 `드레이크 방정식` 이라고 말할꺼예요.

자기소개서는 어떤가요? 몇 십년 인생을 A4용지 한 면에 요약해서 보여줘야하죠.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과 상대방이 중요하다고 생각할 만한 것들을 추려서 써야겠죠. 자기소개서를 쓰는 사람도, 자기소개서를 읽는 사람도 A4 용지 한 면에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고 생각하진 않을꺼예요. 사이토 다카시씨의 서양철학을 3분 만에 설명한 것을 단순한 요약이라 생각하지 폭력적이라고 까지 생각하진 않습니다

물론 뉘앙스나 태도에 따라서 폭력일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고양이라디오 2016-08-14 11:45   좋아요 0 | URL
<철학 읽는 힘> 이란 책이 곁에 있으면 한 번 훑어보면서 저자의 어투나 뉘앙스를 다시 보고 싶은데, 반납해버렸네요ㅠ 좋은 토론이 되기 위해서는 근거를 가지고 대화를 나눠야 되는데 책이 없다보니ㅎㅎㅎ;;;

결국 핵심은 저자의 태도와 의도, 말의 뉘앙스, 어투인 것 같네요. 이 부분은 서로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 나누야 할 것 같네요^^ㅎ

좋은 연휴 보내세요~^^

syo 2016-08-14 12:05   좋아요 0 | URL
고양이라디오님도 좋은 연휴 보내세요^^ 비록 날씨는 불지옥이지만요......
 















 한겨레 출판에서 나온 책입니다. <한겨레21>이 해마다 여는 인터뷰 특강 중 10번째 특강입니다. 그동안 한겨레의 인터뷰특강시리즈를 열심히 봤습니다. 우리 나라의 많은 지식인들을 알게되고, 여러가지 사회문제, 쟁점들에 대해서도 알게되었습니다. 그동안의 무지와 무관심을 조금이나마 만회할 수 있었습니다. 


















 유대인수용소 이야기에서 <더 리더> 라는 영화와 책이 언급되었습니다. 예전부터 보고 싶은 책과 영화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영화는 기분전환용으로 보기때문에, 액션, 스릴러 위주로 봐서 이런 류의 영화는 막 끌리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보고 싶습니다.
















 

 저는 표창원이란 분이 누구인지도 몰랐습니다. 이름은 어디서 들어본듯 했지만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국내 최초 프로파일러이자 경찰대 교수였던 분인데, 국정원 댓글 사건을 비난하고 나서면서 사표를 쓰고 자유인의 신분으로 활동중인 분입니다. 지금은 정치인으로 활동중인 것 같습니다. 그의 인생이야기도 재미있고, 그의 가치관에도 공감이 갔습니다. 그래서 그의 책 <보수의 품격> 이나 <왜 나는 범죄를 공부하는가> 도 한 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우리 사회의 지식인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로 유명한 홍세화씨입니다. 이 분도 한겨레 인터뷰특강에서 많이 만나본 분입니다. 그의 책 <생각의 좌표>도 한 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제가 지금 가지고 있는 생각들이 어디에서 유래되었는지, 그것들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도 워낙 유명한 책이라 읽어보고 싶고요. 


 아래는 홍세화씨의 인터뷰 내용 중에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무릎을 치게 되었습니다.


홍세화 : (중략) IMF 위기상황이 자본의 굉장한 위기였는데, 우리는 그 시기에 노동을 분할시키면서, 노동에 고통을 전가하면서 지나왔죠. 노동자들이 자본주의사회에서의 자기 정체성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없었기 때문에 그걸 그냥 끌어안게 된 거죠. 그래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노동의 분할을 통해 수렴되었습니다. 앞으로 또 위기가 닥쳐서 파이 자체가 곤두박질치게 될 경우에, 한국 사회가 어떻게 그것을 수용할 수 있을까요. 대단히 위험한 상황입니다. 저는 그것이 자칫 파쇼화로 흘러갈 위험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그게 노동자와 서민들의 고통이었지만, 어쨌든 그걸 받아들일 수 있었죠. 그러나 이제는 불안정 노동이라든지, 비정규직에 의하여 이미 고통을 받을 대로 받은 상황에서, 만약 이것이 마이너스로 가게 될 때에 또 누구를 희생양으로 만들면서 헤쳐나갈 수 있을지 우려되는것이 사실입니다. -p183


 요즘 여성혐오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문제가 파쇼화, 파시즘과도 연결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혐오는 자신보다 약자에게 향해있습니다. 점점 양극화가 심해지고 사회적 스트레스가 커져가다보니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어지고 오히려 혐오가 커지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혐오는 파시즘과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독일인들이 경제적 어려움의 탓을 유대인으로 돌리면서 자신의 우월성을 입증받고자 했던 것처럼요. 예전에 지대넓얕의 채사장님도 강연에서 일베문제와 파시즘을 연결시켜서 말씀하셨는데, 비슷한 맥락입니다. 


 아직 100p 남짓 덜 읽어서 추후에 업데이트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혐오와 파시즘에 대해서도 글을 한 번 써볼까합니다. 감사합니다.  

 

 

 2016/08/20 업데이트

 

 

 

 

 

 

 

 

 

 

 

 

 

 

 용산참사 당사자 김재호씨란 분이 감옥살이 3년 9개월 동안 딸에게 만화로 편지를 쓴 것을 묶어낸 책이라고 합니다. <꽃피는 용산>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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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점 9

 감독 잭 스나이더

출연 헨리 카빌, 벤 애플렉, 에이미 아담스, 제시 아이젠버그, 갤 가돗, 로렌스 피시번, 제레미 아이언스

 장르 액션, 모험, 판타지, SF 


 

 배트맨 vs 슈퍼맨. 저만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 남자들은 vs를 좋아합니다. 권투에서는 '타이슨과 무하마드 알리가 붙으면 어땠을까?' 부터, 축구에서는 '펠레나 마라도나, 혹은 메시중에 누가 최고인가?' 까지. 남자들은 vs에 열광합니다. 제일 재미있는게 쌈구경이라고도 하지 않습니까. '배트맨 vs 슈퍼맨' 이보다 매력적인 떡밥이 있을까요? 하지만 떡밥이 클수록 위험한 법입니다. 관객들의 기대치가 올라가고 기대하는 것이 한정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타이슨과 무하마드 알리의 싸움을 보러갔는데 싸움은 안하고 둘이 이야기하다가 조금 싸우다가 화해하면 관객들은 표를 던지면서 환불을 요구할 것입니다. 


 저는 <배트맨 vs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의 개봉을 기다렸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개봉하고 나니 워낙 악평들이 많아서 보기 싫어지던군요. 괜히 봤다가 배트맨에 대한 환상(놀란 감독의 배트맨)만 깨질까봐 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최근 개봉작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보니 왠지 마블시리즈가 보고싶더군요. 벤 애플렉의 배트맨은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고 시원한 액션영화가 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저는 <맨 오브 스틸>을 재미있게 봤습니다. <맨 오브 스틸>도 워낙 악평이 많아서 기대하지 않고 봤는데 만족스러웠습니다. 전투, 액션씬이 꼭 맘에 들었습니다. 그런 액션을 기대하며 이 영화를 뒤늦게 보았습니다.


 일단 제가 준 높은 평점에서 알 수 있듯이 개인적으로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막판 전투씬은 10점 만점을 주고 싶습니다. 원더우먼의 등장과 배경음악은 압권이었습니다. '이게 히어로물이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신나더군요. 영상미도 좋았습니다. 화끈했습니다. 때문에 아쉬웠습니다. "이게 히어로물이지!!" 하는 느낌이 영화 끝나기 전에 왔기 때문입니다. 그전까지는 히어로물이 아니었습니다. 


 감독판으로 봐서 기존 2시간 30분의 러닝타임에서 30분이 추가된 3시간짜리 영화였습니다. 초중반부가 조금 지루하긴 했습니다. 굉장한 슬로우 스타트 영화였습니다. 영화 <300>의 잭 스나이더 감독은 무슨 생각으로 영화를 찍었을까요? 그가 추구한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분명 DC스타일의 코믹 히어로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뭔가 한 단계 수준높은, 예술성있는 영화를 찍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히어로영화가 아닌 그냥 영화를 찍고 싶어하는 것 같았습니다. 때문에 관객들은 적잖이 당황스럽습니다. 고담시티짱(배트맨)과 메트로폴리스시티짱(슈퍼맨)의 싸움 구경하러 갔는데, 하라는 싸움은 안하고 범죄스릴러물처럼 흘러갑니다. 관객들이 '뭐야, 뭐야? 제내 언제 싸워' 하면서 팝콘을 다 먹어갈 무렵, 뒤늦게 화끈한 액션씬이 펼쳐집니다. 정말 화끈합니다. 마지막 액션씬 덕분에 저는 만족스러웠지만, 이 영화에 많은 그리고 한정된 기대를 안고 간 관객들은 당황스럽고 실망스러웠을 것입니다. 초반부에 뭔가 임팩트있는 액션씬이나 히어로 영화틱한 무언가가 필요했습니다. 관객들의 눈과 마음을 빼앗고 영화에 몰입시키고 즐길 수 있게끔 하는 무언가가 필요했습니다. 그랬다면 이 영화는 아주 다르게 다가왔을지도 모릅니다.


 영화를 순차적이지 않게 편집했으면 어땠을까요? 배트맨과 슈퍼맨의 대결씬을 (전부는 아니더라도) 초중반부에 넣어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 둘이 왜 싸우는지, 왜 싸워야하는지를 하나씩 풀어나가는 거죠. 아니면 배트맨이나 슈퍼맨의 활약씬을 하나 넣었어야 합니다. 초반에 '와장창' 하는 것이 있었어야 하는데, 그게 없어서 실망한 관객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의 전개도 만족하지만 다른 식으로 편집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흥행과 재미를 위해서요. 초반에 배트맨의 어린 시절 과거이야기는 이미 많이 봤기 때문에 진부했습니다. 이 부분은 과감히 삭제했어야 합니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볼까말까 망설이는 분들에겐 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초반에는 열심히 팝콘이나 맛있는 간식을 드시면서 느긋하게 보시다보면 중후반부(2시간 이후부터)는 만족스러우실 겁니다. 아참! 개연성에 관한 부분들은 한 3수 정도는 접어두시고 보는 것이 좋습니다. 한시간을 재미있게 보기 위해 2시간을 참고 기다려야하는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그 한 시간이 워낙 화려하고 멋지기 때문에 저는 용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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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3 - 불어나는 흐름, 개정증보판
시내암 지음, 이문열 평역 / 민음사 / 199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3권의 주인공은 무송입니다. 후반부에는 송강으로 넘어갑니다. 무송은 맨손으로 호랑이를 때려잡은 호걸입니다. 하지만 변변치않은 형이 부인과 내연남에 의해 독살을 당하게 되고, 그 복수를 하게됩니다. 처음에는 의로운 인물처럼 묘사되었으나 나중에는 한 번 피를 보니 걷잡을 수 없는 대량학살범으로 변합니다. 25명에서 30명을 죽입니다. 


 자신에게 누명을 씌워 죽이려 했던 이들 뿐만아니라 그 집안의 식구, 가솔까지 모조리 죽입니다. 한 번 피를 보니 광기에 휩싸여서 물불가지리 않습니다.


 수호지에는 그다지 도덕적이지 않은 인물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무도덕한 것은 아닙니다만 영웅호걸들의 도덕은 따로 있습니다. 다분히 상대적입니다. 가장 중요시되는 것은 의리와 명예입니다. 의리와 명예 앞에서는 모든 것이 허용됩니다. 함부로 사람을 죽이진 않지만, 필요할 때는 주저없이 죽입니다. 법보다 가까운 것은 주먹입니다. 


 관리에게 뇌물을 주는 것은 너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생각합니다. 이쪽 세계와 저쪽 세계 어느 쪽이 살기 좋은가? 단언컨데 이쪽 세계입니다. 저쪽 세계(수호지세계)는 암흑세계와 현실세계가 구분되지 않고 공존합니다. 하지만 이쪽세계는 현실세계와 암흑세계가 분리되어 있습니다. 적어도 한국에서는요. 일반인들은 조폭이나 암흑가의 사람들과 그다지 얽히지 않습니다. 나라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한국은 사법체계와 시민을 지켜주는 경찰권력이 있습니다. 비교적 치안이 좋은 국가에 속합니다. 수호지와 같이 무서운 일들은 더 낮은 확률로 벌어집니다.(요즘 뉴스를 보면 아닌 것 같지만 어디까지나 확률적, 통계적으로는 수호지세계보다는 현재 한국 사정이 나아보입니다) 물론 이쪽 세계에서도 죄를 짓고도 벌을 받지 않는 일들이 비일비재합니다. 하지만 저쪽 수호지 세계보다는 덜하다고 봅니다. 아마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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