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미술관 - 가볍고 편하게 시작하는 유쾌한 교양 미술 방구석 미술관 1
조원재 지음 / 블랙피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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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이고 친절하다. 주로 인상주의 전후의 화가들을 다뤘다. 화가들의 생애와 작품을 재밌게 전달한다. 좋은 미술 입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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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하루키 - 그만큼 네가 좋아 아무튼 시리즈 26
이지수 지음 / 제철소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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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뛰는 덕후 위에 나는 덕후있다. 나는 하루키를 좋아하지만 이 책의 저자에겐 한참을 못 미친다. 저자는 하루키의 문장을 원서로 읽기 위해 일본어를 전공하고 일본으로 유학까지 가는 진짜 하루키 덕후이다.  

 하루키의 팬으로서 즐겁게 이 책을 읽었다. 하루키의 책과 문장들을 만나고 그에 대한 저자의 감상을 듣고 저자의 이야기까지 재밌게 들었다. 그녀는 지금 전문 번역가로 일하고 있으며 하루키의 책을 의뢰받는 날까지 번역을 계속해볼 생각이라고 한다. 꼭 그녀가 하루키의 책을 번역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번역가는 오래 버티는 사람이 최고라고 한다. 바위 밑에 붙어있는 따개비처럼 파도에 아랑곳하지 않고 끈덕지게 버티기 바란다!


 아래는 이 책에서 좋았던 저자의 문장이다. 하루키만큼 뛰어난 비유다. 


 (중략) 하루키의 문장은 언제까지고 나를 같은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충직한 개처럼, 끈기 있는 스승처럼, 배신하지 않는 연인처럼.

 생각해보면 나를 그 타향의 침대 위로 데려간 것도 하루키의 문장이었다. 그 문장들과 함께 나는 내가 원래 속했던 곳에서 나날이 멀어져갔다. 나날이 낯설어져갔다. 나날이 가벼워져갔다. 그리고 그것은 과거 어느 시절의 내가 간절히 바라던 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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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06-07 16: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책 작가님 진정한 하루키 덕후가 맞는거 같습니다 ㅋ 꼭 작가님이 하루키 책을 번역했으면 좋겠네요 ^^

고양이라디오 2023-06-07 16:20   좋아요 1 | URL
저는 명함도 못 내밀겠더라고요ㅎㅎ 새파랑님 덕분에 즐겁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렉싱턴의 유령>은 하루키가 무서운 이야기를 써보고자 작정하고 쓴 이야기들이 아닐까 싶다. 공포도 여러 종류가 있다. 잔인하고 과격하고 깜짝 놀라게 하는 뜨거운 공포가 있는가 하면. 처음에는 모르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가슴이 서늘해지는 공포, 오랫동안 지속되고 벗어날 길이 없는 차가운 공포가 있다. <렉싱턴의 유령>은 후자다. 얼음처럼 차가운 공포다.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는 공포. 자신의 사랑이 거부당하고 존재까지 부정당하는 공포. 집단 따돌림. 결혼이라는 새장에 갇힌 공포. 사별의 공포. 죄책감이라는 공포. 소중한 기억을 잊어버린다는 잊혀진다는 공포.



 "우리 인생에서 정말로 무서운 건, 공포 그 자체는 아닙니다. 공포는 확실히 인생의 내부에 있습니다. 그것은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나서 때로는 우리의 존재를 압도해 버립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무서운 것은, 그 공포를 향해서 등을 돌리고 눈을 감아버리는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자신 안에 있는 가장 소중한 것을, 무엇인가를 주어버리게 됩니다. 내 경우, 그건 바로 파도였습니다." -p199



 이 책 독서모임 선정도서로 추천해봐야겠다. 공포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인생 내부에 도사리는 수많은 공포들에 대해.




<침묵>


  "한마디로 고독이라고 말했지만 고독에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신경이 갈기갈기 찢기듯 쓰리고 아픈 고독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지 않은 고독도 있습니다. 그런 고독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의 육신을 깎지 않으면 안 됩니다. 하지만 노력하면 그만큼 돌아옵니다. 그것이 내가 권투에서 배운 것 중의 하나였습니다." -p61


 내가 정말 무섭다고 생각하는 건, 아오키 같은 인간이 내세우는 말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그대로 믿어버리는 부류의 사람들입니다. 스스로는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주제에, 입맛에 맞고 받아들이기 쉬운 다른 사람의 의견에 놀아나 집단으로 행동하는 무리 말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뭔가 잘못된 일을 저지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손톱만큼도 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한 무의미한 행동이 누군가에게 결정적인 상처를 입힐 수도 있다고는 짐작도 하지 못하는 무리들이지요. 그들은 그런 자신들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든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정말 무서운 건 그런 부류의 사람들입니다. -p94 


 <침묵>은 어린 시절 따돌림을 당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다. 그 남자는 그것을 버텨냈고 이겨냈다. 그는 복싱으로 단련된 체력과 멘탈이 있었고 그리고 어느 정도 강인한 정신을 소유했기 때문에 버텨낼 수 있었다. 죽어버릴까하는 아슬아슬한 지점까지도 갔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고통 중에 집단에서 소외되는 따돌림은 정말 큰 고통이다. 주인공이 말하듯 따돌림을 앞에서 주도하는 사람보다 무서운 건 아무 생각없이 그에 따르는 대다수의 사람들이다. 히틀러에 동조했던 수많은 국민들이 생각난다. 보통의 사람들. 아무것도 비판할 줄 모르는 사람들.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정말 무섭다. 



 

 













 존 포드가 감독한 <아파치의 요새>란 영화 이야기가 나왔는데 무척 재밌다고 한다. 보고싶다. 



 


   

 












 나쓰메 소세키의 <열흘 밤의 꿈>은 <렉싱턴의 유령>처럼 오컬트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한다. 이런 류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나로써는 한 번 읽어보고 싶은 단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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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05-30 17: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렉싱턴의 유령> 하루키 표지모델 버젼으로 읽었었는데 ㅋ 이 표지가 더 좋은거 같습니다 ㅋㅋㅋ 표제작 완전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

고양이라디오 2023-05-30 18:33   좋아요 1 | URL
처음 읽었을 때는 표제작이 가장 좋았는데 다시 읽으니 <토니 타키타니>가 가장 좋더군요. 영화까지 보고 싶어졌습니다^^ㅎ
 
렉싱턴의 유령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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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9년의 시간이 흘러 다시 읽었다. 읽으면서 기억이 살아나는 부분도 있었고 처음 읽는듯이 새로운 부분도 있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처음 읽었을 때보다 깊은 감명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럴 때면 왜 일까를 고민하게 된다. 요즘 피곤하고 컨디션이 안 좋은 탓일까? 나이가 든 만큼 감성이 무뎌졌나? 9년 전에 느꼈던 환희,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다. 그 때는 책을 다 읽고 눈이 반짝였는데, 이번엔 그렇지 못했다. 감정이 메마른 탓일까?


 7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알라딘 책소개에는 6편이라고 되어있는데 7편이 맞다. <장님 버드나무와, 잠자는 여자>가 어째서 인지 빠져있다. 하나하나 짧은 감상을 적어본다. (스포 있습니다.)


 표제작 <렉싱턴의 유령>은 처음 읽었을 때는 굉장히 충격적이고 인상적이었다. 마치 직접 경험한 일을 서술하는 듯이 이야기해서 더욱 기묘하게 느껴졌다. 한 밤 중 대저택을 찾아와서 파티하는 유령들. 공포와 호기심으로 이 사건을 경험하는 주인공. 처음 읽었을 때는 정말 생생하고 신기했다면 두번째로 읽었을 때는 이미 알던 내용을 확인하는 느낌이었다. 잊고 있었지만 유령이야기만이 아니었다. 저택의 주인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다. 어딘가 쓸쓸한 이야기였다.


 두 번째 작품은 <녹색 짐승>이다. 하루키의 에세이에서 이 소설이 언급되서 <렉싱턴의 유령>단편집을 찾아보게 되었다. 상당히 기괴하고 예상 밖이고 약간 난해하다. 집에 홀로 있는 여성의 집에 땅 속에서 온 녹색 짐승이 침입한다. 처음에 여성은 공포스럽지만 이 녹색 짐승과 텔레파시로 대화를 나누다 보니 그리 나쁜 짐승은 아닌 거 같다. 오히려 녹색 짐승은 여자를 좋아해서 오게 되었다고 말한다. 여성이 거절하고 잔인한 상상을 할 수록 녹색짐승은 작아지고 괴로워한다. 이윽고 녹색 짐승은 소멸한다. 이게 무슨 이야기지 싶었는데, 굳이 의미나 교훈을 찾으려면 못 찾을 건 없지만 그러면 이야기가 시시해진다. 그냥 기존 클리세를 여러 번 비트는 독특하고 재밌는 이야기다.


  세 번째 작품은 <침묵>이다. 책은 세번째 작품부터 더 재밌어졌다. 어린 시절 학교 따돌림을 경험했던 남자의 독백으로 이루어진 작품인데 상당히 재밌었다.


 네 번째 작품은 <얼음 사나이>다. 얼음사나이와 결혼한 한 여자의 고독함 체험담이다. 결혼하면 어찌됐든 한 쪽이 희생하게 되는 것일까?


 다섯 번째 작품은 <토니 타키타니>다. 처음 읽을 때는 몰랐는데 다시 읽으니 매우 좋았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다. 옷을 광적으로 구매했던 아내가 죽은 이야기이다. 일본에서 동명의 영화가 제작되어 호평을 받았다. 처음에는 이 소설이 영화화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왜 이 소설을 영화화했지? 내용도 별로고 영화화 하기에는 할 이야기도 없지 않나?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읽으니 충분히 영화화할 만했다. 재발견해서 기뻤던 소설.


 여섯 번째 작품은 <장님 버드나무와, 잠자는 여자>이다. <상실의 시대>의 모티브가 되기도 한 소설이다. 한 쪽 귀가 잘 안들리는 사촌동생과 병원을 방문하는 이야기다. 처음 읽을 때는 사촌동생도 사랑스럽고 은근히 사촌동생을 아끼는 주인공도 사랑스러웠는데 두번째 읽을 때는 그런 부분이 느껴지지 않았다. 나의 감정이 메마른 걸까?


 일곱 번째 소설은 <일곱 번째 남자>이다. 이 소설이 가장 따뜻한 소설이었다. 일생 동안 끔찍한 기억으로 괴로워했던 남자의 이야기다.      

 


 <렉싱턴의 유령>을 첫 번째로 읽기 전에 나는 이미 하루키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였다. <렉싱턴의 유령>을 읽고 하루키가 더 좋아졌으며 하루키의 단편소설의 진면목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좋았던 기억이 있었는데 두 번째로 읽으니 그런 느낌이 안나서 다소 아쉬웠다. 그래도 이렇게 리뷰를 쓰면서 하나하나 떠올려보니 역시나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에는 <TV피플>과 <도쿄기담집>을 읽어야겠다. 이 책은 처음보다 좋기를. 하루키는 이런 기묘한 단편을 참 잘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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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로맹 가리 지음, 김남주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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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맹 가리의 (필명 에밀 아자르)의 소설 <자기 앞의 생>을 무척이나 감명깊게 읽었었다. 지금도 Top 3 안에 꼽고 싶은 소설이다. 마치 생이라는 것이 내 앞에 있고 만져질듯한 소설이었다. 로맹 가리의 소설을 이어서 읽고 싶어서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를 구입했다. 그런데 왠 걸, 책장이 잘 안 넘어갔다. 5-6p 이상을 넘기지 못하고 나중으로 미뤄뒀다. 


 이번에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를 독서모임 선정도서라 읽게 됐다. 이 책이 단편 소설집인 것을 이번에 알게 됐다. 이런! 예전에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잘 읽히지 않은 첫번째 단편을 건너뛰고 다른 단편부터 읽었을텐데. 이번에도 역시나 첫번째 단편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에서 막혔다. 독서모임 선정도서가 아니었다면 이번에도 읽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억지로 읽어나가니 첫번째 단편도 재밌어졌다. 그 기세를 몰아 쭉쭉 읽어나갔다. 총 16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거를 타선이 없이 모두 좋았다. 짧은 단편이지만 하나하나가 짜임새 있고 흥미로웠다. 로맹 가리는 역시 좋은 작가였다. 


 단편이라 그런지 내용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책을 읽은 후 작품 해설을 찾아보고 그리고 독서모임에서 이야기를 하지 않았더라면 모르고 지나쳤거나 내용을 오해할 뻔 했다. 이야기를 나눠도 <비둘기 시민> 같은 작품은 이해가 힘들었다.


 살펴보니 이웃 분들의 리뷰가 많다! 이웃 분들의 리뷰도 더 읽어보고 작품 해설도 좀 더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 오랜만에 단편의 매력을 한 껏 느낄 수 있었다. 


 넷플릭스 영화 <자기 앞의 생>이 있는데 원작과 많이 다르다고 하니 보기가 꺼려진다. <자기 앞의 생>도 다시 읽고 싶은데 처음의 감흥이 사라질까봐 쉽사리 읽지 못하고 있다. 첫사랑의 추억을 훼손하고 싶지 않은 심정이라고 할까?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단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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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05-15 23: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라디오님 리뷰를 보니까 이 책을 다시 꺼내읽고 싶어지네요.
전 그래도 표제작이 가장 좋았습니다. 가본적이 없는 페루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ㅋ

고양이라디오 2023-05-16 10:15   좋아요 2 | URL
오랜만에 정말 재밌게 읽은 단편집입니다^^b

전 풍경을 묘사하는 글에 약한 거 같아요. 머리 속에 안 그려지거든요 ㅎ 새파랑님은 페루의 바닷가 모습이 머리 속에 그려지셨나봅니다^^ㅎ

그레이스 2023-05-19 00: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말 많은 분들의 추천을 받고도 아직 시작도 못했네요. 한 작가 읽으려면 다 모아놓고 연결해서 읽는 습관때문에...ㅠ

고양이라디오 2023-05-19 13:24   좋아요 1 | URL
다 모아놓고 전부 읽으시나요ㅎㄷㄷ?? 한 작가를 깊이 있게 읽으시군요!

로맹 가리, <자기 앞의 생>,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강추입니다. 저는 이번에 로맹 가리 책 한 권 더 샀어요ㅎ 저는 이어서 읽기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