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 깨닫는다 - 인간은 모르거나 착각했던 동물의 마음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들
버지니아 모렐 지음, 곽성혜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우연히 동물에 관한 책을 1년 만에 다시 읽었다. 1년 전 세계적인 영장류학자 프란스 드 발의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을 읽었다. 벌써 1년이 지났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체감 상 3-6개월 지난 거 같다. 


 이번에 읽은 책은 과학 전문 저널리스트 버지니아 모렐이 쓴 책이었다. 6년 동안 전 세계 11개 나라의 동물 연구 현장에 찾아다니면서 쓴 책이다. 미국의 저명한 서평지 <커커스 리뷰>가 '올해의 책' 으로 선정했다고 한다. 


 1년 전 동물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됐고 많이 놀랐다. 이번에는 크게 놀라지는 않았지만 역시나 놀라고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개미, 꿀벌들은 그렇게 작은 뇌로 어떻게 가르치고 학습하는지 모르겠다. 물고기 역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똑똑하고 아마도 고통을 느낄 것이다. 더이상 붕어 기억력, 새대가리라고 놀리면 안되겠다. 앵무새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앵무새는 동물 중 유일하게 인간의 말을 흉내낼 수 있다. 앵무새와의 대화는 신비롭다. 앵무새는 숫자도 셀 줄 알고 있음과 없음의 의미도 안다. 


 쥐가 웃는다니! 어쩌면 쥐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동물들이 웃고 울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동물도 자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사례 뿐이지만 동물이 자살한 거 처럼 보이는 사례는 많다. 동물의 자살을 실험할 수도 없으니.


 코끼리의 공감능력, 어쩌면 인간 다음으로 똑똑할지도 모를 돌고래들. 사진 기억력을 지닌 침팬지. 침팬지는 인간보다 단기 기억력이 훨씬 좋다! 침팬지의 사진 기억력이 부럽다. 


 마지막 장은 개와 늑대에 대한 이야기였다. 평소 궁금했던 부분이라 재밌었다. 3만 년 전부터 개는 인간과 함께했다. 개는 동물 중 단언컨대 인간과 가장 친한 친구이다. 3만년 이상을 함께한 사이라니 사랑스럽지 않을 수 있으랴! 


 생각해보니 내가 좋아하는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가 없어서 아쉽다. 고양이는 실험하기 까다로운 동물이다. 도무지 제멋대로라서 말을 안듣고 비협조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고양이가 개보다 지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제 동물에 관한 책 개론보다는 각론에 관한 책을 읽고 싶다. 물고기, 새, 개 이런 동물들에 대해 더 깊게 알고 싶다. 집에 개에 관한 책이 있는데 그것부터 읽어봐야겠다! 


 저자 버지니아 모렐이 쓴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국내에 번역된 책은 <동물을 깨닫는다>가 다인 거 같다. 좋은 책인데 절판되고 판매부수도 많지 않아서 아쉽다. 우리나라에서 과학책은 살아남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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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이루는 근본 힘들에 대하여 스켑틱 SKEPTIC 26
스켑틱 협회 편집부 엮음 / 바다출판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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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켑틱>은 내가 즐겨 읽는 과학 잡지이다. 다양한 주제의 과학 지식들을 만날 수 있어 좋다. 때론 어렵고 지루한 부분도 있고 때론 평이해서 흥미가 떨어지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항상 만족스러워서 계속 읽고 있다. 주제 별로 짧게 짧게 읽을 수 있는 점도 장점 중 하나이다. 


 이 책은 오래 전에 읽다가 최근에 다시 읽었다. 그래서 목차를 보니 이런 내용이 있었구나 싶다. "스트레스는 어떻게 아이의 운명을 바꿨지?" 기억이 안나는 내용들도 있다.


 스켑틱에서 내가 가장 싫어하는 부분은 유사과학을 신봉하는 사람들에 대한 내용이다. 이제는 지겹다. 매번 비슷한 내용들이다. 지구에 구멍이 뚫려있다는 지구공동설, 지구가 평평하다는 지구평편설, 아직도 우주의 중심이 지구라는 지구중심설 등이 있다. 이런 주제는 이제 좀 지겹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내가 좋아하는 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에 대한 글이었다. 스티븐 제이 굴드에 대한 오해와 그의 유산들을 조명해보는 글이라 좋았다. 스티븐 제이 굴드도 기존 과학의 통념을 거스르는 주장을 많이 해서 논쟁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몰랐는데 생전에 비판과 오해도 많이 받았다. 나는 스티븐 제이 굴드의 주장에 동의하는 편이다. 그는 정말 최고의 과학자이면서 최고의 작가였다. 다시 스티븐 제이 굴드의 책들을 읽고 싶다. 


 <스켑틱> 26호를 읽었으니 다른 호를 찾아서 읽기 시작해야겠다. 아마 사놓은 <스켑틱>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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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점 8.8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톰 행크스, 마크 라이런스, 오스틴 스토웰, 에이미 라이언

 장르 드라마, 스릴러



 간혹 영화를 보고 싶은데 어떤 영화를 봐야할지 모를 때가 있다. 보고 싶은 영화를 고르는 것도 참 어려운 일이다. 평점과 소재에 낚여서 재미없는 영화를 선택했다가는 시간도 낭비하고 기분까지 나빠질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보고 싶은 영화를 메모해놓는다. 영화를 보고 싶을 때 그 중에서 적당한 것을 고른다. 사실 메모해 놓은 영화들을 거의 보지 않는다. 알라딘에 읽고 싶은 책을 저장해놓고 안 보는 것처럼. 하지만 메모해 놓은 것 중에 꼭 보고 싶은 영화도 있다. <스파이 브릿지>가 그랬다. 


 최근에 비행기를 타고 해외 여행을 갔었다. 옆에서 영화를 보는 데 자꾸만 눈이 갔다. 굉장히 재밌어 보였다. 나중에 저 영화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영화가 <스파이 브릿지> 였다. 잠깐 곁눈질로 봐도 몰입감이 있고 재밌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다. 주인공은 톰 행크스. 마크 라이런스는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뭐, 이정도면 게임 끝이다. 실제로 이 영화는 관객과 평론가 모두에게 극찬을 받았다. 흥행도 성공했다. 



 영화는 미국과 소련의 냉전으로 핵무기 전쟁의 공포가 최고조에 오른 1957년을 배경으로 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실제로 극 중 대사들 중 실제 발언가 똑같은 대사들이 많다고 한다. 소련의 스파이와 그를 변호하는 변호사. 자신의 신념을 지켜나가는 인물들이 멋지고 감동적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거장의 솜씨를 감상할 수 있는 웰메이드 영화. 역시 좋은 영화는 많다. 내가 아직 모를 뿐. 




 평점 10 : 말이 필요없는 인생 최고의 영화. 

 평점 9.5: 9.5점 이상부터 인생영화. 걸작명작

 평점 9 : 환상적. 주위에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 수작

 평점 8 : 재밌고 괜찮은 영화. 보길 잘한 영화. 

 평점 7 : 나쁘진 않은 영화. 안 봤어도 무방한 영화. 범작

 평점 6 :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6점 이하부터 시간이 아까운 영화. 

 평점 5 : 영화를 다 보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한 영화. 

 평점 4~1 : 4점 이하부터는 보는 걸 말리고 싶은 영화. 망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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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읽은 양자물리학 책 중에 최고였다. 깊이가 있고 양자역학에 관한 다양한 관점들을 소개해주고 해석해준다. 책을 다 읽고보니 저자가 양자물리학에서 세계적인 과학자였고 2022년 노벨상을 수상했다. 




 그러므로 일상과 고전물리학 속의 우연은 겉보기 우연이다. 독일 물리학자 하이젠베르크는 그것을 '주관적' 우연이라고 표현했다. 그 표현이 의미하는 것은, 어떤 특정한 사건이 순전히 우연적인 것으로 보이는 이유가 오직 우리의 일시적인 무지에, 즉 주관적인 무지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 사건에는 잘 정의된 원인이 있다. -p55



 겉보기 우연, 주관적 우연 이란 표현이 참 직관적이고 멋진 표현이라 생각된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경험하는 우연은 실제로는 우연이 아닌 필연이다. 해외에서 아는 누군가를 만났을 때 우리는 우연이라 표현하지만 원인을 따져보면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만날 수 밖에 없는 원인이 반드시 존재한다. 하지만 양자역학에서 말하는 우연은 객관적인 우연이다. 원인이 없다는 것을 지지하는 증거들이 있고 대부분의 과학자가 그것이 자연의 본질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일생 동안 우연이 양자물리학에서 하는 역할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그의 유명한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라는 말로 표현했다. 그래서 우리가 모르는 숨은 변수가 있을 거라고 추측했다. 아인슈타인은 양자물리학에서의 우연을 객관적 우연을 인정하지 않고 우리의 무지에서 비롯된 주관적 우연으로 받아들였다. 저자는 이 점을 이 책의 말미에서 정보의 관점에서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이것은 5천 년 전 유프라테스 강과 티그리스 강 사이에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살던 세금징수관이 했을 법한 말이다. 그 지역은 오늘날의 이라크 지방으로 우리가 아는 바에 따르면 문명의 요람이 된 곳이다. 인류는 그곳에서 최초로, 최소한 입증할 수 있는 한계 내에서는 최초로, 오늘날 고고학적 유물을 통해 알 수 있는 형태로 수를 사용했다. 도시들로 이루어진 조직화된 국가가 등장하면서 수를 사용하는 일은 필수가 되었다. -p173 

 

 위 글은 독서모임에서 수학과 수의 기원에 대해 이야기했던 것을 떠올리게 했다. 수와 사칙연산을 이해하는 동물들도 있는 것을 볼 때, 진화적으로도 수와 수학을 이해하게끔 뇌가 발달한 거 같다. 수의 개념 역시 자연의 본질이고 생존에 필요한 도구이기도 하다. 



 "자연법칙들은 실재와 정보를 구분하지 않아야 한다." -p274


 "정보는 우주의 근원 재료이다." -p275


 "실재와 정보는 동일하다." -p290 

 

 저자는 양자물리학을 정보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보여준다. 어렵긴 하지만 설득력이 있다. 글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시뮬레이션 우주론이 떠오른다. 시뮬레이션 우주론이란 우리의 우주가 실은 컴퓨터가 구현해낸 시뮬레이션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0과 1로만 이루어진 정보의 세계는 양자물리학과 유사한 점이 분명 있다. 실재와 정보가 동일하고 구분할 수 없는 것이라면 원리적으로 우주를 시뮬레이션으로 구성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양자물리학에 관심 있으이 많으신 분들께 강추드리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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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23-11-06 2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엄청 어렵다고 하던데 고양이라디오 님 대단하십니다. 노벨상 수상자들 책 한 번씩 올라오면 관심이 가는데 문제는 어렵다는 거죠. ㅋㅋ 아인슈타인이 코펜하겐 해석으로 닐 보어랑 논쟁한 것도 다 이 우연 때문이죠? 어려워요 어려워요 ㅎㅎㅎ

고양이라디오 2023-11-07 10:15   좋아요 1 | URL
관련 책들을 몇 권 읽어서 그냥 대충 어렴풋이 아는 정도입니다. 느낌적인 느낌만ㅎㅎ

네, 다 우연 때문입니다ㅎㅎ
 
아인슈타인의 베일 - 양자물리학의 새로운 세계
안톤 차일링거 지음, 전대호 옮김 / 승산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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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점 4.5점을 주고 싶은데 별점 4점을 준다. 알라딘에 별점 반점 기능이 얼른 생겼으면 좋겠다. 


 유시민 작가의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에서 추천된 과학책 10권을 샀다. <아인슈타인의 베일>은 3번 째로 읽은 책이다. 지금까지 산 책 중 읽은 과학책은 모두 만족스럽다. 


 아인슈타인의 베일은 양자역학에 대한 책이다. 저자 안톤 차일링거는 실험물리학자다. 나는 처음 들은 이름이었지만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양자물리학자 중 한 사람이라고 한다. 이런, 2022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요즘 과학자가 아닌 과학저술가가 쓴 책들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이 책도 과학저술가가 쓴 책이라 생각했다. 의외로 심도 있고 깊은 내용들이 많아서 저자가 준비를 많이 했구나 했는데 알고 보니 세계적인 과학자였다. 


 지금껏 읽은 양쟈역학 관련 책 중에 가장 좋았던 거 같다. 가장 깊이가 있고 가장 설득력 있고 가장 공감할 수 있었다. 이상한 양자역학을 받아들여라고 하지 않는 점이 좋았다. 함께 그 이상함에 대해 공감하고 고민하고 설명들을 제시해주는 점이 좋았다. 물론 전부를 이해할 수 없지만 어렴풋이 즐길 수 있었다. 

   

 <아인슈타인의 베일>이란 제목이 적절하면서도 아인슈타인의 이름값에 기대고 있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뭐, 나도 양자역학에 관한 책인지도 모르고 아인슈타인이라는 이름에 끌렸으니깐 할 말이 없다.


 이 책을 보고 더 강하게 드는 생각은 이 세상이 시뮬레이션일지도 모른다는 것, 혹은 누군가가 창조한 시뮬레이션이 아닐지라도 세계의 본질은 0과 1의 비트로 구분할 수 있는 정보에 가까운 것이라는 것이다. 


 뭐, 시뮬레이션이든지 아니든지 우리에게 상관은 없다. 아직 우리는 그것을 증명할 수도 그리고 그것을 이용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버그나 치트키는 없다. 혹 있을지라도 우리의 삶에는 크게 상관이 없을 것이다.


 양자역학에 관심이 있는 분께 강추하고 싶은 책이다. 세계의 본질에 관심이 있으신 분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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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란공 2023-10-31 18: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라디오님이 4.5를 주실 정도면 꼭 읽어보려구요!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고양이라디오 2023-10-31 19:14   좋아요 1 | URL
지금껏 읽은 양자역학 관련 책 중에 최고였습니다. 제가 양자역학에서 헛소리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저자가 헛소리라고 이야기해줘서 너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