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시끄러운 고독
보후밀 흐라발 지음, 이창실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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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재미있게 읽으신 분 계신가요? 재미있으셨다면 어떤 점이 재미있으셨나요?


 독서모임 선정도서라 읽었습니다. 140p의 짧은 소설입니다. 체코의 국민작가라 불리우는 보후밀 흐라발의 소설입니다. 반쯤 읽었는데 재미가 없더군요. 그래서 그냥 읽지 말고 독서모임도 나가지 말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완독을 향한 갈망 때문인지 오기 때문인지 습관 때문인지(독서모임을 나가는 습관이 들었습니다.) 다 읽고 독서모임까지 다녀왔습니다. 독서모임에서 가장 궁금했던 것은 바로 위 질문들이었습니다. 이 책을 재밌게 읽은 분이 있는지. 재밌었다면 어떤 부분이 재밌었는지.


 저희 조는 6명이었는데 재밌게 읽었다는 분은 없었던 거 같습니다. "좋았다.", "괜찮았다." 라는 긍정적 평가가 1분? 나머지는 "잘 모르겠다.", "어려웠다.", "재미없었다." 였습니다. 제가 가장 부정적이었습니다. 다른 분들이 자신있게 부정적 평가를 못 내리시는 거 같아서 더욱 부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지금까지 독서모임 책 중에 가장 재미없었다고. 근데 사실입니다. 독서모임을 10여회 이상 참가한 거 같은데 그 중 가장 재미없는 책이었습니다. 짧은 소설이라 힘내서 다 읽었지 그렇지 않으면 완독을 포기했을 거 같습니다.


 신기하게도 책이든 영화든 초반부에 판가름이 나는 거 같습니다. 아니, 어쩌면 거의 대부분의 것들이 처음 느낌으로 판가름이 나는 거 같습니다. 음악이든, 사람이든, 음식이든. 책은 첫 50P에서 재미를 못 느끼면 끝까지 재미를 못 느낄 가능성이 99% 정도 되는 거 같습니다. 지금까지 예외가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반을 읽었지만 재미가 없었습니다. 피곤해서 그런가, 대충 읽어서 그런가, 집중을 안해서 그런가 싶어서 나머지는 집중해서 읽었습니다. 그래도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대충 읽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건 이 책의 평점이 8.8점으로 높고 100자평, 리뷰도 많고 호평일색이라는 것입니다. 혼란스럽습니다. 다들 재밌게 읽으신건가요? 다행히 동지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물감님이 2점을 주셨고 재미없다고 평하셨습니다. 다락방님이 3점을 주셨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하셨습니다. 물감, 다락방님께 영광이 함께 하기를. 


 체코 작가들이랑 저는 잘 안 맞는 거 같습니다. 카프카, 쿤데라의 책들을 몇 권 읽어봤지만 계속 이 작가들의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습니다. 특히 카프카의 책은 워낙 유명하고 평가도 좋아서 읽고 싶은데 항상 초반부 읽다가 재미없어서 안 읽게 됩니다. 쿤데라의 소설은 고작 2권 읽었지만 더 읽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서친 분이 <농담>을 추천해주셔서 나중에 읽고 싶긴 합니다만. 보후밀의 책은 처음입니다. 쿤데라가 체코 최고의 작가라고 평했습니다. 그래서 더 의심이 가긴했습니다... 보후밀 흐라발의 책을 다시 읽게 되진 않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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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7-10 16: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양이라디오 2023-07-10 16:22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덕에 든든합니다ㅎㅎㅎ

물감 2023-07-10 18: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독서하다보면 늘 느낍니다. 별점을 속이는 보여주기식에 절여진 독자들을요. 저한테 별로였다해서 반드시 나쁜 책은 아닐테지만, 누군가가 좋았다고 하니까 우르르 따라서 좋다좋다 하는 건 이해가 안가요. 혹시 모르죠. 나 빼고 모든 한국인이 천재 지성인일지도요ㅋㅋㅋ
그나저나 저는 집에 체코 작품이 몇권 더 있어서 낭패입니다. 흐라발도 한 권 더 있고요... 눈물이.. ㅋㅋㅋ

고양이라디오 2023-07-10 18:34   좋아요 1 | URL
체코는 역시 네드베드(축구선수)가 최고죠ㅎ... 선입견이 생기면 안되는데 체코 문학에 안 좋은 기억들이 자꾸 생기네요.

국내 소설가 50명이 <너무 시끄러운 고독>을 2016년 가장 기억에 남는 소설로 선정했다는데... 재미없어서 기억에 남는 소설이 올해의 추천도서로 와전된 건 아닐까 싶네요.

저도 항상 물감님처럼 책이든 영화든 재미가 첫번째라 생각합니다!

Falstaff 2023-07-10 20: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옙! 저요, 저요!
저는 아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이후 흐라발의 책을 읽었을 정도로 매력적이었습니다. ㅎㅎㅎㅎ
어차피 소설은 개인의 호오, 궁합 여부에 따른 거 아니겠습니까. 저하고는 잘 맞았고, 라디오 님하고는 안 맞을 수 있잖겠습니까. 뭐 다 인생이지요.
세상의 모든 작가는 한 명의 독자를 위해 쓰다가 죽는 사람 아니겠습니까? 라디오 님의 의견, 백퍼 지지합니다. 제 의견도 지지해주시면 좋겠고요.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
(왜 좋았는지는 독자 리뷰에 이미 써 놓아서 말입죠.)

고양이라디오 2023-07-11 11:14   좋아요 1 | URL
오~ 골드문트님 리뷰 읽어봐야겠습니다. 독서모임 다른 조였던 분들 의견 들어보니 다른 조는 호평일색 좋았다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하더라고요. 역시 취향의 세계는 넓고 신기합니다.

골드문트님의 의견 당연히 지지합니다 ^^

초란공 2023-07-11 06: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리뷰 써둔 것이 있어요. 저도 고양이라디오님처럼 아무런 느낌을 받지 못한 소설들이 많기도 하구요. 작가의 흐라발의 삶을 조금 이해하고 상상하면서 천천히 읽다보니 읽고나서 참 짠한 마음이 들기도 해요. 어려운 시기를 통과하고 살아남은 이둘에게 발견하는 건 언제나 삶에 대한 연민이기도 합니다.

고양이라디오 2023-07-11 11:15   좋아요 0 | URL
허겁지겁 스토리 중심으로 읽기보다 천천히 공감하며 읽어야하는 소설이었던 거 같습니다. 초란공님의 리뷰도 찾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This is Van Gogh 디스 이즈 반 고흐 This is 시리즈
조지 로담 지음, 슬라와 하라시모비치 그림 / 어젠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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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p의 반 고흐 그래픽 평전이다. 어제 다른 책을 보다 쉬어가기 위해 이 책을 봤다. 반 고흐의 일생과 그림 속에 빨려들어갔다. 역시 해설이 들어가니 그의 작품들이 더 좋게 느껴진다. 나중에 꼭 암스테르담 반 고흐 미술관을 가보고 싶다. 

 

 반 고흐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화가다. <반 고흐, 영혼의 편지> 1, 2를 재밌게 읽었다. 반 고흐 관련 책들과 그의 그림들을 더 보고 싶다. 알라딘에 반 고흐를 검색해보니 관련 책들이 많다. 관련 책들이 많아서 어떤 책을 고를지 고민이 된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와서, 이 책은 This is 시리즈이다. 서양 미술가들의 삶과 그림을 다룬 그래픽 평전 시리즈이다. 짧은 책이지만 반 고흐의 생애와 주요 작품들을 다뤘다. 반 고흐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가볍게 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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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3-06-23 1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그래픽 평전이 잘 나오네요.

고양이라디오 2023-06-25 14:28   좋아요 0 | URL
그래픽 평전, 그래픽 노블, 만화 좋습니다ㅎ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4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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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로 읽은 밀란 쿤데라의 작품이다. <무의미의 축제>가 첫 번째 작품이다. 둘 다 괜찮았지만 밀란 쿤데라의 책을 다시 읽기는 조금 애매한 정도다. 좋긴 했지만 다른 작품을 찾아 읽고 싶을 정도까진 아니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철학적이고 재밌는 작품이었지만 몰입의 기쁨을 선사하지는 않았다. 


 개인적으로 소설이든 영화든 깊게 몰입할 수 있는 작품을 좋아한다. 때문에 외부적으로 방해받지 않고 집중해서 보고 싶어한다. 밀란 쿤데라의 소설은 내부적으로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있다. 그의 다른 소설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앞서 읽은 두 작품은 그랬다. 지금까지 이런 소설은 없었던 거 같다. 소설 중간에 작가가 등장해서 소설 이야기를 하는 작품은 내 기억에 없었다. 예를 들면 소설 속에서 작가가 화자로 등장해서 '소설 속' 등장인물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배경설명을 해준다. 음, 쿤데라 형님, 이건 좀 장난이 지나친 거 아니오?


 쿤데라가 포스트 모더니즘 작가로 분류되고 '키치' 를 거부하고 인터뷰에서도 전형적인 소설의 형식을 거부하고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소설이 아닌 철학소설? (이 부분은 기억이 불명확하다 철학소설이라 했는지 철학작품이라 했는지 아무튼) 로 봐달라고 했다. 사실 뭐 본인이 본인 맘대로 쓰는 거고 다양한 실험을 할 수도 있고 소설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문제될 것도 없다. 허나 개인적으로 이는 독자들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아닐까 싶다. 독자도 자신이 읽고 있는 것이 소설, 허구의 이야기라는 것을 안다. 그리고 등장인물들도 소설가가 창조한 허구의 인물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소설을 읽는 순간에는 그것을 잊는다. 그것을 잊기 때문에 등장인물들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고 등장인물과 자신을 동일시 여기며 하나가 될 수 있다. 허구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허구의 인물들의 허구의 이야기를 '진짜' 로 느끼게 된다.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등장인물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지만 '소설 속' 등장인물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소설 원리주의자인 내 기준으로 볼 때 선을 넘는 게 아닌가 싶다.


 소설이든 영화든 수많은 작품들은 독자가 작품에 깊이 몰입하기 위해서 상당한 노력을 한다. 허구의 이야기지만 허구로 느끼지 않게하기 위해 노력한다. 수많은 사실들을 고증하고 개연성을 고민하고 핍진성을 위해 노력한다. 전부 독자의 몰입이 깨지지 않기 위해서이다. 예를 들어 보자, 영화든 연극이든 중간에 갑자기 감독이나 연출자, 각본가가 나와서 "이 영화 속(연극 속) 등장인물은 이러이러한 연유로 창조되었습니다." 라고 하면 볼 맛이 나겠는가? 어차피 허구의 인물이니 죽든 말든 크게 개의치 않을 것이다. 몰입이 깨져버리는 것이다. 

   

 <무의미의 축제>에서도 이런 장치가 보이고 느껴져서 김이 샌 적이 있었다. 쿤데라의 다른 작품인 <농담>이나 <불멸>이 궁금하긴 하지만 당분간은 찾아 읽지는 않을 거 같다. 


 맘에 들지 않은 부분을 이야기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좋았다. 허나 나의 몰입을 방해하는 자는 쿤데라라해도 용서치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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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6-13 17: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두 번이나 시도했지만 결국
완독에 실패한 책이라는 -

언젠가 다시 읽게 되지 않을까요.

고양이라디오 2023-06-13 18:01   좋아요 0 | URL
프라하의 봄이라 제목으로 영화화 됐을 거예요ㅎ 영화 괜찮다던데 영화로 도전해보시는 건ㅎㅎ

새파랑 2023-06-15 17: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쿤데라의 <농담>은 재미있습니다 ~!! 저도 이 책은 좀 그랬었습니다 ㅋ

고양이라디오 2023-06-15 17:23   좋아요 0 | URL
아, 새파랑님이 추천하시니 급관심이 가는데요? 이제 당분간 쿤데라 그만 읽으려고 했는데ㅎㅎㅎ <농담> 읽어보겠습니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1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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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오래 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다. 고양이를 좋아하기도 하고 책 제목도 인상적이어서 관심을 가졌던 책이다. 이번에 독서모임 선정도서라서 완독하게 되었다.


 솔직히 독서모임 선정도서가 아니었다면 또다시 완독을 실패했을 거 같다. 과거에도 몇 번 이 책을 집어 들었지만 초반 몇 페이지를 다 읽지 못하고 실패했었다. 사실 제대로 읽은 기억이 없긴 하다. 6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라 더욱 손이 가지 않았다.


 이번에 읽을 때 처음 100페이지 까지는 별 재미가 없었다. 고양이의 눈으로 본 인간 생활에 대한 풍자와 주인님과 그 지인들의 시트콤이나 콩트같은 일상생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100p 정도 읽고 읽기를 포기하려다 조금만 더 읽어보자 하고 힘을내서 읽었다. 왠지 읽다보니 재밌어져서 결국 다 읽었다. 큰 재미는 없지는 가끔씩 피식거리게 하거나 나도 모르게 '풋' 하고 웃음이 튀어나오기도 했다. 그렇게 어물쩡 어물쩡 읽다보니 어느새 다 읽었다. 그래서 읽고 나서 '재밌었냐? 좋았냐?' 떠올려보면 그저 그랬다는 느낌이다. 평점 3,5은 주고 싶은데 하는 수 없이 3점을 준다. 


 나쓰메 소세키는 일본의 국민작가이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나쓰메 소세키의 처녀작이다. 나쓰메 소세키는 이 소설의 성공으로 전업작가의 길을 걷는다. 나는 소세키의 <마음>만 읽어봤다. <마음>은 재밌었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보다 훨씬 재밌게 읽은 작품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소세키도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성공에 놀라기도 했고 나중에 가서는 지루해졌을 것이다. 그래서 고양이를 죽이면서 연재를 마무리하지 않았나 싶다. 아서 코난 도일이 셜록홈즈 시리즈가 지겨워서 셜록홈즈를 죽인 것처럼. 


 요즘 소설들의 재미가 덜하다. 비문학이 더 재미있다. 언제 다시 소설이 재밌어 지려나? 아니면 고양이의 눈으로 본 인간에 대한 풍자가 약해서였을까? 내가 바라보는 인간의 모습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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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6-13 17: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 책도 역시나 -

두 번 시도했으나 번번히
패퇴한 책으로 기억합니다.
이럴 수가 - 잇달아 제가 못
읽은 책들을 독파하셨네요.

고양이라디오 2023-06-13 18:01   좋아요 1 | URL
독서모임 책이라 반강제적으로 읽으니 완독하게 되네요ㅎ

이 책은 굳이 안 읽으셔도ㅎ...

물감 2023-06-13 2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실패...
너무 재미없어요...ㅎㅎㅎ

고양이라디오 2023-06-13 21:46   좋아요 1 | URL
저만 재미없게 느낀 건 아니군요ㅎ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로맹 가리 지음, 김남주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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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맹 가리의 (필명 에밀 아자르)의 소설 <자기 앞의 생>을 무척이나 감명깊게 읽었었다. 지금도 Top 3 안에 꼽고 싶은 소설이다. 마치 생이라는 것이 내 앞에 있고 만져질듯한 소설이었다. 로맹 가리의 소설을 이어서 읽고 싶어서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를 구입했다. 그런데 왠 걸, 책장이 잘 안 넘어갔다. 5-6p 이상을 넘기지 못하고 나중으로 미뤄뒀다. 


 이번에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를 독서모임 선정도서라 읽게 됐다. 이 책이 단편 소설집인 것을 이번에 알게 됐다. 이런! 예전에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잘 읽히지 않은 첫번째 단편을 건너뛰고 다른 단편부터 읽었을텐데. 이번에도 역시나 첫번째 단편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에서 막혔다. 독서모임 선정도서가 아니었다면 이번에도 읽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억지로 읽어나가니 첫번째 단편도 재밌어졌다. 그 기세를 몰아 쭉쭉 읽어나갔다. 총 16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거를 타선이 없이 모두 좋았다. 짧은 단편이지만 하나하나가 짜임새 있고 흥미로웠다. 로맹 가리는 역시 좋은 작가였다. 


 단편이라 그런지 내용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책을 읽은 후 작품 해설을 찾아보고 그리고 독서모임에서 이야기를 하지 않았더라면 모르고 지나쳤거나 내용을 오해할 뻔 했다. 이야기를 나눠도 <비둘기 시민> 같은 작품은 이해가 힘들었다.


 살펴보니 이웃 분들의 리뷰가 많다! 이웃 분들의 리뷰도 더 읽어보고 작품 해설도 좀 더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 오랜만에 단편의 매력을 한 껏 느낄 수 있었다. 


 넷플릭스 영화 <자기 앞의 생>이 있는데 원작과 많이 다르다고 하니 보기가 꺼려진다. <자기 앞의 생>도 다시 읽고 싶은데 처음의 감흥이 사라질까봐 쉽사리 읽지 못하고 있다. 첫사랑의 추억을 훼손하고 싶지 않은 심정이라고 할까?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단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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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05-15 23: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라디오님 리뷰를 보니까 이 책을 다시 꺼내읽고 싶어지네요.
전 그래도 표제작이 가장 좋았습니다. 가본적이 없는 페루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ㅋ

고양이라디오 2023-05-16 10:15   좋아요 2 | URL
오랜만에 정말 재밌게 읽은 단편집입니다^^b

전 풍경을 묘사하는 글에 약한 거 같아요. 머리 속에 안 그려지거든요 ㅎ 새파랑님은 페루의 바닷가 모습이 머리 속에 그려지셨나봅니다^^ㅎ

그레이스 2023-05-19 00: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말 많은 분들의 추천을 받고도 아직 시작도 못했네요. 한 작가 읽으려면 다 모아놓고 연결해서 읽는 습관때문에...ㅠ

고양이라디오 2023-05-19 13:24   좋아요 1 | URL
다 모아놓고 전부 읽으시나요ㅎㄷㄷ?? 한 작가를 깊이 있게 읽으시군요!

로맹 가리, <자기 앞의 생>,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강추입니다. 저는 이번에 로맹 가리 책 한 권 더 샀어요ㅎ 저는 이어서 읽기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