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출근길
법륜스님 지음 / 김영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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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 전에 사놓고 조금 읽다가 묵혀 놓았던 책이다. 아마 법륜 스님의 책이라 샀던 거 같다. 출근길이 행복하지 않았던 때에 샀던 거 같은데 아무튼 읽다가 말았다. 


 최근에 다시 처음부터 읽었다. 즐겁게 읽었다. 출근길이 행복하지 않아서 읽은 건 아니고 짧은 책을 찾던 중 이 책이 눈에 띄어서 읽게 됐다.


 요즘 다시 출근길이 행복해졌다. 안좋은 직원들을 내보내고 좋은 직원들이 들어왔다. 역시 인사가 만사다. 직원이 좋으니 자연스레 일할 맛이 나고 환자도 늘었다. 


 책을 보면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반성도 했다. 좋은 가르침을 많이 받았다. 유튜브에서 법륜 스님의 영상을 보곤 했는데 간혹 내 생각과 다른 때도 있었다. 이 책도 예전에 읽었을 때는 수긍하기 어려운 점들이 있었는데 이번에 읽을 때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면서 봤다. 아집을 어느 정도 버리게 된 걸까?


 사회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직장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돈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직장을 다니거나 했다. 그럴 때면 너무 안타까웠다. 뭐라 말을 해주고 싶지만 쓸데없는 오지랖이라 생각해 말을 참았다. 나는 나의 직업, 직장에 매우 만족한다는 말을 하기가 어려웠다. 워런 버핏은 매일 탭탠스를 추는 기분으로 출근한다고 했다. 나는 그정도까진 아니지만 출근하기 싫거나 월요병이 심하거나 하지 않는다. 즐거운 마음까진 아니지만 평온한 마음으로 출근한다.


 법륜 스님은 출근길이 불행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통해서 가르침을 주고 조언을 해준다. 깨우치게 해준다. 결국 모든 문제는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물론 직장이 나쁠 수 있다. 그런데 그 나쁜 직장을 계속 다니는 것은 본인의 결정이고 본인의 문제이다. 직장이 나쁘면 그만두면 된다. 직장을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 역시 본인의 문제다. 더 좋은 직장에 갈 수 없는 능력 부족이거나, 돈에 대한 욕심 때문이다. 돈, 명예 등의 욕심을 버리면 얼마든지 직장을 그만두어도 먹고 살 수 있다. 남들이 보기에 훌륭한 직업, 직장을 그만두고 나오는 사람들도 있다. 돈, 명예가 아닌 본인의 행복을 택할 수 있다.


 우리는 직장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하루 8시간, 주 5일. 그 시간이 괴롭다면 인생의 1/3이,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인생의 절반을 괴로움 속에서 보내는 것이다. 선택을 하면 불행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직장을 그만 두던지, 그 직장에서 행복해지던지.


 행복도 불행도 우리의 선택이고 우리의 몫이다. 남탓, 환경탓한다고 바뀌는 것은 없다. 본인만 괴로워질 뿐. 이 책을 읽고 많은 사람들의 출근길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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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서재의 달인^^
2024년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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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12-15 1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24년에도 화이팅입니다~!!

고양이라디오 2023-12-15 15:1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새파랑님도 파이팅^^!
 
자비를 팔다 - 우상파괴자 히친스의 마더 테레사 비판
크리스토퍼 히친스 지음, 김정환 옮김 / 모멘토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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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이라면 이런 책을 읽었을 때 경악을 금치 못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내가 기존에 알아왔던 상식, 통념들이 얼마나 허술한 지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사실이 얼마나 쉽게 왜곡되고 날조될 수 있는지 이제는 안다. 


 이 책은 오래 전에 산 책이다. 크리스토퍼 히친스라는 작가를 알게 되었고, 그가 마더 테레사를 비판하는 책을 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흥미가 생겼다. '마더 테레사를 비판한다고? 마더 테레사는 성인으로 추앙받고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을 위해 봉사한 사람이 아니었나?' 자극적이고 흥미가 가는 소재였다. 우연히 중고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해서 샀었다. 그런데 막상 사고 보니 책 내용이 뻔하게 느껴졌다. 당연히 마더 테레사를 비판하는 내용이겠거니 하고 마더 테레사가 사실은 별로 좋은 사람이 아니었겠겄니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흥미가 떨어져서 읽지 않게 되었다. 그러다 집에 있는 짧은 책을 찾다가 읽게 되었다. 짧은 책을 찾은 이유는 올해 100권을 채우기 위해서이다! 앞으로 7권 남았다. 열심히 읽으면 충분히 가능하다!


 크리스토퍼 히친스는 적극적으로 종교를 비판하는 작가이다. 영미 언론이 선정한 '100대 지식인' 중 5위에 뽑힐 정도로 명성이 있는 분이다. 뛰어난 비평가이자 탁월한 논쟁가, 진보적 지식인이다. 그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은 작가다. 


 짧게 마더 테레사에 대한 비판을 소개하겠다. 


 첫 번째, 마더 테레사의 봉사활동에 대한 비판이다. 마더 테레사는 인도 콜카타에서 '자비의 집' 이라는 요양원을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세를 탔다. 가난한 자들을 보살피고 치료한다는 명목으로 운영된 곳이었지만 그 곳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끔찍한 곳이었다. 환자들에게 아스피린 정도의 최소한의 진통제만 주고 주사 바늘을 찬물로 씻고 여러 번 사용하는 등 의사나 간호사가 보기에 처참한 수준이었다. 돈이 없었느냐? 아니다. 마더 테레사는 어마어마한 기부금은 받았다. 그 기부금이 다 어디로 갔는지는 알 수 없다. 종교는 회계감사가 없으니 말이다. 그 기부금이면 최신식의 병원과 학교를 짓고도 남을 돈이었다. 몇 천만 달러 이상의 기부금이었지만 '자비의 집'에는 자비가 없었다. 개선이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마더 테레사는 훗날 최고의 서양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다가 생을 마감했다. 


 두 번째, 마더 테레사의 정치적 활동이다.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역사적으로 교황청은 정치적으로 결코 깨끗한 곳이 아니다. 테레사 역시 그랬다. 테레사가 방문하고 만난 인물들 중 독재자, 범죄자들이 있었다. 아이티에서 무고한 사람들을 학살한 독재자와 만남을 가지고 사진을 찍었다. 테레사는 독재자들까지 용서한 모양이다. 이 책에는 독재자 뿐 아니라 그녀가 만난 사기꾼, 범죄자들에 관한 이야기도 나온다. 테레사에게 1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한 사기꾼이 2억 달러가 넘는 금융사기로 법정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피해자는 보통 사람들이었다. 1만 명이 넘는 피해자가 있었다. 테레사는 판사에게 예수님이라면 사기꾼을 용서하셨을 거라면서 사기꾼의 선처를 바란다는 편지를 썼다. 이에 검사가 예수님이라면 사기꾼에게 받은 돈을 돌려줬을 거라면서 기부금을 돌려달라고 응수했다. 답장은 없었다.


 세 번째, 마더 테레사의 종교적 활동이다. 이는 기독교나 가톨릭의 죵교적 교리에 따른 활동이니 종교적 입장에 따라 찬반이 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가톨릭은 낙태금지, 피임금지 등을 주장한다. 심지어 강간 당한 여성들도 낙태하지 않기를 주장한다. 테레사는 영향력이 큰 인물이다 보니, 미국 대통령, 정치인, 영국 대처 총리 등과 만남을 가지면서 낙태반대법을 적극 지지했다.  


 디테일한 부분이 재밌으니 뻔한 내용일지라도 읽어보시길 권해드린다. 저자는 오로지 팩트만을 가지고 마더 테레사를 비판한다. 마더 테레사는 가톨릭에서 성인으로 추앙받고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어찌 되었든 히친스는 논란, 논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인물임은 분명하다. 지옥이 있다면 히친스는 이 책으로 인해 지옥에 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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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은 우리에게 원수를 사랑하라고 명한다. 
나는 교황을 매우 사랑한다.

-신부 출신 아이티 대통령 장-베르트랑 아스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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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투성이 과학 - 지금 이 순간 과학자들의 일상을 채우고 있는 진짜 과학 이야기
스튜어트 파이어스타인 지음, 김아림 옮김 / 리얼부커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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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시민의 <문과남자의 과학공부>를 읽었다. 책 속에 재밌어 보이는 과학책들이 여럿 있었다. 과학책 열권을 한꺼번에 구매했다. <구멍투성이 과학>은 그 중 처음으로 완독한 책이다.


 <구멍투성이 과학>은 과학의 본질, 과학의 진짜 모습에 대해 이야기한다. 무지와, 실수, 실패를 과학을 통해 고찰하는 책이다. 


 저자는 생물학과 교수이다. 그는 먼저 교과서에 수록된 과학에 대해 비판한다. 가설을 세우고 관찰이나 실험으로 검증하고 이론을 만드는 과학,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우고 외우고 시험 본 과학의 모습이다. 저자는 과학은 결코 저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일견 저런 과정과 저런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실상은 완전 뒤죽박죽이고 실수와 시행착오의 연속이다. 


 저 모델은 여러 과학철학자나 칼 포퍼가 비판한 적이 있다. 가설은 하늘에서 뚝 하고 떨어지지 않는다. 가설을 세우기 전에 여러 단계가 있을 것이고 가설을 세우는 다양한 경로가 있을 것이다. 가설을 세우고 실험으로 검증하는 과정도 결코 만만하지 않다. 실험 결과를 검토하고 수정하고 다시 실험하고 다른 과학자들에 의해 검증받고 등등. 실험이 실패하면 다행이지만 제대로 실패조차 하지 않을 수 있다! 실험하는 도중에 다시 가설을 수정할 수도 있고 아무튼 저렇게 단순화 시켜서 과학을 이해하게 되면 과학은 잘 짜여지고 계획되고 성공을 향해 나아간다는 잘못된 인상을 줄 수 있다. 실제로 과학은 무수한 실패와 시행착오의 연속이다. 그리고 그 실패들은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 과학자는 실패와 실수를 통해 배운다. 실패와 성공을 통해 지식을 축적해나간다. 이것이 과학의 진짜 모습이고 과학이 아름답고 합리적인 이유이다. 과학은 결코 완전하지 않다. 종종 확신을 하긴 하지만 얼마든지 새로운 증거에 의해 반박되고 수정되고 개선될 수 있다. 


 과학의 모습이 우리 삶의 모습과 흡사하다 생각했다. 우리의 삶도 무수한 실패와 시행착오의 연속이 아니던가? 실패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실패를 통해 배우는 것. 끊임없이 사고하고 실행하는 것. 그것이 과학과 삶에서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 싶다. 


 다양한 재밌는 실패 사례들이 자세하게 소개될 줄 알았는데 그 부분은 부족해서 아쉬웠다. 실패 사례들을 간략하게 이야기하고 넘어가고 실패에 대해 성찰하는 내용이 더 많아서 아쉬웠다. 물론 실패에 대한 성찰도 의미가 있지만 나는 이미 저자의 주장과 논조에 동의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들이 조금 지루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재미난 실패 사례들을 기대했는데 이 부분이 부족해서 아쉬웠다. 


 과학의 본 모습, 그리고 실패의 의미에 대해 고찰할 수 있었던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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