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 죽어야 고치는 습관, 살아서 바꾸자!
사사키 후미오 지음, 드로잉메리 그림, 정지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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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살 이전까지는 내가 습관을 만들고, 30살 이후부터는 습관이 나를 만든다는 격언이 있다. 탈무드 격언이었던 거 같다. 습관을 바꾸는 것 어렵다. 역시 어렵다. 항상 이런 책을 읽으면 할 수 있을 거 같고 의지가 생기는데 어느새 제자리로 돌아간다. 당연하다. 책 한 권 읽었다고 습관이 바뀌면 세상에 어려운 일이 뭐가 있겠는가. 지행합일. 아는 것을 행하는 것. 어려운 일이고 꾸준히 실천해야 하는 일이다. 


 리뷰를 쓰면서 다시 맘을 다잡는다.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다는 것이다. 술을 끊기로 하면 끊는다. 담배를 끊기로 결심하면 끊어 버린다. 매일 달리기를 하기로 결심하면 정말 매일 한다. 나는 예전부터 유혹에 쉽게 넘어갔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항상 쉽게 합리화했다. 이제는 바뀌고 싶다. 


 습관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 그래도 책에서 배운 것들은 도움이 된다. 습관에서 중요한 것은 문턱이다. 나쁜 습관을 없애려면 문턱을 높여야 한다. 간식을 먹지 않으려면 집 또는 직장에 간식을 두지 않으면 된다. 컴퓨터를 하지 않으려면 컴퓨터 전원을 직장에 갖다 놓으면 된다. 좋은 습관을 들이려면 문턱을 낮춰야 한다. 올 해 가장 최우선으로 들이고 싶은 습관이 매일 런닝하기이다. 주말에는 잘 못 지키고 있지만 평일에는 컨디션이 나쁘거나 몸이 좋지 않거나 퇴근 후 약속이 있지 않으면 퇴근 후 매일 헬스장에 간다. 직장과 같은 건물 헬스장을 이용한다. 아파트 헬스장보다 가깝다. 집에 들어가면 나오기 싫기 때문에 집에 들어가기 전에 운동을 끝마친다. 덕분에 매일 하는 게 덜 힘들다. 운동이 하기 싫더라도 일단 간다. 뛰기 싫으면 걷자는 마인드로 간다. 하지만 막상 가면 항상 뛰게 된다. 걷다보면 뛰게 된다. 그렇게 습관이란 무섭다.  


 저자 사사키 후미오는 미니멀리스트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그의 차기작은 이 책이다. 습관에 관한 책이다. 그는 습관에 관한 좋은 책들을 많이 보고 독자들에게 잘 전달해 준다.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부분, 어렵고 지루한 부분들은 제외하고 쉽고 실천적인 부분 위주로 이야기해 준다. 



 어제 서점에서 쇼펜하우어의 책을 봤다. 너무 좋아서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3천원 아끼려고 서점에서 구입하지 않았다. 3천원 아낀 게 오히려 손해다. 책을 구입했으면 그 날 바로 책을 즐겁게 읽었을텐데, 책을 읽으려면 내일까지 기다려야 한다. 어제 결국 집에서 책을 읽지 않고 유튜브보고 컴퓨터 하다 늦게 잤다. 소탐대실이다.


 갑자기 쇼펜하우어 책 이야기를 왜 하냐면 쇼펜하우어는 행복에 중요한 것은 쾌활함이고 쾌할함은 건강에서 비롯된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100% 공감하고 맞는 말이다. 건강은 중요한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져야 한다. 건강에 나쁜 생활습관들을 버려야 한다. 평생 노력해야 한다. 습관이 될 때까지.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닫고 배웠던 것들을 잊지 말자. 자신과의 약속을 가장 친한 친구와의 약속이라 생각하자. 내 몸을 가장 소중한 사람 대하듯이 신경쓰고 관리하자. 건강과 습관, 올 해 반드시 기억하고 실천해야 할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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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의 몽타주 (리커버)
박찬욱 지음 / 마음산책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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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어질 결심> 이후로 박착욱 감독의 팬이 되었다. 그전까지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들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았다. 특이하고 이상한 영화를 찍는 감독 정도로 생각했다.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등을 봤었고 <박쥐>는 꽤 재밌게 봤었다. <헤어질 결심>을 보고 <아가씨>를 찾아 봤다. <아가씨>도 재밌었다. <헤어질 결심>은 내가 최초로 2차 관람을 하게 한 영화였다. 그만큼 좋았고 빠져들었다. 


 도서관에서 책 제목이 눈에 띄어서 빌려보았다. 박찬욱 감독은 독서광으로 유명하다. 직접 각본을 쓰는 감독이고 잡지에 글을 쓰기도 하고 이렇게 책도 출간한 작가다.


 기대 이상으로 재밌었다. 별점 4.5점을 주고 싶은데 현재 평점이 9.7점이라서 4점을 준다.


 영화 이야기도 재밌고 영화 관련 뒷 이야기들도 재밌고 일상이야기도 재밌다. 솔직하고 거침없는 글이다. 그의 영화만큼이나 거침없다. 


 이 책을 보면서 B급 영화의 정의와 유래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박찬욱 감독이 B급 영화의 팬이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초기에는 자신만의 영화 세계에 집착하다 흥행에 실패했었는데 <공동경비구역 JSA>를 기점으로 흥행에 성공하며 국민감독이 됐다. <공동경비구역 JSA>는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바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자신의 세계보다는 관객을 더 고려했다고 한다. 어제 장하준 감독이 영화는 관객에게 건내는 러브레터라는 말을 했는데 공감이 갔다.


 다 좋은 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아니 많이 아쉬운 점은 박찬욱 감독이 소개하고 이야기하는 영화들이 오래 된 영화들이라 쉽게 구해서 보기 힘들다는 데 있다. 보고 싶게 해놓고 완전 나빴어. 다행히 그가 소개하고 추천한 책들은 구해볼 수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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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축의 전환 (30만 부 기념 리커버) - 새로운 부와 힘을 탄생시킬 8가지 거대한 물결
마우로 F. 기옌 지음, 우진하 옮김 / 리더스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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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우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나는 미래를 이야기하는 책을 좋아한다. 하지만 모든 분야가 그렇듯 허접하고 내실이 없는 책이 존재한다. 이 책도 혹시나 그런 책이 아닐까 걱정했다. 기우였다. 일단 알라딘 소개에서 저자의 이력을 살펴보자. 



 저자 마우로 기옌은 세계적인 경영 석학으로 그의 미래 트렌드 강연은 전 세계 10만 명 이상이 수강했고 매년 5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 교육 프로그램으로 다뤄지며 전 세계 사업가, 투자자 및 정책 입안자들에게 세계의 부와 권력의 흐름에 관한 귀중한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저자는 찐이었다. 이 책은 먼 미래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2030년을 이야기한다. 이 책이 출간 된 것이 2020년이다. 10년 후를 이야기한다. 사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10년 후를 예측하는 것도 지극히 힘든 일이다. 미래는 선형적이지 않다. 때문에 먼 미래를 예측할수록 정확도는 감소한다. 10년이면 예측하기에 나쁘진 않다. 개인에게도 국가에게도 기업에게도. 


 이 책은 통계와 근거들을 기반으로 한다. 과거에서 현재까지의 흐름을 바탕으로 미래의 흐름을 이야기 한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의 출생률을 보자. 출생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10년 후 미래에는 어떨까? 아마도 출생률이 더 떨어지거나 높아져도 많이 높아지진 않을꺼 같다. 


 이 책은 8가지 주제로 미래에 대해 이야기 한다. 1장은 출생률이다. 미국, 유럽, 중국, 한국, 일본, 대만 등 부유한 국가일수록 출생률이 낮고 떨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출생률이 늘고 있는 지역도 있다. 아프리카이다. 출생률은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2장은 노년 세대의 증가를 말한다. 1, 2장 까지의 이야기를 듣고 '뭐, 다 아는 이야기 아니야?' 라고 이야기 할지도 모르겠다. 책을 막상 읽어보면 재밌고 간과했던 부분 혹은 잘 몰랐던 부분들을 깨닫게 되서 좋았다. 앞으로 노년 층이 늘어나게 될 것이고 이는 여러 면에서 다양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앞으로 기업들은 노년층을 주 고객으로 삼을지도 모른다!


 3장은 새로운 중산층에 대해 이야기 한다. 중산층이 줄어들고 있는 국가, 지역이 있는 반면 증가하고 있는 곳이 있다. 중국과 인도이다. 세계 1, 2위의 인구 대국이다. 앞으로 세계의 중심은 유럽에서 인도, 중국으로 넘어올지 모른다. 


 4장은 여성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세계에서 여성들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중요해지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여성이 강하고 부유해질 것이다. 


 5장은 도시에 대해 이야기한다. 도시도 변화를 겪고 있다. 쇠퇴하는 도시가 있고 발전하는 도시가 있다. 앞으로 메가 시티는 엄청나게 많아질 것이다. 도시에 부와 인구가 더욱 집중될 것이다. 


 6장은 과학기술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공지능, 3D프린터, 나노 기술 등등


 7장은 공유 경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8장은 블록체인 기술, 암화 화폐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이 지루하고 어렵지 않게 재밌게 잘 쓰여졌다. 자칫 이런 류의 책은 지루할 수도 있는 데 말이다. 저자의 책을 더 읽어보고 싶은데 다른 책들은 기업경영에 관한 책들이라 아쉽다. 집에 있는 미래에 관한 책들을 다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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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념 - 나와 세상을 바꾸는 힘에 관하여
피트 데이비스 지음, 신유희 옮김 / 상상스퀘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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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 독서모임 책이었다. 기대를 가지고 읽었다. 서론은 좋았다. 거기까지였다. 이 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좋아하는 분도 있기 때문에 지나친 비판은 삼가려고 한다. 저자와 직접 마주보고 이야기한다는 느낌으로 써보겠다. 최대한 감정을 절제해서.


 일단 첫 부분과 이 책의 전체적인 주장, 취지는 좋았다. 공감가는 부분도 있었다. 우리는 무한 탐색 시대에 빠져있다. 선택지가 늘어났다. 덕분에 우리는 선택의 늪에 빠졌다. 어느 것 하나 전념하기 어려워졌다. 저자는 무한 탐색 시대에 꾸준히 전념하는 사람들이 이야기를 들려준다. 나와 세상을 바꾸는 전념의 힘에 대해 말해준다. 책의 중심 주장도 공감이 가고 애덤 그랜트, <그릿>의 저자, 세스 고딘 등의 추천사로 이 책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책을 읽고 난 지금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저자들이 정말 이 책을 다 읽고 쓴 것일지 의심스러웠다. 


 두서 없이 생각나는 대로 하나씩 비판해보겠다. 먼저 책 자체가 지루하고 재미없다. 이 책은 저자의 첫 번째 책인듯하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하버드 대학원 8분짜리 졸업 연설이 '3천만뷰'를 기록하고 출판사의 권유로 책을 쓰게 되었다고 밝힌다. 아마 8분 간의 연설이 책의 서두에 해당하는 부분일 것이다. (나는 책 서두에 해당하는 부분은 좋았다. 독서모임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이 책 서두까지는 공감가고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좋은 건 서두까지였다.) 억지로 책 한 권을 채우려고 과도하게 책 내용을 부풀린 느낌이다. 저자는 글쓰기에 오랜 시간 전념하지 않았다. 스토리텔링 능력이 많이 부족했다. 사례만 많이 늘어놓을 뿐, 인상적이지 않다. 마틴 루터 킹의 흑인 인권 운동, 헝가리 의사 제멜바이스의 충분히 인상적인 사례들도 그의 글에서는 생명력을 잃는다. 이 책은 전념하기의 과정에서 나온 책이 아닌 탐색하기의 과정에서 나온 책이다. 책을 써본 적은 없지만 한 번 새로운 도전을 해볼까?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저자가 앞으로 글쓰기에 전념해서 좋은 책을 쓰게 되길.  


 두 번째 비판은 과도한 단순화, 지나친 이분법이다. 이 부분이 가장 화나는 부분이었다. 저자는 무한탐색하기를 비판하고 전념하기를 찬양한다. 자본주의, 출세지상주의 등 모든 나쁜 것들은 무한탐색하기 때문이 된다. 헌신, 의무, 영웅, 공동체주의 등 모든 좋은 것들은 전념하기와 관련짓는다. 특히 공동체주의의 좋은 점만 말하고 이를 전념하기와 거의 동일시한다. 탐색하기의 장점을 말하긴 하지만 단점들에 대해서만 강조한다. 전념하기의 단점, 무한전념하기의 위험성, 부작용 등은 일절 말하지 않는다. 그래서 저자의 글이 편협하고 지나치게 느껴지고 강요로 느껴진다.


 세 번째 비판은 근본주의의 위험성이 부분 부분 느껴졌다는 것이다. 전념하기를 찬양하고 강조하다보니 정도가 지나쳐보였다. 저자는 선택지열어두기의 문제점을 말하고 전념하기 위해서는 선택지를 닫아야 한다고 말한다. 한 사례로 20대 초반의 여자가 타투이스트의 길에 전념하기 위해서 얼굴에 타투를 새긴 이야기가 나온다. 저자는 비유적인 의미에서 얼굴에 타투를 새긴 것을 좋은 의미로 이야기 한다. 독서모임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이를 좋게 보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항상 선택지를 열어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입구가 있으면 출구가 있어야 한다. 출구가 없는 것은 덫이다. 물론 전술에서도 배수의 진이라는 전술이 있다. 하지만 이는 하책이다. 최후의 수단이다. 아무런 방법이 없을 때 마지막으로 행하는 방법이다. 과연 만약 저자의 딸이 타투이스트의 길을 걷겠다고 20대 초반에 얼굴에 타투를 새긴다고 했을 때 저자는 어떻게 말할 지 궁금하다. 비유적인 의미에서 찬성한다고 말할까? 현실 세계에 비유적 의미의 찬성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얼굴에 타투를 새기거나 새기지 않거나 둘 중 하나이다. 비유적 의미라는 말로 피해갈 수는 없다. 


 네 번째 비판은 지나친 이분법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저자는 탐색하기와 전념하기를 대립적인 관점에서만 이야기 한다. 그리고 탐색하기 보다 전념하기를 계속 우위에 둔다. 세상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은 전념하기를 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나는 이 부분에서 저자의 생각과 달랐다. 탐색하기와 전념하기는 대립적인 관계이면서 상호보완적인 관계다. 왼발과 오른발과 같은 관계다. 한 쪽 발로만 걸을 수는 없다. 우리는 인생에서 탐색하기와 전념하기를 모두 해야하며 때로는 동시에 하기도 한다. 그리고 저자는 오해하고 있는데(저자에 대한 또 다른 비판 중 하나이다) 전념하기를 하는 대가들도 그 속에서 끊없이 탐색을 멈추지 않는다. 화가들의 화풍은 변한다. 과학자들의 연구 주제도 변한다. 한 분야에 오랫 동안 전념하는 사람들도 그 속에서 탐색을 하고 자신의 분야 밖에서도 탐색한다. 그래서 애덤 그랜트의 찬사가 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애덤 그랜트는 <오리지널스>라는 책에서 창조성의 핵심 중 하나가 다른 분야에 대한 관심과 이해라고 말했다. 창조는 여러 가지 것들을 융합하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개인에서도 국가에서도 기업에서도 한 분야에 전념했다가 망하는 사례가 많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 비판은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전념할 대상을 어떻게 고르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했으면 좋았을 듯 싶다. 이성, 감정 등 몇 가지 요인을 이야기했지만 사실 뻔한 이야기이고 와닿거나 도움이 되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전념할 대상을 고르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저자는 전념할 대상을 고르는 것보다 일단 한 대상을 고르고 전념해보라고 권한다. 아예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현실은 그보다 복잡하고 어렵다. 결혼할 상대를 고를 때 일단 누군가를 고르고 전념하기란 어렵다. 또 아쉬운 점은 언제 전념을 멈춰야하는지 말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념하기 못지 않게 단념하기가 중요하다. 우리는 종종 주위나 TV에서 수십년을 계속해서 고시공부하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다. 우리는 언제 전념을 멈춰야할까? 고민해봐야할 문제이다.


 이런 부분들은 책에 대한 전체적인 관점에서의 비판이다. 책의 세세한 부분까지 비판을 하면 비판거리가 훨씬 늘어날 거 같다. 책의 중후반부 부터는 한 페이지 마다 비판거리가 있어서 책장을 넘기기 정말 힘들었다. 


 

 비판이 많았지만 책의 장점, 좋은 점도 분명 존재한다. 나 또한 이 책을 읽고 전념하기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올해 좀 더 전념하기를 잘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무한탐색하기를 경계하고 하나를 선택해서 좀 더 꾸준히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독서모임에 22명중 과반수 이상이 이 책에 대해 긍정적이었다. (12대10 ) 나또한 무언가에 전념하는 것을 좋아하고 가치있게 여긴다. 전념하기를 잘한 사람들을 존경하고 좋아한다. 하지만 나는 편협함과 폐쇄적인 것을 싫어한다. 


 초반에 좋았기 때문에 더 아쉬웠다. 내가 비판하는 부분들을 보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컸다. 사람은 모두 제각각이다. 전념하기를 좋아하고 잘하는 사람이 있고 탐색하기를 좋아하고 잘하는 사람이 있다. 물론 둘 다 필요하고 중요하다. 공동체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은둔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사람은 제 각각인데 너무 한 쪽만 강조하면 위험하다. 공동체만을 강조하면 전체주의, 국가주의로 흐를 수 있고 타 공동체에 배타적이 될 수 있다. 저자는 한 곳에 정착하고 한 공동체에 헌신하는 것을 강조하는데 예수님은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떠돌아 다닌 것으로 안다. 만약 내가 저자와 같은 공동체에 속해 있는데 다른 곳으로 떠나려 할 때 저자는 어떻게 말할지 궁금하다. 떠나지 말고 좀 더 공동체에 헌신하라고 말하지 않을까? 만약 종교를 바꾸거나 종교를 버리려고 한다면 저자는 머라고 말할까? 



 이 책을 읽으면서 전념하기가 어려웠다. 그만 읽고 싶었다. 그래도 저자의 말대로 한 번 끝까지 전념해보았다. 덕분에 비판적인 관점에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저자의 주장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해보고 비판해 볼 수 있었다. 역시 단념하는 게 좋은 때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전념보다는 탐색을 더 좋아하는 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올 해는 하나에 전념해보고 싶다. 달리기에 전념해보려 한다. 


 물론 전념하기 위해서는 저자의 말대로 어느 정도 강제성도 필요하고 다른 선택지를 닫는 결단, 결심도 필요하다. 그것은 분명 중요하다. 전념하기 위해서는 헌신과 때론 희생도 필요하다. 이 부분에는 공감하는 바이다. 내가 우려하는 것은 저자가 말하는 전념이 강제성을 띠거나 억압적이거나 전념을 위한 전념이 되지 않을까 하는 부분들이 있었다. 내 기우일 수 있지만 왠지 전념을 강요하는 느낌을 받았다. 전념하기의 단점, 부작용, 위험성을 전혀 말하지 않는 부분이 걱정되었다. 전념이 무조건 옳은 것, 좋은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이 부분에 대해 전혀 말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위험해보인다. 특히나 타투이스트가 되기로 결심해서 자신의 얼굴에 타투를 새기려고 하는 이들이 읽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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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성냥갑 2
움베르토 에코 지음, 김운찬 옮김 / 열린책들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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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00년에 출간된 움베르토 에코의 칼럼집을 번역한 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에 출간되었다.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을 읽어보지 못했다. 몇 번 도전해봤는데 초반을 넘기지 못하고 실패했다. 한 번 실패한 책은 다시 시도하기가 어렵다. 세상에는 읽을 책이 많기 때문에 당분간 그의 소설을 펼쳐볼 일은 없을 거 같다.


 소설에 실패했지만 에코의 글을 읽고 싶어서 에세이를 읽게 되었다. 몇몇 에세이를 재밌게 읽었다. 그 중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을 재밌게 읽었던 거 같다. 에코의 에세이는 풍자와 패러디가 많이 등장한다. 이 책 역시 그렇다. 


 일상을 다루는 이야기는 재밌게 읽을 수 있지만 소재가 조금 딥해지면 따라가기가 어렵다. 이탈리어 문법이나 언어 사용에 관한 이야기라던가 이탈리아의 정치에 관한 이야기라던가, 배경지식이 부족하거나 흥미가 떨어지는 이야기는 이해도 안 되고 읽기도 힘들었다. 그런 부분은 대충 대충 읽어 넘겼다. 


 <미네르바 성냥갑>은 총 2권으로 되어있다. 1권이 더 재밌었던 거 같다. 2권을 상품 등록해도 1권의 사진이 뜬다. 제 실수가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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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23-12-26 1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러 권으로 되어 있는 책들 보면 종종 한 권만 등록되기도 하더라구요. 저도 저번에 아발론 연대기인가 올리는데 4권만 계속 떠서 읭? 했어요.
이 책 읽어보고 싶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3-12-26 11:19   좋아요 1 | URL
네 종종 한 권만 등록되더라고요ㅎㅎ

재밌는 부분은 재밌게 읽고 흥미없는 부분은 건너 뛰면서 읽으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ㅎ 배경지식이 부족하니깐 이탈리아 정치인들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가 떨어지더라고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