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평점 :
품절



 삶은 참 아이러니하다. 부모님은 빨치산이었지만 그 딸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빨치산 부모님 덕분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공산당이 싫어요.' 초등학교 저학년 때 어렴풋 하지만 학교에서 '공산당이 싫어요.' 같은 포스터를 본 것 같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공산당이 싫어요.'


 한 때 세계에는 공산주의, 사회주의 광풍이 불었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 당시 인텔리, 소위 먹물 깨나 먹었던 사람들 중 공산주의 사상에 심취한 사람이 많았다. 비록 시간이 지나고 공산주의의 폐해와 몰락을 보면서 신념을 바꾸긴 했지만, 유명한 지식인, 유명인 중에서도 공산주의 사상을 옹호한 사람이 많았다. 프라다도 사회당원이었고 공산주의자 시위에도 참여했다. 사회주의 사상은 현재 우리 삶에 스며들어 있다. 복지에 스며들어 있고 노동법에 스며들어 있다. 유럽은 사회주의 정당이 집권한 국가도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공산주의, 공산당은 용인되지 않았다. 북한의 영향이 클 것이다. 공산주의는 적이요, 악이였다. 심지어 연좌제까지 적용되었다. 


 책을 보고 이런 생각을 해봤다. 만약에 국민의 모든 재산을 모아서 n분의 1로 나누준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아마 과반수 이상은 찬성하지 않을까? 리셋을 한 번 하는 것이다. 그 후는 다시 현재처럼 자본주의로 이어나가지만.


 우리나라의 안타까운 현대사를 이야기하지만 시종일관 유머와 해학, 풍자가 있어 슬프면서도 웃겼다. 신념과 이상보다도 현실과 삶이 먼저다. 이상과 현실이 부딪히는 모습들을 웃프게 그려낸다. 단순한 풍자에 머무르지 않고 따뜻한 휴머니즘으로 감싸안는다. 공산주의든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뭐가 그렇게 중요하랴. 서로 돕고 함께 살아가는 것. 기쁨과 슬픔도 함께 나누는 것. 용서하는 것. 이상에 눈이 멀어 이런 것들이 경시되진 않았는지 묻게 된다. 


 오랜만에 한국작가 소설을 읽었다. 나는 문화사대주의가 있어서 한국 작가의 책을 많이 읽어보지 못했다. 한강, 박완서 이후로 또 한 분의 멋진 작가를 알게 되서 기뻤다. 


 첫문장부터 예사롭지 않다. "아버지가 죽었다.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삭매냐 2023-01-10 17: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재밌게 읽었습니다.

같은 작가의 <자본주의의 적>
도 읽었는데 왠지 해방일지의
연장선이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고양이라디오 2023-01-10 18:03   좋아요 1 | URL
레삭매냐님도 재밌게 읽으셨군요. 저도 <자본주의의 적> 읽어봐야겠네요ㅎ

북프리쿠키 2023-01-10 18: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방인의 첫문장
˝오늘 엄마가 죽었다˝가 문득 떠오르네요 ㅎㅎ

책 읽으면서 정지아라는 작가의 정보도 재미났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3-01-10 18:04   좋아요 1 | URL
북프리쿠키님!! 저도 이방인의 첫문장이 떠올랐어요^^bb

정지아 작가님 입담이 장난 아니시더라고요ㅎ 사석에서도 엄청 웃기실 거 같아요ㅎ

Falstaff 2023-01-10 18: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말 충격적인 첫 문장들이....

카뮈, <이방인> 오늘 엄마가 죽었다.
레이라 슬리마니, <달콤한 노래> 아기가 죽었다. 단 몇 초 만에.
이 책에선..... 아버지가 죽었다.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자기가 수십년 동안 첫 문장으로 써먹기 위해 준비하고 준비했는데, 아쒸, 카뮈가 먼저 써버렸으면 어떻게 할까요?
깨끗하게 포기해야 할 거 같습니다. 아쉽지만 누군가 먼저 특허를 낸 거 같아서.... 말입죠.

저도 이 책 읽어보겠습니다. 이거 말고는 좋은 작품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맙습니다. ^^

고양이라디오 2023-01-10 18:17   좋아요 1 | URL
골드문트님도 재밌게 읽으셨으면 좋겠네요^^

소설에서 첫문장 중요하다고 하는데, 오랜만에 멋진 첫문장을 만나서 기뻤습니다ㅎ

아기가 죽었다. 도 있었군요. 멋진 첫문장 콘테스트라도 열어야겠어요ㅎㅎㅎ

Falstaff 2023-01-10 20:05   좋아요 2 | URL
오정희 <중국인 거리>는 ˝초조初潮였다.˝로 끝납지요. 몇 십 년 후에 <중국인 거리>를 죽자사자 필사하던 영숙이는 그의 대표작 <외딴 방구석>을 ˝초경이었다.˝로 끝냅니다. ㅋㅋㅋㅋ 훔쳐 썼다고 단정은 하지 않겠으나, 명색이 작가 또는 (영숙이 경우엔 데뷔작이니까) 작가 지망생이라면 남이 이미 특허를 냈으면 비슷한 표현은 피해야겠지요.

고양이라디오 2023-01-11 10:17   좋아요 1 | URL
표절일까요 오마주일까요ㅎㅎ

첫문장 못지않게 마지막 문장도 중요하군요^^
 




 평점 8.5

 감독 코나카 카즈야

 출연 카호, 사노 카즈마, 콘도 요시마사 

 장르 멜로/로맨스, 판타지 


 평점 10 : 말이 필요없는 인생 최고의 영화

 평점 9.5: 9.5점 이상부터 인생영화

 평점 9 : 환상적. 주위에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

 평점 8 : 재밌고 괜찮은 영화. 보길 잘한 영화

 평점 7 : 나쁘진 않은 영화. 안 봤어도 무방한 영화

 평점 6 :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6점 이하부터 시간이 아까운 영화

 평점 5 : 영화를 다 보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한 영화

 평점 4~1 : 4점 이하부터는 보는 걸 말리고 싶은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에서 셋째인 카호에 반했다. 웃는 모습이 너무 이뻤다. 카호의 작품을 더 보고 싶어서 이 영화를 찾아봤다. 평점이 높았지만 큰 기대는 없었다. 예상외로 재밌었다. 뻔하고 진부한 스토리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마음을 움직였다. 평소 멜로/로맨스 영화는 거의 안 보는 편인데 이 맛에 보는구나 싶었다. 함께 사랑에 빠지고 함께 안타까워 하고. 


 영화 초반에 남주인공은 소설가를 꿈꾸고 여주인공은 SF 작가를 꿈꾸는 부분부터 마음에 들었다. 같은 꿈을 공유하며 같은 고민을 공유하는 두 남녀. 시공을 넘나드는 사랑. 


 <바닷마을 다이어리>에서는 카호의 분량이 네 자매 중 가장 적어 아쉬웠다. 약간 평면적인 역활이라 다양한 연기를 보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이 영화를 통해서 아쉬움을 덜어냈다. 웃고, 울고, 화내는 등 다양한 연기를 볼 수 있었다. 내가 볼 땐 마냥 이쁘고 연기도 잘해보이는데 일본에서의 평가는 어떤가 궁금하다. 일본에서도 톱스타가 아닐까 싶다. 


 <미래를 걷는 소녀>를 찍을 당시 카호는 18~19세 였다. 고등학생 역할을 연기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에서 봤을 때보다 10배는 이뻤다. 앞으로도 카호의 영화, 드라마를 계속 찾아봐야겠다. 입덕 완료. 





시간은 떨어져 있어도

너의 마음이 가깝게 느껴져 



 p.s 조연이지만 극중 할머니의 연기가 좋아서 놀랐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유부만두 2023-01-05 1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카호 좋아해요!! ^^
<비블리아 고서당> 영화판에 주인공으로 나오는데 영화 전체적으론 드라마판보다 별로지만 (히가시데 마사히로 나옴요;;;) 카호 연기 얼굴이 커버합니다.

고양이라디오 2023-01-05 12:22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유부만두님^^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평점이 안 좋아서 걱정했는데 카호 연기 얼굴로 커버하는군요!! 조연이라고 나오는데 주연급 조연인가보네요ㅎ

나중에 찾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b
 
노아노아 - 향기로운 타히티
폴 고갱 지음, 정진국 옮김 / 글씨미디어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를 읽고 고갱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달과 6펜스>는 고갱의 삶을 모티브로 한 소설이다. 그 책을 재밌게 읽었다. 실제 고갱의 삶이 궁금해졌다. 


 <노아 노아>는 고갱이 타히티에 살면서 쓴 에세이다. 책 말미에는 반 고흐와의 짧은 동거 생활에 대한 글도 담겨 있어서 더욱 좋았다. 


 이 에세이를 보기 전까지는 그의 작품에 큰 감흥이 없었다. 확실히 알게 되면 사랑하게 되는 걸까? 그의 작품이 다르게 보이고 좋아보인다. 순수한 원시가 담긴 듯해서 좋다.


 고갱은 타히티에서 2년간 살면서 많은 대작을 남겼다. 그는 당시에는 유럽의 화단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그는 생애 말기쯤해서야 인정받았다. 고흐의 삶과 겹쳐보인다. 고흐 역시 살면서 단 몇 점의 그림만을 팔았을 뿐, 전혀 인정받지 못했다. 


 고갱과 고흐의 동거 생활은 어떠했을까? 고흐는 왜 자신의 귀를 잘랐나? 고흐의 죽음은 자살일까 타살일까? 


 이 책에 수록된 고갱의 에세이가 힌트가 되지만 고갱의 말을 100% 신뢰할 수는 없다. 고갱과 고흐는 물과 기름처럼 맞지 않았다. 고흐는 고갱을 존경했지만 고갱은 그러지 않았던 거 같다. 고갱이 고흐를 그린 자화상을 보면 그렇게 느껴진다. 해바라기를 그리고 있는 고흐를 그린 그림인데 내가 봐도 좀 그랬다. 해바라기는 시들어 있고 고흐는 흐리멍텅해보인다.


 



 고흐는 이 그림을 보고 "나긴 난데, 미친 나군." 이라고 말했다. 그 날 저녁 고흐는 술에 취해 고갱에게 잔을 던졌다. 그 후로 고흐는 자신의 귀를 잘라 사창가의 여인에게 준다. 그리고 훗날 자살인지 타살인지 확실치 않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고흐에 대한 책을 보고 싶다. 고흐의 영혼의 편지도 다시 읽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 정희진의 글쓰기 4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랜만에 정희진 작가의 책을 읽었다. 예전에 정희진 작가의 책을 읽었을 때 좋았던 기억이 남아있기도 했고 영화에 관한 에세이라서 구입해 읽었다. 


 정희진 작가의 책은 단어 하나하나가 무게가 있고 어려웠는데 이 책은 영화 에세이라서 예전 책들에 비해서는 편하게 읽었다.


 보고싶은 영화들을 많이 건졌다. 평소 내가 좋아하고 즐겨보는 영화들은 아니지만 하나같이 좋은 작품들인 거 같다. SF, 액션, 스릴러 같은 자극적인 영화를 좋아하는데 보고 나면 허전한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다. 겉은 화려한 데 속이 비어있는 경우다. 정희진씨가 보고 감명받고 사유한 영화들은 모두 속이 꽉 찬 영화들 같았다. 요즘은 그런 영화를 보고 싶고 볼 수 있을 거 같다.


 

 영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정희진 작가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이야기. 영화 이야기를 맘 껏 나눌 수 있는 상대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정희진 작가는 주위에 그런 친구가 있거나 스승님이 계신 거 같아 부러웠다. 


 지금껏 재밌게 본 영화는 무수히 많다. 강렬한 기억, 인상, 감정을 남긴 작품들도 많다. 그 많은 영화를 하나하나 다 이야기 할 수 없으리라.  


 언젠가 영화 이야기를 맘껏 할 수 있는 상대가 생겼으면 좋겠다. 저녁 어스름이 질 시간에 와인 한 잔을 들고 맛있는 안주와 함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그려진다. 그런 시간이 왔으면 좋겠다. 이번 주말에는 영화를 봐야겠다. 영화가 보고 싶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2-12-26 2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27 1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부의 시나리오 - 불확실성을 기회로 만드는 4가지 투자전략
오건영 지음 / 페이지2(page2)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삼프로 TV의 오건영씨의 책이다. <돈의 속성>의 김승호씨가 추천한 책이라 관심가지고 보게 되었다.


 우리 경제의 현 주소는 고물가, 금리인상, 경기침체를 지나고 있다. <부의 시나리오>는 작년에 쓰인 책이다. 올해의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해서 너무 불만을 가지진 말아야겠다. 


 저자는 경제를 쉽게 설명해준다. 그림과 적절한 예시까지 있고 그리고 반복적으로 설명해줘서 이해가 잘 된다. 복잡한 경제를 금리와 환율의 측면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 부분은 크게 칭찬할만하다.


 투자, 경제공부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오건영씨의 책들은 더 찾아 읽어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