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단장 죽이기 1 - 현현하는 이데아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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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확히 5년 만에 재독이다. 2017년 7월 22일에 <기사단장 죽이기 1>의 리뷰를 썼다. 리뷰를 읽어보니 더 쓸 말이 없다.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리뷰다. 아래는 예전에 쓴 리뷰!


 https://blog.aladin.co.kr/708700143/9478792



 요즘 행복하다. 행복감을 자주 느낀다. 행복의 원천은 운동, 독서, 일이다. 요즘 거의 매일 꾸준히 런닝 30분을 하고 있다. 런닝을 못하면 걷기라도 한다. 컨디션이 안좋으면 운동을 쉬고 푹 휴식을 취한다. 런닝하는 동안은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힘들기도 하다. 하지만 꾸준히 하다보니 체력이 좋아지고 체력이 좋아지니 기분이 좋아진다. 역시 운동만한 게 없다. 어제 쇼핑을 했다. 아디다스에서 여름 런닝복을 구입했다. 반바지 1개와 상의 2개. 쇼핑도 재밌다.


 그리고 소확행인 독서. 독서를 하는 과정도 즐겁지만 런닝을 하면서 느끼는 곧 독서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좋다. 독서-런닝-독서로 이어지는 루틴이 만족스럽다. 현재 독서의 중심은 하루키의 소설이다. <1Q84>를 읽고 <기사단장 죽이기>를 이어 읽고 있다. 역시 재밌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요즘 일도 다시 잘 되고 있다. 그동안 일에 소홀하기도 했고 외부 환경이 좋지 않기도 했다. 코로나, 코로나 후의 경기침체. 하지만 열심히 일하니 일이 잘 된다. 아니면 내가 모르는 새 외부 상황이 좋아졌거나. 아무튼 일도 열심히 하니 보람있고 잘 되니 즐겁다.


 

 책을 읽으면서 신기한 건 5년 밖에? 안됐는데 대부분의 내용이 기억이 안난다는 것이다. 덕분에 스포없이 재밌게 읽을 수 있다.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기억에 남아있던 건 등장인물들 정도이다. 화가인 주인공과 건너편에 사는 멘시키씨. 그리고 13살 소녀가 있었다는 것. 주인공의 이혼도, 기사단장 죽이기라는 그림도, 이데아인 기사단장도, 멘시키씨와 13살 소녀의 관계도 전혀 기억에 없었다. 2권에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전혀 감이 안온다. 



 예전에 <기사단장 죽이기>를 읽고 나서 가장 놀랐던 건 하루키씨가 화가의 그림을 그리는 과정 등을 상세히 묘사한 부분이었다. 나는 당연히 철저하게 조사해서 묘사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어디선가 인터뷰에서 보니 조사는 전혀하지 않고 그냥 이렇게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대로 썼다는 것이다. 그리고 글을 쓰고 화가에게 확인해보니 놀랄만큼 그 과정이 같았다는 것이다. 화가도 작가와 마찬가지로 비슷하게 작업을 할 거라 생각하고 조사없이 생각한대로 묘사했다고 한다. 놀라웠다.


 처음 읽었을 때보다는 덜하지만 그래도 확실히 재밌다. 재밌게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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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7-21 17: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싸!!!! 고양이 라디오님 30분씩 달리시는군요!!! 와 좋아요! 행복감을 많이 느끼시는 이유 중 하나가 달리기라 하시니 덩달아 기분이 좋습니다.

5년 만의 재독, 옛 친구, 옛 연인 만나는 느낌일것 같아요.

저도 만약 5년 전 읽었던 작품 읽는다면 과연 얼마나 기억을 해낼지...겁이 슬쩍 납니다 ㅎ

고양이라디오 2022-07-21 18:20   좋아요 3 | URL
저는 특히 기억력이 안 좋아서 진짜 많이 잊어버립니다ㅎ

오늘도 퇴근하고 바로 달려야겠어요^^! 새옷 입고 달릴 생각하니 좋네요ㅎ

mini74 2022-07-21 17: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화가랑 작가랑 도구만 조금 다를뿐 작업방식은 비슷할거 같아요. 소확행 독서 ㅎㅎ 라디오님 앞으로도 좋은 일 많이 많이 , 잘 풀리시길 *^^*

고양이라디오 2022-07-21 18:22   좋아요 2 | URL
그런가봐요 정말.

mini74님 감사합니다^^! mini74님도 앞으로 좋은 일 가득하시길!
 
1Q84 3 - 10月-12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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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Q84>를 다 읽었습니다. 이상한 느낌입니다. 분명 책을 다 읽었는데 이야기가 계속 될 거 같은 느낌. 책을 처음부터 다시 읽고 싶은 느낌입니다. 


 처음 <1Q84>를 다 읽었을 때가 기억납니다. <1Q84>를 더 읽고 싶어서 4권이 나오지 않을까 검색해보고, 헛된 희망을 가져봤습니다. 


 <1Q84>가 2010년 출간되었고 <기사단장 죽이기>가 2017년에 출간되었습니다. 대략 2-3년 안으로 하루키의 장편 소설이 출간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오늘 <기사단장 죽이기> 를 읽어야겠습니다. 흠, 읽을 책이 많지만 에잇!


 1, 2권은 덴고와 아오야메의 이야기가 교대로 펼쳐집니다. 3권은 여기에 우시카와의 이야기가 더해져 세 개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자칫 지루하고 단조로워질 수 있었는데 우시카와의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더욱 균형잡히고 재밌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1Q84> 3권에서 우시카와의 이야기가 가장 재밌었습니다. 같은 외톨이 늑대로서 동질감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하루키 장편 소설 속 주인공 혹은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독립적이고 고독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사람들입니다. 좀처럼 수직적인 조직관계에 맞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합니다. 우시카와 역시 그런 인물입니다. 


 3권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문장은 "차가워도, 차갑지 않아도, 신은 이곳에 있다." 입니다. 왠지 모르게 이 문구를 자꾸 되뇌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위안이 됩니다.


 누군가를 간절히 사랑할 수 있다면 그 인생이 얼마나 힘들지라도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사랑의 대상이 꼭 이성이 아니라 신이 될 수도 있겠지요.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디테일하고 현실적인 묘사. 소소한 유머와 멋진 문장들. 흡입력 있는 스토리와 매력적인 등장인물들.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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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7-12 06: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벌써 재재독 완료하셨군요~!! 전 <기사단장 죽이기>는 그렇게 좋지는 않던데 ㅋ 저도 곧 재재독 하겠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2-07-12 10:04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도 <1Q84> 재밌게 읽고 계신가요ㅎ?

<기사단장 죽이기> 전 재밌게 봤었습니다ㅎ 어제 조금 읽었는데 시작부터 확 몰입이 되더라고요. 참 대단한 작가구나 라고 또 한 번 생각했습니다ㅎ
 
1Q84 2 - 7月-9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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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방금 막 3권을 읽었다. 3권의 리뷰는 내일이 지나 쓰려고 하고 2권의 리뷰를 쓴다. 예전부터 하나의 습관이 있다. 그날 읽은 책의 리뷰는 그날 쓰지 않는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왠지 하루는 묵혀두어야 할 거 같다. 어쩌면 기억이 생생한 지금 3권의 리뷰를 쓰는 게 나을지도 모르지만. 


 (스포일러 있습니다)


 2권은 아오마메가 선구의 리더를 살해하는 것이 주요한 줄거리이다. 1권에 이어 2권도 정신없이 신나게 읽었다. 오랜만에 읽는 책, 간만에 읽는 소설이었다. 하루키의 소설 무척 오랜만이다.


 책에 대해 <1Q84>에 대해 특별히 할 이야기가 없다. 1권, 2권, 3권에 무슨 내용이 있었는지 세세하게 기억이 나진 않는다. 2권은 안타깝고 슬픈 이야기들이 많았던 거 같다. 아유미의 죽음이라던지.


 아마도 8년 후에 다시 이 책을 읽게 되지 않을까 싶다. 8년을 주기로 하루키의 책들을 다시 읽게 되는 거 같다. 8년, 너무 짧지도 너무 길지도 않은 시간이다. 기간이 너무 짧으면 책을 읽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기억이 생생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막상 보면 세세한 부분은 기억도 못하면서. 너무 긴 시간은 내가 버텨내지 못하는 거 같다. '자연스럽게 <1Q84>가 읽고 싶어지면 다시 읽는다. 그것은 아마도 8년 후가 될 것이다' 가 현재 내가 어렴풋이 느끼고 있는 생각이다. 


 현실 세계에서 하루키를 좋아한다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다. 하지만 어딘가 다른 세계에서는 하루키를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존재한다. 거긴 하루키 월드일까? 하루키의 작품에 대해, 등장인물들에 대해, 상징에 대해 감상을 나누고 함께 러닝을 하고 재즈를 들으며 위스키를 마시고 고양이들이 함께하는 세계일까? 만약 그런 곳이 있다면 가고 싶다. 어쩌면 거기엔 하루키를 지독히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것도 재밌을 거 같다. 아무리 하루키 월드라고 해도 반 하루키적인 요소는 있는 게 자연스럽고 균형에 맞을 테니까. 그렇다면 혹시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세계가 하루키 월드는 아닐까? 하루키 좋아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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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2-07-10 19: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공감됩니다. 설명이 없으면 공감되지 않지만 설명이 있어도 공감되지 않는 경우가 넘 많은 것 같습니다. ^^

고양이라디오 2022-07-11 13:42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저도 저 제목에 공감되는 때가 많습니다ㅎ

나와같다면 2022-07-10 19: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설명을 안하면 그걸 모른다는 건,
아무리 설명해도 모르는거야

하지만, 너와 나 사이엔 대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나와 나 사이에도 끊임없이 대화가 필요하다

고양이라디오 2022-07-11 13:47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그래서 대화와 소통이 필요한 것이겠죠^^

나와같다면 2022-07-11 14:48   좋아요 0 | URL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명을 안하면 그걸 모른다는 건, 아무리 설명해도 모르는거야

설명조차 할 수 없는
이런 경험앞에서 당혹스러운 순간들이 있어요

고양이라디오 2022-07-11 16:01   좋아요 1 | URL
저 문구는 이성보다 감정적 측면에서 유효한 거 같습니다.

싸이코패스에게 연민이나 공감능력에 대해 아무리 설명해도 모르는 것처럼요.

이성적인 부분은 잘 설명하면 이해시킬 수 있지만 감정적인 부분은 본인이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는 이해하기 힘든 거 같습니다.

초란공 2022-07-10 22: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고양이라디오님의 스포일러 아주 좋아합니다! ㅋㅋ

얄라알라 2022-07-11 13:13   좋아요 2 | URL
초란공님과 저, 고양이라디오님 영화 리뷰 찐팬!

고양이라디오 2022-07-11 13:41   좋아요 2 | URL
그런가요ㅎㅎ 감사합니다 초란공님!!

스포일러 안하려고 아무 말도 안하는 거보다 그냥 편하게 스포일러하면서 하고 싶은 말 하는 게 좋은 거 같아요^^

mini74 2022-07-11 12: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루정도의 숙성이 필요하죠.ㅎㅎ 전 하루키 마니 좋아합니다. 예전 하루키 좋아한다고 했더니 문학쪽으로 엄청 조예깊은 분이 비웃던 거 생각납니다. 그건 젊을때나 좋아하는거 아니야? 저 아직 젊거든요 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하루키가 꼭 노벨상 받았음 좋겠습니다. ㅎㅎㅎㅎ

초란공 2022-07-11 13:15   좋아요 2 | URL
저도 하루키 옹이 상받으면 좋겠어요. 가즈오 이시구로보다 먼저 받을 줄 알았는데요. 달리기 열심히 하고 계실테니 오래 건강하시길~!

고양이라디오 2022-07-11 13:40   좋아요 1 | URL
저도 하루키 노벨상 응원합니다. 여러 문학상을 받았지만 그래도 노벨상만큼 대중적이고 공신력 있는 상은 없으니까요. 하루키 노벨상 받으면 제가 받은 것만큼 기쁠 거 같습니다^^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공기 번데기>는 진즉에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자취를 감췄다. 1위에 오른 건 <먹고 싶은 거 먹고 싶은 만큼 먹으면서 살빼기> 라는 다이어트 책이었다. 훌륭한 제목이다. 안이 완전히 백지여도 잘 팔리지 모른다. -p68 


 하루키의 이런 소소한 유머가 좋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덴고는 생각한다.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비밀을 알아봤자 그것이 나를 어디로도 데려가주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왜 그것이 자신을 어디로도 데려가주지 않는지, 그 이유를 알아야 한다. 그 이유를 정확히 알게 된다면, 나는 어쩌면 어딘가로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p601 


 <여자 없는 남자들>에서도 비슷한 구절이 있습니다. 아무리 끔직한 진실이라도 모르는 채로 있는 것보다 아는 게 낫다는 글입니다. 저도 예전에는 진실을 알고 싶어했습니다. 모르는 채보다는 아는 채가 좋으니까요. 하지만 영영 알 수 없는 진실도 있더군요. 그럴 때는 어쩔 수 없이 모르는 채로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비밀에 붙들려 있기보다는 앞으로 나아가는 수 밖에요.


 

  제25장 우시카와 


차가워도, 차갑지 않아도, 신은 이곳에 있다 



(스포일러 있습니다) 


 <1Q84>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은 25장 입니다. <1Q84>를 처음 읽었을 때 어쩐지 25장이 가장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차가워도, 차갑지 않아도, 신은 이곳에 있다.' 라는 문구가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무슨 의미인지도 불문명한 수수께끼 같은 문구이지만요. 어쩐지 저 문구를 되뇌다 보면 마음이 차분히 가라안고 위안이 되는 거 같습니다. 


 저 문구는 카를 융이 자신이 직접 돌을 쌓아 만든 탑의 입구에 새긴 문구라고 합니다. 카를 융은 깊은 사색에 잠기기 위해 혼자 있을 장소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호수 끄트머리쯤의 볼링겐이라는 한적한 곳에 호수 쪽을 바라보는 작은 집을 직접 지었습니다. 마치 탑처럼 생긴 집이었습니다.


 25장에서 다마루는 우시카와를 살해합니다. 살해하기 전에 다마루는 카를 융의 이야기와 저 문구를 우시카와에게 알려줍니다. 


 <1Q84>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에 애정이 많이 가는 데 그 중에서도 특히 더 애정이 가는 것은 우시카와입니다. 애정보다는 연민이라고 할까요? 아무튼 이번에도 그의 이야기가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하는 외톨이 늑대같은 점에 동질감을 느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 선하지도 그리 악하지도 않은 인물입니다. 못마땅 하지만 나름 유능한 인물이고요. 



 <1Q84>를 즐겁게 다 읽었습니다. 1권은 처음에 읽었을 때보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2, 3권은 제가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그런가 처음에 읽었을 때보다 감흥이 떨어졌습니다. 다음 하루키 책으로는 <기사단장 죽이기>를 다시 읽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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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1 - 4月-6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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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1Q84 1>를 다시 읽었습니다. 요즘 통 책을 안 읽다가 다시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1Q84 1>이 더욱 재밌었습니다.


 확인해보니 8년 만에 다시 읽는 거더군요. 세번째 읽지만 세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더군요. 읽으면서 기억이 되살아났지만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채로 계속 읽었습니다.


 초반부터 흥미가 팍 솓구쳤습니다. 덴고의 이야기가 아오마메의 이야기보다 흥미롭더군요. 편집자 고마쓰와 함께 후카에리의 <공기번데기> 소설을 리라이팅하기로 하는 과정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법과 윤리적으로는 해서는 안되는 일이지만 강하게 샘솟는 욕구. 사랑도 이와 비슷한 거 같습니다. 법, 윤리, 논리를 뛰어넘는. 이성으로는 아니라고 말하지만 강하게 원하는. 덴고는 그렇게 <공기번데기>의 문장을 다시 고쳐쓰게 되고 이야기를 그렇게 시작됩니다. 초반부터 몰입하면서 재밌게 봤습니다.


 오랜만에 좋은 문장, 재밌는 소설을 읽으니 행복하고 좋았습니다. 1권은 단번에 읽어버렸습니다. 하루키의 소소한 유머, 신박한 비유와 은유. 비현실적인 세계에 리얼리티를 부여하는 섬세함. 잠시 저도 <1Q84>의 세계 속으로 빨려들어갔습니다.


 다시 읽을 때마다 새롭고 더 많은 것들이 보입니다. 좋은 책은 역시 시간이 지나고 다시 봐도 좋습니다. <1Q84> 를 시작으로 다시 하루키의 전작을 천천히 읽어나가려 합니다. 한여름엔 하루키가 좋죠. 


 하루키는 옴진리교의 일본 지하철 사린사건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에 대한 고민에서 이 책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일은 없을텐데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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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7-05 16: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문고본으로 다시 읽고 있습니다 ㅋ 역시 하루키는 이야기 자체가 너무 재미있어요 ^^

고양이라디오 2022-07-05 19:06   좋아요 3 | URL
너무 재밌어요. 저는 하루키의 유머감각이 참 좋아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