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의 핀볼 - 무라카미 하루키 자전적 소설, 개정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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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다 보니 하루키 장편소설을 다시 정주행하고 있다. 


 요즘 게임, 유튜브에 빠지다 보니 책이 눈에 잘 안들어온다. 심지어 하루키의 작품 마저.  


 어찌어찌 <1973년의 핀볼>을 다 끝냈다. 


 <양을 쫒는 모험 상> 을 읽고 있다.


 


 <1973년의 핀볼>도 전에 읽었을 때는 엄청 감동받으면서 읽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양을 쫒는 모험>도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품인데 예전에 읽었을 때보다 재미가 덜하다. 

 

  이 모든게 유튜브, 게임 중독 때문인 거 같다. 


 

 게임을 끊어야 한다. 내가 살려면.


 

 어제 넷플릭스 드라마 <웬즈데이>를 재밌게 봤다. 오랜만에 살아있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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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양장)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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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번째 읽는다. 처음 읽는 것처럼 새롭다. 이 책을 읽고 예전에 쓴 리뷰를 찾아본다. 그리고 놀란다. 지금보다 예전에 글을 더 잘 썼던 거 같다. 더 깊고 풍부한 감상을 남겼던 거 같다. 그 때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읽고 훨씬 더 많이 썼다. 거의 매일 읽고 썼다. 그리고 책에 더 깊은 감동과 재미를 느꼈다. 지금 생각하면 신기하다. 


 요즘 다시 하루키의 장편 소설들을 읽고 있다. <1Q84>에 이어 <기사단장 죽이기>를 읽었다. 무척이나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하루키의 처녀작이다. 그는 불현듯 무언가가 쓰고 싶어졌고 생애 처음으로 글을 썼다. 그것은 소설의 형태였고 그는 군조신인상을 탄다. 정말 혜성처럼 등장했다. 그의 나이 29살이었다. 젊은 하루키를 만났다. 기분탓인지 글에서도 그의 젊음이 느껴졌다. 한편으로는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살짝 덜익은 느낌이지만 하루키만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지금 읽어도 나쁘지 않다. 


 이 소설은 짧은 소설이다. 별다른 사건이 없다. 아마 나는 이 소설의 내용이나 줄거리를 또 금방 잊어버릴 것이다. 등장인물조차 잊어버릴 것이다. 하지만 좋았다는 느낌은 이번에는 잊지 않을 것이다. 다음번에도 재밌게 읽을 것이다. 


 하루키 월드의 시작. 쥐 4부작의 시작이 되는 소설이다. 다음 소설인 <1973의 핀볼>을 읽어야겠다. 


 예전에 쓴 리뷰를 인용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귀를 기울이자. 조용히 숨 죽이고 바람의 노랫소리를 들어보자. 어디선가 들려오는 그 노래는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지도 모르고, 혹은 상처를 감싸 어루만져 줄지도 모른다. 상실은 우리 정체성의 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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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9-09 1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루키의 시작이 이 책이었습니다. 어찌나 문장들이 새롭고 좋던지 ㅎㅎㅎ ~ 핀볼 등 제목만 들어도 그립네요. 저도 가끔 꺼내 아무 페이지나 읽어보곤 합니다 ~~

고양이라디오 2022-09-13 10:09   좋아요 1 | URL
네, 첫 작품인데도 생각보다 문장들이 좋더라고요ㅎ 읽을수록 맛이 살아나는 재밌는 하루키입니다ㅎ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하루키의 처녀작이다. 짧은 소설이지만 하루키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하루키의 모든 것이 시작되는 소설이다. 이 책으로 시작되는 쥐 4부작를 이어서 읽어야겠다. <1973의 핀볼>, <양을 쫓는 모험>을 이어서 읽어야겠다. <댄스 댄스 댄스>는 굉장히 좋아하는 소설이지만 읽은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이번에 읽을지 않 읽을지 모르겠다. 



 

 













































 

 책 속 주인공이 읽고 있는 책이다. 플로베르의 <감정교육>이다. 



 















 역시 주인공 '나' 가 읽고 있는 소설이다. 테네시 윌리암스의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 이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당시 연극으로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역시 '나' 가 읽고 있는 소설이다. 프랑스 최고의 역사가 쥘 미슐레가 쓴 <마녀>는 중세 시대 마녀에 관한 모든 것이 담겨있는 책이다. 


 








 

  니코스 카잔자키스의 <예수 다시 십자가에 못박히다> 이다. 이번엔 책 속 등장인물 '쥐' 가 읽고 있는 소설이다. 이 책은 절판되어 중고상품으로만 구할 수 있다. 읽고 싶은 책인데 아쉽다.  



 















 로맹 롤랑의 <장 크리스토프>이다. 프랑스 대하소설의 선구가 된 걸작이라고 한다.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은 책 속의 가상의 작가인 데릭 하트필드가 추천하는 책이다. 한 사람의 탄생에서 죽음까지 참으로 정성스럽게 차례대로 묘사하고 있는 데다 엄청나게 긴 소설이라고 한다. 


 

 













 데릭 하트필드가 가장 마음에 들어 했던 소설은 <플란더스의 개>라고 한다. 어릴 적 만화로 드문드문 본 기억이 있다.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다.



 "한낮의 빛이 밤의 어둠의 깊이를 어찌 알겠는가." -p147


 위 구절은 니체의 말이라고 한다. 



 하루키의 소설을 재재독하고 에세이까지 읽어야겠다. 하루키의 처녀작이라 뜻깊은 소설이다. 처음에 읽었을 때보다 지금이 훨씬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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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2-09-07 20: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세월이 참...
핀볼을 하루키가 아니라 여태 무라카미 류가 쓴 걸 읽었다고 여겨왔지 뭡니까. ㅋㅋㅋㅋ 라디오 님이 오타 내셨는 줄 알았다니까요. ㅋㅋㅋㅋㅋ

전, <장 크리스토프> 앞 장면에서..... 울었어요. ㅠㅠ

고양이라디오 2022-09-08 07:05   좋아요 2 | URL
<장 크리스토프> 읽으셨다니 대단해요ㅎ 앞 장면이 슬픈가보네요ㅠ

Falstaff 2022-09-08 08:49   좋아요 1 | URL
슬퍼서가 아니라, 늙은 할아버지가 손자를 위해 마음 써주는 것에, 자잘한 감동을 했었습니다. 이게 정말 눈물 아녜요? ㅋㅋㅋㅋ

mini74 2022-09-07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플란다스의 개에서 부모가 12살 아로아에게 혼사이야기하며 네로 못 만나게 하는 게 좀 당황스러웠어요. ㅎㅎ어릴적 만화영화랑 다른 느낌 ㅎㅎ~ 하루키 소설들 넘 반갑습니다 ~

고양이라디오 2022-09-08 07:07   좋아요 1 | URL
제목만 알지 내용은 전혀 모르네요ㅎ 하루키 소설은 다시 읽어도 좋네요ㅎ

이하라 2022-09-08 13: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라디오님 행복하고 즐거운 추석연휴 되세요.^^

고양이라디오 2022-09-08 15:35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이하라님도 즐거운 추석연휴 보내세요^^

thkang1001 2022-09-08 14: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라디오님! 행복하고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

고양이라디오 2022-09-08 15:3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thkang1001님도 행복하고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

thkang1001 2022-09-08 18: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라디오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기사단장 죽이기>에서 좋았던 글들을 옮겨본다. 



 시간이 흐른 뒤 돌이켜보면 우리 인생은 참으로 불가사의하게 느껴진다. 믿을 수 없이 갑작스러운 우연과 예측 불가능한 굴곡진 전개가 넘쳐난다. 하지만 그것들이 실제로 진행되는 동안에는 대부분 아무리 주의깊게 둘러보아도 불가해한 요소가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 우리 눈에는 쉼없이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지극히 당연한 일이 지극히 당연하게 일어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이다. 그것은 어쩌면 도무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치에 맞는지 아닌지는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비로소 드러난다. -p95


 사람들은 자기 비밀을 털어놓은 후 반드시 그 사실을 후회하기 때문이다. -p232



 자신은 가정생활에 적합한 인간이 아니라는 점을 멘시키는 잘 알았다. 아무리 사랑하는 상대일지라도 타인과 일상을 공유할 수는 없다. 그는 매일 고독한 집중력을 필요로 했고, 그 집중력이 누군가의 존재로 인해 흐트러지는 것을 참지 못했다. 누군가와 함께 생활한다면 언젠가 그 사람을 미워하게 될지 모른다. 그 상대가 부모이건, 아내이건, 아이이건. 그는 그것이 무엇보다 두려웠다. 그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을 두려워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p239



 시간이 내 편이 되리라고 믿어야 한다. -p294 



 진실이 사람에게 얼마나 깊은 고독을 가져오는지 -p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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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장 죽이기 2 - 전이하는 메타포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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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확히 5년 만이다. 한치의 어긋남도 없다. 신기하다. 2017년 7월 29일에 <기사단장 죽이기 2> 리뷰를 썼다. 그리고 오늘 같은 날짜에 리뷰를 쓴다.


 멋진 제목이다. 기사단장 죽이기. 나는 하루키의 문장을 사랑한다. 그의 참신하고 설득력있는 비유들을 사랑한다. 이 소설은 멋진 메타포(은유)와 이데아까지 등장한다. 기사단장은 누구일까? 왜 그를 죽여야 할까?


 (스포일러 있습니다)


 소설의 주인공은 이데아로서의 기사단장을 죽인다. 한 소녀를 구하기 위해. 

 

 소설 속 저명한 일본화가 아마다 도모히코는 '기사단장 죽이기'라는 그림을 그린다. 자신의 혼을 담아. 하지만 그 그림을 발표하지 않고 숨겨놓는다. 소설의 주인공이 그 그림을 발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멘시키라는 상당히 매력적이고 신비한 인물도 등장한다. 그는 때로는 주인공의 조력자이지만 독자적으로 행동하는 깊은 비밀을 간직한 인물이기도 하다. 


 하루키는 왜 '기사단장 죽이기' 라는 그림을 들춰내야 했을까? 그 그림을 들춰내지 않았더라면 일본의 극우들에게 공격받을 일도 없었을텐데. 


 그 이유는 하루키의 에세이 <고양이를 버리다 -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를 보면 알 수 있다.


P.51


 어쨌거나 아버지의 그 회상은, 군도로 인간을 내려치는 잔인한 광경은, 말할 필요도 없이 내 어린 마음에 강렬하게 각인되었다. 하나의 정경으로, 더 나아가 하나의 의사 체험으로, 달리 말하면, 아버지 마음을 오래 짓누르고 있던 것을 - 현대 용어로 하면 트라우마를 - 아들인 내가 부분적으로 계승한 셈이 되리라. 사람의 마음은 그렇게 이어지는 것이고, 또 역사라는 것도 그렇다. 본질은 '계승' 이라는 행위 또는 의식 속에 있다. 그 내용이 아무리 불쾌하고 외면하고 싶은 것이라 해도, 사람은 그것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역사의 의미가 어디에 있겠는가? 


P.97

 

 역사는 과거의 것이 아니다. 역사는 의식의 안쪽에서 또는 무의식의 안쪽에서, 온기를 지니고 살아있는 피가 되어 흐르다 다음 세대로 옮겨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기에 쓰인 것은 개인적인 이야기인 동시에 우리가 사는 세계 전체를 구성하는 거대한 이야기의 일부이기도 하다. 

 


 

 소설 속 화가 아마다 도모히코는 빈 유학 당시 제2차 세계대전에 휘말린다. 독일이 오스트리아를 침략했다. 나치 고관 암살계획을 세웠다 실패하게 된다. 아마다 도모히코는 구사일생으로 일본으로 송환되지만 나머지 멤버들은 모두 살해되었다. 그가 사랑했던 여인도 함께. 

 나치 고관 암살 계획이 있기 전 아마다 도모히코의 동생은 징병되어 난징대학살을 겪고 일본으로 돌아와 자살한다. 그 일이 아마도 아마다 도모히코가 암살 계획에 가담하게 된 원인이 되었으리라. 아마다 도모히코는 실패한 암살 계획을 그림을 통해서 실현시켰다고 유추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기사단장은 나치 고관이 아니라 역사 속 악의 은유로 생각할 수 있다. 히틀러, 나치, 홀로코스트, 난징대학살과 같은. 소설 속 주인공은 이데아로서, 은유로서의 기사단장을 죽임으로서 열린 고리를 닫는다. 역사 속에서 실현됐어야 하지만 실현되지 못한 정의를 실현한다. 


 하루키의 아버지도 중일전쟁 때 징병당해 전쟁을 겪었다. 하루키의 아버지는 난징전에는 참전하지 않았지만 그와 유사한 일들을 경험했고(이를테면 일본인 포로의 목을 베는 일) 그 이야기는 어린 하루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일본은 어두운 역사를 덮어 버리려 하지만 하루키는 소설을 통해, 이야기를 통해 어두운 역사를 들춰낸다. 

    


"내가 이글에서 쓰고 싶었던 한 가지는,

전쟁이 한 인간의 삶과 정신을 얼마나 크고 깊게 

바꿔놓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_무라카미 하루키

  


 위 글은 에세이 <고양이를 버리다 -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 할 때>에 대한 하루키의 답변이지만 <기사단장 죽이기>에 대한 답변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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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7-30 00: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7월 29일이 의도된 날짜가 아니라 우연이라시는 거죠?^^ 신기하네요 5년의 시차

고양이라디오 2022-07-30 22:03   좋아요 2 | URL
네ㅎ 예전에 쓴 리뷰를 보고 싶어서 찾아봤는데 우연히 같은 날짜 더라고요^^

5년 후에 또 읽어야겠네요ㅎ

얄라알라 2022-07-30 2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우연. 좋아요^^

고양이라디오 2022-07-31 10:23   좋아요 0 | URL
저도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