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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 뺏기 - 제5회 살림청소년문학상 대상, 2015 문학나눔 우수문학 도서 선정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92
박하령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5년 9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1. 내 자리를 찾는다는 것
누군가를 진심으로 도와주기 위해선,
먼저 나 자신이 단단해야 한다는 말이 있어요.
『의자 뺏기』는 바로 그 메시지를 품은 소설인데요.
이 책은 청소년의 시선으로 ‘내 몫’을 찾는 일의
어려움과 성장의 고통을 섬세하게 글로 써내려갑니다.
왜? 내가? 나만 손해를 봐야하지?
미칠 것처럼 억울했다.

2. 10년 만에 다시 태어난 성장소설
『의자 뺏기』는 2015년 초판 이후
10년 만에 새롭게 다듬어져 세상에 나왔어요.
단순한 재출간이 아니라, 요즘 세대의 감정과 언어를 반영한 개정판으로,
청소년뿐 아니라 어른 독자에게도 깊은 공감을 주는 이야기예요.
이야기의 중심에는 쌍둥이 자매 은오와 지오가 있습니다.
같은 날 태어났지만, 두 사람의 삶은 너무나 다릅니다.
지오는 친부모 밑에서 사랑을 받으며 자라지만,
그 사랑이 때로는 무겁게 느껴지고,
은오는 조부모와 살며
철저히 외면받은 채 자존감을 잃어갑니다.
".. 가슴 속에 이따만 한 불씨를 지니고
그걸 어쩌지 못해서 좌우출동했찌.
여기저기 들이박고 밀치고... 굉장했지"
라는 문장은 분노의 감정이 결국 자신을 해친다는 걸 알려줍니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탓하기 전에, 내 마음부터 살펴야 한다는 메시지죠.

3. “인자 내 차례야!” — 존재를 증명하는 외침
작가는 단순히 자매의 이야기를 넘어서,
관계 속에서 나를 잃지 않는 법’을 묻습니다.
타인의 기대를 충족시키려다
정작 자신을 돌보지 못한 경험이 있다면,
은오의 외침이 결코 과하지 않다고 공감할거에요.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은오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순간이에요.
“난 벌떡 일어나 … ‘인자 내 차례야, 내 차례라꼬!’”
그동안 외면당하고 무시당했던
은오가 드디어 자신의 존재를 외치는 장면인데요,
사실, 자신이 왜 화가 나는지도 모를 수 있는데
은오는 주변 인물들의 감정이나 이야기를 잘 알고
자신이 처한 처지를 잘 알고 있는거 같아요.

4. ‘의자 뺏기’가 던지는 진짜 질문
책을 덮고 나면 깨닫게 돼요.
‘의자 뺏기’라는 놀이가 단순한 경쟁의 은유가 아니라,
각자의 자리를 찾아가는 성장의 과정이었다는 사실을요.
누구나 자리를 뺏기지 않기 위해,
혹은 단 한 번이라도 앉기 위해 애쓰지만,
결국 중요한 건 남의 자리가 아니라
‘나만의 자리’를 인정하고 지키는 것이에요.
이 책은 그런 과정을 은오를 통해 보여주며,
‘비로소 나를 돌볼 수 있을 때 타인을 보살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