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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 : 코드블루의 여명
박세정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25년 10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거버넌스 : 코드블루의 여명』은
응급의료 시스템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어서
처음에는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졌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니 생각보다 빠르게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이 ‘르포 소설’ 형식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르포 소설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문학적인 서사와 감정선을 담아내는 형식인데요.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보고서나 분석 자료가 아니라,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다가왔습니다.
책은 故 윤한덕 센터장이 생전에 추진했던
‘윤한덕 TF’라는 실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읽다 보면 그 안에서 얼마나 많은 충돌과 갈등,
그리고 좌절이 있었는지를 생생히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은 초반부에 등장하는,
응급의료를 위해 사립학교 운동장에 헬기를 착륙시키지만
학부모들의 민원으로 인해 결국 아무 성과 없이 헬기가 다시 이륙하는 대목이었습니다.
그 장면은 저에게 현실의 벽에 부딪힌 응급의료의 실패처럼 다가왔습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여러 기관이 하나의 목적을 위해 협력한다고 했을 때,
현실에서는 얼마나 자주 그 협력이 무너지는지를 보여주는 장면들이 이어집니다.
저 역시 직장에서 여러 조직과 협업을 경험해본 사람으로서,
“이런 TF가 제대로 굴러가기란 쉽지 않다”는 생각에 공감했고,
과연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갈지 궁금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현실의 무거움만을 그리는 것은 아닙니다.
인물들의 갈등과 고뇌 속에서도
결국 모든 문제의 근원은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지인, 학연, 술자리 같은 인간적인 연결 속에서 만들어지는
관계의 복잡함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소설 속 윤도한이라는 인물을 통해,
한 사람의 신념이 어떻게 구조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려 하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진짜 거버넌스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자연스럽게 닿게 됩니다.

“현재 거버넌스는 사람과 사람을 잇는 구조로,
‘현장을 붙잡는 신뢰’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 문장은 책의 핵심 메시지를 가장 잘 담아낸 문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거버넌스 : 코드블루의 여명』을 읽고 난 후 자연스럽게 떠올랐던 질문은,
윤한덕이라는 사람이 만든 ‘윤한덕 TF’가
지금은 어떤 형태로 남아 있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자세히 알 수는 없었지만, 이 소설에서 말한
응급의료전용헬기 도입,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 구축,
권역외상센터를 통해 남아 있지 않나 생각해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