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맹렬서생 노상추의 눈물나는 과거합격기 1 - 청년 가장 ㅣ 맹렬서생 노상추의 눈물나는 과거합격기 1
김도희 지음 / 제이에스앤디(JS&D) / 2024년 3월
평점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노상추의 기록을 읽다 보면 조선 후기 한복판에 서 있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 시대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살았는지
생생하게 느껴져서 읽는 내내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책임과 공부에 대한 태도가 깊게 남는 책이었어요.

『맹렬서생 노상추의 눈물나는 과거합격기』는
단순히 과거에 합격한 사람의 성공담이 아니라,
조선의 한 청년이 가장으로써의 책임과 생존 속에서
주변 사람들과 어떻게 하루를 살아냈는지 볼 수 있는
아주 생생한 기록이에요.
특히 1권에서 느껴지는 ‘생활감’은 정말 소설처럼 몰입되었어요.
그 시대 사람들이 어떤 생각으로 살았는지,
어떤 방식으로 하루를 꾸려갔는지 그대로 전해져서 더욱 재미있게 읽었어요.
노상추는 생애 동안 일기를 썼는데요.
1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노상추가 일기를 쓰는 이유였어요.
“가장은 집안을 경영하는 데 있어 기록을 통해 향후 시시비비를 가리고 반추하기 위해서다.”
이 말은 노상추 혼자만의 깨달음이 아니라,
대대손손 집안에서 이어온 ‘가장의 기록 전통’이었어요.

그래서 그는 자연스럽게 기록을 이어가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떤 판단을 했는지,
혹시 억울한 일이 생기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까지
모두 기록으로 남기죠.
기록은 그에게 감상이 아니라 ‘집안을 운영하는 도구’였어요.
당시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집안을 지키고 해결했는지 보여주는 부분이라 더 흥미로웠어요.
1권에서 또 한 가지 깊게 다가온 점은 생활 속에서 논어를 실천하려는 태도예요.
단순 암기만 하는 공부가 아니라,
배운 내용을 삶의 기준으로 삼으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래서 그는 매사에 “군자의 도리에 맞는지”를 스스로 점검하고,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공자님과 이야기하듯이 배움을 통해 정신을 다잡아요.
그러다 힘들면 이렇게 중얼거리죠.
“공자님요, 군자의 길이 미천한 제가 따르기에 이래 힘든 깁니꺼?”
이 투정 같은 문장이 너무 인간적이어서 웃음이 나오면서도,
생활 속에서 공자의 가르침을 실천하려 했던 노력 때문에 더 마음에 와닿았어요.

2권과 3권에서는 이런 책임감과 생활 공부가 자연스럽게 ‘과거 준비’로 이어져요.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과거에 합격해야 한다는 생각은 그의 삶 전체를 움직이는 힘이 돼요.
시험장까지 가는 길은 멀고 고됐고, 시험을 보는 과정도 지금의 고시생 못지않게 힘들었어요.
추위에 손이 얼어 글씨가 떨리고, 긴장과 불안이 뒤섞여도 그는 끝까지 해내요.
문과가 안될거 같아, 무과로 가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멋있죠.
책이 재미있었던 이유는 단지 노상추라는 인물이 훌륭해서가 아니라,
그의 생활과 고민, 생각이 너무 인간적이고 실제적이어서였어요.
조선 시대의 서생들이 어떤 기준으로 살았는지,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버텼는지,
어떤 방식으로 공부하고 집안을 꾸렸는지가
일기처럼 그대로 남아 있어요.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마치 그 시대로 걸어 들어간 느낌이 들었어요.
국사시간에 배운 양반, 유생, 과거시험이라는 단어는
고리타분하게 들리지만
이렇게 그 시대 일기를 소설로 풀어쓴 이 책을 통해서
조선시대 이야기도 제법 흥미롭구나. 알게 된 것 같아요.
『맹렬서생 노상추의 눈물나는 과거합격기』는
조선 서생의 공부기가 아니라,
한 사람이 어떻게 삶을 단단히 세워 나갔는지를 보여주는 귀한 기록이라고 생각해요.

국사를 배우는 고등학생부터
교양이 필요한 성인까지 모두 재미있게 읽을 수는 책으로 추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