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추억 전당포 스토리콜렉터 11
요시노 마리코 지음, 박선영 옮김 / 북로드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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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8

 

'이 또한 지나가리라' 개그맨 이경규가 어느 프로그램에서 한 말이다. 이상하게도 이 말은 내 마음에 와서 콕 박혔다. 인생에는 힘들고 어려운 시기가 있기 마련이다. 한시간, 하루를 천년처럼 견뎌내는 시간이 있는데, 내가 어떤 자세로 임하느냐에 따라 되돌아보았을때 흐믓해지는 것이 있고 찡그려지는 것들이 있다. 즐거운 일은 이런 생각을 할 틈도 없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어느쪽이든 나에게 추억이 된다.

 

반면 가끔 되돌아보면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부끄럽기도, 짜증이나기도 하는 기억들도 있다. 실제로 내가 잘못을 한 일도 있고, 상황에 의해 자존심이 상해버린 상황도 있다. 관계가 어그러져 엉망진창이 되어버리기도 했었다. 이런 기억들 역시 일종의 추억이 될수도 있을 것 같다.

 

만약 책에서 처럼 추억을 맡기는 전당포가 있다면 나는 이런 안좋은 기억들을 맡기려고 할까?

 

기억을 맡겨버림으로써 내가 지닌 문제가 해결된다면 나는 분명 내 기억을 맡겨버릴 것이다. 그러나 기억을 맡기는 것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지금은 그 사실을 아는 어른이 되어버린거다. 그래서 이 소설에서처럼 나에게는 추억전당포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전당포에 나쁜 기억을 맡겨버리듯, 힘든 일들은 좀 잊어버리고 현재에 집중할 수 있다면 좋겠다. 가벼운 이 소설처럼 하루하루를 조금은 즐겁고 가볍게 보낼수 있었으면 좋겠다.

 

엄마를 뒤로하고 버스를 타는 남자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엄마의 사고를 예감했다.

추억을 모두 맡겨버린 아이...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

마냥 마음이 아팠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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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여왕 - 안데르센 동화집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5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김양미 옮김, 규하 그림 / 인디고(글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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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8

 

책에는 '눈의 여왕','인어 공주','나이팅게일','백조 왕자','장난감 병정','성냥팔이 소녀' 여섯개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이밖에도 안데르센의 이야기 중 유명한 것으로는 <엄지공주>, <벌거벗은 임금님>, <공주와 완두콩>, <전나무>, <미운오리새끼> 등이 있다.

 

디즈니의 만화로 이미 이미지에 선입견이 생긴 '인어공주'가 아닌 '눈의 여왕'이 이야기의 메인이며 표지디자인으로 되어있으 조금 생소한 느낌도 들었다. '나이팅게일'과 '성냥팔이 소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사랑이야기인 것은 이 책의 삽화를 그린이가 『아라비안나이트』에서 삽화를 그린이와 동일하며, 『아라비안나이트』가 모두 사랑이야기라는 것과 약간 통하는 것이 있긴 하다.

 

그래서 동화에서 좀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엄지공주>, <벌거벗은 임금님>, <공주와 완두콩>, <미운오리새끼>가 책에 수록되지 않은 것이 무척 아쉽게 느껴졌다.

 

아이들에게 자주 읽어주는 고전 동화는 안데르센, 그림형제, 라퐁텐 이야기 안에서 거의 다 만날 수 있다. 아이들에게 읽어주려고 사준 50권의 동화는 이 세사람의 이야기가 절반을 넘게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쁘게만 알고 있던 이야기들의 실상은 사실 어른들의 세계와 다를 바 없이 험악하기도 하며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사랑이야기가 많이 가미되어있지 않나 싶을 때가 많다. 옛날에는 어린이만을 위한 이야기-동화-가 존재했다기보다 어른들의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구전으로 들려주다가 아이들의 반응에 맞춰 각색되지 않았을까 싶다.

 

원서에서 조금씩 각색되어 아이들이 읽고 있는 고전동화가 아이들을 위한 만화, 공연 등에서 조금씩 변형되어 나타날때 아이들이 알은채를 한다. 그 쬐그맣던 녀석들이 정말 많이 컷다.

자아를 확립하느라 미워죽겠는 4살.

혼나야할 일이 있을때 막 패버리는데, 때리는 엄마마음도 참... 아프다는걸 느끼는 요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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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안 나이트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8
리처드 F. 버턴 지음, 민규하 그림 / 인디고(글담)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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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8

 

아름다운 고전 인디고 시리즈 중 가장 실망스러운 이야기였다. 아직 읽은 것보다 읽지 않은 것이 많으니까 단정할 수는 없지만, 『어린왕자』, 『백설공주』, 『빨간머리앤』, 『키다리아저씨』까지 네권의 동화를 읽은 다음에 만난 「아라비안나이트」는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이야기의 시작은 좋았다. 어떤 여인네가 위기를 모면하기위해 천일동안 이야기를 했다는데서 비롯되었다는 '천일야화'의 근간이 아라비안나이트라는 것쯤은 대강 알고 있던 터라, 그 여인네가 누구였는지, 또 어떤 위기상황에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설명된 책의 도입부는 뒷 이야기의 흥미를 유발시키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죄다 전부 어..거.지.같은 사랑이야기로 구성된 몇편 안되는 동화(?)속에서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 알라딘, 신밧드의 모험과 같은 이야기를 만날줄 알았던 기대는 완전히 무너졌다. 사랑은 죄다 첫눈에 반하고 한번만 보고는 상사병에 걸려버린다. 사랑을 위해서는 부모, 가족과 이별해도 무방하며 본업이란 본디 없다. 아무리 동화라지만 이럴수가.

 

터번을 두르고, 아래가 봉긋한 바지를 입은 아랍 사람들의 신나는 모험이 내심 기대되었던 터라, 또 인디고의 이전 동화 고전들은 하나도 실망스러운 것이 없어 즐겁게 책을 펼쳤으나 기대보다 많이 실망스러워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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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아저씨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10
진 웹스터 지음, 김양미 옮김, 김지혁 그림 / 인디고(글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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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책을 두번 읽은 것은 아니고, 서로 다른 사람이 번역한 책을 읽으니 사실 새 책을 읽은 것이나 다름없기는 하다. 하지만 그래도 같은 '키다리 아저씨'다. (http://blog.naver.com/nyyii/130096924139)

 

인디고의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를 구입해 읽다보니 또 괜한 욕심으로 시리즈를 모아야겠다고 결심한거다. 그래서 읽어봤다고 구매 안하기 뭐해서 샀고, 읽기를 잘했다. 다시 읽어도 재미있었다.

 

다시 읽어보니 이전에 읽었던 것과 좋은 느낌을 받은 부분이 달랐다. 읽을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책이 대체 얼마나 될까.

동화란 끊임없이 상상하고 치유하는 책인 것 같다.

 

어른이 된 지금도 어릴때 순정만화나 동화를 보던 느낌으로 여전히 상상에 빠지다니.

동화의 힘이 센지 아니면 어른이 되어도 내가 정신을 못차리고 성장한 것인지 모르겠다.

 

당장 월요일이 되면 현실에 좌절할 것이 분명한데... 동화를 생각하고 있으면 따듯해지는 느낌.

월요일. 너무 현실에 실망하지 말자구나.

내년 1월. 부서이동이 없다면 어떻게든 방법을 강구할 것이다.

올해 그냥 내버려두는, 또는 버티는 유일한 이유는 승진을 시켜준 선배들에게 의리를 지키기 위해서다. 의리...라...

 

 

 

책에서...

 

p88

좋은 성격은 추위나 서리에 상처받으면 풀이 족기도 하지만 따뜻한 햇살을 만나면 쑥쑥 자라난답니다. 그건 누구나 마찬가질 거에요. 저는 역경과 슬픔과 좌절이 정신력을 강하게 한다는 주장에 반대하요. 자신이 행복해야 비로소 상대방에게 친절도 베풀 수 있는 법이거든요.

 

p146

상상력이 있어야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거든요. 그래야 친절한 마음과 연민과 이해심을 가지게 되니까요. 상상력은 어린 시절부터 길러 줘야 해요. 하지만 존 그리어 고아원에서는 상상력의 싹이 조금만 보여도 당장 짓밟아 버려요. 오로지 의무감만을 강요하지요. 전 아이들이 그런 단어의 뜻은 몰라도 된다고 생각해요. 의무감이란 불쾌하고 혐오스런 단어에요. 아이들은 무슨 일이든 스스로가 좋아서 해야 한다고요.

 

p198

정작 중요한 건 엄청난 즐거움보다는 작은 것에서 즐거움을 찾아내는 자세랍니다. 전 행복해지는 진짜 비결을 알아냈엉. 바로 현재를 사는 거에요. 과거에 얽매여 평생을 후회하며 산다거나 미래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순간 최대의 행복을 찾아내는 거죠. 순간순간을 즐기고, 즐기는 동안은 제가 즐기고 있다는 사실을 똑똑히 인식할 거에요. 사람들은 대부분 인생을 산다기보다는 경주하고 있을 뿐이에요. 지평선 멀리에 있는 목표에 도달하려고 무던히 애를 쓰죠. 한창 헉헉대며 달려가느라 아름답고 평화로운 전원풍경엔 눈길 한 번 못 주고 말이에요. 그러다 어느날 문득, 자신이 늙고 지쳤으며 목표에 도달하고 안 하고는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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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맨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7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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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집중해 읽을 것이 필요한 시기다. 도피할 곳이 필요했다. 나와 관련된 생각을 더이상 하지 않게 만들어줄 것이 필요했다. 무척이나 두꺼운(6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이 내 앞에 있었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동안 계속 손에 들고 있었다. 먹는 것도 겨우 배고프지 않을 정도로만, 아이들이 낑낑대며 노는 것도 심하게 싸우지만 않으면 간섭하지 않은 채 책에 몰입했다. 뭐 그래봐야 낮에는 외출하고 이틀의 저녁시간 동안만 그리한 것 뿐이지만...

 

처음에는 시간을 넘나드는 소설에 몰입이 잘 안되서 띄엄띄엄 읽었다. 역시 추리소설은 책의 중반쯤 등장인물도 정리가 되고 플롯이 잡혀야 몰입이 되는것 같다.

 

살인 대상을 특수하게 잡은 목적.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유전자 검사의 낮은 친부확률. 죽어갈수 밖에 없는 희귀한 병을 지닌 사람들. 이 작가의 책을 처음 접한 나에게는 생소했지만 벌써 작가의 소설중 7번째로 등장한다는 주인공 해리 홀레.

 

여러가지들이 잘 조합된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영화로 만들어지기에도 손색이 없을만큼.

 

 

 

사방에서 나를 죄어오는 상황만 아니었다면 조금은 즐겁게 읽을 수 있었을테지만... 읽는동안 즐겁지 않았다. 생각으로 머리가 아프지 않으려고 책에 몰입했다고나 할까.

 

휴가 4일째. 사무실에서 매일 전화가 왔다. 하반기 정기인사... 한명이 빠져나간다.

가뜩이나 바쁜팀때문에 애들봐주시는 친정엄마도 힘들고, 남편도 힘든데...

정말 가정 파탄나겠다.

 

회사가 싫은게 아니다. 직업 또는 직장 없이 아이들과 집에서 버텨낼 자신도 없다.

일이 싫은 것도 아니다. 지금 내 업무는 사실 적성에도 잘 맞는 편이고 내가 남보다 조금은 더 잘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다만 일이 진행되는 지금의 방식. 부서장이 너무 싫다.

어떻게든 이 상황을 벗어날 궁리를 한다. 육아휴직? 이직?

회사에서의 스트레스가 집까지 연장되는 느낌.

 

어린이집 방학으로 어쩔수 없는 휴가를 보내고 있는 지금. 다음주 복귀가 걱정이다.

 

 

 

책에서...

 

p411

편집차장은 아이가 있는 유부녀였고, 매일 열두 시간에서 열네 시간씩 일하는 여자의 황폐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녀의 아이들이 불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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