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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거대 위협 - 앞으로 모든 것을 뒤바꿀 10가지 위기
누리엘 루비니 지음, 박슬라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3년 2월
평점 :
2021년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미중 패권 경쟁은 장기화, 구조화 되는 추세에 있고,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발발과 장기화 추세로 인해 국제 질서의 다극화 추세가 가속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강대국간의 지정학적 충돌, 탈세계화, 스태그플레이션, 통화 붕괴, 소득 불평등 심화, 기후변화와 위기 그리고 인공지능과 업무 자동화라는 거대 위기상황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최근의 코로나 팬데믹 경제위기는 각국의 선제적이고, 과감한 통화 및 재정 정책으로 어느정도 극복해냈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시중에 풀린 과도한 유동성으로 인해 모든 자산 가격에 버블이 발생하고 급격히 붕괴하고 있으며, 가계 및 기업 부채는 날로 더해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끝도 없는 고금리, 강달러 정책으로 인해 미국 외 국가의 금융자본이 미국으로 쏠리면서 자칫 글로벌 금융위기의 먹구름이 짙게 끼고 있고, 이는 부메랑이 되어 미국 경제를 강타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마저 팽배한 상황입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곧 리세션에 빠질 것이라 거의 확신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래서 이번 침체는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이 예견하고 있는 리세션'이라고들 하지요.

오늘 소개해 드리는 <초거대 위협 MEGATHREATS>의 저자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2008년 금융 위기를 정확히 예측한 경제 전문가이며, 평소 부정적인 경제 전망으로 유명하다 하여 별명이 닥터둠(Dr.Doom)으로 일컬어집니다.
그가 이번에는 앞으로 수십 년 안에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협할 커다란 위기(위협)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의 표현에 따르자면, 더디게 움직이기 때문에 집단 대응이 힘들고, 막대한 피해와 고통을 야기하며 쉽게 해결 할 수 없는 지극히 심각한 문제를 '초거대 위협(MEGATHREATS)' 이라 정의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의 집필 의도는 지금 우리가 매우 긴급하고, 거대한 규모의 10가지 심각한 문제에 직면에 있기에, 명확한 비전을 갖고 미래를 예측하고 이런 위협이 우리를 파멸시키지 않도록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사실을 주장하기 위해서 입니다.
그렇다면, 저자인 닥터둠 '누리엘 루비니' 교수가 지적하는 중첩되고 상호 연결된 매우 심각한 10개의 초거대 위협이란 무엇일까요?
책은 크게 3부로 나누어 1부와 2부에서 각 5가지의 초거대 위협에 대해 설명하고, 나머지 마지막 장에서는 초거대 위협과 관련한 대재앙의 시나리오와 이를 피하기 위한 몇가지 조치 그리고 성장과 기술 혁신 기반의 긍정적 전망을 다루고 있습니다.
대략 그 내용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제1부. 거대 스태그플레이션과 부채 위기
- 눈먼 시장이 불러들인 부채 위기
- 민간 및 공공 부문 정책의 실패
- 인구 통계학적 시한 폭탄 : 급속한 고령화의 위기.
- 저금리의 함정 그리고 호황과 불황의 주기
- 거대 스태그플레이션의 도래
제2부. 금융, 무역, 지정학, 첨단기술, 환경의 위기
- 세계화의 종말 : 탈세계화는 궁극적으로 인플레이션과 성장 둔화의 장기적 동인.
- AI와 사라진 일자리 : 수 십억은 아니더라도 수백만 명의 '잉여' 인간을 만들어 내는 AI와 로봇공학의 위험성.
- 지정학적 갈등과 새로운 냉전의 시작 : 중국의 위협하는 세계 초강대국의 '투키디데스' 함정과 신 냉전의 시작.
- 거주 불가능한 지구 : 대규모의 해수면 상승과 강제 이주를 촉발하는 기후 변화 문제. 지난 60년간 급속히 성장한 치명적 바이러스의 위기.
제3부. 재앙을 피할 수 있을까
- 눈앞에 다가온 시나리오
- '유토피아'에 가까운 미래는 가능할까
저자는 이러한 10가지 초거대 위협은 중첩되어 있으며, 상호 연결되어 있어 시간이 갈수록 그 위험이 가중되고 있다 지적합니다. 또한 건전한 정책을 통해 일정 부분 피할 수 있겠지만, 어쨋든 재앙을 맞이할 것이라는 사실은 거의 확실하다고 진단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중첩된 다중의 초거대 위협을 막아내려면 국제 협력이 필수적이지만, 기후 변화와 팬데믹, 사이버 전쟁, 글로벌 금융 위기 그리고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과의 갈등을 생각해 보면 국제 협력은 요원해 보입니다.
거품은 조만간 터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문제는 언제 거품이 터질 것인가 그리고 얼마나 큰 고통을 가져다 줄 것 인가 일겁니다. 2022년을 기점으로 대규모 자산 버블이 폭발하기 시작했으며, 정작 중요한 사실은 정책 입안자들이 막대한 통화와 신용 및 재정 자원을 거의다 소진해 버렸다는 사실입니다.
다시 말해, 정책 총알을 다 써버린 까닭에 다음에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궁지에 몰린 가계와 기업, 은행, 중산층을 구제하기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미국 뿐 아니라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해 선제적 금융, 재정 정책을 사용한 거의 대부분의 국가들에 해당될 것입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앞으로 인공지능을 통제하는 자들은 경제적, 제정적, 지정학적으로 어마어마한 권력을 쥘 것이라는 점과 첨단 기술은 독재 정치의 시녀가 될 공산이 크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소셜 미디어와 정보기술 대기업들은 현재의 권위주의 및 독재 정권이 권력을 유지하도록 돕고 있으며, 이런 경향은 인공지능과 머신 러닝이 '트랜스포머(Transformer)기술'로 사람들의 생각을 조작하는 방법을 정교하게 발전시키면서 가속화될 것이라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번 '미국의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이나 '로힝야 대학살 사건'의 왜곡 보도에 소셜 미디어가 대거 투입되어 사람들의 생각을 조정하고 조작해 나갔던 사실을 떠올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우리를 향해 달려오고 있는 경제, 재정, 정치, 지정학, 보건, 기술 및 환경과 관련된 초거대 위협들을 하나씩 되짚어 보고, 그 원인과 전망 그리고 이를 피하기 위한 해결책 등을 모색하고 있는 '조금은 암울한 경제 전망서'이기도 합니다.
모든 위기 상황이 그러하듯, 위기가 닥쳤을 때는 가장 부정적이고, 암울한 상황을 상정하여 이를 기준으로 전략과 전술을 짜라는 말이 있습니다.
거시경제와 금융 위기의 역사 그리고 지정학과 인구학, 혁신 기술과 환경 문제를 넘나드는 인사이트 넘치는 경제학자의 경고를 통해 목전에 엄습한 '초거대 위협'의 실체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을 고민하고자 하는 분들의 일독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