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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빅 웨이브, 기술을 넘어 전략으로 - 인공지능이 만드는 비즈니스 모델과 일의 변화
은종성 지음 / 책길 / 2025년 5월
평점 :
*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전달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2025년, 우리는 이미 거대한 AI 대전환의 한가운데 서 있습니다. 지난 2년간 챗GPT를 앞세운 생성형 AI의 폭발적 성장으로 비즈니스 환경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많은 기업과 개인들은 "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명확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매일 같이 쏟아지는 AI 관련 뉴스와 기술 정보 속에서, 우리는 마치 변화의 물결 위에 올라탄 것 같지만 정작 중요한 질문은 여전히 머릿 속을 맴돌 뿐입니다. "이 기술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어떻게 활용해야 진짜 전략이 될 수 있는가?"

오늘 소개해 드리는 <AI 빅웨이브 기술을 넘어 전략으로>는 바로 이 격차를 메우는데 초점을 맞춘 책이라 하겠습니다.
본서의 핵심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A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전략'이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많은 기업들이 AI를 막연한 효율화 도구로만 접근하고 있지만, 진정한 가치는 비즈니스 모델을 재정의하고 고객 경험을 혁신하는 전략적 사고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합니다.
책에서 저자는 "같은 기술, 다른 결과를 만드는 '관점의 차이'"라는 제목으로 이 개념을 설명합니다. AI를 단순히 보고서를 자동으로 써주는 도구나 반복 업무를 줄여주는 기술이라고만 생각하면, 그 쓰임새도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게 됩니다.
하지만 AI를 조직의 전략을 바꾸고, 일하는 방식을 새롭게 설계할 수 있는 기회로 본다면, 같은 기술이라도 전혀 다른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다시 말해, 기술적 분류보다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관점'이 중요하다는 점이 AI를 이해하는데 핵심이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AI를 산업현장에서 활용되는 '인더스트리얼 AI'와 최종 소비자와 만나는 '프론트 AI'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인더스트리얼 AI'는 기업 내부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밀한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운영 효율성과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데 활용됩니다. 특히 B2B 환경에서는 단순한 자동화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며, 기업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엔진 역할을 합니다.
반면, '프론트 AI'는 소비자와 직접 맞닿는 지점에서 작동하는 인공지능으로, 고객과의 실시간 상호 작용을 통해 서비스를 더 스마트하고 편리하게 만들어줍니다. 온라인 쇼핑몰의 개인 맞춤형 추천, AI 챗봇을 통한 고객 응대, 이메일 작성 보조, 이미지 생성 도구 등이 대표적인 프론트 AI의 예시입니다.
AI 산업의 구조와 비즈니스 기회를 분석하는 방법 또한 중요합니다. 저자는 '후방산업'(기술 공급자)과 '전방산업'(기술 소비자)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전략 수립의 핵심이라고 강조합니다.
"산업을 읽는 눈, 흐름을 읽는 힘"이라는 제목의 섹션에서 이 개념을 명확히 하고 있는데요, '후방 산업'은 내가 속한 산업이 의존하고 있는 기반 산업, 즉 나의 '공급처'이고, '전방산업'은 내가 만든 제폼이나 서비스를 '서비하는 쪽', 즉 '수요처'입니다. 이 흐름을 제대로 분석하면, 내가 속한 산업의 미래 기회를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트랜스포머 기술의 중요성과 그것이 어떻게 AI 기술의 흐름을 바꾸었는지를 이해하는 것도 필수로 보입니다. 저자는 "금맥을 찾지 말고, 청바지를 팔아라"라는 골드러시 시대의 '리바이스'의 전략을 복기하며 직접 AI기술을 개발하는 것 보다 AI를 활용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략이 더 실용적일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B2B 관점에서 AI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할때, "서비스는 넘치지만, 수익모델은 부족하다"라는 문제를 지적합니다. 이를 통해 많은 AI 서비스들이 화려한 기능에도 불구하고 실제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죠.
시장에서 생성형 AI 기반의 서비스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실제로 유료 사용자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기능은 흥미롭지만, 고객이 비용을 지불할 만큼의 필요성과 차별성을 갖춘 서비스는 여전히 드물다 생각합니다.
이로 인해 많은 서비스들이 '좋은 아이디어' 수준에서 머물고, 수익모델로의 전환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B2B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우수하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비즈니스가 되는 것은 아니며, 제품-시장 적합성(PMF)과 명확한 문제 정의가 중요하다는 저자의 주장에 공감하는 대목입니다.
'온디바이스 AI'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AI 비즈니스의 또 다른 축을 형성합니다. "설치형 인공지능으로 온디바이스 시대가 열리다"라는 섹션에서 클라우드 기반 AI와 달리, 사용자의 기기에서 직접 AI가 작동하는 방식의 장점을 설명합니다.
온디바이스 AI의 가장 큰 특징은 '속도'와 '보안'입니다. 데이터를 서버로 보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반응 속도가 빠르며, 민감한 개인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보안 측면에서도 강점을 갖습니다.
사물인터넷(IoT)과 온디바이스 AI의 결합은 스마트홈, 스마트팩토리,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으며, 초개인화된 경험과 생태계 확장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전략적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멀티모달 기술과 동영상 생성 AI, 그리고 텍스트와 이미지 생성 도구들은 콘텐츠 창작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습니다.
Sora, Runway, InVideo, D-ID와 같은 동영상 생성 AI와 ChatGPT, Claude, Gemini, Perplexity, Lluten과 같은 텍스트 생성 AI, 그리고 DALL·E, 미드저니, Adobe Firefly, Stable Diffusion과 같은 이미지 생성 도구들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드저니와 ChatGPT-4o의 이미지 생성 기능을 직접 비교한 내용은 실제 사용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책에서는 미드저니의 경우, 속도와 무제한 생성 기능이 장점이며, 전문 아티스트나 빠른 작업 반복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더 적합하다고 설명합니다.
이러한 생성형 AI 도구들은 '전문가만의 영역'이었던 콘텐츠 제작을 '모두의 영역'으로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진정한 가치는 도구 자체가 아닌, 그것을 활용해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내느냐에 달려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들이 AI를 활용하는 실제 사례들 중에서 특히 'AI 스튜디오'라는 개념은 마케팅과 콘텐츠 제작 영역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틱톡이 마케팅을 위한 AI 스튜디오를 실험하는 사례와 네이버가 검색과 쇼핑을 아우르는 AI 기반 개인화 전략은 선도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특히 이커머스 분야에서는 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넘어 '대화형 쇼핑으로 진화하는 트렌드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AI 기반 유저 테일러링', 정밀 타켓팅의 진화, 이커머스의 '경험 산업'으로의 전환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AI가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AI가 만드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와 '업무 역량의 재정의'는 미래 일자리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주제입니다. AI 에이전트로서 노션, 구글 노트북LM, 클로바노트, 냅킨 AI, 감마 AI, 윔지컬 등 다양한 AI 도구들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또한 AI가 변화시키는 업무 역량과 일자리에 대한 분석을 통해, AI가 대체하는 일의 특성, 산업별로 다른 AI 도입 속도와 양상, 조직 구조와 인재 전략의 재편 등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특히 책에서는 AI 시대에 인재상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그리고 변화에 적응하는 태도가 왜 중요한지를 강조하며 미래 일자리의 지형도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서평을 마무리 하며...]
본서를 읽으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기술 자체 보다 그것을 바라보는 '관점'의 중요성이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최신 AI 도구의 기능에만 집중하느랴, 그것이 비즈니스와 우리 삶과 어떤 맥락으로 닿아있고, 궁극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깊이 생각하지 못합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저자가 AI를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가능성의 원천'으로 바라보는 균형잡힌 시각을 제시한다는 점입니다. AI가 모든 것을 대체할 것이라는 공포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것이라는 환상 둘 다를 경계하면서, 실제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전략적 접근법을 제시하고 있지요.
또한 단순히 기술 트렌드를 나열하는 것을 넘어, 비즈니스 관점에서 산업 구조와 가치 창출 메커니즘을 분석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후방산업'과 '전방산업'의 개념을 통해 기술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방법은 특히 관심있는 독자들에게 유용하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국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관점에서의 더 구체적인 전략과 사례가 있었으면 하는 점입니다.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사례도 중요하지만, 제한된 자원으로 AI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본서는 우리가 기술에 대해 어떻게 '사고'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통해, 어떻게 비즈니스와 사회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책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AI에 관심있는 모든 분들, 특히 AI 대전환 시대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과 미래 일자리에 고민이 있는 분들의 일독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