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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랜드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10월
평점 :
[원더풀 랜드] : 더글라스 케네디
다수의 소설과 여행기를 출간하고 조국인 미국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는 작가로 유명한 더글라스 케네디의 섬뜩한 미국의 미래 이야기.
2036년에 두 나라로 분리된 미국에서 치열하게 전개되는 첩보전을 다루고 있는 소설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나라,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문에도 보이듯이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를 추구하며 민주주의를 꽃피운 나라, 두 번의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며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로 전성기를 구가해온 미국은 수십 년 동안 이어져온 내부의 극단적 대립을 극복하지 못하고 두 나라로 분리된다. 4년 주기로 열리는 미국 대통령 선거만 봐도 미국은 이미 두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들로 심각하게 충돌하는 양상이 빚어진다. 미국의 분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애리조나주는 공화국연맹을 선택한다. 연방공화국을 선택한 뉴멕시코주, 콜로라도주는 공화국연맹에 둘러싸여 고립된 형국이 된다. 미시건주와 일리노이주는 연방공화국에 포함되었고, 그 사이에 낀 위스콘신주는 공화국연맹을 선택한다.
중립지대에 투입된 연방공화국과 공화국연맹 정보 요원들의 최첨단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상대를 제압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불꽃 튀는 첩보전이 시작되고 이복남매인 샘 스텐글과 케이틀린 스탠글은 미국이 분리될 당시 각 다른 나라를 선택한 결과 서로 적대국인 나라에서 정보 요원으로 활동한다. 서로를 제거해야 자신이 살 수 있는 비극의 승부를 펼치는 그녀들의 치열한 첩보전은 통독 이전의 독일 베를린에서 벌어진 스파이 전쟁을 보는 듯하다.
두 나라로 분리된 미국은 원하는 정부를 얻었으니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하게 되었을까? 국민의 자유와 인권 보장, 복지 증진, 행복이 보장되는 원더풀 랜드를 구현하게 되었을까? 두 나라는 유토피아를 현실에서 이루었다는 만족감을 갖게 되었을까? 이 세상에서 모든 불만과 갈등이 사라진 완벽한 나라가 과연 존재 할까?
소설은 2036년 두 나라로 분리된 미국에서 치열하게 전개되는 첩보전을 중심 소재로 다루고 있다. 지금부터 고작 12년 밖에 남지 않은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는 너무나 사실적이라 섬뜩하기만 하다. 작가는 우리에게 살아갈 때 방심하지 말고 체념과 원망 하지말고 언제나 가슴속에 희망을 품고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의 행복은 정부의 정책이나 법, 제도가 아니라 서로가 교감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이루어 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완벽한 나라는 없고 이 세상의 모든 구성원들의 행복을 보장해주지 못한다고 말해주고 있는 이 소설을 두 번 꼼꼼히 읽으면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서로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고 충분한 대화와 교감을 통해 입장차이를 줄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며 본질적인 문제를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스탠글의 이복자매의 모습을 통해 분리가 아닌 화합을 이루는 방법을 생각하며 읽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