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가을 겨울이 보물찾기] : 야하라 유코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고 했듯 우리 가까이에 살고 있는 수많은 식물들을 계졀별로 담아 놓은 보물찾기 그림책.무쿠와 엄마가 재미있게 대화를 하며 식물의 모습을 세밀화로 그려냈으며 식물 전문가의 자세한 조언까지 담고 있는 책으로 무쿠와 함께 사계절 보물찾기를 하면 무심코 지나쳤던 식물들의 매력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고, 늘 보던 우리 동네 풍경을 더욱 특별하게 느끼게 해 준다. 새싹이 돋는 봄잎이 무성한 여름열매가 맺히는 가을그 다음 봄을 준비하는 겨울지나가면서 늘 마주치지만 잘 알지 못했던 식물들을 많이 알게 되어서 너무 신기하다. 이름은 아는데 생김새는 생소한 식물들도 있었고 이름이 어려워 배우고도 익숙하지 않은 식물들도 있다. 아이들과 함께 책으로 식물 공부를 하고 밖에 나가 진짜 보물 찾기를 하듯이 식물을 찾아볼 수 있어 유익한 그림책이다. 봄에는 벚꽃구경을 하고 여름에는 강아지풀을 찾아보고 가을에는 은행나무에 노란 은행잎을 모으고 겨울에는 다음 봄을 기다리는 겨울눈을 찾아보며 각 계절에만 찾아볼 수 있는 보물찾기로 아이들과 오랫동안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악마의 귀라도 빌려드릴까요?] : 야초툰10년넘게 근무한 호텔리어 생활을 코로나로 세상에 멈칫거릴때 그만 두고, 마음속에 두었던 글쓰기과 그림 그리기를 도전하며 반려견 이름 '야초'에서 필명을 딴 야초툰 작가의 장편소설.악인들을 지옥이 아닌 천국으로 보내려는 악마가 있다?악인 갱생! 천국 보내기 프로젝트!!파렴치한이 넘쳐나는 세상에 난데없이 과포화된 지옥이 몸살을 앓는 중, 몰려드는 악인들이 영혼을 벌주고 분류하느라 잦은 야근과 철야로 메말라가는 악마들 중 최고의 악마인 베스탄은 지옥에 떨어질 악인들을 미리 교화해 지옥으로 오지 못하게 막겠다고 결심하고 인간 세상으로 잠입한다. "지옥의 신님! 우리는 이렇게 악마가 부족한데.. 저기 저 천사들은 매일 놀고만 있어요. 이거 너무 불공평한 거 아닌가요? 악마를 더 충원해 주세요!"베스탄은 인간 세상에서 악마의 심리 상담소를 열어 지옥에 올 영혼들이 죄 짓지 못하게 설득하며 천국으로 보내는 일을 시작한다. 악바 베스탄의 계획대로 악인들을 구제하는 일이 가능한가. 우리 내면에는 어떤 모습들이 숨겨져 있으며 인간은 쉽게 변할 수 있는가.코믹한과 진지함이 잘 어우러진 이 책은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우리 모두가 고민하는 이야기를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게 길을 열어준다. 인간의 본성과 선악의 경계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이 책을 읽고 나면 어느새 악마 베스탄을 응원하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악마의 심리 상담소에서 당신의 천국행을 도와드립니다.
[러닝머신 위의 변호사] : 류동훈경찰행정학과 형사법 교수이자 법조계 전문가 겸 밴드보컬인 류동훈 작가의 K-법정 좀비 스릴러!좀비 소설이자 아주 인간적인 소설로 좀비 바이러스 질병X 이후의 사태는 코로나 19 사태와 유사한 면을 갖고 있다. 좀비와 인간이 뒤섞여 아수사장이 된 세계관을 가진 소설로 어디에도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장르 소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주인공 연우는 판사를 그만둔 변호사로 법원에서 일어나는 좀비사태를 디테일하게 그려낸다. 좁고도 넓은 법원 안에서 재앙과도 같은 좀비사태를 맞이한 다양한 직업군, 인간성을 가진 이들이 생존을 위해서 서로를 이용하고 배신하며 희생하는 과정에서 좀비의 습격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바로 인간의 본성임을 알 수 있다. 소설의 분위기와 몰입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QR코드는 책 속의 또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매체이다. QR코드를 통해 연결되는 OST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신선한 방식이다. 끝없이 달리지만 결국 제자리인 현대인들의 치열한 일상과 느끼는 공허함을 그대로 담아낸 이 책은 더 빨리, 더 높이 가고 싶은 인간의 욕망과 그 속에 숨어 있는 우리의 모습 보여준다. 좀비라는 극단적인 상황 속에 욕망과 사회적 분열이 단순히 스릴러 이상의 의미를 준다. 지금 우리는 제동장치 없는 러닝머신 위에서 그저 욕망에 의해서만 움직이고 있지는 않은가.
[얼음 속의 여인] : 엘리스 피터스캐스펠 수사 시리즈6에거사 크리스티를 뛰어넘었다고 평가받는 세계적인 추리소설 작가 엘리스 피터스의 6번째 미스터리 추리소설.1139년 잉글랜드, 혼란스러운 시기에 벌어진 실종 사건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작품으로, 생생하게 묘사된 중세 배경과 치밀한 추리가 돋보이는 소설이다. 특히 겨울이라는 계절적 배경과 얼음 속에 갇힌 시신이라는 상징적 이미지로 인해 서늘하고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를 자아낸다.귀족 가문의 남매 이브와 에르미나, 그리고 이들을 슈루즈베리의 수도원까지 안내하던 어린 수녀가 사라졌다. 그 와중에 피살당한 ‘얼음 속의 여인’이 발견된다.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산속에서 사라진 이들을 찾던 캐드펠 수사는 한발 한발 불길한 사건 속으로 빠져들고, 범인은 더 짙은 눈보라 속으로 숨어든다. 마지막 순간까지 숨가쁜 추적과 기묘한 반전을 거듭하는 미스터리.커다란 사건 안에서 여러 사건들이 우연히 발생하는 복잡한 동선만큼이나 시원한 결말을 가진 책으로 추리소설 애독자라면 누구나 만족할 것이다.
[안 자고 묘하니?] : 주노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기 위해 그림에 메시지를 담고 있는 주노 작가의 전지적 고양이 시점의 밤 에세이.고양이가 일기를 쓰듯 하루하루의 일상을 기록한 밤의 이야기다. 집사가 잠든 밤, 고양이는 홀로 집을 나서기도 하고 친구들을 만나 우다다 달리기도 한다. 늦은 밤까지 불 켜진 인간세상을 탐험하고 술 취한 남자, 울고 있는 이름 모를 여자와 마주치기도 하지만 고양이는 인간에게 쉽게 동요되거나 위로의 손길을 건네지 않고 그저 고양이식 안부를 물을 뿐이다. 고양이가 보라보는 하찮고 안쓰럽기까지 한 인간들의 모습. 하루하루 각자의 일상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인간들에게 담담한 안부를 전하는 고양이는 때로는 인간에게 더없이 따듯하고 잔잔한 감동을 주기도 한다. 귀여운 고양이 그림과 짧지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글을 보며 먼저 떠난 나의 첫 고양이가 생각이 났다. 내가 집에 없는 동안 우리집 냥이도 이랬을까? 상상하니 괜히 웃음이 난다. 너무 귀엽고 보고싶고 그립다. 고양이의 시선으로 인간을 바라보는 책들이 꽤 있지만 귀여워서 미소가 사라지지 않는 책은 오랜만이다. 먼저 떠나간 나의 고양이도 나에게 이런 안부를 매일 물었겠구나 생각하니 더 감동으로 다가오는 책이라 많은 집사들에게 선물해야겠다.